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달무리가 지는 밤에
작성일 : 17-12-05 23:21     조회 : 297     추천 : 0     분량 : 464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술잔을 기울이는 선의 얼굴은 복잡했다. 항상 냉정한 무표정을 유지하던 그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홍내관과 찬혁에게만 보여주는 모습들이 있기는 했지만 이처럼 처참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저하.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홍내관이 걱정스레 물어왔다. 이유를 아는 찬혁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잔에 술을 따르던 그가 고개를 들고 찬혁을 보았다.

 

 “한잔하지?”

 

 “아닙니다.”

 

 “그래? 그럼 그만 가봐.”

 

 “하지만…….”

 

 찬혁이 안타까운 눈으로 그를 보며 뒷말을 삼키고 그의 앞에 앉았다. 삐뚜름하게 웃던 선이 그의 앞에 술잔을 내려놓았다.

 

 “나는 참 멍청한 위인이 아니더냐.”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저하.”

 

 홍내관이 그의 잔에 술을 따라 주며 타박을 했다. 세자를 타박하는 내관이라니.

 

 “넌 참 한결같이 목 숨 아까운 줄 모르는구나.”

 

 “그것이 저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크크크. 처음부터 너의 말을 귀담아 들을 것을. 그랬다면 이리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구나.”

 

 “무엇을 말씀입니까?”

 

 선이 술을 들이키곤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을 보던 찬혁도 술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저하의 잘못이 아닙니다. 마마의 잘못도 아니고요.”

 “과연 그럴까? 그녀는 처음부터 내게 말했어. 자신은 나의 사람이라고. 그런데 난…….”

 

 홍내관은 그제야 세자가 이런 상태에 빠진 것이 세자빈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빈궁마마 때문에 그러십니까?”

 

 “그래 나의 빈, 나의 빈궁.”

 

 그가 단숨에 잔을 비워 내었고 홍내관이 그 잔을 채워주었다.

 

 “마마는 다 이해하고 계실 것입니다. 아니 이해하고 계십니다.”

 

 “네가 그것을 어찌 알지?”

 

 “마마의 눈을 보면 알 수 있지요. 마마의 눈은 항상 곧게 저하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요.”

 

 “크크. 맞다. 네 말이 맞아. 그런데 왜 난 이제야 그것을 알아보았을까?”

 

 홍내관이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세자의 눈을 가린 상황들을 하나둘 풀어 놓았다. 대비와 외척들, 그리고 영상과 대신들.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세자란 자리. 때마침 나타난 영상과 관련된 세자빈.

 

 “어찌 믿을 수 있었겠습니까? 저라도 당연히 못 믿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넌 끊임없이 세자빈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예, 그랬지요. 하지만 저도 처음엔 저하와 같았습니다. 최근 2년 사이에 바뀌게 된 것이지요.”

 

 “그래?”

 

 “저도 그렇습니다. 최근까지도 믿지 못했습니다. 아니 단희의 말을 듣기 전까지도 전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러고 보니 자신도 그랬던 것 같았다. 휘를 잃은 그 후부터 세자빈을 바로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사정을 모르는 홍내관이 찬혁에게 물었다. 찬혁은 세자에게 허락을 구했다. 선의 허락을 받은 찬혁은 간략하게 휘가 죽은 뒤 세자빈이 해온 일들에 관해 설명했다. 이야기를 듣는 홍내관의 반응도 단희의 이야기를 듣었던 때의 찬혁과 별반 다른지 않았다.

 

 “그것이 사실입니까?”

 

 “그렇다고 합니다.”

 

 “아이고, 우리 불쌍한 마마. 어찌 그리 힘든 길을…….”

 

 [벌떡]

 

 “저…하? 저하 어디 가십니까?”

 

 몸을 일으킨 선이 바람을 쐬겠다며 방을 나섰다. 그를 쫓으려 홍내관이 움직였지만 찬혁의 손에 제지당했다.

 

 “그냥 놔두십시오. 복잡하실 것입니다.”

 

 풍등제때 두 사람의 모습을 떠올린 찬혁이 고개를 내저었다. 오늘은 더욱 복잡할 것이었다.

 #

 

 불 꺼진 창을 바라보고 선, 그의 얼굴에 서글픈 감정이 떠올랐다.

 

 “빈궁.”

 

 속삭이듯 그녀를 불러 본다. 그녀가 자신을 반겨 줄 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몇 번이고 반복해서 그녀를 불렀다.

 

 축시를 알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고 그가 돌아설 때였다.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옷깃이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저하.”

 돌아선 그의 눈에 피곤한 듯 힘겹게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이 들어왔다.

 

 “빈궁.”

 

 선이 그녀에게 다가섰다.

 

 “왜 나왔소.”

 

 “답답하여 바람이라도 쐴까 해서요. 저하는 어인 일이십니까?”

 

 “…몸은 괜찮소?”

 

 “예, 괜찮습니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수빈을 내려다보던 선은 흐트러진 그녀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며 힘들어 보이니 그만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 했다.

 

 “아니요. 시원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힘들어 보여서 그렇소.”

 

 싱긋 웃은 수빈이 돌계단에 앉으며 이리 앉아있으면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술 드셨습니까?”

 

 “조금. 술내가 많이 나나?”

 

 “음-. 조금?”

 

 선이 그녀의 옆에 앉았다.

 

 “오늘은 어떻게 지냈소?”

 

 “음. 항상 똑같지요.”

 

 “심심하지 않소?”

 

 어제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린 수빈은 절대 심심하지 않았다며 도리질을 쳤다. 심심함과는 반대로 긴장감 넘치는 일정을 소화한 수빈은 몸서리를 치며 심심할 겨를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의 표정이 한층 더 어두워졌지만 정료대를 보고 있던 수빈은 알지 못했다.

 

 ‘그대는 내가 밉지 않소?’

 

 그녀에게 묻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무슨 일은 그대에게 있었지.’

 

 그가 고개를 저었다. 오늘따라 분위기가 이상한 선을 유심히 살피던 그녀가 하늘을 올려다봤다. 좀처럼 알 수 없는 세자의 의중보단 밤하늘의 별이 더 알기 쉬웠다.

 

 “내일은 비가 오려나 봅니다.”

 

 “비?”

 

 “예, 비요.”

 

 선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달무리가 진 걸 보아 그녀의 말이 맞을 듯싶었다. 두 사람이 하늘을 올려다보길 잠시, 그가 물었다.

 

 “빈궁은 내가 이리 찾아오는 것이 싫지 않소?”

 

 그녀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그는 하늘을 올려다볼 뿐 수빈을 마주 보지 못했다.

 

 그날 이후 세자가 몇 번 찾아왔다 돌아간 것을 알고 있었다. 일부러 찾지 말라고 사람을 곁에 두기도 했다. 그의 발길이 끊기고 얼마후 그를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 전까진 그것이 편하다 여겼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다 저녁이 돼서야 궐에 돌아온 그녀는 휴식이 필요했다. 사람들을 물리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한참을 뒤척인 후에야 겨우 잠이 들었는데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빈궁.”

 

 신경 쓰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소리였다. 눈을 뜬 그녀가 망설이는 사이 그는 계속해서 그녀를 불렀다. 수빈은 그 소리에 물기가 어려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가 옷을 차려입고 문을 나서서 본 것은 그의 무거운 뒷모습이었다. 그의 어깨가 울고 있다는 착각이 들 만큼 무겁고 애달픈 모습이었다.

 

 최근 들어 그를 생각하는 일이 많아졌다. 바쁜 일을 핑계로 도망가보아도 결국 그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의 끝은 언제나 그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과 그가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니요, 전 좋습니다.”

 

 대답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긍정의 말이었다. 고개를 내린 선이 그녀와 눈을 마주했다. 그가 좋아하는 그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진심이었다.

 

 단희의 말을 듣는 순간 그는 제 심장이 뻐근해 짐을 느꼈다. 가슴속이 타들어 간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았다. 그녀가 해온 일들을 하나하나 들을 때마다,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을지 걱정이 되었다.

 

 지난번 병이 난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가슴 아팠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원망해 보아도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그녀가 아팠을 시간이, 불안에 떨며 앞날을 준비했을 시간이 죄스러웠다. 그녀에게 그는 죄인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미소한 번에 그 모든 것이 괜찮다 여겨졌다. 이기적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것에 기대고 싶었다.

 

 “고맙소.”

 

 #

 

 다음 날 아침 세자의 부름을 받은 단희가 비현각으로 향했다. 홍내관이 단희가 도착했음을 알렸다.

 

 “부르셨습니까.”

 

 “그래 너에게 일러둘 말이 있다.”

 

 “하명 하십시오.”

 

 “조만간 빈궁이 너에게 한 사내에 관해 물을 것이다.”

 “사내요?”

 

 그녀가 의아해하며 반문했다.

 

 “익위사 중에 화상을 입고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이에 관해 물을 것이다.”

 

 그녀가 알기에 그런 이는 없었다.

 

 “그자는 임무 중 화상을 입고 목소리를 잃었었다. 조용히 처리해야 하는 임무에만 참여한다.”

 

 “제가 알기로 익위사에 그런 자는 없는 것으로 압니다.”

 

 “그래. 없다.”

 

 “예?”

 

 찬혁이 의문을 풀어 주었다. 이번에 세자빈을 구해준 이가 세자였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그래 세자빈은 자신을 구해준 이가 나인지 모르지. 그저 익위사 한 명이 임무 중에 자신을 구한 것으로 알아.”

 

 “그럼 그런 자가 있다고 아뢰면 됩니까?”

 

 “그래.”

 

 단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리 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그가 믿을 만한 자냐고 물으면 입이 무거워 내가 총애하는 자라고 알려 주거라.”

 

 “예?”

 

 “그녀를 그대로 놓아둘 수가 없다. 지난번 왈패 때도 위험했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데 너 혼자 그녀를 호위하는 것은 위험하다.”

 

 “왈패요?”

 순간 지난번 자신들을 도와준 무관들이 떠올랐다.

 

 ‘아 그때 그 사내들이?’

 

 찬혁이 맞는다고 눈짓했다.

 

 “그녀를 보호할 이가 필요해. 하지만 마땅한 이가 없어.”

 

 “우익위나리가 있지 않습니까?”

 

 찬혁이 나섰다. 자신이 자리를 비우면 세자가 궐에 없다는 것을 바로 알아챌 것이고, 혹시라도 알아보는 이가 있다면 세자빈이 더욱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직접 그녀를 보호하려고 한다.”

 

 “저하 하오나…….”

 

 “내가 직접 곁에서 빈궁이 하고자 하는 일을 지켜볼 것이다. 그러니 네가 슬쩍 나를 호위로 추천하거라.”

 

 “예에? 하오나 마마가 금세 눈치채실 것입니다. 그리고 저하도 위험…….”

 

 “그것은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알아서 할 것이야.”

 

 “여호위가 무엇을 염려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옆에서 도울 것이니 염려 마십시오.”

 

 “상호 나리.”

 

 홍내관도 거들고 나서자 울상이 된 단희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비현각을 나서던 그녀가 뒤를 돌아보았다. 어쩌면 세자는 세자빈 많이 아끼고 있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고민중? 2017 / 12 / 24 494 0 -
46 - 2018 / 1 / 7 264 0 4090   
45 - 2018 / 1 / 6 244 0 5413   
44 호위가 되다. 2017 / 12 / 24 263 0 4325   
43 달무리가 지는 밤에 2017 / 12 / 5 298 0 4646   
42 그녀가 해온 일들 2017 / 12 / 5 262 0 4470   
41 익위사 그 2017 / 12 / 5 256 0 4225   
40 틀어진 거래 2017 / 11 / 30 260 0 6993   
39 작은문제 2017 / 11 / 30 246 0 4521   
38 아파서 그래 2017 / 11 / 27 253 0 4374   
37 꽃선비 세자빈 2017 / 11 / 27 263 0 4496   
36 세자빈과 상단 2017 / 11 / 27 277 0 5457   
35 왈패들 2017 / 11 / 27 245 0 4299   
34 본모습 2017 / 11 / 27 275 0 4699   
33 후루카와와 월로(月露) 2017 / 11 / 27 258 0 6229   
32 두번째 풍등제 2017 / 11 / 27 256 0 4439   
31 후루카와 상단 2017 / 11 / 27 261 0 7446   
30 함경도 2017 / 11 / 26 239 0 6612   
29 박상궁 2017 / 11 / 25 257 0 4931   
28 술한잔 2017 / 11 / 25 248 0 4845   
27 상단으로 2017 / 11 / 25 259 0 4674   
26 준비 2017 / 11 / 25 250 0 4589   
25 승은상궁 2017 / 11 / 25 253 0 6534   
24 충고 2017 / 11 / 25 240 0 5165   
23 그의 방문 2017 / 11 / 25 241 0 4788   
22 약초의 쓰임 2017 / 11 / 25 274 0 4341   
21 공녀 아영 2017 / 11 / 24 252 0 4415   
20 호미를 든 세자빈 2017 / 11 / 24 256 0 4468   
19 유등과 소원 2017 / 11 / 24 231 0 5523   
18 풍등제 2017 / 11 / 24 239 0 5181   
17 월화상단 2017 / 11 / 24 240 0 4751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