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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익위사 그
작성일 : 17-12-05 23:19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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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똑. 똑]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힘겹게 눈을 뜬 수빈이 처음 본 것은 어둠이었다. 잠시 뒤 어둠에 익숙해진 수빈이 확인한 것은 울퉁불퉁한 바위의 결이었다. 수빈이 누워있는 곳은 동굴이었다.

 

 “아야야야”

 

 몸을 일으킨 수빈은 전신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절로 이맛살이 찡그려졌다.

 

 “여긴 어디지?”

 

 온몸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일어서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바위에 몸을 기대었다.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기억을 더듬어봤다.

 

 “하아…사람들은 괜찮을까?”

 

 통증 속에 멍했던 정신이 돌아오며 시간을 가늠해 봤다. 그리 오래 지나지는 않은 듯싶어 안심이 되었다.

 

 ‘절벽으로 떨어졌는데……익위사! 그자가 떨어지는 나를 감싸 안고 보호했었는데. 그럼 나를 이곳에 옮긴 건 그자인가? 그런데 그는 어디 있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수빈을 보호하느냐고 대부분의 충격은 그가 받았을 것인데 없었다. 한참 이것저것 고민하던 수빈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전신의 근육이 아프다고 아우성이었지만 그를 찾아야 했다. 조심스레 빛이 들어오는 곳으로 움직였다.

 

 [바스락]

 

 가까운 곳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침을 꿀꺽 삼킨 수빈은 소리가 들리는 곳을 주시했다.

 익위사 복장을 한 이가 안으로 들어오다 수빈을 보곤 멈칫거렸다. 그리고 최대한 정중하고 깊게 고개를 숙였다. 왜 그러는 가 싶던 수빈은 깜짝 놀랐다. 제 머리에 씌워져 있어야 할 그 무엇이 보이지 않았다.

 

 ‘하아- 이래서 잘 보였던 거군.’

 

 “익위사인가요?”

 

 고개를 끄덕인 그가 조심스레 다가왔다.

 

 “놀랐겠어요? 하. 하.”

 

 ‘기껏 꺼낸다는 말이 [놀랐겠어요] 라니. 한심하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름을 물어봐도 될까요?”

 

 그가 주저하더니 주변에서 나뭇가지를 하나 주워와 바닥에 이선우라고 적었다.

 

 “아! 혹시 말을 하지 못하나요?”

 

 『예, 마마』

 

 “역시 나를 알고 있네요. 모른 척 해주길 바랬는데. 하. 하.”

 

 멈칫거린 그가 다시 바닥에 무언가를 적었다.

 

 『저는 오늘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읽은 수빈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내가 얼마나 정신을 잃고 있었나요?”

 

 『반나절 정도입니다.』

 

 “해가 지는 것을 보았을 때니 밤이겠군요?”

 

 『조금 있으면 동이 터 오를 것입니다.』

 

 “하아- 곤란하네요.”

 

 사내는 그녀가 무슨 걱정을 하는 것인지 알았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바람이 불어왔다. 새벽이라 그런지 서늘함이 느껴졌다. 몸을 움츠린 수빈이 안쪽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는 것을 본 그가 밖으로 나갔다.

 

 ‘아무래도 불편하겠지? 하아- 이제 어찌하지 궐 안에 있어야 하는 세자빈을 이곳에서 보았으니… 거기에 이런 차림에 그런 상황이라니. 어찌 해야 하지? 입막음을 해야 하는 것인가?’

 

 생각을 따라가던 수빈은 흠칫 놀랬다.

 

 ‘입막음이라니! 최수빈 미쳤구나. 그는 너를 살려준 은인이라고. 하아- 가끔 너무 냉정해지는 것 같더니, 이젠…….’

 

 원래 냉정하고 현실주의자였던 수빈이었지만 소현으로 살기 시작하면서 좀 더 감정이 배제된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그 점을 경계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했는데 이렇게 문뜩 사람의 목숨을 장기 말처럼 가볍게 여기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었다.

 

 “후- 정신 차리자 수빈아.”

 

 자신의 이름을 소리 내 불러본 수빈이 생각을 가다듬는데 밖으로 나갔던 그가 돌아왔다.

 

 [탁탁]

 

 그가 마른 나뭇가지를 가져와 작게 자르더니 능숙한 솜씨로 불을 피웠다. 수빈이 추워한다는 것을 알아채고 나무를 해온 듯싶었다.

 

 “고마워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립[군관이 쓰던 모자]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불을 피운 그가 몇 걸음 물러나는 것이 보였다. 그도 추울 터인데 자신 때문에 그러는 듯싶어 가까이 오라 했다. 망설이던 그가 가까이 다가왔다.

 

 “불을 피워도 되는 것입니까?”

 

 혹시나 위험이 있지 않을까 싶어 걱정되었다.

 

 『마마가 쉬고 계실 때 주위를 살펴보았습니다. 낯선 이들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동굴이라기보단 바위와 암석 사이의 공간이라 통풍이 제법 됩니다. 』

 걱정하지 말라는 그의 설명이었다.

 

 [피식]

 

 수빈이 웃자 그가 의아해하며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든 그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아~!”

 

 그는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보이는 것은 그의 눈뿐이었다. 불안감이 얼굴에 드러난 것인지 그가 바닥의 흙을 고르게 하여 무엇인가를 적어 내렸다.

 

 『제 얼굴에 화상이 심하여 내놓고 다닐 수가 없음을 이해해 주십시오.』

 

 ‘화상’

 

 “심한 것입니까?”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혹시, 화상을 입으며 목소리를 잃은 것입니까?”

 

 목소리를 잃을 정도의 화상이라면 목숨을 잃을 정도의 큰 화상일 것인데 이리 움직여도 되는 건가 싶었다.

 

 “괜찮은 것입니까?”

 

 『괜찮습니다.』

 

 수빈이 글을 확인하자 그가 조심스럽게 흙을 흩어 놓았다. 그 행동이 하도 조심스러워 흙먼지가 일지 않을 정도였다.

 

 낯선 곳에 낯선 이와 있는데도 저절로 긴장이 풀렸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노곤해졌다. 고개를 끄덕이며 꾸벅꾸벅 졸고 있는 수빈을 보는 사내의 눈빛이 어둡게 내려앉았다.

 

 #

 

 수빈을 따라나선 찬혁과 선은 그녀의 복장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세상에…….”

 

 오죽하면 제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던 찬혁이 놀람을 표현할 정도였다.

 

 세자빈이 기녀 옷을 입고 있었다. 몸짓도 제법 요사스러워 지나가는 사내들이 한 번씩 훑어 내릴 정도였다.

 선의 주먹에 힘이 절로 들어갔다.

 

 “찬혁 눈 돌려.”

 

 낮게 으르렁거리는 선의 목소리에 흠칫 놀란 그가 조용히 고개 숙였다.

 

 그들을 따라 도착한 곳에는 그도 잘 아는 이들이 있었다. 에이지와 잘 훈련된 무인들이 상인으로 꾸미고 세자빈을 맞이했다. 함정이라는 것을 깨달은 찬혁이 관원들을 부르기 위해 약속된 장소로 향하고 그가 남았다.

 

 에이지가 세자빈의 손목을 잡아챌 땐 몸을 숨겨야 한다는 것도 잊고 벌떡 일어섰다. 거리가 멀어 대화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수빈이 필담을 나누는 것은 똑똑히 보였다. 목소리를 숨기려고 그리 행동하는 것을 깨달은 그가 조심스레 수빈을 살폈다.

 

 짐꾼들이 돌아가는 것을 본 선은 수빈이 함정을 눈치채고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찬혁이 일찍 도착하기만을 바라며 앞을 주시하고 있는데 수빈이 주변 지형을 둘러보며 퇴로를 찾는 것이 보였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수빈이 단희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시선 끝에 짐꾼이 있었다. 사내가 수빈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무어라 말을 하는데 단주라는 자가 에이지에게서 멀찍이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다음 이어진 장면에 그는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손목을 비틀어 빼내듯 움직이던 수빈이 사내의 품으로 파고들며 명치를 가격해 그를 떨쳐 냈다. 그리고 냅다 선과 반대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상단의 사람들이 사방으로 흩어 는 것을 본 그는 확신했다. 약속된 행동.

 

 선도 몸을 일으켜 그녀를 향해 달려나갔지만, 원체 반대편이기도 했거니와 거리가 떨어져 있었기에 거리가 줄어들지 않았다.

 

 ‘헉, 헉, 뭐 저리 뜀박질을 잘해!’

 

 매일 한정단안에만 있던 여인이 어찌 이리 빠른 것인지. 목숨이 달려 있으니 죽어라 달려나가는 것이겠거니 싶은 선은 무사들을 하나둘 베어가며 그녀를 쫓았다.

 

 그녀가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같은 방향으로 달려가던 여인둘이 세자빈이 손짓하는 곳으로 뛰어들었다. 그것을 확인한 세자빈은 방향을 틀어 다른 곳으로 뛰며 무사들을 꼬여 냈다.

 

 “젠장!”

 

 그가 거친 말을 내뱉고 그녀를 향해 달려갔다. 그의 존재를 깨달은 이들이 그를 막아 서는데 찬혁과 무리들이 달려왔다. 눈앞의 이들을 베어가던 그는 불안하게 뛰는 제 심장을 다독여야했다.

 

 ‘괜찮아.’

 

 미친 듯이 그녀를 따라잡은 선이 본 것은 에이지를 향해 한껏 비웃음을 날리는 세자빈과 검을 내리치려는 무사였다. 몸을 날려 뛰어든 그가 사내를 배어내고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마지막 무사를 베어낸 그의 귀에 낯선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가 절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생각할 시간도 없이 그가 몸을 던졌다. 다행스럽게도 얼마 떨어지지 않아 멈출 수 있었다. 중간에 작게 튀어나온 공간에 두 사람이 떨어졌다. 안쪽으로 비스듬히 들어간 공간이라 위에서 보이지 않았다.

 

 정신을 차린 그가 미간을 찡그리며 눈을 떴다. 그의 품에는 수빈이 정신을 잃은 채 안겨있었다. 대부분의 충격을 그가 흡수했다고 해도 그녀에게 가해지는 충격이 있었을 것이다.

 

 세자빈의 얼굴에는 아까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소매를 들어 조심스레 피를 닦아 준 후 그녀를 내려놓았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암석이 무너지면서 만들어진 동굴 같은 공간이 보였다. 그녀를 눕혀두고 자신도 바위에 기대 휴식을 취했다. 그녀의 흩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던 그의 손이 그녀의 뺨에 닿았다.

 

 “빈궁. 왜, 이곳에 왔지? 함정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대는 왜 이리 무모한 것인지.”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던 그가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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