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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ANTI(안티)
작가 : 고전부
작품등록일 : 2017.10.30

한 독자의 초대장을 받고 일본 오사카로 간 작가 '시호'. 그곳에서 '시호'의 소설 속 장면과 똑같은 살인이 벌어진다.

 
17. 독자
작성일 : 17-12-06 17:26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7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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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 독자

 

 “아. 숨 참느라 죽는 줄 알았네.”

 

 몸을 일으킨 해림이 답답하다는 듯 손으로 부채질을 하기 시작했다. 해림의 입가에 묻어있던 하얀 액체는 젤리 같은 점성을 지니고 있었다. 해림은 너무나도 간단하게 제 얼굴에 있던 것들을 떼어냈다. 어린아이들의 장난과도 같은 눈속임. 유정은 너무나 어이가 없어 허탈한 감정이 들 지경이었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 거죠. 해림 씨는 죽었다면서요.”

 

 유정이 뒤를 돌아보며 냉정한 어투로 서정에게 물었다. 서정은 어깨를 한번 으쓱하더니 말을 아꼈다.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그 사이로 수연이 끼어들었다.

 

 “속인 건 미안해요. 하지만 결정적인 자백이 필요했었거든요. 이번에야말로 이 사건을 완전히 해결할.”

 

 수연의 말에 유정은 눈썹을 치켜뜨며 어딘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수연과 서정, 그리고 해림과 도연까지. 모두 똑같은 얼굴로 저를 보고 있었다. 자신을 중심으로 그들이 나란히 궤도를 돌고 있는 것 같다고 유정은 생각했다. 그 사이에서 회전하고 있는 유정은, 극심한 구토를 느꼈다.

 

 “제가 했던 말은 그저 단순한 실수예요. 아시다시피 전 그때 정신을 잃은 상태였고, 경황이 없어서 뭔가 착각을 한 나머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유정 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건 아닙니다. 이런 번거로운 연극까지 할 정도면…유정 씨가 시인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죠.”

 

 수연이 단호하게 말하자 도연이 기다렸다는 듯 제 손목에 있던 수갑을 완전히 풀어냈다. 수갑과 도연의 손은 완전히 분리되었다. 그리고 도연은 한 손에 수갑을 높이 쳐든 채 앞뒤로 흔들었다. 수갑이 달랑거리며 희미한 쇳소리를 냈다.

 

 “사건을 일으킨 주범이 끝까지 발뺌을 할 땐…더한 궁지로 몰아넣어야죠. 경위님이 저한테 알려주신 대로.”

 

 도연이 해림과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해림은 지금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묘한 웃음을 띠었다. 수연은 그런 도연을 못마땅하게 쳐다보았다. 수연은 도연 특유의 여유로움이 싫었다. 하지만 별 수 없었다.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연의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니까.

 

 “그럼 시작해볼까요. 유정 씨?”

 “…….”

 “도대체 이 하숙집 안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진 건지.”

 

 수연이 방안을 둘러보며 날 선 목소리로 말했다. 수연의 말에 서정은 방 문고리를 더욱 세게 잡았고, 도연은 침대 끝에 걸터앉아 유정을 보았다. 해림 또한 기지개를 한번 피더니 유정을 향해 웃어 보였다.

 

 모두가 유정을 가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절대, 도망치지 못하게끔.

 

 

 *

 

 

 “순차적으로 되짚어볼까요. 첫 번째 살인은 쇼고 씨의 방에서 일어납니다. 쇼고 씨의 방은 1층 계단 옆 벽장입니다.”

 “…….”

 “사인은 질식사로, 시체가 발견됐을 당시에 방문은 열려 있었죠.”

 “목과 발목에 낚싯줄이 매인 채로.”

 

 도연이 덧붙였다. 유정은 제 손에 채워져 있는 수갑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 다시 고개를 들었다. 손만 묶여 있을 뿐인데도 몹시 답답하다고 느꼈다.

 

 “당시 유정 씨의 알리바이는 독보적으로 보장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쇼고 씨의 사망 추정 시각인 오전 2시부터 3시 사이에 유정 씨는 딱 그 시간에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를 보며 기사를 작성한, 한마디로 ‘업무’중이라고 볼 수 있었으니까요.”

 “…….”

 “그땐 저도 유정 씨에 대한 의심은 완전히 거두었다고 말할 수 있겠죠. 알리바이도 알리바이지만, 무엇보다 유정 씨는 그날 처음 하숙집에 방문했습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기’가 가장 없는 사람이었죠.”

 “…….”

 “하지만 조사 과정 중에 저는 몇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됐습니다. 꽤나…복잡하게 얽힌 것들이었죠.”

 

 수연이 유정에게서 조금도 눈을 떼지 않은 채 말을 이어나갔다. 반면 유정은 조금씩 표정을 굳혀가더니 이내 입을 닫아버렸다.

 

 “첫 번째는 범인이 쇼고 씨의 방문을 잠그지 않고 그냥 나왔다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쇼고 씨 방문은 안에서 잠글 수 있습니다. 살인을 저지른 후 손쉽게 방문을 잠근 채로 나오면 되지만, 어쩐 일인지 처음 시체를 발견한 도연 씨가 문을 열었을 때 방문은 열려있었죠.”

 “…….”

 “두 번째는 방 어디에도 쇼고 씨의 저항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노쇠하다고 하나 쇼고 씨는 100kg에 가까운 거구이자 남자였습니다. 반면 하숙집 안엔 여자들 밖에 묵고 있지 않았죠. 모두들 쇼고 씨보다 한참 작은 몸을 가지고 있었죠. 자신을 죽이려는 여자에게 그냥 맥없이 당하기엔 분명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

 “하지만 두 번째 의문은 쇼고 씨의 시체를 부검하는 과정 중에서 해결됩니다. 쇼고 씨는 죽기 전 수면제를 복용한 상태였습니다. 그것도 꽤 다량을요. 만약 쇼고 씨의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였다면, 목을 졸라 죽이는 것쯤은 여기 있는 여자들에게도 쉬운 일이었을 겁니다. 물론,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을 거고요.”

 “…….”

 “아마 유정 씨가 쇼고 씨의 목을 조르고 난 후 쇼고 씨가 완전히 죽을 때까지 확인할 동안 얼마 동안 노트북으로 업무를 진행해도 될 정도로요.”

 “그리고 전 유정 씨가 쇼고 씨에게 물을 건네는 걸 봤어요. 처음 온 사람이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 것 같아서 유심히 보고 있었죠. 만약 그 안에 수면제가 들어있었다면…얘기는 쉬워지죠.”

 

 유정이 처음 하숙집에 왔던 날. 저녁 식사를 하던 중 급작스럽게 도연과 요코가 들이닥쳤다. 요코는 무례하게도 쇼고가 따라놓았던 물을 쳐냈고, 거동이 불편했던 쇼고는 놀란 나머지 그대로 주방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주방 정리는 수경의 몫으로 돌아갔고 쇼고는 휴식을 취하러 방으로 돌아갔다. 그 사이 유정은 새로 물을 따라 쇼고의 방안에 두고 나왔다. 해림은 그것을 명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해림 씨의 말이 맞습니다. 유정 씨는 쇼고 씨의 방안에 물을 두고 나오면서 아마 방문을 연 채 나왔겠죠. 다음에 자신이 범행을 저지르러 가기 쉽게요.”

 

 자신의 말에 수연이 동조하자 해림이 뿌듯하다는 미소를 지었다. 수연은 그런 해림에게 시선 하나 두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쇼고 씨의 시체를 찍은 사진을 분석하던 중 전 한 가지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건 바로 쇼고 씨가 죽은 원인인 쇼고 씨의 목에 남아있던 붉은 자국이, 낚싯줄로 인해 생긴 게 아니라는 것을요.”

 “낚싯줄처럼 가는 줄로 죽을 만큼 목을 조이게 될 경우 보통 가는 상처가 나면서 출혈이 생기기 마련이죠. 하지만 쇼고 씨의 시체에서 출혈의 흔적은 볼 수 없었죠.”

 

 도연이 자신의 목 언저리를 만지며 수연의 말에 살을 붙였다. 수연은 처음 쇼고의 시체를 보자마자 낚싯줄로 인한 상처와 자국이 넓게 퍼진 것이라 생각했지만, 원인은 처음부터 전혀 다른 것이었다.

 

 “사진 분석 결과 쇼고 씨를 죽인 직접적인 원인이 된 목의 붉은 자국은 낚싯줄보다 훨씬 두꺼웠으며, 낚싯줄은 그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시체가 조금씩 굳어가기 시작하면서 묶여진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발목엔 자국이 조금도 남지 않았으니까요.”

 “…….”

 “한 마디로 범인은 먼저 수면제에 의해 의식 불명인 쇼고 씨를 손으로 목 졸라 죽인 후, 그 후 30분 정도가 지난 후 사후 경직이 진행될 즘에 낚싯줄로 쇼고 씨의 목과 발목을 묶었다는 말이 되겠죠.”

 “…….”

 “조금 의아한 부분이 있죠. 범인이 시호의 소설을 나타내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해도 범인은 쇼고 씨의 목을 조르자마자 낚싯줄을 묶어도 상관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범인은 쇼고 씨를 죽인 이후에 30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시체에 낚싯줄을 묶었죠. 최대한 그 방을 빨리 나오는 게 좋았을 텐데요. 저는 이 점에서 범인에겐 쇼고 씨를 죽인 동기 따윈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왜냐하면 목을 조른 사람과 낚싯줄을 묶은 사람은…서로 다른 사람일 거란 가정을 세웠으니까요.”

 

 수연의 말이 끝나자마자 도연이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 유정은 무료한 얼굴로 굳어 있을 뿐이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온 이들이 쇼고 씨에게 같은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엔 어렵죠. 뭐, 원래 일행이었던 저랑 해림인 예외지만요.”

 

 도연이 침대 모서리를 만지더니 해림과 자신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수연은 도연의 말을 무시하며 계속 말을 이었다.

 

 “첫 번째 사건까지 아직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수면제는 기회를 봐서 누구나 건넬 수 있고, 목을 조르는 것 또한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니까요.”

 “…….”

 “일단 여기까지는 범인이 두 명일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두 번째 사건을 되짚어보도록 하죠. 그리고 편의상 쇼고 씨의 목을 조른 사람을 범인 A, 나중에 들어와 낚싯줄을 묶은 사람을 범인 B라고 하겠습니다. 범인 A의 목적은 단순한 살인, 그리고 범인 B의 목적은…시호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라고 정의하겠습니다. 쇼고 씨의 현장에선 시호의 소설 ‘난파선’이란 작품 속 장면이 재연됐죠.”

 “…….”

 “범인이 두 명이라면 제가 쇼고 씨 사건에서 가졌던 첫 번째 의문도 얼추 해결이 됩니다. 범인 B가 범인 A에게 시호의 흔적을 남겨놓을 테니 한번 봐 달라.라는 말을 했다면 범인 B가 쇼고 씨의 방문을 열어놓은 것도 이해할 수 있죠.”

 

 시호라는 이름이 연이어 들렸다. 유정은 귀를 세우며 수연의 말을 경청했다. 확실히 수연은 제한되어 있는 단서에도 진실에 가깝게 접근하고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자신이 시호 본인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모를 거라고 유정은 생각했다.

 

 “쇼고 씨가 죽은 당일 밤 12시에 요코 씨의 시신이 3층에 있는 요코 씨의 방에서 발견됩니다. 사망 추정 시각은 밤 10시에서 12시 사이. 그날 저희는 밤 9시부터 거실에 모두 모여 있었습니다. 각자 소지품 하나씩을 갖고 와서요.”

 “…….”

 “요코 씨의 사인 역시 질식사였습니다. 하지만 요코 씨의 목엔 여러 겹의 줄 같은 물건으로 요코 씨의 목을 조른 흔적이 있었습니다. 수경 씨가 가지고 있었던 로프와 같아 보이는. 쇼고 씨를 죽였을 당시엔 손으로 졸랐지만 이번엔 도구를 이용한 건 지문이 남지 않게 하기 위한 거겠죠. 아마 범인은 쇼고 씨를 죽였을 때 장갑을 낀 손으로 목을 졸랐겠지만, 이번엔 제 감시 하에 있었고 신체검사를 철저히 했으니 불가능했겠죠.”

 “…….”

 “누구나 쇼고 씨의 방을 쉽게 들락날락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사건과는 달리, 요코 씨의 방은 창문과 방문 모두 잠겨있는 완벽한 밀실이었죠. 두 번째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관건은 밀실의 상황에서 어떻게 살인을 저질렀느냐, 그리고 요코 씨의 목을 조르고 손목을 그을 흉기를 어디에 숨겼느냐 하는 것입니다.”

 

 서정은 보기만 해도 숨이 막혔던 당시를 떠올렸다. 첫 번째 피해자가 나온 후 하숙집에 머무는 이들은 곧바로 형사의 감시 하에 놓여야 했다. 잠도 자지 못하고 서로를 불신하기 시작한 그때에 두 번째 피해자가 나왔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심리적인 압박감들. 서정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다시 절로 저었다.

 

 “확실히 수경 씨는 흉기 소지와 알리바이, 두 가지 측면에서 범인이라는 사실이 너무 명확히 드러났죠. 증거 또한 완벽했고요. 하지만 수경 씨는 아무리 시호의 팬이라고 해도 쇼고 씨에 대한 확실한 동기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굳이 시호의 흔적을 드러낼 필요는 없습니다. 요코 씨를 죽일 이유도 어디에도 없죠. 일단 수경 씨를 배제시킨 후 다시 얘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9시 20분쯤 제가 먼저 요코 씨를 봤을 때 요코 씨의 방 창문은 열려있었습니다. 그리고 12시에 다시 요코 씨의 시체를 확인했을 때 창문은 잠겨있었습니다. 창문과 방문을 잠그는 건 모두 방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즉, 범인은 방문으로 들어와 요코 씨를 죽이고 창문과 방문을 잠그고 나가면 밀실을 만드는 건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거죠.”

 “…….”

 “또 다른 가정은…누군가 창문을 통해 들어와 요코 씨를 죽인 후 다시 창문으로 나간 후, 얼마 뒤 다시 요코 씨의 방문으로 들어와 창문과 방문을 잠근다면 성립될 수 있죠. 이 말이 맞는다면 아마 이번에도 창문으로 들어온 범인 A의 동기는 요코 씨를 죽이는 것. 그리고 방문으로 들어와 밀실을 가능케 한 범인 B의 동기는…시호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겠죠. 이번엔 ‘실루엣 파티’라는 작품 안의 모습을요.”

 

 수연은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얼마간 망설이다 입을 떼었다. 도연은 수연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어떤 난관을 겪었을지 알았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존재였다.

 

 “결론이 무엇이든 어찌 됐든 누군가 한 사람은 요코 씨의 방에 들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던 요코 씨가 아무런 경계심 없이 방문을 열어줄 만한 이는 도연 씨 밖에 없었죠.”

 “하지만 저는 흉기가 너무 묘연했죠.”

 

 도연이 팔짱을 끼며 마른 입술을 깨문 채 말했다. 도연의 말이 맞았다. 요코의 사건 현장을 처음 본 수연은 도연이 유력한 범인이라는 가설을 중심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도연이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찾을 수 없었다. 도연이 범인 B의 역할이었다고 해도 도연은 날카로운 흉기와 같은 것을 지니고 있어야 했다. 도연이 거실에 모두 모여 있을 당시 가져온 건 시호의 소설을 인쇄한 종이가 다였으니까. 수연은 그쯤에서 아주 오랫동안 난항을 겪었다.

 

 “사실 수경 씨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요코 씨의 목을 조르고 손목을 그을 흉기는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범인 A와 범인 B가 있다면 흉기마저 성립이 되더군요.”

 “…….”

 “그때 유정 씨는 11시에 2층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15분쯤 후에 방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유정 씨 손에 들려있었던 건….”

 “노트북 충전기였습니다. 굵고 긴 선이 있는.”

 

 서정이 수연이 뒷말을 이었다. 수연이 확신에 찬 눈으로 유정을 보았다. 반면 유정의 표정에게선 그 무엇도 읽을 수 없었다.

 

 “2층에서 3층 사이엔 높이가 워낙에 낮아 여자라도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유정 씨의 방에서 요코 씨의 창문이 보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요코 씨의 목을 조를 흉기는 유정 씨가 유일했습니다. 범인 A는 유정 씨라는 말이 되죠.”

 “…….”

 “그렇다면 범인 B는 누구일까요. 조금 나중에 알았지만 제가 여러분들의 소지품을 모두 꼼꼼히 검사한 건 아니더라고요. 가령 예를 들면…카드 속과 같은.”

 “…….”

 "카드 속 안엔 날카로운 칼날이 있더군요. 아주 감쪽같은."

 “조커카드를 뺀 채 카드게임을 하자고 했던 이유….”

 

 해림이 어딘가 멍한 음성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반면 도연은 가라앉은 투로 입을 열었다.

 

 “저 외에 요코 씨와 깊은 관계가 있는 사람이 있죠. 급작스런 방문에도 요코 씨가 놀라지 않을. 그건 바로….”

 “소우마 미나토.”

 

 계속해서 입을 닫았던 유정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한국 이름으로 노효정이죠. 경위님이 부르실 땐….”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한 미소를 지으며.

 

 “범인,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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