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판타지/SF
신이 없는 세계
작가 : null
작품등록일 : 2017.11.29

100년 전, 한 신이 사라졌다.
그리고 6년 전, 신을 찾는 자들과의 전쟁이 벌어졌다.
신을 찾는 이들, 신들을 원망하는 이들, 신을 이용하고자 하는 이들이 격돌하는 전장, 그 사이에 한 소년이 있었다.

 
군대와 짐승 1
작성일 : 17-12-05 14:09     조회 : 266     추천 : 1     분량 : 750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섯의 신(神), 그리고 그 신이 각자 하나씩 머무는, 신의 이름을 딴 다섯 개의 대륙.

  100년 전까진 그것이 세계였다.

  100년 전, 한 여신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러하였다.

 

 

  신기(神紀) 1836년.

  스키드 시.

  신의 이름 딴 대륙, 보덴 대륙의 남쪽 끝에 위치한 항구도시이며, 대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바란 제국의 최대 무역항이었던 도시이다.

  6년 전, 사피엔 대륙의 위즈 왕국이 바다를 건너 침략하여 이곳을 점령하기 전까진 그러했다.

  그리고 현재, 한때 상인들과 뱃사람, 전세계의 상품들로 가득 찼던 도시는 위즈군과 군함, 무기와 군마가 가득 찬 도시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도시의 북쪽, 한때 바란 제국 남방방면군 사령부로 쓰였지만 지금은 위즈왕국 북벌대의 사령부가 위치한 건물의 5층 사령관 실, 가운데에 놓인 테이블을 둘러싼 사람들 사이로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뭐라고?!!!”

  콰앙!!

  온갖 훈장과 휘장이 달린 푸른 제복을 탄탄한 체격의 몸에 걸친 회색머리의 중년 남자가 테이블을 내리쳐며 외쳤다.

  “레, 레이날드 사령관! 진정해 주십시오!!”

  레이날드라고 불린 남자의 부하로 보이는 장교들이 황급히 손을 저으며 레이놀드를 진정시키려 했다.

  “.......상세 보고는?”

  레이날드는 머리에 핏대를 세우고 씩씩대면서도, 이를 악물어 노성을 참으며 말했다.

  “.......현재 홀스키아 북부 주둔군은 괴멸입니다. 전사자는 2만, 포로 3만에, 낙오병이 7000여, 간신히 퇴각한 병력 중 부상자가 2만 7000명에 육박합니다. 그리고 무기와 식량같은 보급품은....... 아군이 퇴각하며 불태운 것을 제외하면 전부.......”

  “제기랄!! 에드워드 그 멍청한 새X는 10만이나 데리고 도대체 뭘 한거야!!!”

  결국 참지 못한 레이날드 사령관. 그의 분노에 테이블을 둘러싼 참모, 부관들이 식은 땀을 흘리며 더듬거렸다.

  “저, 그, 그게........ 생존해서 퇴각한 마틴 대령의 말에 따르면........ 독단적으로 야간 기습을 직접 이끌다가 바란 군 기사에게 암살당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야습이 실패한 이후, 곧바로 바란군이 주둔지에 대해 대대적인 공격을 가했답니다!!”

  “암살?! 아니 야습을 주둔군 사령관이란 놈이 직접 나갔다고? 게다가 군대에 둘러싸여 있었으면서 암살당해? 이 쓰레기가!!! 폐하 덕에 주둔군 사령관까지 달았으면 주제를 알 것이지!”

  “저, 저, 그게! 생존자 증언에 따르면 암살자는 그 지그프리트....... ‘인간백정’이랍니다!!!”

  “그딴 건 중요하지 않아!!! 북부 주둔군이 몰살당했다면 이제 스키드와 저놈들 사이에 벽은 없단 말이다!!”

  콰앙!!

  불쌍한 테이블은 조만간 레이놀드의 손에 의해 부서질 운명을 예감하듯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그 주위에 둘러선 레이놀드의 참모와 부관들은 사색이 된채 마른 침을 삼키며 레이널드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한편, 잠시 씩씩대며 숨을 고른 레이널드가 다시 최대한 분노를 억누른 채로 입을 열었다.

  “그래서, 그게 어제라면, 그 후 바란군의 동향은?”

  “현재 천천히 남하 중입니다. 이 속도를 유지해서 계속 나아간다면 아마도 이주 후엔 스키드시에.......”

  “........”

  “저, 사령관. 별동대를 구성해서 놈들의 뒤로 이동시키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병참선을 끊고 놈들에게 압박감을.......”

  한 참모가 의견을 제시했으나 레이날드는 굳은 얼굴로 그 의견을 기각했다.

  “6년간 파르지팔 놈과 싸워왔다. 그 놈은 바보가 아냐.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보급임을 누구보다 명확히 아는 놈이니 병참선을 더욱 철저히 지키겠지.”

  “하지만........”

  “애초에 그 자식이 이끄는 군단의 기동력을 생각하면 이주일이 아니라 일주일 안에 스키드에 닿고도 남을 거다. 놈이 저렇게 천천히 진군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병참선을 철저히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번엔 다른 참모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주둔지의 병력을 옮기면 이번엔 그쪽이 비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다른 방면의 바란군이 들어오거나, 파르지팔이 이끄는 바란 중앙군의 별동대가 치고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나도 알아. 하지만 어쩌겠나. 본국에선 증원을 놓고 반발하는 놈들 때문에 폐하께서도......”

  그때, 한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레이날드 사령관의 말에 끼어들었다.

  “추가 병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레이날드 사령관.”

  그리고 그 방에 있는 모든 이의 시선이 목소리가 들려온 방의 한 구석으로 쏠렸다.

  마찬가지로 시선을 옮긴 레이날드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카인 대주교. 이건 군인들의 일이요. 당신은 그저 폐하가 보낸 형식상의 고문.......”

  “형식상이든 뭐든 고문은 고문이지요. 그렇다면 의견 제시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그곳엔 연녹색 실로 올리브 나무를 수놓은 금빛 망토를 두르고, 안에는 붉은 예복을 정갈하게 입고 있는 금발의 남자가 벽에 등을 기대며 서 있었다.

  한눈에 봐도 높은 신분의 사람임을 알 수 있는 그 남자는 온화하고 부드러운 인상의 얼굴과 따뜻한 느낌을 주는 금빛 눈동자, 그리고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당신이 할 말이면 그다지 기대가 되진 않는 군.”

  레이날드는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테이블에 손을 짚고 있던 몸을 일으켜 그쪽을 돌아보았다.

  “자....... 너무 그러지 마시지요.”

  카인 대주교는 씨익 웃고는 금빛 망토를 펄럭이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왔다. 그리고 레이날드를 마주본 카인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마수병’을 사용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거절하겠소.”

  “.......너무 단호하시군요. 이유라도 말씀해 주시지요.”

  단칼에 자신의 제안이 거절당했음에도 카인은 그 웃음을 지우지 않고 있었다.

  “당신의 ‘마수병’은....... 확실히 강력하고 효율적인 ‘무기’지. 하지만 그건 재앙이기도 하오.”

  “........”

  “아군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걸 완벽히 통제하지도 못하고, 그것들이 풀려진 땅은 주민도, 병사도 살지 못하는 마경이 되어버리지! 지금 당장 창밖을 보시오! 그리고 당신, 그리고 당신의 마수병이 해놓은 짓을 보란 말이오!!”

  레이날드는 화를 내며 창 밖을 가르켰다.

  정확히는 그 창밖 너머 보이는 도시 중앙의 언덕을 가르켰다.

  “........”

  건물들과 도로가 빽빽이 차 있는 도시이건만, 유독 그 부분만 이질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무언가로 인해 시커멓게 물든 대지 위로 무너진 건물들의 잔해가 어지러이 쌓여있는 광경. 그것이 도시 중앙 반경 300m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있는 언덕 위엔 수십미터 길이로 보이는 뱀의 머리뼈와 척추뼈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레이날드 사령관........”

  카인 대주교는 그 일갈에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으며 마치 레이날드를 타이르듯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이 정도는 이 길에 놓인 시련이자 시험일 뿐 입니다. 우리의 길은 신께서 손짓하는 곳으로 나아가는 길. 사피엔께서 이 땅을 위즈에게 약속하시고 선물하시기 위해 이곳에 머무시고........”

  “그놈의 사피엔!!!!”

  콰앙!!!

  다시한번 테이블이 요동친다. 그리고, 이번에야 말로 대주교의 안색이 변했다.

  “그놈? 사피엔.......? 지금 뭐라고 하셨소이까?”

  “100년 전에 대륙을 버리고 사라지신 신이요!! 당신이 뭘 안다고 그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가!!! 나는 이미 오래전 인간을 떠난 신보다 폐하, 위즈, 백성, 그리고 내 병사들이 더 중요하단 말이요!!!”

  레이날드는 눈을 부릅뜨고 카인을 노려보며 지긋지긋하다는 듯 외쳤다.

  그리고 카인은 한 술 더 떠 입에 거품을 물며 소리쳐댔다.

 

  “떠나지 않았다!!!!! 신은 이곳!! 보덴 신의 대륙에 계신단 말이다!!!!!”

 

  조금 전까지의 온화함과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인물과 동일인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흉포한 노성이 쩌렁쩌렁 울려퍼진다.

  “이 불경한 자가!!!!!!! 네놈이!!! 네놈이 감히 우주의 지혜를 모독하느냐!!! 한낱 군인 따위가!!! 신의 뜻을 나보다 더 이해한다는 것이냐!!!! 감히! 감히 이 나라의 백성이면서 사피엔님 앞에 다른 무언가를 앞에 둔단 말이냐!!!!”

  그러나 레이날드는 그런 변모가 전혀 놀랍지도, 무섭지도 않다는 듯 목청껏 마주 외친다.

  “이 미치광이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허황된 소리를 하느냐!! 사피엔님이 네놈이 저지르는 짓을 인간에게 행하라고 가르친 적은, 성서 그 어디를 뒤져봐도 없었다!!!!!”

  “서, 성서?! 네놈 같은 불신자가 성서를 감히 논하느냐!!! 이, 이 찢어죽일!! 네놈이 신을 모욕하고 위즈 땅에서, 사피엔 대륙에서 살아갈 수 있을 줄 아느냐!! 당장 다음 종단 회의에서 네놈을 파문시키고.......!!”

  “오냐 해보거라!! 그전에 내가 네놈을 죽여버리겠다!!”

  그렇게 외치고 레이날드는 허리춤에 찬 칼에 손을 가져다 댔다.

  “사, 사령관!!! 진정해 주십시오!!!”

  “아무리 그래도 폐하의 스승이고, 감찰관입니다!!!”

  참모들과 부관이 사색이 되어 레이날드에게 달려가 그를 붙잡았다.

  “놔라!! 이 개자식!! 당장 죽여버리는 것이 우리 군에 더 도움이.......!”

  카인은 식은 땀을 흘리는 참모들과 부관, 그리고 방방 날뛰는 레이날드의 모습을 잠시 씩씩대며 바라보았다.

  그리고 분을 삭히려는 듯 고개를 들어 눈을 감고는 숨을 몰아내쉬더니,

  “큭, 크하하하하........ 아하하하!!!”

  별안간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

  그러나, 미친 것 같은 그 모습에도 거기 있는 모든 이들은 별로 놀란 기색은 아니었다. 그저 질린 표정으로 이 젊은 대주교를 바라볼 뿐이었다.

  “아아....... 미안하게 되었소이다. 레이날드 사령관. 이 내가 조금 흥분한 모양이요. 사피엔님께서도 ‘강요는 뜻을 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하셨는데. 하하하.......”

  “........”

  잠시 너털웃음을 터트리던 카인은 다시 레이날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아까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시오. 지금 저 이단들을 가만히 내버려두면, 재진격은 고사하고 우리 군의 최중요 거점인 스키드까지 위험하오.”

  “........”

  레이날드는 아무말 하지 않고 카인을 노려보며 칼에서 손을 떼었다. 그 행동에 부하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레이날드로부터 떨어졌다.

  “그렇게 되면 사령관이 패장이 되어버리는 것은 물론이요, 이곳에 주둔중인 30만 병사들의 목숨도 위험하외다.”

  “그건 잘 알고 있소.”

  레이날드는 여전히 으르렁 대고 있지만 조금 진정시킨 목소리로 낮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렇다면, 일단 토이거 숲에 마수병을 풀어놓읍시다. 어차피 토이거 숲 한복판은 보급로로서도, 주둔지로서도 써먹기 어려운 땅 아닙니까? 어차피 ‘마수병’이 아니라, 야생의 마수들도 드글거리던 땅이고요.”

  “........”

  “약속 하지요. 이 사피엔님의 불초제자 카인, 부족한 몸이지만 이번엔 최선을 다해 마수들을 통제하겠나이다. 아군 병사들에겐 어떠한 피해도 가지 않게 할 것이요.”

  “........”

  “우리들의 최종목적은........ 뭐 사소한 차이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그 과정은 완전히 일치합니다. 그러니 협력을........”

  카인의 말을 잠자코 듣던 레이날드가 무겁게 입을 떼었다.

  “.......만약, 마수로 인해 아군 피해가 발생한다면, 약속하지. 당신은 그날로 죽는 거요. 바로 내 손에. 아시겠소?”

  레이날드의 엄포에도 카인은 그 웃음을 잃지 않고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새겨 듣지요. 그럼, 저는 바로 준비에 들어가겠습니다.”

 

 ---------------------------------------------------------------------------

 

  보덴 제국의 남단, 인간의 풍요를 상징하는 스키드시와 드넓고 비옥한 농토, 그리고 신이 창조한 자연의 위대함을 상징하는 토이거 숲이 공존하는 땅 홀스키아.

 그 토이거 숲의 남단, 말을 탄 바란 군 기병 15기가 아침공기를 헤치며 천천히 말을 달리고 있었다.

  “.......아무 이상없군,”

  가장 앞에 서있던 기병 장교 한명이 말 위에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럼 돌아가시죠 소대장!”

  “아침도 안 먹고 새벽부터 정찰이라니, 죽을 것 같습니다!”

  “원래 계획보다 너무 멀리 나오신거 아닙니까?”

  그의 뒤에서 병사들이 투덜거리고, 소대장은 얼굴을 찌푸리며 부하들을 돌아보았다.

  “젠장. 사령관께서 직접 교시를 내리셨단 말이다. 얼마전에 대패를 당했으니 놈들이 우릴 막으러 나올지도 모른다고.

  “쫄아서 안 나오는 거 아닙니까?”

  “젠장.”

  소대장은 투덜거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늘도 허탕이다! 돌아간다!!”

  “넵!!!”

  부하들의 힘찬 대답을 듣고 소대장은 말머리를 돌려 본진쪽으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대장은 이제 돌아가는 길이라 긴장이 조금 풀리기라도 한 것인지, 말의 옆구리를 차 속도를 조금 내었고 뒤의 부하들 역시 거기에 속도를 맞추었다.

  “하아....... 소대장님! 우리가 대충 말로 3시간 거리 달리지 않았습니까?”

  “배고파 죽겠습니다!”

  “그래서 속도 올리잖냐! 닥치고 따라.......”

  그때였다.

  콰앙!!!!

  히히히힝!!!!!

  “?!!”

  갑자기 뒤에서 들린 말의 비명에 소대장이 황급히 말 고삐를 당겨 멈추었다.

  “뭐냐? 무슨........?”

  뒤를 돌아본 소대장은 이변을 느끼고 눈을 크게 떴다.

 

  정찰 소대의 총원은 소대장을 포함해 15명, 그러나 지금 소대장의 눈에 보이는 것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말을 멈춘 부하 13명 뿐이었다.

  그리고, 바닥에 흩뿌려져있는 피, 그리고 허리가 꺾여 즉사한 말 한 마리였다.

  그 말의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카, 카를?!”

  “어디갔어?!!”

  그때, 소대장의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서, 설마?!! 제기랄!!! 총을 들어라!!!!”

  “네, 넵!!!”

  명령을 받은 병사들이 황급히 등에 짊어진 휠락 머스킷을 벗어 드는 순간, 다시 굉음이 울렸다.

  콰직!!!

  그리고, 이번엔 소대장도, 그리고 다른 병사들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크르르르.......”

  맨 뒤에 있던 병사 하나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말과 함께 으스러지는 광경, 그리고 그 불운한 병사를 깔아뭉개는 붉은 털의 ‘짐승’이 그곳에 있었다.

  “아, 이럴....... 수가!!”

  검붉은 털가죽, 2m가 넘어보이는 몸.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가늘어 보이는 상반신과 대조적으로 두꺼운 근육에 뒤덮여 있는 다리, 그리고 그 끝에 날카로운 낫과 같은 발톱이 달린 발이 조금 전까지 병사였던 고깃덩어리를 으깨고 있었다.

  역시 ‘상대적으로’ 가늘어보이지만 기괴할 정도로 길쭉한 팔과 거기 달린 큼직한 손과 날카로운 갈고리 손톱은 말의 머리뼈를 부수고 있었다.

  “크워어어어어어!!!!!!!!!!”

  그리고 그 몸통의 맨 위에 달린 산양같은 뿔과 붉게 충혈 된 눈이 달린 머리, 거기에서 길게 뻗은 개과 짐승을 떠올리게 하는 긴 주둥이에서 포효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병사들은 똑똑히 보았다.

  포효를 내지르는 주둥이 사이로 보이는 송곳같은 이빨 사이에 바란 군의 갈색 군복 조각과, 살점과 피가 뚝뚝 떨어져 내리는 것을.

  “마........”

  누군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병사들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절규하기 시작했다.

 

  “마수병이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공모전 조건은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 (1) 2017 / 12 / 22 489 1 -
16 지그프리트 1 2017 / 12 / 27 295 0 9009   
15 창과 검 6 2017 / 12 / 22 260 1 4013   
14 창과 검 5 2017 / 12 / 22 257 1 4820   
13 창과 검 4 2017 / 12 / 22 255 1 5771   
12 창과 검 3 2017 / 12 / 22 256 1 7145   
11 창과 검 2 2017 / 12 / 22 271 1 5917   
10 창과 검 1 2017 / 12 / 22 260 1 4659   
9 군대와 짐승 6 2017 / 12 / 15 267 1 7328   
8 군대와 짐승 5 2017 / 12 / 15 264 1 6872   
7 군대와 짐승 4 2017 / 12 / 12 253 1 5002   
6 군대와 짐승 3 2017 / 12 / 12 264 1 4044   
5 군대와 짐승 2 2017 / 12 / 10 240 1 5759   
4 군대와 짐승 1 2017 / 12 / 5 267 1 7501   
3 개망나니 귀족 3 2017 / 11 / 30 267 1 6928   
2 개망나니 귀족 2 2017 / 11 / 29 282 1 6375   
1 개망나니 귀족 1 (2) 2017 / 11 / 29 445 2 568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배니셔
null
피해망상 로맨스
null
밤의 왕을 죽여
null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