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 – 철인 3종 경기 훈련

　그 다음 날 아침부터 자전거를 사서 학교 운동장에서 아빠가 뒤에서 잡아주고 밀어주며 페달을 밟아 앞으로 방향을 잡아 나가는 것을 배운다.

　오후에는 40 여 분 버스 타고 가서 시내에 있는 수영장에서 처음으로 예쁜 수영복을 입고 수영 강사로부터 기초부터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다.

　나는 강에서 아빠가 수영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익힌 솜씨라고 수영 강사님에게 말씀 드린다. 수영 강사님은 전에 무슨 운동을 했는지 몸을 매우 잘 단련시키고 관리를 잘 해왔다고 칭찬하시며, 기본 동작을 잘 배우면 수영을 잘하게 될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주신다.

　나는 앞으로 삼 개월 후에 열리는 철인 삼종경기에 나가 보라고 아버지가 권유하여 수영을 배운다고 말하였다. 수영 강사님은 “나도 여러 번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해 보았는데, 체력도 중요하지만 세가지 경기에 대한 실력이 어느 정도 되어야 입상할 수 있단다.” 하시며 은근히 걱정하는 눈치다.

　“너의 체력은 이만하면 충분하지만, 훈련 기간이 짧아 앞으로 훈련 강도를 높여 선수들과 같이 하루 3 ~ 4 시간씩 강한 훈련할 테니 따라올 수 있겠느냐?”고 물으신다.

　“네 강사님….할 수 있어요. 해보겠어요.” 강사님한테 배우니 재미 있어 힘이 더 나는 것 같다며 “수영뿐만 아니라 달리기 와 싸이클링도 가르쳐 달라”고 꾸뻑 절 한다.

　강사님이 “너 진짜 할 수 있어?” 하시며 내가 강사님 훈련 계획을 잘 따라 온다면, 강사님도 신이 나서 열심히 가르치시겠단다.

　“나중에 우승하고 유명해지면 나한테 감사하고, 너의 첫 번째 수영 선생님이라는 것을 잊지 말거라” 라고 호탕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나는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잘 가르쳐 주세요” 라고 대답한다.

　집에서는 사투리가 저절로 나오는데, 서울 강사님 만나니 학교에서 배운 표준말이 나오는 구나 생각하며 “호 호 호” 수줍은 듯 웃는다.

　3 개월 강 훈련

　자전거는 아빠가 뒤에서 균형을 잡아주며 밀어주어, 나는 방향을 잘 잡고 페달만 밟으면 달리는데 전혀 문제가 안되어 삼일 만에 혼자 쌩쌩 달릴 수 있을 정도가 되어 산과 들을 달릴 수 있었다. 나의 튼튼한 다리 근육으로 한 달 만 호흡을 조절하며 연습하면 선수처럼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들로 산으로 1 ~ 2 시간 동안 달리기 연습을 한다. 아침을 먹고 잠시 휴식한 후에, 자전거를 타고 1 시간여를 달려 수영장에 도착하여, 수영 강사님으로부터 자유형, 평영, 배영, 접영을 배운다.

　강사님은 특히 자유형에서 수시로 기본 동작을 상기시킨다.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며 스피드를 높이도록 강하게 훈련을 받는다.

　나는 수영이 끝나면, 체육관에서 근력운동을 하며 근육의 힘을 기른다.

　체육관에서 운동이 끝난 후, 돌아 오는 길에 다시 자전거를 타고 1 시간여를 달리어 집에 돌아 오면 온 몸이 파김치가 되어 피곤이 몰려온다. 너무 힘이 들어 운동을 괜히 다시 시작하였나 하고 후회되기도 하였으나, 집에서 허탈하게 노느니 운동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 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 어머니가 운동하는 사람은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고 아버지가 말씀 하시었다며 매일 고기나 생선이 나의 밥상에 올라와 맛있게 먹는다. 나는 “야호! 운동을 하니 특별 대접이구나” 하면서도, 아빠 엄마는 제대로 식사를 하시는지 은근히 걱정되기도 한다.

　달리기 1 ~ 2 시간, 1 시간의 싸이클링, 수영 3 ~ 4 시간, 근력운동 1 시간의 강한 훈련을 매일 매일 거듭하면서 3 종 경기 운동 실력과 더불어 체력이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2 개월 간의 훈련이 거의 마무리 될 즈음에 수영장에서 나의 기록 향상을 보고, 사람들이 모두들 놀라며 “이게 우얀 일인고? 참 대단한 가시나야” 하며 수근 수근 하는 소리가 나에게까지 들리곤 했다.

　수영 강사님도 나의 자유형 및 평영 스피드가 매일 매일 좋아지는 것을 체크하며 놀라와 하고, 앞으로 1 개월 동안 1 ~ 2 시간의 장거리 수영에서 조금 더 스피드를 높이고 지구력이 향상되도록 훈련을 진행하겠다 한다.

　앞으로 남은 1 개월 동안에는 수영과 더불어 달리기와 싸이클링도 지도 하시겠다 하여, 강사님과 함께 20km 달리기를 하며, 매 5km 마다 시간을 재보고 마지막 5km 에서 스피드를 올릴 수 있도록 달리기 훈련을 계속하라고 말씀하신다.

　120km 싸이클링도 10km 마다 시간을 재보며 처음과 마지막 구간에 스피드를 높이도록 훈련하라고 하신다. 이제 수영강사 일은 그만 두시고, 나의 3 종 경기 개인 코치 역할을 하신다.

　마지막 1 개월 훈련

　마지막 1 개월의 훈련 기간에는 실제 경기 순서대로 인근 강에서 수영 하고, 바꿈터에서 수영복 및 보온 복을 갈아 입은 후, 바로 60 ~ 100km 싸이클링을 한다.

　연이어 또 다른 바꿈터에서 마라톤 복과 런닝 화를 갈아 신고 20km 달리기를 실제 경기하는 것처럼 진행한다.

　코치께서 나의 3 종 경기 능력을 테스트 하시고, 앞으로 조금만 더 노력하여 스피드를 높이고 지구력을 향상시키면 입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해주신다.

　나는 체력과 정신력을 총 동원하여 훈련을 하며 “나는 할 수 있다. 보란 듯이 해내고 말 거야” 라고 마음 속으로 다짐한다.

　철인 3 종 경기 대회 보름 전쯤에 코치님이 서울에 같이 가서 예정된 경기 코스를 사전 답사하자고 하시어, 나는 서울에 올라와 잠실 경기장, 잠실 선착장 한강 수영 왕복 코스 및 잠실-김포 왕복 싸이클링 코스를 답사하고, 잠실-미사리 왕복 달리기 및 잠실-김포 왕복 싸이클링을 실전처럼 경험해 보았다.

　수영은 하지 못하고 배를 타고 왕복하고 물 온도 및 흐름과 세기를 점검하며, 코치께서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속도 및 힘을 조절하여 첫째 그룹에 위치를 잡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서울에서는 이모부께서 아빠 부탁을 받고 나의 3 종 경기 참가 신청을 이미 하셨다.

　이모부는 우리 조카가 예쁘기만 한 줄 알았는데, 3 종 경기 대회에 참가하는 철인인 줄 몰랐다고 하시고, 선수 전문 싸이클을 보여주시며 너의 이모가 선물하는 것이라 한다.

　이모도 열심히 해보라고 하시며 싸이클 옷, 핼멧, 고글 등 여러 가지 3 종 경기용품을 한 보따리 주신다. 이모부와 이모에게 감사 드린 후,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이번 경기에 꼭 입상해야 하겠구나 하는 마음의 부담을 느꼈다.

　다른 큰 도시로 이사 가 사는 나의 사촌 여동생이 찾아와 “와 이리 깜둥이가 됬노? 니 요즘 무슨 운동 한다면서…….대회에도 나간다는 소문이던데……...사실인교?” 라고 힐문하여, “그리됬다. 아우야! 니캉 일찍 얘기 하지 몬해 미안하데이“라고 대답한다.

　아버지가 앞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보라는 의미에서 대회에 나가라고 권유하여, 지난 3 개월간 연습하고 훈련 받느라 무척 바빴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한다.

　기영이는 아쉬운 표정을 하며 언니가 처음부터 나에게도 얘기해서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 다음에는 꼭 먼저 얘기해서 같이 하자고 투덜거린다.

　기영이가 “경기가 언젠교?” 물어 3 일 후에 서울에서 하는데 “니도 갈끼가?” 하니, 물론 언니 가는데 어데든 함께 간다고 한다.

　우리는 1 살 터울로 어려서부터 한 동네에서 같이 자라며, 쌍둥이처럼 옷도 똑 같이 입고 모든 것을 서로 따라 해왔다.

　경기 3 일 전에 운동복과 장비를 가지고 서울 이모 댁에 가서 융숭한 대접을 받고, 다음 날 예비 소집에 참석하였다.

　나는 경기 등번호 22 번을 포함 각종 지정용품을 받고, 바꿈터를 확인하며 자전거 예비 검차한다.

　약 100 여명이 모여 있으며 젊은 20 – 30 대 남성이 대부분이고, 40 – 50 대도 여러 명 있다. 외국인 남녀도 5 명이나 참가한다. 여성은 약 20 여명의 20 ~ 30대로 전문 선수인 것같이 보여 내가 최 연소인 것 같아 주눅이 든다.

　기영이도 이모 댁에 나와 함께 자고, 다음날 예비 소집에 모인 젊은 선수들을 보고는 꼴찌만 하지 마라고 놀린다.

　강사님도 예비 모임에 함께 참석하여, 주의 사항을 적어 나에게 주면서 경기 규칙을 지켜야 실격 당하지 않는다고 당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