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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18
작성일 : 17-12-05 21:33     조회 : 315     추천 : 0     분량 : 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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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음 날 아침, 평소보다 상쾌한 기분으로 눈을 떴다. 머리가 맑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윤영과 계약적인 연애를 시작하고 얼마 안 지나서부터 어제까지 쭉 가져온 고민이 말끔히 해결되었다. 머리가 맑았으면 맑았지 이것보다 더 탁해지진 않을 거다. 지루하고 짜증나는 등굣길도 오늘 만큼은 그런 느낌이 없었다. 거의 기적 수준이다. 그냥 바로 나가려다가 문득 어제 그녀가 오늘 데이트 비용은 내가 다 내라고 한 것이 생각났다. 서랍을 열어 비상용 지갑을 꺼내 돈을 살폈더니 대략 30만 정도 있었다. 용돈의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여 모아둔 결과물이다. 얼마 정도를 꺼내갈까 생각하다가 일단 넉넉히 챙기자는 생각에 만 원짜리 지폐를 여덟 장 꺼냈다.

  등교를 마치고 반으로 들어가며 늘 그랬던 것처럼 졸린 척을 하며 이어폰을 꼈다. 수군거리는 소리가 이어폰을 뚫고 미세하게 들려올 정도인데 아마 이어폰을 안 꼈다면 내 주위에 사람까지 몰렸을 거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아 멍하니 있었다. 그러다 문득 오늘 무엇을 하며 데이트를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카페, 노래방, 놀이공원. 이번엔 뭘까?

 

  “그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때웠다니깐.”

  “수업은 안 듣는 거냐?”

  “칠판에 적혀져있는 것들 옮겨 적기만 했다가 집 가서 보면 돼.”

  “너 잘났다.”

  지금 우리는 학교가 끝나고 같이 하교를 하고 있다. 어제의 일들로 오해가 풀린 지금은 확실히 편하게 그녀를 대할 수 있었다. 윤영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늘을 보니 조금의 노을이 져있었지만 아직 해가 지려고 하지는 않았다. 핸드폰을 보니 아직 시간은 오후 4시 30분을 조금 지난 참이었다.

  “그래서 어디로 갈 건데?”

  “영화관.”

  영화관! 정겨운 발음이다.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지금에 이르러서까지 가족, 친구, 혹은 연인과, 아니면 혼자서 많이도 들락날락했던 곳이다. 그만큼 그 곳은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매력적인 곳인데 왜냐하면 재미가 있든 없든, 유명한 회사에서 만들었든 초보 감독이 만들었든 영화라는 것 자체가 주는 혹시 저럴 수 있지 않을까, 저런 세상이 존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무한한 상상력과 결말 후의 일들에 대한 생각들을 단돈 10000원 정도에 보여주지 않는가.

  아무튼 요새 가본 적이 없는 곳이긴 하다. 이래저래 학업에 치이고 몇 가지 일들에 치이다보니 낭만적인 장소를 잊고 있었다. 그리고 윤영이 왜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납득했다.

  “흐음, 보고 싶은 영화라도 있어?”

  “크게 없긴 한데 예전에 본 소설이 영화화가 되었다는데 그거 볼까 생각 중.”

  “음... 그래.”

  무슨 영화든지 괜찮다. 그러면 영화 값은 기본으로 내가 내야한다는 소리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뭘 먹거나 마신다면 영화 값에 플러스알파겠지. 여유롭게 챙겨오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자 옆으로 영화관으로 향하는 버스가 지나갔고 윤영과 나는 서로 손을 잡고 정류장으로 뛰어갔다. 아슬아슬하게 정류장에 도착해 우리는 버스에 올라탔다.

 

  영화관으로 발을 들이자마자 고소한 팝콘의 냄새와 즐거운 것 같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나를 뒤덮었다. 기분이 좋아져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졌다. 윤영이 살짝 내 손을 당겨서 제지하지 않았으면 뒤에 있던 윤영을 신경도 쓰지 않고 표를 끊었을지도 모른다. 기쁨의 재회로 인한 떨림을 가라앉히고 윤영과 함께 표를 구매하기 위해 카운터로 갔다. 번호표를 뽑고 나와 있는 번호를 보는데 바로 숫자가 바뀌더니 우리들의 차례가 되었다. 나는 그녀가 보려하는 영화를 모르기 때문에 영화는 그녀가 고르게 했고 학생증을 제시해 할인을 받은 후에 결제는 내가 했다.

  “콜라는 마실 거야?”

  “응, 팝콘은 알아서 해. 굳이 한다면 난 캬라멜 맛으로 해줘.”

  사면 좋다는 말이니 사야겠다. 콜라가 라지 사이즈로 두 개에 5000원, 팝콘은 4500원. 대략 10000원 정도가 깨진다. 괜찮다. 내가 한 오해로 인해 윤영이 받았을 스트레스나 상처에 비하면 이 정도면 싼값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에게 빨대만 준비해달라고 말한 뒤에 주문을 하고 계산을 했다. 양 손도 모자라 팔까지 써서 가득 팝콘과 콜라 두 개를 껴안아 윤영에게 다가갔더니 그녀는 콜라를 하나 들어주고 빨대를 꽂은 뒤 내 손에 남은 콜라에도 빨대를 꽂아줬다. 영화표를 확인하니 10분 후에 시작이다. 해당 상영관에 갔더니 미리 손님들을 들여보내주고 있는 것이 보여서 그녀에게 눈짓을 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자 먼저 확 눈에 띈 것은 내 마지막 기억 속 의자와는 다른 의자였다. 조금 더 보기 편하고 푹신한 느낌의 의자였다. 그리고 한 번 리모델링을 한 건지 아니면 그저 단순하게 내 몸이 커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상영관이 좀 더 작아져서 아늑한 느낌을 줬다. 내가 느끼기엔 이것도 좋은 것 같다.

  자리에 앉아 얌전히 팝콘을 조금씩 먹으며 콜라를 마셨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상영해주는 광고 시간. 영화 예고편이 나오면 그걸 보는 재미로 보는 중이다. 비상구를 소개시켜주는 영상을 끝으로 스크린에 한 동안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서 조명들이 꺼지고 스크린에 영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윤영은 콜라를 한 손에 꼭 쥔 채로 앞으로 약간 상체를 숙였다. 집중해서 보겠다는 것 같은 그 제스처를 보고 나도 모르게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올라 피식 웃었다.

  영화는 우선 외국의 추리소설을 기반으로 했다. 대사가 영어인 것을 보면 서양 권의 추리소설인 것 같다. 처음 들어보는 탐정의 이름과 처음 보는 사건의 배경, 현장, 알리바이 조사 등 모든 것이 새로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고 오롯이 영화에만 집중하게 됐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라 이 정도로 집중하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탄탄한 전개와 연기력들은 이미 내용들을 아는 사람도 집중하게 만들 것 같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옆에서 윤영이 자세도 바꾸지 않고 스크린에 눈을 꽂은 채로 있기 때문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가는 길, 이젠 껍데기만 남은 페트들을 전부 버리고 각자 화장실을 한 번씩 들렀다 나왔다.

  “재밌었어?”

  매우 재밌고 박진감 넘치게 본 내가 먼저 윤영에게 물었다. 그녀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깊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소설보다 더 집중하기 편했어. 중간 중간에 몇 장면에서 편집한 게 좀 마음에 안 들긴 했지만.”

  “응? 어느 장면이?”

  “그 왜 그 장면 있잖아.”

  라고 서두를 떼고 윤영은 그녀만의 추리소설에 대한 논리와 가치관을 일일이 말하며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반은 이해하고 반은 이해하지 못 했지만 정말 확고하면서도 자신감이 평소보다 더 들어있는 말투에 윤영이 정말로 추리소설을 좋아한다고 느꼈다. 다음 데이트 장소는 도서관이나 서점이려나? 다음 데이트 장소를 예상하고 있는데 불쑥 윤영이 내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는 넌 어땠어?”

  “뭐가?”

  “영화 재밌었냐고.”

  “어, 오랜만에 재밌게 봤어.”

  그리고 나도 “특히나 엔딩 부분이 열린 결말인 게 최고였어. 왜냐하면ㅡ” 라고 말하며 내가 영화관과 영화에 가지고 있는 내 생각에 대해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녀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조용히 들어줬다. 이해를 했던 안 했던 내가 영화관과 영화에 대해서 꽤나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정도는 파악을 했을 거다.

 

  “해가 벌써 다 졌네.”

  라고 내게 말을 건네는 윤영. 지금은 윤영의 집에 도달하기 까지 얼마 남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인적도 좀 드물어서 처음 오는 사람은 밤에 무서울지도 모르겠다. 아니, 주민들도 좀 무서울 것 같다.

  “그러게, 아직 8시인데.”

  핸드폰을 보며 그녀의 말에 호응을 했다. 언제부터 8시를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으로 인식하게 된 것일까. 어렸을 땐 10시면 꼬박꼬박 잠들었는데 언제부턴가 10시까지도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만지작거리고 0시를 넘기기 일쑤인 상태가 되었다. 중학교 때부터였나?

  “여기까지면 돼.”

  이런저런 생각을 혼자서 하며 그녀와 시시한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에 어느새 윤영의 집 앞이었다. 그녀가 아파트 건물 현관에 서서 손을 흔들었고 나도 손을 흔들었다.

  “잘 가.”

  “어, 내일 봐.”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둘의 입가엔 웃음이 활짝 피어있었다. 그 웃음은 내 집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계속되었고 집에 도착해서도 마음이 들떠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씻고 나와 노트에 오늘 자의 일들을 적으며 마지막으로 적혀있는 질문에 대답과 또 하나의 질문을 적었다.

 

  호전 진행 중인 느낌. 완쾌까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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