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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Sailing
작가 : 세일러
작품등록일 : 2017.12.5

"사람은 항상 보물을 찾으려한다. 그래서 완벽하다는 지도를 그리지만, 이 작은지도에 그리기에는 바다는 너무 넓다."

 
Chapter 01
작성일 : 17-12-05 20:47     조회 : 446     추천 : 1     분량 : 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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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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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도 화창했다. 여느 때와 같이 항구에는 무역하는 상인들, 무역과 같이 세상에 대해 떠돌아다니는 그 상인들에게 묻는 여인들, 깊숙이 가라앉아 있는 세상의 보배를 발견하는 많은 항해사들까지. 항해사들 사이에서도 클라우드 호를 이끄는 아버지와 나는 똑같이 배에 올랐다. 하지만 그저 배에 오르는 것이 아닌 반 세계일주를 다녀오는 긴 항해였기에 다른 날과 다르게 입이 바싹 마르고 눈앞이 아른거렸다.

 

 

 

 

  항구의 모든 사람들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큰 유람선부터 작은 고깃배까지 가지각색의 배들 사이에는 나의, 아버지의, 그리고 이곳의 '클라우드 호' 도 더욱 항구를 빛내고 있다. 푸르고 청아한 하늘, 아담한 상점으로 가득차 사람들이 북적이는 지금의 항구가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처음 항해사 일을 시작하셨을 때만 해도 그저 허허벌판이였다는데, 할아버지를 포함한 여덟 명의 사람들이 힘을 모아 어렵게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까, 아빠의 생일 선물로 클라우드 호를 타고 항구를 둘러보는 경험을 주실 정도로 할아버지는 항구를 자신의 보금자이자 보물이라며 사랑하셨다. 이런 항구에 나, 노아 클라우드가 서서 반 세계일주의 큰 항해만을 기다리고 있다.

 

 

 

 

  뜨거운 햇살 아래 갑판에 올라서 푸르고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바다를 살폈다. 클라우드 호를 가문의 배로 거둬들였을 때부터 가문대로 남자들은 모두 항해사의 길을 걸어왔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심지어 항해사에 대해 흥미가 거의 없는 나에게도 마저.

 

 

 

 “아버지, 출항은 언제해요?

 

 

 

  한창 출항 준비를 하고 계시는 아버지에게 슬그머니 다가가서 물었다. 나의 아버지, 아서.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를 자진으로 따라다니시고 바닷길을 확인하는 데 능통해서 최연소의 나이로 클라우드 호를 물려받으셨다.

 

 

  아버지는 조심스레 물어본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시더니 과일상자를 들어올렸다. 아버지는 과일상자를 다 내려놓고 나서야 대답을 해주셨다.

 

 

 

 “출항은 30분 뒤에 한다. 너도 빨리 준비해라, 첫 항해가 아니더냐.”

 

 

 

  얼굴이 창백해진 아버지에 나는 놀라서 집으로 서둘러 들어왔다. 항해에는 캐리어가 쥐약이라는 것이 생각 나 배낭에 물품을 넣었다. 엄마가 물려준 모래시계, 부적 목걸이와 생필품들. 가방을 메고 나서야 숨을 고르게 내쉬었다. 첫 항해라는 불안감, 바다에 나가는 항해 중 가장 큰 규모의 항해에 내가 부항해사로 나간다고 중압감이 나를 덮쳐왔다.

 

 

 

  그 때, 내 부담감을 명쾌하게 울리는 종소리가 들려왔다. 딸랑거리는 경쾌한 종소리가 배의 첫 출발을 알렸다. 나도 달려 나와서 부항해사의 자리에 앉았다. 늘 무뚝뚝한 아버지셨지만 첫 항해 때는 항상 얼굴이 밝으셨는데, 오늘은 유독 얼굴에 그늘이 지셨다.

 

 

 

  배는 힘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항구에서 몇 미터도 가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선원들이 당황했고, 선장님의 지시에 따라 밧줄을 동여맸다. 사람들이 와르르 클라우드 호에서 내렸고, 아버지를 찾으려 뒤돌아보니 아버지는 선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아버지는 유독 얼굴의 표정이 복잡했고 선장실에서 내려오는 아버지는 나의 어깨를 감싸 쥐며 집으로 돌아왔다. 낡은 집에 들어오자 퀴퀴한 냄새가 얼굴에 끼쳤고 아버지는 둔탁한 소리가 나게 외투를 의자에 던졌다. 나는 점점 불안감에 빠져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무슨 일이예요. 왜 출항을 안 하는 건데요?”

 

 

 “선장이, 경로를 바꾸었다.”

 

 

 “항해사의 말을 무시하고요?”

 

 

 

 

  아버지는 클라우드 호의 항해사였다. 아니, 항해사다. 선장이 더 높은 클라우드 호에 대한 위치에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매우 당황해 보였다.

 

 

 

 “..경로를 바꾸면 안 되는 거였나요?”

 

 

 

 

  내 말에 아버지는 마른 세수를 하고 대답했다.

 

 

 

 

 “오늘 선장이 택한 경로는 밤에 기상경보가 퍼진 경로다. 밤에 항해를 하다가는 배가 침몰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쪽이 더 위험하지만 더 빠르고 효율성이 뛰어나긴 하다. 그래도..”

 

 

 

 

  아버지는 결국 수긍을 하고 오늘 밤에 떠나신다고 하셨다. 나는 저녁용 짐을 다시 싸려고 했지만, 아버지는 짐을 챙기는 내 손을 막고 나의 어깨는 두드리더니 나를 보며 입을 여셨다. 여윈 얼굴, 까칠한 피부와 까만 눈, 뭉툭한 듯 매끄럽게 올라가 있는 코, 상처투성이지만 샤프한 턱선 사이에 다 부르터버린 입술이 날 마주했다. 아버지는 계속 어깨를 두드리더니 나를 보셨다.

 

 

 

 

 “아들, 노아야. 오늘 이번 항해는 옆집 그레이스 아줌마와 있어다오. 이번만은...”

 

 

 

 

  아버지는 울음을 삼키는 눈으로 바라보았고, 나를 데리고 그레이스 아줌마네로 건너갔다. 노크를 하자 아주머니는 빼꼼 얼굴만 내미시더니 나와 아버지인 것을 확인하시고 우리를 안으로 들이셨다. 아주머니는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입을 여셨다.

 

 

 

 “그래서 리암 선장이 경로를 바꿨다고요.”

 

 

 “..그래서 노아를 맡길 수 있을까 해서요.”

 

 

 

  그레이스 아주머니는 커피를 한 번 부드럽게 섞으며 입을 여셨다.

 

 

 

 “얼마 정도 걸리기에 그렇게 망설이시 나요, 노아는 저한테 맡기고 길 다녀오세요.”

 

 

 

  아버지는 모자를 손에 쥐며 연신 고맙다고만 인사를 하셨다. 평소 같았으면 출항하시기 전에 그냥 휙 맡기곤 하시던 아버지셨는데 오늘은 슬픈 눈을 보니 뭔가 아버지는 알고 있는 듯 한 느낌이었다. 불길한 무언가가, 곧 출항할 텐데 아버지는 집을 떠나실 생각도, 출항을 하실 생각도 전혀 없어보였다. 그저 내 앞에 앉아서 내 손을 잡고 있을 뿐이셨다.

 

 

 

 

 “노아야, 아버지 없이도 잘 있을 수 있지?”

 

 

 “네, 당연하죠.”

 

 

 “그레이스 아주머니 말 잘 듣고, 그래..”

 

 

 

 

  아버지는 말끝을 흐리시며 나를 끌어안았다. 아버지가 한창 나를 끌어안고 있었을까, 다시 한 번 출항을 울리는 종이 울렸다. 아버지는 다시 한 번 나에게 무언가를 손에 쥐어주고는 배로 가셨다. 출항하는 모든 이들은 배웅하는 사람들로 항구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버지는 클라우드 호의 당당한 항해사로서 워셔 시의 사람들에게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했다. 해가 다 지고 달이 뜬 아득한 밤에, 휘황찬란하게 빛나며 찰랑거리는 바다의 보배처럼 밤하늘의 달이 그들을 지켜보았다.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떠나며 쓰고 있던 항해사 모자를 배웅 나와 있는 사람들에게 던졌다. 나는 아버지의 모자를 받아내고 나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버지는 쓴웃음을 짓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갔다. 달과 달 사이로, 보배와 일상사이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노아야, 아버지는 돌아 오실거야. 늘 그랬듯이.”

 

 

 “그럼요. 믿어 의심치 않아요. 아버진.. 최고의 항해사니까요.”

 

 

 

  내 말에 그레이스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셨다. 항상 자신이 누군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란 것을 생각하라고 하신 엄마, 아빠를 떠나보내니 더욱 보고 싶어지는 날이었다.

 

 

 

  그렇게, '클라우드 호의 항해사' 그의 '부 항해사' 를 남겨두고 떠났다. 내가 어떤 일을 쉽게 결정하지 못할 때, 아버지가 항상 하시던 말씀대로, '사람은 항상 보물을 찾으러 한단다. 그래서 가장 완벽하다 생각할 만한 지도를 그리지만, 이 작은 지도에 그리기에는 바다는 너무 넓단다. 그래서 때로는 이 작은 지도 대신 내 마음속의 나침반을 믿고 저 바다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것이 진심으로 바다를 느끼는 일이란다.' 처럼 과연 '클라우드 호의 항해사' 가 마음속의 나침반을 찾아서 보물을 찾을 수 있을지 계속 나는 나에게 질문하고 있다. 만약 다른 사람이 내 질문에 대답해준다면, 그렇다면 바로 난 '클라우드 호의 항해사' 에게 달려가서 말해주고 싶다. "기다리고 있으니까 꼭 오라고, 그 희미한 눈웃음을 다시 내게 보여줄 수 있게 말이다. 그러나 나의 이런 마음과는 달리, 바람과 파도는 더더욱 거세지기만 한다. 마치 이런 나를 놀리듯이 말이다.

 

 

 

 

 그레이스 아주머니 집에 들어서자 그녀만의 특유의 향기가 내 정신을 어지럽혔다. 그레이스 아주머니는 정이 묻어나는 음식을 내놓았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았지만 애써 입에 음식을 밀어 넣었다. 음식을 다 먹고는 가만히 앉아서 잠시 잊고 있었던 아버지 생각을 했다. 떠난 지 30분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허전하다. 엄마의 자리는 아버지가. 이젠 그레이스 아주머니가 대신하고 있지만... 괜히 잠이 오지도 않고 나 혼자 외로운 밤이었다.

 

 

 

 

 

  날이 밝았다. 오늘도 항구는 여전히 바쁘게 움직인다. 한 사람이 지금 있지 않더라도 말이다. 침대 옆에 놓인 모래시계의 모래도 다 떨어졌다. 매일 잠을 이루기 전에는 모래시계를 뒤집어 놓고 '별처럼 빛나는' 고운 모래의 입자 하나하나가 떨어지는 모습을 봐야만 편하게 잠을 잘 수가 있었기 떄문에 어느새 습관이 되어버리게 되었다. 그때 아랫층에서 들려오는 부드러운 목소리.

 

 

 

 "노아야, 아침 먹으렴."

 

 

 

  아주머니의 목소리였다.

 

 

 

 "곧 내려갈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나는 대답하고 급하게 세수를 했다. 짧게나마 대충 준비를 하고 방문을 열었다. 방문을 열자마자 집안을 가득찬 풍미 가득한 고소한 냄새, 이 냄새는 분명..

 

 

 

 "아주머니, 에그타르트 하셨어요?"

 

 

 

  계단을 내려가니 "오늘은 특별히 실력 좀 발휘해 봤지." 라며 웃으며 말하는 아주머니의 말에 내 눈동자가 맑아진다. 식탁에 보이는 노란 에그타르트, 마요네즈에 곁들은 양배추와 토마토 샐러드, 거기에 밀크쉐이크까지. 아주머니의 정성이 한 번에 느껴졌다. 새벽에 굉음도 이것 때문이였나.

 

 

 

 "아주머니, 정말 고소하고 맛있어요."

 

 

 "네가 잘 먹으니 나도 기분이 좋구나."

 

 

 "아버지가 오실 때까지는 건강하게 있어야 되거든요."

 

 

 

 라며 내가 웃으며 말하자 뿌듯하게 날 바라보는 아주머니.

 

 

 

 "노아야, 아주머니가 너만은 잘 먹일 거니까 그런 생각 말고 오늘은 밖에 나가서 놀고 오려무나."

 

 

 "정말요?"

 

 

 

  평소에는 밖에 잘 나가게 못하게 하시던 아주머니가 꽤나 놀랄만한 말씀을 하셨다.

 

 

 

 "네가 나 때문에 괜히 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 같아서 내가 미안해서 그래."

 

 

 

 이어서 "너희 아버지가 떠나실 때 내가 했던 말 기억나니?" 말하는 아주머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오늘은 신나게 나갔다 오렴."

 

 

 

  괜히 그레이스 아주머니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배가 되었다. 망설이는 나를 보고 그레이스 아주머니는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시며 나를 문으로 떠미셨다. 문을 여니 나를 위로라도 하듯이 부드럽게 감싸는 햇빛이 반짝거렸다. 오늘따라 워셔 시는 더욱 빛났다.

 
작가의 말
 

 반갑습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해리포터soon 17-12-05 22:32
 
내용 짜임이 좋은 것 같아요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세일러 17-12-15 22:09
 
*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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