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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오! 나의 결혼
작가 : channi
작품등록일 : 2017.11.27

장장 10년의 연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연수와 호현. 결혼 3년 차, 꺼지지 않는 잔잔한 불꽃처럼 사랑했던 두 사람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점점 호현은 연수에게서 멀어져가고, 결국 그의 입에선 이혼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연수는 절대 이혼할 수 없었다. 아직 그를 많이 사랑하기에. 그런 그녀는 우연히 '졸혼'에 대해 알게 되고. 이혼을 말하는 호현에게, 당당히 졸혼을 선언한다. 이 결혼, 과연 어떻게 되는 걸까? 결혼, 나아가 진짜 사랑에 대해 깨달아가는 이야기. 기대해주세요!:)

 
6. 혼자만의 사랑
작성일 : 17-12-06 10:50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5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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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사랑 안 해요. 사랑해요.”

 

 나경의 주변은 순간적으로 적막해졌다.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단지 한담의 두 마디의 말이 공명처럼 귓속으로 울려 퍼질 뿐이었다. 그리고 그때 아까 몰아치는 박수 소리 속, 연수가 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이제야 알 수 있었다.

 

 ‘한담이었어.. 아까 연수가 말한 거.’

 

 “나경 씨, 괜찮아요?”

 

 그 순간, 진우가 나경에게 말을 걸어왔다. 진우의 목소리에 나경은 다시금 제대로 세상의 초점이 잡혀왔다.

 

 “한담.”

 “네?”

 “조만간 또 보자. 어떻게 해서든. 진우 씨, 가요.”

 

 나경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내뱉곤, 그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한담은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짓고 있다. 마치 나경 따윈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아주 자신만만하게.

 

 연회장 밖으로 나오자마자 나경은 안에서 끌어 오르는 화를 퍼부어내듯 소리쳤다.

 

 “세상에 저런 미친 것이 다 있나!”

 

 뒤따라오던 진우는 그런 나경을 보며 놀란 듯 두 눈이 크게 커졌다 이내 작아졌다.

 

 “아, 미안. 그런데 지금은 그쪽 신경 쓰지도 못할 만큼 내가 지금 너무 화가 나네요.”

 “한담이란 저 여자, 나쁜 사람인 거죠?”“네?”

 “그런 것 같아서요. 아까부터 분위기가 뭔가.. 살짝 그렇다고나 할까?”

 

 떠보는 듯 물어보는 진우의 질문에, 더는 감출 것이 없다 생각한 나경은 미끼를 덥석 물었다.

 

 “네! 저 여자, 엄청 나쁜 사람이에요. 엄청 이란 말도 모자라죠, 아주 미친 듯이 나쁜!”

 “그러다 욕하겠어요.”

 “지금 모르는 분 앞이라서 육두문자를 제가 참고 있네요. 하.”

 

 진우는 마치 유머 영화의 한 장면을 본 것처럼, 푸하하 거리며 웃어댔다. 그런 진우를 나경은 아주 기분 나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나경 씨, 참 좋은 사람인 것 같아서요.”

 “뭐요?”

 “우리 아예 같은 동기라면서요. 나이도 같을 텐데, 말 놓는 거 어때요?”

 

 뜬금없는 진우의 제안에 나경은 살짝 어이가 없어졌다. 전에 동창회를 같이 가자고 연수가 부탁해올 때, 연수는 진우가 아주 예상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었다.

 

 ‘이연수, 사람 하나 잘 본다. 진짜 특이하네.’

 

 “저기요. 저는 지금 그것보다 전화가 더 급하네요.”

 

 나경은 진우의 말을 살짝 무시하곤 바로 연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음이 얼마 지나지 않아 연수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연수, 너 지금 어디야?”

 [나 지금 밖이야. 호현이랑 얘기했어. 지금 다시 들어갈게.]

 “아니, 너 오지 마.”

 [그래도 진우 씨도 있고, 너도 내가 같이 가자고 한 건데.. 들어갈게.]

 “오지 마. 여기 오지 말고, 그냥 어디 가서 바람 좀 쐬고 있어. 진우 씨는 내가 알아서 할게.”

 [..너 다 알았구나?]

 “마음 굳게 먹어. 이연수.”

 [고마워..]

 

 전화를 끊고 나경은 후- 하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저 어떻게 알아서 할 건데요?”

 

 눈치 없이 밝은 진우의 목소리.

 

 “여기는 밥맛이 없을 것 같아. 나가자.”

 “반말?”

 “네가 말 놓으라며, 아까. 존댓말 하는 거 나도 불편했어.”

 

 나경은 시원하다 못해 냉랭한 분위기를 내뿜으며 진우를 지나쳐 앞장섰다. 그런 그녀를 진우는 꽤 맘에 든다는 듯, 그녀의 뒤에서 활짝 웃어 보였다.

 

 

 #그 시각, 연회장 안.

 

 호현은 연수와의 대화 뒤, 다시금 자리로 돌아왔다. 동기들은 마치 그만을 기다렸다는 듯 궁금증에 찬 눈빛으로 무자비한 질문을 내쏟았다.

 

 “호현, 뭐야! 아까 연수랑 분위기 왜 그래? 너네 싸웠어?”

 “..응, 조금 싸웠어.”

 “아까 이연수 눈에서 레이저 나오겠더라.”

 “우리 둘이 싸운 건데, 눈치 보이게 해서 미안하다 얘들아.”

 “눈치는 무슨!”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던데, 뭐. 너희 둘 사이는 물배기도 아니지? 공기? 하하하-”

 

 친구들은 재미있다는 듯 깔깔거리며 웃었고, 호현도 작게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담이는 그런 호현을 보며 얼굴이 점차 굳어갔다.

 

 “담아, 안색이 갑자기 왜 그래?”

 “..아, 죄송해요. 저 아까 급하게 먹다가 체했나 봐요.”

 “약 먹어야 하는 거 아냐?”

 “아니에요, 그 정도는! 저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한담은 애써 웃어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살짝 뒤를 돌아보지만, 호현을 자신을 따라 일어나지 않고 여전히 친구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난 어쩔 수 없이 숨겨야 할 존재인 거지..’

 

 한담에게 연수는 빛의 한 가운데에 있고, 자신은 어둠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만 같았다. 빛을 보고 싶지만, 철저히 속이고 숨김을 당해야만 하는 존재. 영원히 어둠 속에서 살 것만 같은 두려움에 한담은 갑자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더는 이 자리에 있을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한 번 더 뒤를 돌아보았다. 호현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담이는 그대로 집을 향해 뛰었다.

 

 

 #한강

 

 연수는 눈 앞에 펼쳐진 강물들을 그저 바라보았다. 가만히 바라보니 강이란 건 무조건 한쪽으로만 흐르는 게 아니었다. 두 가지의 물살이 보였다. 강은 이리로 가기도 하고, 또 저리로 가기도 했다.

 

 “사랑도, 이 강이랑 똑같네.”

 

 한 쪽으로만 흘러가면 안 되는 거였다. 두 방향이 모두 원활해야 사랑도 가능한 것이었다. 혼자만의 사랑이 아닌, 둘이서 같이 하는 쌍방의 사랑. 여태 연수는 호현과 쌍방의 사랑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 호현의 말을 듣곤 자신의 사랑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자신의 사랑은 어떤 형태였을까. 자신은 호현에게 어떤 사랑을 주었을까.

 

 “보호자.. 감정 쓰레기통..”

 

 연수는 문득 호현과 함께 한강에 왔던 기억을 떠올렸다. 엉엉 울고 있는 자신을 호현이 토닥 거리며 안아주었다. 그때 왜 그렇게 자신이 슬펐었는지,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는지 사실 정확한 이유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저 그의 품에서 미친 듯이 울었다는 사실만이 연수의 머릿속에 또렷하게 기억이 남았다. 한번 생각난 기억들은 마치 줄줄이 소시지처럼 연결되어 연결되어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에게 투정을 부리고, 화를 내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울고불고. 그러던 순간, 단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떠올랐다.

 

 그는 그녀에게 한순간도 고민을 말하지 않았다. 연수는 단 하나도, 기억할 수 없었다. 자신이 그의 마음을 헤아려 주려 했던 순간이. 그가 자신에게 마음을 털어놓았던 순간이. 그제야 연수는 호현이 했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도 사람이야. 나도 너랑 똑같은 사람이라고.’

 

 자신만 기댔었다. 자기 혼자만 좋았던 사랑이었다. 단 한 번도 호현의 삶이 힘들 거라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연수, 너 참 이기적인 사람이었구나.”

 

 강물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갔다. 따로, 또 같이. 연수는 하염없이 바다를 보았다. 마치 강물이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볼 것처럼. 그저 멍하니.

 

 

 #그 시각 한담의 집 앞.

 

 한담은 스트레스가 미친 듯이 쌓일 땐 그저 밖으로 나가 달리곤 했다. 운동장 트랙 위를, 혹은 동네를 아무 생각 없이 달리다 보면 흘러내리는 땀처럼 스트레스도 날아가 버리곤 했다. 한담에게 오늘은 절대 달리지 않을 수가 없는 날이었다. 뛸 복장을 갖추고 현관문을 열었다.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이내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앞으로 스르르 몸을 돌렸다. 호현이였다.

 

 “..”

 

 한담은 울다가 부어버린 자신의 눈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호현은 담이의 앞까지 발걸음을 옮겼다.

 

 “담아, 미안해.”

 “뭐가 미안한 줄은 알고 있는 거야?”

 “오늘 너를 나랑 상관없는 이방인 취급해서 미안해.”

 

 담은 호현의 입에서 다시금 들려오는 말이 꼭 확인 사살같이 들려 마음이 더 불편해졌다.

 

 “듣고 싶지 않아.”

 “..담아.”

 

 가려는 담이를 호현이 꽉 안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향기가 호현의 품에서 풍겼고, 그의 몸은 따뜻했다. 너무 슬프지만, 너무 사랑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거 나도 아는데, 아무렇지 않아야 하는데. 그게 안 돼. 너무 힘들어.”

 “힘들게 해서 미안해.”

 

 호현은 조금 더 꽉 담을 껴안았다.

 

 “그저 뒤에서 숨어 있는 게, 너무 숨이 막혀.”

 “..”

 

 호현은 담이를 살짝 품에서 놓아줬다. 이내 손가락 하나하나로 그녀의 얼굴을 만졌다. 호현의 손 위로, 담이의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키스하고 싶어.”

 

 호현의 입술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그녀의 입술로 향했다. 입술 앞 2cm 전,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담이를 바라보았다. 마주치는 두 눈. 눈 맞춤은 곧 입맞춤이 되었다. 살짝 입술을 포갠다. 서로의 숨결을 공유하며 입술이 부딪힌다. 그리고 잠시 뒤, 호현이 살짝 입술을 뗐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듯한 눈빛으로 한담을 바라봤다.

 

 “너무 미안한데.”

 “..”

 “정말 사랑해.”

 

 

 #다음 날, 나경의 집.

 

 띠리링- 연수는 익숙하다는 듯 나경의 집 현관을 열고 들어섰다. 두 손 가득 장본 음식거리를 가지고서. 기분 좋은 알림음이 귀를 자극한다. 일요일 아침, 아직 나경은 자는 듯 고요하기만 했다.

 

 “고나경! 아직도 자?”

 나경의 침실 문을 벌컥 열자, 머리엔 까치집을 짓고 눈도 반쯤 뜬 채로 자는 나경이 보였다.

 

 “어우, 고나경 진짜! 일어나~ 해가 중천에 떴다.”

 “아, 진짜 너는 왜 갑자기 오고 난리는, 난리야. 아 진짜 짜증나아아아!”

 

 진심 어린 나경의 짜증이 들려오고, 연수는 그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일어나! 언니가 오늘 특급 맛있는 음식 해줄게.”

 “..제발 그냥 사라져주라.”

 “씻고 나와라~”

 

 연수는 곧장 부엌으로 향했고, 엄마에게 전수 받은 엄마표 된장찌개를 끓이기 시작했다. 물론 엄마보다는 맛이 덜하겠지만, 오늘 지금 당장 이 음식이 먹고 싶었다. 거기에 간단한 제육볶음까지.

 

 어느 정도 음식이 다 되었을 때, 나경이 세수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헐, 이연수. 너 이게 다 뭐야? 아침부터 무슨 진수성찬이야.”

 “얼른 와서 숟가락이나 놓으셔.”

 “와, 대박.”

 “어제, 내가 너한테 너무 미안해서 이렇게 왔지.”

 “그럼 그냥 밖에서 맛있는 밥이나 사주지! 뭐하러 아침부터 와서 고생이야.”

 “이렇게 고생해야 네가 더 좋아할 줄 알고!?”

 “아오, 진짜!”

 

 두 사람은 서로 장난을 치며 웃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었다. 어제 있었던 일이 얼마나 큰일이고,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와, 완전 맛있어.”

 

 나경은 국물 한입을 떠먹고는, 엄지를 척 들어 올렸다. 그런 나경을 보며 연수도 기분이 좋다는 듯 배시시 웃어 보였다. 둘은 밥을 먹을 때 말을 잘 안 하는 편이라 밥 먹는 내내 숟가락, 젓가락 소리, 음식을 씹는 소리 이외에는 어떠한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서로의 밥이 비어가는 게 보였을 때, 그 적막을 연수가 깼다.

 

 “나, 졸혼하기로 했어.”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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