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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저승에서 왔소이다
작가 : 앤시
작품등록일 : 2017.12.5

저승 최고의 가십지인 '저승일보'의 인간출신 파파라치 기자 이은라.
그리고 염라대왕이 수명에 얽힌 저승사자들의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이승으로 보낸 암행어사 박씨가문의 현도.
거기다 차기 염라대왕으로 낙점당해 언제 저승에 끌려갈지 모르는 비운의 인간 소년 강씨가문의 진성까지.
어찌된 일인지 자꾸 꼬이고 꼬이는 세 사람의 이야기!

 
3.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작성일 : 17-12-05 20:44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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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염라대왕님.”

  안내인은 깊게 허리를 숙이면서 인사를 했다. 어느새 남자도 안내인처럼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헉, 저 사람이?!’

  은라가 상상외의 미모인 염라대왕에 놀라는 사이, 이름을 불린 염라대왕이 인기척을 느끼고 안내인과 남자, 은라를 향해 돌아섰다. 그러더니 자박자박 걸어서 그들 가까이로 왔다.

  “오, 벌써 왔군.”

  염라대왕이 다가오자 남자는 한층 더 허리를 숙이면서 인사했다.

  “염라대왕을 뵙습니다.”

  그 때까지도 은라는 어찌해야할지를 모르고 어벙한 얼굴로 서류봉투를 품에 안은 그대로 어정쩡하게 서있었다. 안내인과 남자를 향해 염라대왕이 일어나라는 손짓을 하자 그제야 둘은 허리를 폈다.

  “저쪽이 그 영혼인가.”

  “예, 그렇습니다, 대왕.”

  안내인의 대답과 동시에 염라대왕은 은라를 지긋이 쳐다봤다. 극장에서 영화배우들의 얼굴 클로즈업 신을 마주한 것처럼 은라는 살짝 거리를 두고 서있는 염라대왕에게서 느껴지는 깊은 위압감에 바짝 긴장했다. 자기를 분명 벌주려거나 하는 의도는 아닌 것 같은데 그 매섭고도 깊은 눈이 자길 향하고 있으니 왠지 죄를 지은 것 같다. 도살장에 끌려가 품평당하는 소가 된 기분. 그 위엄에 제발이 저려서 절로 제가 살아있을 때 이런 잘못을 했사옵니다, 하고 구구절절 늘어놓게 될 거 같은 기분. 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은라는 속으로 정말 딱 미치겠다, 싶은 표정이었다. 그나마 좋은 인상이라도 주면 저승에서의 새출발에 도움이 되려나 싶어 안 올라가는 입꼬리를 올리며 애써 웃어보려는데, 염라대왕이 불쑥 말했다.

  “이거 참. 운이 좋다고 해야할지 나쁘다고 해야할지. 이것도 참 기이한 운명이로군.”

  그 말에 안내인도 은라를 보며 말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기구하다면 기구하고, 또 아니라면 아닌 것이. 저도 참 신기했습니다, 대왕.”

  ‘동명이인 때문에 오해받아서 대신 죽은 게...... . 진짜 드문 일이긴 한가보다..... .’

  은라는 왠지 측은한 느낌으로 자길 보며 말하는 두 저승인을 보니 괜히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이승에서도 그닥 복받은 인생이 아니었는데 저승에서도 그 팔자가 그대론가보다 싶어 괜히 우울해졌다. 그 때 염라대왕이 남자를 향해 물었다.

  “그대는?”

  “저승사자 박겸입니다. 이은라 영혼의 사건이 특수하다보니 따로 호송을 맡게 되었습니다, 대왕.”

  박겸. 자길 데려온 저승사자의 이름을 처음 들은 은라는 꽤나 특이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염라대왕은 박겸의 자기소개를 듣고선 은라를 처음 봤을 때처럼 지긋이 노려보듯 쳐다보다가 물었다.

  “그렇군. 왜 그대가 이 영혼을 맡은 거지?”

  “다른 선임 저승사자분들은 일이 많았습니다. 제가 신입이라 할당된 영혼들이 적은 편이라 여유가 있는 편이었기에 자원했습니다, 대왕.”

  “자원했다? 내 저승사자들의 실정을 아는데 신입이라 일이 적다곤 해도 말뿐이지 실제 업무량은 비슷할 터.”

  저승사자 박겸은 염라대왕이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잠시 말을 멈췄던 염라대왕은 턱을 쓸면서 말을 이었다.

  “신입이라면 오히려 일이 서툴러 같은 일도 더 걸릴 터인데, 짬이 나서 지원했다라.”

  힐긋, 염라대왕이 안내인을 보며 말했다.

  “능력이 좋은 신입인가보구만. 재능이 있는 모양이야. 이런 인재가 저승에 많아야 다들 살만할텐데 말일세.”

  “그러게나 말입니다, 대왕.”

  “과분한 칭찬이십니다. 감사합니다, 대왕.”

  “얼씨구, 겸손하기까지.”

  놀리는 듯한 염라대왕의 말에 악의는 없었다. 유쾌한 듯, 아주 유쾌하지 많은 농같지 않은 농. 그 말에 박겸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왕.”

  그 목소리가 차분하고 공손했다. 정말 신입같지가 않네. 베테랑같아. 라고 생가갛면서 은라는 이 저승사자가 능력있다는 염라대왕의 평가에 새삼스러운 기분으로 박겸을 쳐다보았다. 그냥 말끔하게 생기기만 한 게 아니라 능력까지 있다니. 부러운데. 은라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염라대왕의 관심은 다시 이 만남의 원인인 은라에게로 돌아왔다.

  “그래, 억울한 영혼 이은라.”

  “네, 네!”

  갑자기 불린 이름에 화들짝 놀란 은라가 얼른 대답을 했다. 그 모습에 염라대왕이 미소를 띄며 말했다. 서너살 된 어린 아이를 만나 얼러주는 노인처럼 사뭇 인자한 모습에 은라는 단숨에 긴장이 풀리는 듯 했다.

  “어찌 해줄까?”

  “예? 뭘요?”

  은라가 반문했다. 은라의 생애를 요목조목 영수증 따지듯 살펴보지도 않고? 이렇게 두툼하게 뽑아온, 신주단지 모시듯 목숨줄인 줄 알고 부둥켜 안고 온 서류는 한 장도 보지 않고? 이렇게 바로 정원 한가운데서 마주치자마자 본론으로 들어가다니. 미처 생각못한 스피드한 전개에 은라는 그 지엄하고 무서우신 염라대왕님이라는 것도 깜빡 망각한 채 반문했다. 내뱉자마자 으악, 방금 뭔가 실수한 거 같지 않아? 라는 생각에 황급히 입을 다물고선 당황한 얼굴로 염라대왕을 올려다봤지만 말이다.

  의외로 염라대왕은 이승의 소문보다 더 상냥한 성품을 가진 것 같았다. 염라대왕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대답해주었다.

  “다시 이승으로 돌아가고 싶으냐? 간다면 이은라라는 네 이름과 네 모든 인생의 기억들, 그 몸까지 모두 그대로 가지고서 태어나고 싶으냐? 혹은 아예 새로운 생을 택할 수도 있지. 넌 보아하니 영혼도 죄지은 것 없이 맑은 편인데다 내가 이번 사태를 감안하여 좀 더 아량을 베풀면 권위있는 부잣집에 미모와 지식까지 갖춘 채 태어나게 해줄 수도 있다.”

  염라대왕의 말에 은라는 머뭇거렸다. 계속 생각해왔지만 결국 결론내리지 못했던 질문이었다.

  “하지만, 대왕님. 저는...... .”

  그렇게 되면. 그 어린 아기와 부모가 죽어야 하는 거잖아요. 아무리 그게 운명이었던들, 뒤바뀐 운명을 바로잡는 옳은 일이라 한들. 이제 막 시작한 그들의 행복을 제가 빼앗는 셈이 되는 거잖아요. 자신만을 쳐다보는 염라대왕과 안내인, 그리고 박겸까지 세 저승인들의 주목에 은라는 차마 말하지 못하고 입만 방긋거렸다. 은라의 망설임을 읽은 것일까. 염라대왕의 혜안이라 그 복잡한 마음속까지 들여다본 것일까. 잠시 은라를 쳐다보던 염라대왕이 말을 이었다.

  “아니면.”

  아니면? 다른 선택지가 또 있는 걸까? 은라도 그리고 안내인과 박겸도 염라대왕을 쳐다보았다.

  “저승에서 사는 걸 택할 수도 있지. 지금 이 상태 그대로. 만약 네가 그것을 바란다면 말이다.”

  “지금 이대로라니, 그 말씀은...... .”

  “말 그대로다. 옛날에도 이런 일이 가끔 있었지. 그 경우엔 뇌물을 받아먹은 저승사자가 어떻게든 데려갈 영혼 수를 맞추기 위해 눈속임용으로 동명이인을 대신 데려간 억울한 경우였지만 말이다. 만약 네가 원한다면, 동명이인 이은라와 너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 .”

  “어찌하겠느냐? 어느 쪽이든 네가 원하는 대로 하려무나.”

  갑자기 나타난 선택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은라는 심각한 얼굴로 고민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런 은라를 염라대왕과 안내인, 그리고 박겸 셋이서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과연, 저 아이가 무슨 선택을 하려나. 매일 똑같은 저승을 다스리는 일에 지쳤던 염라대왕은 간만에 재밌는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며 남몰래 히죽 웃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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