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 1 – 철인 3 종 경기 대회

　드디어 기다리던 2017년 9월 27일 아침 6시 서울 잠실 나루터에 도착하였다.

　“축 한강 철인 3 종 경기 대회” 현수막이 걸려있고, 주최는 대한 3 종 경기 연합회로 서울시에서 후원한다고 현수막에 써있다.

　여러 3 종 경기 클럽에서 출전 선수 이름을 표시하고 응원하는 현수막도 많다.

　자전거를 포함한 각종 3 종 경기 용품 광고 현수막들로 휘황찬란하다. 앰블런스도 3 대가 대기하고 있다.

　건장한 남녀 선수들 100 여명이 집결하기 시작한다. 자전거 검차하고, 바꿈터 “A” 22번 자리 거치대에 용품과 함께 자전거를 거치한 후, 약 200m 떨어진 바꿈터 “B” 22 번 자리에 마라톤 운동화 등이 들어있는 가방을 가지런히 놓았다.

　수영 코스는 잠실 나루터에서 출발하여 한강 왕복 약 3 km 수영하는 장거리 코스이며, 연이은 자전거 달리기는 잠실나루터에서 김포까지의 반환점을 돌아 잠실 나루터로 돌아오는 120km 중거리 코스이고,

　마지막 달리기는 잠실 나루터 에서 미사리 반환점을 돌아 잠실 운동장 400m 트랙을 세 바퀴 도는 21.12km 하프 마라톤 코스이다.

　오늘 날씨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로 파란 하늘에 뭉개 구름이 떠 있고, 가을 바람이 살랑 살랑 불고 있어 3 종 경기하기에 아주 좋은 날이다.

　처음 경기에 참가하는 나에게 힘든 3 종 경기 대회지만, 한달 전에 코치와 함께 서울에 와서 3 일 간 훈련해본 경험이 있어, 큰 어려움 없이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문제는 입상할 수 있느냐?” 인데, 남녀가 같이 경기에 참여하는 관계로 입상할 수 있을지 여부는 한 가지가 아니라 철인 삼종 경기를 모두 잘 해야 할 뿐 아니라, 그 날 콘디션 조절을 잘 하고, 연이은 경기의 리듬을 잘 타야 하며, 다른 선수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 인지에 달려 있지 않을까 생각 된다.

　수영 코스에 가서 22 번 위치를 배정 받았다.

　한강에는 12 대의 모터 보트가 간격을 유지하여 있고, 많은 인명 구조원이 배치되어 있으며, 100 여 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하고자 각자 위치에서 준비 운동을 하고 있다.

　수영복위에 보온복을 입고, 22 번이 좌우측에 표시된 수영모를 쓴 후, 고글을 쓰니 준비가 완료되었다. 다른 선수들처럼 한강 물에 손을 넣어 차가운 물을 얼굴과 몸에 뿌린다.

　수영 반환 지점은 선수 20 여 명이 하나의 반환 점을 도는 것으로 5 개의 반환 점이 있으며, 그 반환 점에 모터 보트가 대기하고 있다.

　3 종 경기 대회 – 수영

　드디어 8시 정각에 총성이 울리며 수영 경기가 시작었다.

　한 그룹에 20여 명이 동시에 출발하여, 서로가 경쟁하며 자리 다툼을 하고 있어 서로 먼저 나가려고 한다.

　나는 수영 코치가 가르쳐 준 대로 약간 거리를 두고 선두 그룹 6 ~ 7 명의 후미에서 호흡을 조절하며, 반환 지점의 우측으로 수영해 나간다.

　20 여 분이 경과되면서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선두 그룹의 6 ~7 명 중에 2 ~ 3 명이 후미에 쳐지고 자연히 나는 선두 그룹이 되어 나가고 있다. 반환 지점이 가까이 보이고 선두에서 수영하는 선수 3 명이 반환 지점을 돌고 있다.

　나는 반환 지점을 돌아 한강 가운데로 나아가며 선두 그룹 3 명을 따라 평영으로 바꿔 수영한다.

　한강 가운데로 접어 들면서 다시 자유형으로 물살을 거슬리지 않고 약간 좌측으로 수영하며 선두를 추격하고 있으나, 선두 3 명은 수영으로 단련된 선수같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다.

　나는 나도 모르게 경쟁심이 발동하여, 잠실 나루터를 약 300 여 미터를 앞두고 힘차게 물살을 헤치며 수영하니 숨이 헉헉 막히기 시작한다. 그들과 약 2 미터 거리로 가까워 진다.

　강변에서 함성을 지르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코치님의 지시가 갑자기 생각나 다음 싸이클 경기를 대비하여 스피드를 조절하고 체력소모를 줄인다.

　한강 왕복 수영에서 우리 그룹이 두각을 나타내어, 나는 52.07분 수영 기록으로 우리 그룹에서 3 위를 하였으나, 전체 선수 가운데 10 위를 차지하며 수영을 마쳤다.

　삼종 경기 대회 – 싸이클

　나는 바꿈터 “A” 로 달려가 가방을 들고 탈의실과 샤워실로 가서 샤워후 싸이클 복으로 갈아 입고, 바꿈터에서 양말, 싸이클화, 핼멧, 고글과 장갑을 끼고 싸이클에 몸을 싫고 달리기 시작한다.

　10여 미터 앞에서 달리는 선두 그룹을 쫓아 페달을 밟으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오며 수영에서 지친 몸이 회복된다.

　나는 잠실 나루터에서 자전거를 달려 여의도에 가까이 오자, 나를 포함한 10여 명의 선두 그룹이 형성되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힘차게 페달을 밟아 나간다.

　출발 50 여 분 후, 선두 그룹은 5 명으로 줄고, 나와 5 명이 제 2 진으로 뒤를 쫓아가고 있다. 김포 반환 지점이 저 너머에 보인다. 잠시 후 반환 지점에 가까이 가니 선두 그룹이 반환 지점을 돌아 나오고 있다.

　제일 앞을 달리는 선수가 여유 있게 손을 흔든다. 핼멧과 고글을 쓰고 있어 누구인지 모르지만, 나도 손을 흔들어 준다.

　이제 싸이클 코스 중 1/2 인 60km를 왔다. 나는 나머지 60km를 호흡과 체력을 안배하며 달려야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갑자가 허기가 지며 젤 에너지 바가 생각나, 꺼내 먹고 음료수로 목을 축이며 달리기를 계속한다.

　김포 반환 지점을 돌아 여의도 한강 변에 가까이 오면서 나는 5 ~ 6 명의 선두 그룹에 합류하여 달리고 있으며, 이제야 큰 건물들과 한강변에 모여 있는 여러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강변에 모여 있는 군중들이 “파이팅, 파이팅” 연호하며 응원을 보내 준다. 나는 군중들에게 “V” 자로 손을 흔들고 환한 미소로 화답한다.

　여의도에서 보급소를 지나며 나는 바나나 와 음료수를 받아 마신다. 사람들이 모여 보급소에 있는 나의 모습을 핸드폰 카메라에 담는다. 나는 그들에게도 “V” 자로 손을 흔들고 환한 미소를 지어준다.

　나는 싸이클 마지막 17km 를 앞두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전력으로 질주한다. 다른 선수들도 모두 최고 속도로 질주하고 있어 서로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마침내 120km 의 싸이클 경기에서, 나는 소요시간 2시간 32분 15초를 기록하며 5 위로 경기를 마치고 바꿈터 “B”로 향한다.

　부모님, 이모, 동생과 코치님이 바꿈터 주변에서 나를 보고 힘내라 하면서 응원하여 주어, 나도 두 팔을 번쩍 들고 환하게 미소 짖는다.

　3 종 경기 대회 – 하프 마라톤

　나는 바꿈터 “B” 인근 탈의실로 달려가 런닝 화로 갈아 신고 마라톤 복으로 갈아 입는다. 마라톤 썬그라스를 한 손에 들고 마라톤 코스로 달려 가니 5 명의 선수가 앞서 달리고 있다. 나는 뒤돌아 보지 않고 선두 그룹을 바짝 쫓아 달려갔다.

　나는 마라톤이 내 주종목이니 미사리 반환 지점까지는 선두 그룹과 함께 달리고, 반환 지점을 돌면서 가속을 붙여 5km 를 전력 질주하라는 코치님의 지시를 생각하며 달린다. 어느덧 반환 지점에 도착한다.

　내가 스피드를 높이기 시작하니 다른 선수들도 같은 생각인지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이제는 마지막 체력과 지구력 싸움이구나 생각한다.

　나는 가속도를 붙이기 시작하며 남은 10km를 가속도 붙은 상태로 계속 달린다. 이제 선두 그룹은 4 명으로 압축되고, 나는 마지막 5 km 를 전력 질주하여 한 선수를 제치고 3 위로 달리고 있다. 마침내 잠실 운동장 트랙으로 들어 간다. 군중들이 손을 흔들며 환호하는 모습이 보이고 함성이 들린다.

　나는 이제 남은 1.2km 를 달리는 중에 2 명의 선수를 제치고 1 위를 해보자는 투지와 끈기로 트랙을 두 바퀴 돌며 전력 질주 한다. 그런데 2 위 선수와는 조금씩 줄어 1 미터 정도 거리로 좁혀져 조금만 더 힘을 내면 추월할 수 있겠으나, 1 위 선수는 여전히 3 미터 거리로 앞서가고 있다.

　드디어 마지막 세 바퀴를 돌며 나는 2 위 선수를 제치고, 1 위를 추월하기 위하여 마지막 젖 먹던 힘까지 내며 전력 질주하여, 마지막 200 미터 지점에서 2 미터 거리로 좁혀지고, 100 미터 지점에서는 1 미터 거리까지 쫓아 달려가 거리를 점점 좁혀 간다.

　그 선수와 내가 거의 동시에 결승 테이프를 끊은 것 같았다.

　그러나 기록계 판독 결과, 나의 기록은 1시간 8분 15초 05 이고, 1 위 우승자의 기록은 1시간 8분 15초 03 이어 간발의 차이로 나는 2 위가 되었다.

　3 종 경기 대회 – 우승

　나는 힘들고 긴 철인 3 종 경기를 4시간 32분 37초에 마치고, 1 위를 하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나는 당당히 경험이 많고 쟁쟁한 여자 선수들을 물리치고 여성 1 위를 하였고, 남녀 전체 2 위로 입상하였다.

　아빠 엄마가 서 있던 관중석을 힐끗 바라 보니, 우리가족과 코치님이 한 덩어리가 되어 서로 껴안고 기뻐하며 눈물을 흘리는 것이 보인다.

　나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미연아 너 드디어 해 냈구나 해 냈어” 하는 소리가 들리며, 감동이 되어 나도 모르게 한 줄기 감격의 눈물이 나의 뺨을 타고 흘러 내린다.

　경기를 다 마치고 우승석에 서 있으면서 미연이는 아직 힘이 넘쳐 나는 것 같다. .

　TV 및 신문 기자들이 우승자에 몰려들어 프랫시를 터트리고 인터뷰를 요청하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연이는 “V” 자 손짓으로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가족과 코치가 서 있는 자리를 향해 우승자의 기쁜 손을 흔들어 보인다.,

　기자들이 “어떻게 그렇게 여자로서 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도 미연이는 살포시 웃음지으며 “뭐 이정도 가지고 그러세요….아직도 더 달릴 수 있어요” 라고 담담히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기자들의 이어지는 질문 공세에, 미연이는 “제가 산골에서 어려서부터 맑은 공기를 마시며 들로 산으로 밤낮으로 매일 달리기를 하여 튼튼한 기본체력이 다져졌으며, 수영과 자전거는 3 개월 전부터 대회를 위해 훈련 했어요” 라며 미소 짖는다.

　카메라 프랫시가 연이어 터진다.

　기자들이 한 마디 더 하라는 성화에, “이 대회에 참가하여 앞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보라는 부모님의 권유에 참으로 감사 드리며, 3 종 경기 훈련을 맡아주신 김경철 코치님께도 감사 드립니다.” 미연이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그리고 어느덧 본부석으로 와 있는 부모님, 이모, 여동생 그리고 코치 쪽으로 손을 가볍게 흔들며 드디어 해냈다는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