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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신이 죽은 세계: 엔드게임
작가 : 제비비
작품등록일 : 2017.12.3

이능력을 지닌 인간들의 세계. 어느 날, 신이 나타나 말한다.

"너희들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나를 위해 싸우고, 죽어라."

 
엔드게임3
작성일 : 17-12-05 20:12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5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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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외마디의 주인은 김한이었다. 누가 뒤에서 그를 밀쳤는데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서있지도 않았다. 바람에 넘어졌는데 공기를 끌어안아 엎어지지 않았달까.

 자세만 이상한 게 아니라 기분도 이상했다. 푹신한 소파에서 낮잠을 청할 때처럼 나른한데 땀이 나고 한기도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눈알을 굴리는 게 고작이었다.

 돌아가는 눈으로 바닥을 쳐다봤다. 황야 같은 땅과 땀인 줄 알았던 머리에서부터 축 쳐진 팔을 붉은 액체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붉은 액체는 벌써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그 웅덩이의 양 옆으로 있는 건 주황색 털에 검은 줄무늬가 박힌... 짐승의 발.

 

 “이런... 씨... 팔...”

 

 상황을 파악한 김한의 마지막 유언이었다.

 싸움이 끝이 났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연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원래 여기 있던 돌인 것처럼 연기했다. 혹여나 탈이 날까 숨쉬기에도 주의를 기했다. 머릿속에는 저 커다란 호랑이의 관심사에 포함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호랑이는 김한의 머리를 입에 문 채 연하를 쳐다봤다. 하지만 이미 먹잇감을 확보한 탓에 큰 관심은 가지지 않았다.

 

 스으윽

 

 호랑이가 숨으로 몸을 돌렸다. 연하는 그 소식을 소리로 전해 듣고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

 

 그간의 긴장이 한숨과 함께 빠져나오려는 찰나,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에서 요란한 알림이 흘러나왔다.

 호랑이는 그 소리에 반응해 물고 있던 머리를 놓고 뒤를 돌아봤다. 연하는 즉시 고개를 숙이고 다시 망부석이 됐다.

 눈을 마주치면 안 된다. 함부로 움직여서도 안 된다. 다른 때라면 몰라도 이미 먹잇감을 확보한 상황이니 쓸데없이 자극만 주지 않으면 된다. 인간과 다르게 야생동물은 불필요한 살생은 하지 않으니까.

 

 “...”

 

 포대자루가 끌려가는 듯한 소리가 나고 한참이 지났다. 연하는 고개를 슬쩍 들어 주변을 살폈다. 호랑이는 온데간데없고 핏자국과 김한의 나이프만이 남아 있었다.

 연하는 그제야 자세를 풀고 주저앉았다. 얼마나 긴장했는지 숨소리마저 떨렸다.

 

 “살았다...”

 

 호랑이가 나타날 줄이야. 토끼도 있으니 호랑이라고 없으라는 법은 없지만 아까 확인했을 때만 해도 근처에 동물 같은 건 없었는데... 아무래도 소리를 듣고 더 멀리서 찾아온 모양이었다.

 간이 콩알 만해지는 경험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운이 좋았다. 김한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될 때의 대책도 있었지만 웬만해선 하기 싫었다.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리는 건 다섯 발의 총알이 든 리볼버로 러시안룰렛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알람 한 번 지랄 같을 때 울리네....”

 

 라고 중얼거리며 휴대폰을 꺼냈다. 10년치 수명을 갉아먹은 범인의 얼굴을 확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플레이어 김한을 쓰러뜨렸습니다.]

 

 호랑이에게 물려 최후를 맞이했는데도 불구하고 처치자는 연하였다. 선타를 친 대상이 낙사나 장애물과 같은 기타환경으로 인해 사망했을 때 경험치가 그대로 들어오는 건 온라인 게임 같은 데서는 흔한 경우다. 하지만 게임과 거리가 먼 연하는 알지 못했다. 환경처치를 이해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알림은 그것 외에도 더 있었다.

 

 [사운드 컨트롤(C급)을 획득했습니다. 이 능력을 제 2능력으로 설정하시겠습니까?]

 [균형제어(C급)를 획득했습니다. 이 능력을 제 2능력으로 설정하시겠습니까?]

 

 “아... 이래서...”

 

 능력이 여러 개였던 거구나.

 상대를 죽이면 능력을 빼앗을 수 있는 모양이었다. 연하는 고민하지 않고 ‘예’를 눌렀다.

 

 [추가로 설정 가능한 능력은 1개이며 한 번 선택한 능력은 지우거나 변경할 수 없습니다. 정말로 사운드 컨트롤(C급)을 제 2능력으로 설정하시겠습니까?]

 

 ‘예’를 누르자 나타난 창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하나만 설정이 가능하다고? 거기다 지우거나 변경할 수 없어?

 연하는 혹여나 실수라도 할까봐 ‘아니오’부터 눌렀다. C급으로 모자라서 CC급으로 살아야한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능력이 하나가 더 있으면 도움은 되겠지만, C급 능력에 내주기에는 아까운 자리였다. 엔드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나중에는 B급과 싸울 거고, A급과도 싸울 거다. 연하는 하나 남은 자리는 그들의 능력으로 채우기로 벌써부터 마음먹었다.

 

 [일정량의 조각을 수집하여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오르면 신체능력이 상승합니다.]

 

 이것으로 또 하나의 의문점이 해결됐다. 김한의 맷집은 능력이 아니라 레벨 때문이었다.

 신의 조각을 일정량 수집하면 레벨이 오른다. 레벨이 오르면 힘과 민첩성은 물론이고, 맷집과 재생력까지 상승한다. 육체가 진화하는 셈이다.

 확인을 누르자 바닥을 보이던 체력탱크가 눈 깜짝할 새에 가득 찼다. 하지만 상승한 신체능력이 체감되지는 않았다.

 

 [레벨이 올라 심미안의 기능이 상향되었습니다.]

 

 심미안(審美眼)이라고 적힌 창을 보고는 인상을 찡그렸다.

 지금 보고 있는 창은 신이 제공한 엔드게임 어플의 시스템창이다. 그러나 여기에 나오는 능력의 명칭과 정보는 능력등록제도가 생겼을 때 인간이 작성한 것들이었다. 엔드게임 어플은 정부의 개인정보서버를 베이스로 하고 있었다.

 심미안도 능력을 등록하러 갔을 때 동사무소 직원이 멋대로 지어준 이름이었다.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안목이라니. C급한테는 과분한 이름이었다. 그래서 연하는 이 이름을 싫어했다.

 손가락을 던지듯 확인을 누르니 다른 창이 나타났다.

 

 [축하합니다! 튜토리얼을 클리어 했습니다! 보상을 받으시겠습니까?]

 

 튜토리얼. 김한이 뱉었던 단어였다. 아래에는 ‘지금 받기’와 ‘나중에 받기’가 있었다. 연하는 지금 받기를 눌렀다.

 

 [인체 동기화를 실시합니다.]

 

 알림을 끝으로 휴대폰이 꺼졌다. 뭔가 실수했나 싶어서 당황하고 있는데 진동이 울렸다. 남아있는 모든 배터리를 소모하려는 것처럼 격렬하게.

 

 “뭐, 뭐야!”

 

 휴대폰은 갓 낚아 올린 연어마냥 길길이 날뛰었다. 하지만 아직 할부가 남아있는 터라 손에서 놓지는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잠잠해졌다. 화면을 보니 가운데 붉은 날개 한 쌍이 나타나있었다. 순수한 빛으로 이루어진 화려한 날개였다. 날개가 검은 바탕 속에서 날개짓했다. 그와 동시에 날개는 화면 바깥으로 튀어나왔다.

 

 팟!

 

 실체를 갖춘 날개는 꽃봉오리처럼 잔뜩 웅크린 모습으로 연하의 눈높이에서 머물렀다. 그러다 새벽녘의 나팔꽃처럼 스르르 피어났다.

 붉은 날개의 주인은 금발머리 소년이었다. 어수선한 산발조차 매력 포인트로 만드는 외모와 시큰둥한 눈이 특징이었다. 키가 한 뼘 정도로 무척 작고 날개가 있어서 처음에는 요정인 줄 알았지만 곧 깨달았다. 그는 악마였다.

 희다 못해 창백한 피부와 잔혹함으로 칠해진 붉은 눈동자가 그 증거였다. 엔드게임이 처음 시작될 때 봤던 신과 악마에게서 봤던 특징이었다.

 악마를 실제로 본 건 처음이었다. 악마는 인간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튜토리얼을 클리어한 걸 축하한다. 너도 이제 정식 플레이어다.”

 

 악마가 말했다. 진심이 담겨있지 않은 형식적이고 무성의한 축하였다. 하지만 연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서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을 뿐이었다.

 

 "대체 튜토리얼이 뭐야?"

 “튜토리얼은 쓸모 있는 인간을 걸러내기 위한 시스템이다. 관리하기에는 인간의 숫자가 너무 많아서 말이야. 튜토리얼을 마치면 정식 플레이어로 승격되고 더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된다.”

 "난 아무 것도 한 게 없는데."

 "튜토리얼 완수조건은 2레벨을 달성하는 거다. 너는 정식 플레이어인 김한을 죽이고 2레벨이 됐다.”

 

 악마는 건수 올릴 생각뿐인 보험판매원처럼 생각도 안 주고 대화를 진행시켰다.

 

 “시간이 촉박하니 보상을 지급하겠다. 손을 내밀어라.”

 

 연하는 얼떨결에 손을 내밀었다. 뭘 준다는 얘긴 줄 알고 손바닥이 보이게 내밀었는데 악마가 뒤집으라고 했다. 시키는 대로 하자 악마가 날아와 중지의 뿌리부분에 손을 갔다댔다.

 

 “앗, 뜨거!”

 

 내민 손에서 작열통이 느껴져 반사적으로 손을 뺐다. 통증이 있는 부위를 보니 웬 문신이 새겨져있었다. 중지를 두른 문신은 반지를 낀 것처럼 보였다.

 

 “인체 동기화가 끝났다. 문신에 손을 대봐라.”

 

 문신에 손을 갖다 대고 정확히 3초 후, 여러 종류의 아이콘과 알림창 같은 것들이 허공에 펼쳐졌다.

 입을 다물 수 없는 광경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홀로그램기술은 완벽 그 자체였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미래기술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시스템. 튜토리얼의 보상이자 정식플레이어의 증표다. 거기에는 각종 편의기능이 내장돼있다. 신께서 너희를 위해 만드신 거니 감사히 여기도록 해라. 기능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겠다.”

 “어, 응.”

 

 연하는 대답을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그는 시스템의 기능을 살피는데 여념이 없었다. 악마는 개의치 않았다. 인간이 시스템에 정신 팔려 있는 거야 늘 있는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튜토리얼에 대해서는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 편이 좋을 거다. 스테이지보다 바깥이 더 지옥 같으면 너희나 우리나 좋을 거 없을 테니. 뭐, 그것도 나름대로 재미는 있겠지만.”

 

 얼핏 봤지만 마지막에 악마가 미소를 지었던 것 같았다. 얘기하는 내내 시큰둥하다가 처음으로 미소를 보인 것이다. 뒤늦게 섬뜩한 기분이 들어 악마를 쳐다봤다. 하지만 악마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혼자 남은 연하는 엉덩이를 슬쩍 붙이고 본격적으로 시스템을 살펴봤다. 가장 눈이 가는 건 검색기능이었다.

 시스템에는 이름이나 능력으로 플레이어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연하는 시험 삼아 염재욱으로 검색을 시도했다. 프로필사진과 함께 염재욱의 이름이 주르륵 나타났다. 프로필사진은 대부분 증명사진이었다. 연하가 아는 염재욱은 가장 위에 있었다. 안면이 있으면 우선도가 높아지는 모양이었다.

 사진을 누르니 새롭게 창이 열리면 레벨과 능력이 나타났다. 놀라운 건 재욱이 2레벨이라는 사실이었다. 제이라는 이름으로 밤거리를 누비는 동안 그는 살생은 하지 않는다. 그저 버릇을 고쳐줄 뿐이다. 아마 얼마 전 참여한 게임에서 올렸으리라.

 

 파드드득!

 

 학구열에 심취한 와중에 숲에서 새떼가 날아올랐다. 연하는 긴장이 풀어졌음을 자각했다.

 여기는 전쟁터다. 언제 어디서 기습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딴 짓을 하는 건 자살행위였다.

 연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인 잃은 나이프를 주웠다. 안경의 신발을 탐내봤지만 너무 작아서 들어가지 않았다. 신발은 포기해야했지만 괜찮았다. 주방용품에서 벗어난 것만 해도 만족스러웠다.

 이동할 채비를 하고 심미안을 발동시켰다. 레벨이 오른 덕인지 체력을 태우지 않아도 먼 곳까지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새가 날아간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체력이 늘어나고 체력을 태울 필요도 없어서 능력을 유지한 채로 숲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능력이 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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