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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스네이크맨
작가 : 엄길윤
작품등록일 : 2017.11.8

뱀의 능력을 가진 남자가 성범죄자를 처단한다.

 
여혐? 남혐?(1)
작성일 : 17-12-06 10:47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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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년의 양 손목을 부러뜨린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두 명의 성범죄자들을 처리했다.

 

 수면유도제를 음료수에 타 피해자에게 먹인 유부남과 지하철에서 술에 취한 남자 승객에게 접근해, 성추행당했다며 누명을 씌운 꽃뱀을 잡았다.

 

 유부남한테 당한 피해자는 이제 갓 스물이었다.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아내와 딸까지 있는 사장 놈한테 강간을 당했다. 물론 이제 그 사장은 앞으로 둘째를 만들 수 없다. 치료비 때문에 가게도 접어야 했고.

 

 꽃뱀한테 당한 피해자도 어림잡아 수십 명이었다. 뜯어낸 돈만 5천만 원이 넘었다. 피해자들이 당했을 정신적인 고통까지 생각하면 5천만 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뺏은 돈을 돌려주고, 꽃뱀의 신상을 털어 동영상과 함께 유튜브에 올렸다.

 

 그렇게 유부남과 꽃뱀을 족치는 사이에 강력 살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다. 그것도 우리 동네 근처에서였다. 그냥 살인이 아니었다. 제일 안전해야 할 집에서 한 여자가 강간당한 후 무참히 살해됐다.

 

 소식을 처음 듣는 순간, 온몸의 피가 차가워지다 못해 얼어붙었다. 내가 활동하는 지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이건 날 대놓고 무시한 거였다. 왜 눈치 못 챘을까? 왜 막지 못한 걸까?

 

 한 번으로 그칠 것 같았던 강간 살인은 며칠을 사이에 두고 두 번, 세 번, 연속으로 발생했다.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 아무리 새벽에 동네를 돌아다녀도 범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날이 밝아서야 살해당한 여자가 가족에게 발견되기 일쑤였다. 가족들은 식구들이 다 있는 집안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범행 수법은 단순했다. 사람들이 가장 깊은 잠에 빠진 2시에서 3시 사이에 집안으로 침입하는 거였다. 절대 현관문이나 출입문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꼭 창문이나 베란다를 통해 넘어왔다. 10층이든 20층이든 가리지 않았고, 만약 베란다 문이나 창문이 잠겨 있다면 뜯어내고 들어왔다. 그만큼 힘이 세다는 이야기였다.

 

 범인은 집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바로 여자가 자는 방으로 향했다고 한다. 나중에 확인된 범인의 족적을 살펴보면 헤매거나 망설인 흔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정확히 여자가 어느 방에 있는지 알았다는 뜻이었다.

 

 어떻게 알았을까? 범인의 행적은 늘 한결같았다. 창문이나 베란다로 침입. 곧바로 여자 방으로 들어가는 형식이었다.

 

 범인은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완력으로 자는 여자를 제압했다. 얼마나 손을 세게 잡았는지 피해자의 두 팔에 짓눌린 손자국이 남았다. 여자를 강간한 범인은 이후 여자를 목 졸라 살해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창문이나 베란다를 통해 사라졌다.

 

 아주 잔인한 놈이었다. 이런 식으로 벌써 여섯 명의 여자를 죽였다. 대부분 젊은 여자였다. 이건 분명 나와 같은 뱀의 소행이었다. 창문과 베란다로 침입하는 것과 팔에 남은 손자국은 완력이 무척 강한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했다. 보통 사람이 벌인 일이라면 야밤에 내가 범죄 현장을 발견하지 못할 리가 없다. 바로 여자 방으로 향한 것도 사람이 내뿜는 열을 볼 수 있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내가 처단했던 발바리는 식물인간이 된 채로 병원에 누워 있다. 직접 상태를 확인하고, 담당 간호사한테도 물었다. 놈은 다시는 깨어나지 못한다. 그럼 범인은 대체 누구일까?

 

 뉴스를 보니 경찰 측에서는 묻지마 살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살해당한 여자들 간의 연관성이 하나도 없다고.

 

 한때 유력한 용의자로 요새 기승을 부리는 스네이크맨이라는 자를 꼽았지만, 그는 여자들의 사망 추정 시간 대부분 다른 성범죄자를 잡는 게 확인돼 용의 선상에서 제외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뉴스 끝에 덧붙인 말이 가관이었다. 단지, 여자를 살해하지 않았을 뿐이지, 위험한 건 마찬가지라는 거였다. 시민들의 제보를 부탁한다나?

 

 내가 용의자가 되든 말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날 보기만 해도 총을 쏘는 마당에 뭐가 됐든 위험한 건 똑같다.

 

 중요한 건 이 연쇄 강간 살인마를 빨리 잡아야 한다는 거였다. 경찰은 절대 못 잡는다. 아직 날 못 잡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나만이 놈을 잡을 수 있다. 내가 놈을 멈추지 않으면 계속 여자들이 죽어 나갈 거였다. 언제 일곱 번째 희생자가 나올지 알 수 없다.

 

 문제는 이 강간 살인마를 잡으면 죽여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게 내가 이제껏 해온 일에 어긋나지 않는 행동이었다.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고통을 똑같이 느끼게 해주는 것. 그게 유일한 목표였으니까.

 

 그건 앞으로 성범죄자들을 계속 죽여야 할지도 모른다는 뜻이었다. 문간에 발 들여놓기와 비슷했다. 내 어두운 욕구가 문간에 발을 들여놓으면 점점 더 큰 걸 원할 거였다. 끝에 가서는 문을 활짝 열게 될지도.

 

 그렇다고 눈앞에서 뻔히 벌어지는 살인 행각을 모른 척할 수도 없다. 발바리는 물론이고, 이제껏 잡았던 성범죄자들도 아직 이 정도로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 이놈은 악질 중의 악질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무조건 잡고, 죽여야 한다.

 

 발바리와의 대결이 떠올랐다. 결코, 놈을 찾는 게 쉽지는 않을 거다. 일단 주변을 살피기로 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그때 저 멀리 지하철역 앞에서 눈에 띄는 한 사람을 발견했다. 온몸이 시퍼렇다. 차갑다는 뜻이었다. 뱀이다! 이렇게 쉽게 찾을 줄이야.

 

 놈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심스레 다가갔다. 놈은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 앞에서 일인시위를 하는 중이었다. 모자와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남혐을 멈춰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지하철 입구 앞에 서 있었다. 역을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들이 놈을 슬쩍슬쩍 쳐다봤다.

 

 왜 이런 곳에서 일인시위를 하는 거지? 남혐을 멈춰주세요. 라는 주장은 누군가에게는 아주 강력한 어그로일지도 몰랐다.

 

 아니나 다를까. 역 안으로 들어가려던 한 젊은 여자가 놈의 피켓 문구를 확인하더니 걸음을 멈췄다. 기가 찬 듯 혀를 차더니 놈에게 다가가 따져 물었다.

 

 “남혐이라뇨? 누가요? 남혐 운운하기 전에 여혐부터 없애야 하는 거 아닌가요?”

 

 놈이 아무런 대답이 없자, 피켓을 잡고 빼앗으려 했다.

 

 “요새 여자를 혐오하는 강간 살인마도 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래요?”

 

 놈이 피켓을 잡고 흔드는 여자의 손을 뿌리쳤다. 악! 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놈은 무표정한 얼굴로 앞만 쳐다봤다. 열이 받을 대로 받은 여자가 놈을 노려보며 씩씩댔다.

 

 “이거 엄연한 폭력이에요. 여러분, 경찰 좀 불러주세요!”

 

 그 말에 다른 여자가 합세했다.

 

 “여혐은 지능 문제거든요. 봐요. 무식하게 폭력이나 휘두르고.”

 

 그 말에 힘을 얻었는지 또 다른 여자가 뛰어들었다.

 

 “떳떳하면 얼굴 까봐. 얼굴 까보라고!”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놈의 모자와 마스크를 벗기려고 달려들었다. 그러자 사람들 속에서 한 남자가 나와 그런 여자를 막아섰다.

 

 “에이, 그건 아니죠. 이 사람도 엄연히 얼굴을 가릴 권리가 있는데.”

 

 “당신은 뭔데요? 아, 같은 남자라서 편드는 거구나? 그렇죠?”

 

 “권리에 대해서 말한 겁니다. 편드는 걸 떠나서요. 혹시 권리란 게 무슨 말인지 몰라요?”

 

 원래 놈과 여자의 다툼이었는데, 주위 사람들이 하나둘 합세하는 바람에 이제는 거의 남과 여의 대결이 됐다.

 

 지하철역 입구 앞에서 남자들과 여자들이 뒤엉켜 말싸움을 벌였다. 놈은 가만히 피켓을 들고 그 상황을 지켜봤다. 여전히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난 알았다. 놈의 온몸이 아까보다 더욱 차갑게 식는걸. 이건 깊은 빡침이었다. 상대방을 죽이고야 말겠다는 분노의 표출이었다.

 

 이제야 놈이 어떤 여자들을 죽이는지 알 것 같았다. 즉, 이런 식으로 자신한테 항의하거나 남자를 비웃는 그런 여자를 강간하고 죽이는 거였다.

 

 그럼 왜 이런 상황을 만든 걸까? 지하철역 입구처럼 사람 많은 곳에서 저런 문구를 주장하면, 당연히 여자들이 많이 볼 거였다. 남자 중에서도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이런 반응은 어쩌면 당연하다. 알면서 왜 저리 빡쳐하는 걸까?

 

 다시 주변을 살폈다.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았다.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것이다. 죽이기 위해 죽일 상황을 만든 거였다.

 

 여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 자극을 주면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었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선별작업이었는지도 모른다. 놈은 이런 식으로 자신의 맘에 안 드는 여자들을 찾아냈다. 아무나 죽이는 게 아니었다. 묻지마 강간 살인이 아니라, 애초에 모든 게 다 계획이었다. 그래서 피해자들 대부분이 젊은 여자였다. 아무래도 젊은 층이 이런 문제에 더 민감하니까. 놈이야말로 여혐이었다.

 

 궁금한 게 하나 더 남았다. 놈은 갑자기 어디에서 나타난 걸까? 분명히 한 달 전만 하더라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누가 만들어내기라도 한 듯 뚝딱 나타났다.

 

 그때 남자와 여자의 다툼을 지켜보던 놈이 나를 돌아봤다. 이제야 나의 존재를 눈치챈 거다. 놈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뱀의 여자가 떠올랐다. 뱀 여자가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졌을 때. 분명 그때 뭔가를 물었다. 그건 사람의 목이었다. 바로 이놈을 물어 뱀의 능력을 갖추게 한 거다.

 

 놈이 나를 인식한 순간부터 뱀 여자의 의지가 그대로 흘러나왔다. 나에 대한 엄청난 적개심이었다. 나야말로 놈을 죽여야 한다. 앞으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터였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싸울 수는 없다. 시민이 다치면 안 된다. 그건 놈도 마찬가지였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이 연쇄 강간 살인마라는 게 드러날지 모른다. 둘 다 섣불리 눈에 띄는 행동을 취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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