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포드 대학교에서 KBS 인터뷰
다음날 출근하여 일하고 있는데 동생에게서 전화가 온다.
첫마디에 “큰일 났다” 고 호들갑을 떨며 야단이다. 무슨 일이 있냐고 놀라며 물어보니 신문과 매스콤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가 합동으로 결혼한다고 톱 뉴스로 전국에 전파되고 있다 한다. 신문과 잡지 기자들이 인터뷰하자고 전화가 수없이 와서 일을 할 수가 없이 몇 번 대답하다 지쳐 지금은 피하고 있다고 한다.
동생은 우주 과학자와 결혼한다고 어떻게 구했는지 신문에 그이와 데이트하는 사진까지 나왔는데, 언니는 우주선에서 내리며 환하게 웃는 사진 옆에 “백마 탄 왕자?”는 누구인지 난리가 아니라고 한다. 언니가 연락이 안 된다며 어데 있는지 채근하여, 지금 유럽 우주 쎈터에서 근무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한다. 나도 “아하! 큰 일이구나” 맞장구를 치며 한 참 동안은 매스콤에서 조용하여 우리를 잊어 좋구나 했더니 결혼한다 하니 또 야단이라고 걱정 아닌 걱정을 하였다.
나는 주례는 그이 학교 은사인 총장님이 해주기로 하였다고 하니 하나는 해결 되었다며 잘 되었다고 좋아한다. 나는 조촐하게 결혼식을 하려 했는데 매스콤에서 이렇게 난리니 어떻게 하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리며 그이와 상의해 본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그가 전화하여 자기 여동생한테 전화가 왔다 한다. 오빠랑 결혼할 우주 비행사 결혼 소식이 메스콤에 났는데, “백마 탄 왕자?” 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야단 법석이라고 한단다. 나도 방금 동생에게 소식을 들었다고 하며 조용히 우리만의 결혼식을 하려 했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린다. 그는 당신이 너무 유명해서 어쩔 수 없지 않느냐 하며 너무 걱정하지 말고 차분하고 진솔하게 하나 하나 진행하자고 하여 나의 마음이 놓인다.
대사님께 전화하여 조만간 김 박사와 함께 대사님께 인사 드리려고 했는데 한국 매스콤에서 저희도 모르게 소식을 퍼트려 시간을 놓쳤다며 죄송하다 하였다. 대사님은 호쾌하게 웃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함께 오라고 하신다.
퇴근 시간이 되어 나가려고 하는데 회사 전화로 어떤 사람이 나를 찾는다고 동료가 수화기를 넘겨 주어 받으니, KBS 런던 주재원이라고 하며 인터뷰를 요청한다. 나는 내일 다시 연락하여 인터뷰 날자 와 장소를 협의하자고 간단히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집에 돌아와 그에게 전화하여 KBS 에서 인터뷰하자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물으니 그는 잠시 생각하는 듯 아무 말이 없다가, “그래 이왕 세상에 알려진 바에 옥스포드 대학교 켐퍼스에서 모래 오후에 인터뷰 합시다” 한다.
밤 늦게까지 책을 읽으며 정리하고 있는데 동생이 전화하여 드레스 샾, 한복 집, 사진사 등 여러 곳에서 전화가 오며 우리 결혼식에 협찬하고 싶다고 하여 언니와 상의 하려고 일단 거절했다고 한다. 나는 “아주 잘 했다.” 이제 동생이 언니 마음을 알아 주어 고맙다고 하였다. 우리는 조촐하게 예식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였으며, 모래 KBS 와 옥스포드에서 인터뷰를 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다음날 출근하여 KBS 기자에게 전화하여 내일 오후 4 시에 옥스포드 대학교 크라이스트 처치 켐퍼스에서 그이와 함께 인터뷰하자고 하였다. 이번 한번만 인터뷰를 하고 싶으니 다른 기자들과 같이 와도 좋겠다 하였다. KBS 기자는 “잘 알겠어요. 혹시 거절할까 봐 걱정했는데, 인터뷰에 응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며 카메라 맨, 스태프 와 함께 내일 옥스포드로 찾아가 뵙겠다 한다.
옥스포드에 도착하여 그에게 점심 함께 하자고 문자 보내니 그러자고 답이 온다. 책을 읽고 정리한 하고 있는데, 그에게서 아래 벤치로 간다고 문자가 와서 서둘러 나가 식당으로 향한다. 그가 이따 인터뷰에 진솔하게 얘기하고 모든 것을 밝히자 하여 그러자고 동의 했다. 숙소에 들어 와 논문을 읽으며 정리하고 있는데, 밖이 조금 소란하여 창문으로 다가가 밖을 보니 차량 5 대가 와서 여러 사람들이 내리고 카메라 와 장비를 내리기 시작한다.
조금 후 KBS 기자가 전화하여 도착했다 한다. 1 시간 전에 만나서 상의하고 인터뷰 준비하자 한다. 그이에게 전화하여 KBS 기자가 도착했다 알리고, 1 시간 전에 만나 준비하자니 3 시에 기숙사 앞 벤치에서 만나자고 했다.
KBS 아침 마당 할 때 입었던 옷을 입고, 3 시에 벤치에 가니 그가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다. 저 쪽에 모여 있던 기자와 카메라 맨들이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며 다가 온다. 여러 사람과 악수하며 인사 나눈 후, KBS 기자 와 다른 기자가 옥스포드 켐퍼스도 이번에 소개하고, 김 박사님 연구실에서 연구하시는 모습도 찍고, 두 분이 함께 연구하시는 모습도 영상에 담으면 좋겠다 한다.
우리는 벤치에 나란히 앉아 먼저 KBS 기자와 우리가 어떻게 만나 사랑하게 되었는지, 청혼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받았는지, 신혼여행은 어디로 갈 것인지, 신혼 집은 구했는지 등등 인터뷰하고, 다른 기자들과도 차래 차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우리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는 모습도 찍고 싶다고 포즈를 취해달라 하여 몇 장 사진을 찍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 학생들과 동료 교수들이 모여 결혼 축하한다고 포옹하며 인사 나누는 모습, 도서관에서 마주 앉아 책을 읽는 모습, 크라이스트 처치 대학 복도를 나란히 걸으며 각종 두골이 전시되어 있는 그의 연구실에서 함께 토론하는 장면 하나 하나를 카메라에 담는다. 연구실에서 나와 본관 건물과 크라이스트 처치 앞에서 다정히 손 잡고 서 있는 모습을 찍고, 기자들이 서로 포옹하는 모습도 연출하라고 강요하여 어깨동무 와 포옹하는 모습도 찍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신혼 집에 가서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아름다운 꽃이 만발해 있는 집 앞 정원에서 사진을 찍었다. 아침 출근 장면도 연출하라고 하여 포옹하고 키스하는 모습과 그가 손을 흔들며 차를 타고 출근하는 장면도 찍으니 모든 행사가 끝났다.
한 기자가 두 분 사진을 달라하여 브레넘 궁전, 섹스피어 생가 방문 시 찍었던 사진 몇 장을 전송하였다. 우리는 기자들과 카메라 맨들에게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하니 그들도 “두 분이 진지하고 솔직하게 인터뷰에 응하여 주셔서 고맙습니다. 두 분 결혼 축하 합니다.” 큰 소리로 합창한다. 우리는 손을 흔들고 “안녕히 가세요” 작별인사하고, 차에 올라 옥스포드로 향하였다. 운전하면서 그는 오늘 당신 덕분에 스타가 되었다고 말하고 나를 쳐다보며 웃는다
다음날 오후에 그이와 윌리엄 교수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열렬하고 격렬한 토론 수업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니 동생이 전화하여 KBS 아침 마당에 인터뷰 장면과 영상이 방영되었고, 몇 개 일간 신문에 인터뷰 장면과 브레넘 궁전에서 찍은 사진을 싫고 대서 특필하였으며, 저녁 KBS 9 시 뉴스 중간에 인터뷰 장면이 잠깐 방영되었다고 한다.
저녁 10 시에는 단독 특집 프로그램으로 언니의 어린 학생 시절, 육상 및 수영 올림픽 수상 장면, 화성 탐사 우주선 비행 시작부터 시가지 퍼레이드 장면,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형부와 연구하고 인터뷰하는 영상이 40 여분 방영되어 우리 결혼식이 전국에 전파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