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포드 대학 토론 수업

　다음날 아침 수업을 위하여 일찍 옥스포드로 출발하여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을 하고 그이의 강의실에 들어 갔다. 8 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다. 잠시 후 그이가 강의실에 들어와 새로 온 연구원을 소개 한다고 하며 본인이 직접 자기 소개를 하라 한다.

　나는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미연입니다.”로 시작하여 3 주전에 고고학과 인류학을 연구하기 위하여 NASA 에서 연구원으로 새로 왔으며, 국적은 한국 입니다 라고 소개하였다. 어떻게 알아 보았는지 한 사람이 “우주 비행사 환영합니다” 외치며 모두들 박수를 치며 환영한다.

　그가 지난주 연구 과제인 “인류학의 역사와 발전단계” 에 대한 여러분의 논지는 잘 읽어 보았다 하며, “콜린양” 한 학생의 이름을 부르며 연구 내용을 발표하라 한다. 그녀가 제시하는 논리의 내용과 근거에 대하여 약 5 분 동안 논리적으로 발표한다. 다시 그가 이에 대한 반론이나 추가 의견이 있으면 발표하라 한다. 한 학생이 일어나 반론을 제기하며 자기 의견을 얘기한다. 다른 학생이 일어나 자기는 콜린양이 제시한 논리에는 동의하나, 그 근거가 부족한 것 같다며 추가로 근거를 제시한다.

　또 다른 학생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며 토론에 가담하여 수업에 참여한 학생 모두 연구한 내용과 근거를 발표하는 동시에 자기의 의견도 발표한다. 나도 지난 월요일에 그이와 토론하였던 주제라서 서슴없이 나의 논리와 의견을 발표하였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교수님, 이런 질문을 드려도 되는지 잘 모르겠으나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인류의 기원과 관련이 있어 의견을 제기하고자 한다” 하니 그가 “의견을 발표해 보세요” 한다. 인류학의 역사에서는 5 ~ 10 만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네안델타르인 등의 두개골이 발견되어 인류의 아프리카에서 인간의 기원이 시작되었고, 유럽, 아세아 등 전 세계로 이동하여 현세 인류의 조상이라고 하는 호모사피엔스가 출현되었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으며,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을 기반으로 45 억년 전부터 미생물체에서 인간이 진화하였다는 진화론이 과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 성경에서는 창조론을 주장하고 있지요. 저는 이제 인류학을 연구하기 시작한 초년생이지만, 인류학자로서 진화론과 창조론을 계속 연구하여 그 진실을 밝히고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이는 “네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학자나 종교인 간에도 오랫동안 논쟁하여 왔던 중대한 주제이며 사실상 다루기 난해한 주제이나 여러분들도 의견을 발표해 보세요” 한다. 미국에서 온 한 흑인 학생이 자기는 창조론을 믿는다 하고, 다른 학생은 진화론을 주장하고 그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며 갑론을박이 이루어진다.

　그는 “자 좋습니다. 그러면 진화론에 찬성하는 그룹, 창조론에 찬성하는 그룹, 세번 째 그룹은 두 주장이 확실하지 않아 계속 연구하여 규명하고 싶다는 그룹으로 나누어 그룹 스터디를 하여, 다음 시간에 논의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하니 모두들 좋다 한다.

　스터디 그룹을 구성하기 위하여 우리는 거수로 정하기로 하였다. 진화론을 주장하는 그룹에는 미국인 남성 1 명, 케나다 여성 1 명, 독일 남성 1 명으로 총 3 명이고, 창조론자는 미국 여성 1 명, 프랑스 여성 1 명, 아랍계 남성 1 명 총 3 명이며, 싱가폴 여성과 나는 제 3 그룹에 속하여 논의하기로 하였다.

　그는 다음주에 여러분이 그룹별로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고, 반론을 제기하기 바란다 하며 학문이나 과학은 역사의 발전 단계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되는 것이므로 우리 학자들은 항상 새로운 논리나 이론을 추구한다는 연구 자세가 필요하다.

　진화론에 대하여는 최근에 일부 또는 전부에 반론을 제기하며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학자도 많으며 나와 다른 주장이나 논리에 문을 닫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연구하여 한다.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창조론에 대한 과학적 및 역사적 근거가 아직까지는 미비하지만 앞으로 역사적으로 입증 또는 반증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열린 마음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이 문제는 특히 물질적인 현세를 넘어 영적인 차원에서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종합적인 의견을 제시한다. 그는 학생 개개인의 발표 내용과 의견을 듣고, 토론 내용을 종합하여 교수 연구 과제에 대한 자신의 논리를 전개하므로 학생들에게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연구 목표에 따른 연구 방법과 도구를 제공한다.

　이러한 발표와 토론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니 모든 학생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연구 주제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논리를 알게 되므로 그 과제에 대한 이해의 폭이 깊어지고 넓어지게 되는 수업 진행이 무척 다이나믹 하다. 그는 나에게 이미 주었던 연구 과제 목록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며 금주 중으로 연구 내용을 전자 메일로 전송하라고 하며 수업을 마친다.

　2 시간여의 수업이 진행되어 점심 시간이 되었다. 그는 학생들과 함께 식당으로 가서 서로 교제하며 점심을 먹는다. 점심 후, 그와 켐퍼스를 산보하며 당신의 수업이 참 재미있고 다이나믹 하다 하니 그는 옥스포드에서는 수업이 거의 다 토론 형식으로 진행되어 모든 학생들이 과제를 연구하여야 수업에 참여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 탈락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오후에 윌리엄 교수 강의실에는 6 명의 학생들이 출석하였다. 나는 고고학 연구원으로 한국에서 새로 왔다고 소개하였다. 인류학 강의처럼 지난 월요일 토론한 내용을 발표하고 반론을 제기하는 토론 형식으로 수업이 2 시간 동안 진행되고, 학생들에게 1 개월 동안의 과제 목록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