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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봉주르 주피터(Bonjour Jupiter.)
작가 : 안경잡이
작품등록일 : 2017.11.17

한류에 빠진 프랑스국적의 저승사자(주피터)가 죽어야하는 사람을 잘못 데려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7.
작성일 : 17-12-05 19:18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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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아까 너무 쳐먹었나.’

 

 4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어림잡아 빵 5개, 우유 4개, 그리고 과자 2개와 초코바 1개를 먹은 세은은 수업이 시작하면서부터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세은의 손은 약손이 아니었다. 한여름에도 수족냉증으로 시달렸던 세은에게 손으로 배를 만지는 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배를 만지면 만질수록 더욱 아파지는 기이한 현상에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던 세은은 결국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선생님 저 열이 나서 양호실 좀.........”

 

 차마 화장실에 간다고 할 수 없었던 세은은 양호실을 핑계로 댔다. 세은은 베테랑배우가 연기하듯이 적절한 행동과 말줄임표를 통해 자신이 아픈 게 꾀병이 아님을 전달하려했다. 하지만 상대는 교사경력 20년이 훌쩍 넘어가는 수학선생님이었다. 별의 별 학생을 다 만나봤던 수학선생님에게 어설프게 자신의 증세를 어필하는 세은은 아마추어 중에서도 아마추어처럼 보였다. 세은이 수학선생님을 상대하기 위해선 조금 더 고급스킬을 시전해야 했다. 하지만 의자에서 일어난 것만으로도 항문이 열릴 것 같았던 세은은 더 이상 선생님과 의미 없는 신경전을 벌일 시간조차 없었다.

 

 “야, 똥쟁이 간다. 막아!”

 

 진짜 똥을 싼 것도 아니고, 젖은 벤치에 앉으면서 엉덩이부분에 흙이 묻은 걸로 초등학교 다니는 내내 똥쟁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세은은 특히 똥에 민감했다. 게다가 이번엔 젖은 흙이 아니라 진짜 똥이었다. 지금 교실에서 실수를 한다면 임종직전까지 놀림거리가 될 거라는 건 누구보다 세은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거추장스럽게 앞을 가로막고 있는 책상을 날려버리며 거칠 황소처럼 교실에서 뛰쳐나갔다. 세은이 꾀병 부리는 줄로만 알았던 수학선생님은 당황스런 표정으로 세은이 지나간 곳을 멍하니 바라봤다.

 

 “아오, 뒤지겠네. 진짜.”

 

 교실에서 나온 세은은 손으로 엉덩이를 막은 채 화장실로 달려갔다. 30여m밖에 되지 않은 짧은 거리였지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뱃속에서 넘실거리는 변의를 느껴야했던 세은은 급기야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용돈을 가지고 온 하나가, 수업시간에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간식을 사준 체육선생님이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머릿속으로 이들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힘겹게 발걸음을 내딛던 세은은 겨우겨우 화장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화장실에 도착하면서 긴장이 풀린 걸까? 교복에 똥을 지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공포심에 비 오듯 식은땀을 흘리던 세은의 몸에선 더 이상 땀이 흐르지 않았다. 갑작스런 신체변화가 되레 두렵게 느껴진 세은은 조심스럽게 엉덩이 쪽으로 손을 가져갔다. 엉덩이는 세은의 걱정과 달리 뽀송뽀송했다. 게다가 몸 전체가 마치 다시 태어난 것처럼 가벼웠다.

 

 “반가워요, 오세은씨.”

 갑자기 바뀐 자신의 모습이 신기했던 세은은 멍하니 거울을 바라을 보고 있었다. 그때 누가 봐도 백인이지만, 검은색 갓에 색동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정체성을 알 수 없는 사람이 나타났다. 걸어 들어온 것도 아니고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백인을 보며 세은은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백인은 세은의 감정 따위 관심도 없는 듯 뚜벅뚜벅 걸어갔다. 이색적인 모습에 가려져 못 보고 있었지만 백인은 할리우드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잘 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검은 갓과 흰 피부가 대비를 이루면서 백인을 더욱 하얗게 보이게 만들었다. 아니, 하얗다못해 투명해 보이는 백인은 마치 저승사자 같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프랑스 출생 저승사자인 주피터라고 해요.”

 

 세은은 백인이 저승사자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건 현실이 아닌 머릿속에 떠도는 망상이나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저승사자가 존재할 리도 없고, 있다고 해도 세은 앞에 모습을 보일 리도 없을 테니까. 하지만 세은 앞에서 자신을 저승사자라고 소개한 백인은 출생지와 함께 이름까지 밝혔다. 그렇다면 성의를 봐서라도 백인의 말에, 아니, 주피터의 말에 적당한 대꾸를 해줘야했다. 하지만 한복을 입으며 자신을 저승사자라며 소개하는 백인은 꿈에서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세은은 좀처럼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가까스로 머릿속에 어지럽게 돌아다니던 생각들을 정리한 세은은 최대한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그래요. 반가워요, 주피터씨. 근데 여기는 어쩐 일로 오신 거에요?”

 

 자칭 저승사자라고 말하는 백인에게 방문이유를 묻던 세은은 절로 실소가 새어나왔다. 세은을 놀리기 위한 장난이었다면 이쯤에서 멈추는 게 서로를 위해서 좋았다. 하지만 주피터는 그렇지 않았다. 말하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하는 세은과 달리 주피터는 말하면서도 전혀 장난스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세은씨를 데리러 왔습니다.”

 “저를 왜 데리러 와요?”

 “죽었으니까요.”

 

 주피터의 말에 세은은 헛웃음 지었다. 세은은 좀처럼 주피터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아니, 세은이 아니더라도 갑자기 저승사자라며 한복에 갓을 쓰고 온 백인 남자의 말을 믿어줄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세은이 좀처럼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자 주피터는 천천히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공중에 조선시대 양반들이나 봤을 법한 새끼로 엮은 두꺼운 명부가 나타났다. 주피터는 명부에 손을 대지도 않은 채 손가락만으로 회전시키며 능력을 과시했다.

 

 “아저씨, 아니, 주피터씨 마술사에요?”

 

 주피터의 능력에 세은은 저승사자가 아닌 마술사로 화답했다. 확실히 자신의 능력을 뽐내는 주피터의 모습은 저승사자라기보다는 이성의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마술사로 보였다. 저승사자로서 자존심에 금이 간 주피터는 명부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명부에서 이제 곧 죽는 사람을 발견한 주피터는 세은의 손을 잡더니 화장실에서 사라져버렸다. 잠시 후 아파트 옥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주피터와 세은은 옥상 난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 자살하려는 사람의 뒷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세은은 공포와 두려움에 제대로 서있지도 못했다.

 

 “저 남자 이제 죽을 거에요. 잘 봐요.”

 

 주피터가 말을 꺼내자마자 난간에 위태롭게 서 있던 남자는 모습을 감췄다. 잠시 후 들리는 둔탁한 충격음이 주피터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걸 알려줬다. 스스로 삶을 끝내려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세은은 두려움에 일어서지도 못했다. 역시 주피터는 저승사자가 맞았다. 그것도 악취미를 가진 저승사자였다. 세은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아진 주피터는 일부러 사람들이 죽어가는, 혹은 죽게 되는 장소만 골라 다니며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다. 장소가 바뀌어가면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봐야했던 세은은 좀처럼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세은에게 충분히 존재감을 어필했다고 생각한 주피터는 다시 여자화장실로 돌아갔다. 학교에 있는 여자화장실은 세은에게 아주 익숙한 장소였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세은은 이곳에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진짜 내가 죽은 거야????’

 

 주피터와 함께 공간이동하며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 세은은 더 이상 주피터의 정체에 대해 의심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야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세은은 너무 건강하고, 학교는 너무 안전했다. 몇 번을 생각해도 학교에서 갑자기 죽어야하는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던 세은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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