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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오! 나의 결혼
작가 : channi
작품등록일 : 2017.11.27

장장 10년의 연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연수와 호현. 결혼 3년 차, 꺼지지 않는 잔잔한 불꽃처럼 사랑했던 두 사람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점점 호현은 연수에게서 멀어져가고, 결국 그의 입에선 이혼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연수는 절대 이혼할 수 없었다. 아직 그를 많이 사랑하기에. 그런 그녀는 우연히 '졸혼'에 대해 알게 되고. 이혼을 말하는 호현에게, 당당히 졸혼을 선언한다. 이 결혼, 과연 어떻게 되는 걸까? 결혼, 나아가 진짜 사랑에 대해 깨달아가는 이야기. 기대해주세요!:)

 
3. 둘 중 하나의 사랑이 사라진다면
작성일 : 17-12-05 12:28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5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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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혼 선언 한 달 전

 

 연수는 나경이와의 만남 이후, 집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노트북을 켰다. 애용하는 초록 검색창에 두 글자를 쳐보았다. ‘졸혼’.

 

 [졸혼] : '결혼을 졸업한다'라는 뜻으로 이혼과는 다른 개념이다. 혼인 관계는 유지하지만, 부부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념

 

 “결혼을.. 졸업해?”

 

 결혼이 학교도 아니고, ‘졸업’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게 참 이상하지만. 일단 이혼과는 다르고,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연수에게 가장 크게 다가왔다. 사실 별거와 별다른 바 없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연수에겐 졸혼이 이혼보다는 나았다. 훨씬, 아주 많이. 호현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연수는 졸혼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연수는 졸혼을 결심했다.

 

 

 #졸혼 선언, 그다음 날.

 

 

 연수는 살며시 눈을 떴다. 어느새 아침이 다가왔다. 어젯밤, 연수는 쏟아지는 비를 다 맞으며 집에 돌아와 그대로 쓰러졌다. 쓰러져 잠들었다고 하는 게 아마 가장 정확한 표현일 테지만. 목이 칼칼해짐을 느낀다. 콜록, 아니나 다를까. 감기에 걸려버렸다.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질렀고, 그에 대한 대가로 결국 이런 몸 상태를 얻었음에 기분이 언짢아졌다.

 

 ‘어제 조금은 신에게 고마워했는데, 역시나 신은 내 편이 아니었네.’

 

 하지만 하나도 기쁘지 않은 지금, 차라리 몸이라도 아픈 게 자신에게 어울린다 여겼다.

 

 “우울할 거면 엄청 우울해지자. 힘들 거면 아예 엄청 힘들어 버리자. 아자, 이연수! 콜록.”

 

 잠시 기침을 내뱉다 문득, 연수의 머릿속에 호현이 스쳤다. 설마 그가 집을 나가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에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마.”

 

 그대로 방을 뛰쳐나갔다. 닫혀있는 그의 방문. 앞에 가서 가만히 섰다.

 

 “호현아.”

 “..”

 “자?”

 

 문고리를 잡았다. 이 문고리를 잡아당겼을 때 텅 빈 그의 방이 보일까 두려웠다.

 

 ‘제발, 그런 짓만은 하지 말아줘.’

 

 덜컥- 결국, 연수는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후”

 

 빼곡히 채워져 있는 그의 짐들. 가지런히 정리된 옷들과 액세서리 함도 보였다.

 

 “아직, 기회는 있어.”

 

 아직 그가 집을 떠나지 않았다는 것. 그건 연수 자신에게 아직 기회가 있다는 증거로 다가왔다. 적어도 연수가 아는 호현이라면 분명했다. 이 신호는.

 

 “좋아, 가보자. 이연수.”

 

 연수는 지금까지 그저 가만히 기다렸다. 권태로움은 그저 가만히 있는 게 좋다는 인터넷 상담가의 말을 듣곤 가만히 있었다. 정말 가만히. 그가 다시 자기를 봐주기를 기다리면서. 당연히 다시 자신에게 돌아올 거라 생각했다. 둘은 그동안 그래왔으니까. 십 년이 넘는 시간은 그들을 그저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라 그 이상의 관계로 만들어주었다고 믿었으니까.

 

 하지만, 호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연수는 그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이제 와 생각했다. 처음 느꼈을 때부터 그를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고. 내가 그저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결국 그는 내게서 도망치려 한다고.

 

 

 #호현의 작업실

 

 후-, 연수는 크게 한 번 심호흡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만든 도시락을 두 손 가득 들고 작업실 앞에 섰다.

 

 ‘이 정도쯤은 할 수 있잖아. 나 권호현 아내니까.’

 

 살짝 문고리를 잡았다. 옛날에는 자주 들렀던 곳인데, 입구까지 들어서기도 참 힘이 들었다. 집 작업실도 그렇고, 연수는 이제 호현과 관련된 곳에 다가서기가 너무 힘들었다. 사실은 장소가 문제가 아닌, 그에게 다가가기 어려워졌기 때문이겠지만.

 

 후- 하고 다시 한번 호흡을 가다듬었다. 벌컥, 문을 열었다.

 

 “어?”

 

 연수의 눈앞에는 낯익은 호현의 동료들이 보였다.

 

 “형수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오셨어요! 반가워요. 진짜”

 “근데 호현이는?”

 “아, 형 잠깐 나갔는데.”

 “그래요?”

 “엇, 근데 이거 뭐에요? 설마 도시락!?”

 “동료분들 몫까지 만들어왔어요. 오랜만에 뵙는데 제가 이 정돈 또 해야죠.”

 “우와~ 역시 형수님 짱! 안 그래도 점심 뭐 먹을까 고민했는데 대박.”

 “형은 아마 조금 있으면 들어 올 테니까 여기 조금만 앉아 계세요.”

 “아, 네.”

 

 세 명의 동료들은 테이블을 간단히 치우곤 도시락을 하나둘씩 펼쳤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동료들의 탄성. 이 탄성 소리가 호현의 소리였다면 더 좋았겠다고 연수는 생각했다.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오셨어요. 하도 안 오셔서 두 분 무슨 일 있는지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네?”

 “야, 넌 무슨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지!”

 “왜! 지금 이렇게 오셨으면 사이 되게 좋으신 건데! 안 그래?”

 “하하, 맞아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감동인걸요?”

 “헤헤.”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다행히도 동료들은 연수와 호현의 관계에 큰 의심을 품고 있지는 않아 보였다. 도시락을 다 펼치고, 숟가락 젓가락을 놓고 있을 때 작업실 문이 열렸다.

 

 점점 조금씩 보이는 호현, 그리고 한 여자. 현이는 여자를 보며 활짝 웃고 있었다. 저 웃음 속 담긴 눈빛. 연수는 호현의 그런 모습이 참 낯이 익었다. 자신에게만 보였던 미소. 자신에게만 보였던 눈빛. 다른 사람을 향해있는 호현의 눈과 입. 연수의 기분은 이상했다. 묘했다. 봐선 안 될 걸 본 것만 같은 그런 꺼림칙한 기분. 그런데 연수는 살짝 궁금해진다. 저 여자, 낯이 익었다.

 

 “형! 오셨어요?”

 “..”

 “형수님 오셨어요! 이렇게 도시락까지 싸셔서 말이죠. 부럽습니다. 진짜.”

 “아, 왔어?”

 

 연수가 바라본 그의 눈빛은 마치 이랬다. ‘싫어. 하지만 주변 시선이 있으니 적어도 대우는 해줄게.’

 “언니,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어? 담이?”

 

 낯익은 아이, 대학 후대 한담 이었다.

 

 “담이 너 여기서 일했어?”

 “네, 오빠가 말 안 해줬어요? 저 여기 다닌 지 한 이 년쯤 되고 있어요.”

 “..아, 그랬구나.”

 “뭐 특별한 일이라고 말을 해. 어차피 너랑 연수랑은 별로 친하지도 않았잖아.”

 “에이, 그래도.”

 “어쨌든, 이렇게 다시 보게 돼서 정말 반갑다.”

 “저도 정말 반가워요. 언니.”

 

 연수는 반가움의 표시로 한담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연수의 손을 살짝 잡으며 싱긋 웃었다.

 

 “형, 얼른 이거 드세요.”

 “나 밥 먹고 왔는데. 나가서 일 처리하고 배고파서 간단히 먹고 왔어.”

 “에이, 그래도 형수님이 싸 오셨는데.”

 “그래, 현아. 조금이라도 먹어.”

 “응, 먹을게.”

 

 말로는 먹겠다 하지만, 결국 호현은 한 젓가락도 들지 않았다. 모든 이들이 연수의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었다. 단 한 사람, 연수가 사랑하는 호현을 빼고.

 

 “형수님, 잘 먹었습니다!”

 “맛있었어요. 언니. 다음에도 또 해주세요.”

 “자, 그럼 우린 이만 잠시 빠져드릴게! 두 분 쑥스러워 말고 얘기 나누세요.”

 

 동료들이 모두 자리를 피해주었다. 시끌벅적했던 공간엔 한순간에 적막이 가득 찼다. 오로지 작은 숨소리만이 귀를 자극하는 지금. 연수는 애꿎은 손만 계속해서 만져댔다. 손이 멈춘 건, 호현의 목소리가 들려왔을 때였다.

 

 “앞으로는 이렇게 무작정 찾아오지 마.”

 “보고 싶어서 왔어.”

 “남들 보기 불편하지도 않아?”

 “그런 거 신경 썼으면, 이혼은 왜 하자고 했어?”

 “이혼은 차라리 당당히 말할 수라도 있지. 졸혼? 그 애매한 관계를 어떻게 사람들한테 설명해야 할까. 안 그래?”

 “현아, 나 처음으로 물어볼게.”

 “...”

 “왜 이러는 거야? 왜 나한테 화가 나서, 왜 나를 이렇게 밀치려고 하는 거야?”

 “연수야. 일하는 데까지 와서 이러지 마. 큰소리 내고 싶지 않아.”

 “나는 큰소리 안 내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이연수, 그만해. 더는 너 마음 아프게 하기 싫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네가 지금 이러는 게 날 더 마음 아프게 하는 거란 걸 몰라..?”

 

 멀리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발소리. 호현은 더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듯 문 쪽으로 발걸음으로 옮겼다.

 

 “여기 내 작업실이야. 그만하고 가.”

 “..”

 

 그는 문을 열어주었다. 호현은 그런 사람이었다. 언제나 마지막까지 잔인할 수는 없는 사람. 그렇기에 그는 연수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그의 손으로 직접. 하지만 그는 모를 것이다. 이런 행동이 연수의 마음을 더 지옥으로 만든다는 걸. 마지막까지 매몰차지 못한 그의 행동은 연수에게 한 줄기 희망이자, 그녀를 겨누고 있는 칼이었다.

 

 

 #연수 부모님 집

 

 “엄마, 전화했어?”

 

 호현과의 만남 이후 현실 도피를 하듯 연수는 집에 들어와 잠을 청했다. 얼마를 잤을까. 남아있는 부모님의 부재중 알림을 보자마자 연수는 엄마 아빠의 집으로 향했다. 입구에 들어가 신발을 벗으며 외치자, 엄마의 목소리가 저쪽 부엌에서 흘러나왔다.

 

 “그냥 전화하지, 왜 힘들게 집에 왔어!”

 “오랜만에 보고 싶어서 왔지~”

 “좋네, 우리 딸 와서.” “아빤?”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이 올라왔다고, 잠깐 나갔어. 안 그래도 저녁 차리고 있었는데, 잘됐다! 같이 먹자.”

 “응!”

 

 식탁 위엔 연수가 좋아하는 엄마표 된장찌개가 한 솥 끓어져 있었다.

 

 “으아, 내가 좋아하는 된장찌개! 너무 좋아.”

 “엄마가 또 너 생각나서 달달하게 끓였어. 근데 딱 왔네.”

 “나는 진짜 먹을 복이 있나 봐. 헤-”

 

 연수는 얼른 한 숟가락 떠, 입안에 집어넣었다. 행복해진다. 연수는 엄마가 마술을 부리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고작 찌개 한 수저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니. 엄마라는 존재는 연수에게 안성맞춤인 세상에 하나뿐인 마술사였다.

 

 “호현이는 주말인데, 오늘도 일하러 간 거야? 혼자서 밥 먹으러 오구.”

 “응. 요즘 현이가 매우 바빠. 잘나가는 음악 PD잖아.”

 “그래도, 너무 바쁜 것도 안 좋아. 서로 같이 시간도 많이 보내야지. 아직 결혼한 지 3년 밖에 안 됐는데.”

 “3년이라는 거 생각보다 긴 시간이잖아, 엄마.”

 “3년이면 신혼이지! 엄마 아빠는 그때도 신혼이었다, 야.”

 “하하, 참.”

 “왜? 현이랑 싸웠어?”

 “아니.. 그냥 뭐.”

 “연수야, 다들 그렇게 지내는 거야. 어떻게 하루하루 항상 좋을 수가 있겠어. 남편이란 건 가장 가까이 있는 친구야. 친구끼리 다툴 수도 있고, 감정이 싸울 수도 있고, 그러다 다시 화해하고. 다들 그러는 거지. 다 그렇게 살아.”

 “..엄마랑 아빠는 살다가 위기 같은 거 없었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어떻게 극복했어?”

 “간단해. 서로 사랑하니까.”

 

 엄마는 수줍다는 듯 살짝 미소 지었다. ‘사랑’, 사랑이라는 간단한 두 글자가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했다.

 

 ‘만약 서로 사랑하고 있는 두 사람 중 하나의 사랑이 식어버린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 둘의 관계는 그저 우르르 무너져 내리는 걸까? 나와 현이는 어떤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잠시 생각에 빠져 있을 때, 띠링- 하고 연수의 핸드폰이 울렸다. 한 통의 문자가 도착했다. 메시지 창 위쪽으로 한 줄의 내용이 보인다.

 

 

 [연진대학교 35회 졸업생 총동문회 안내]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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