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로 도전
어느 날 아버지가 어머니와 함께 나란히 마루에 앉아 그녀를 부른다.
“미연아!” 아버지가 근심스러운 얼굴로 넌지시 부르시며 “요즈음 학교 졸업 후, 네가 무료하여 조금 이상해진 것 같은데…….” 잠시 망설이다 얘기를 이어가신다. 아빠도 젊었을 때에 축구 선수 하다가 다리를 다쳐 울면서 중도에 포기하였다고 하신다.
아빠는 서울에서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축구 선수로 활동하여 각종 경기대회에서 득점을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던 주축 선수였으나, 대학 축구 선수 시절에 경기 중 다리에 골절을 입었다. 수술 후 1여 년 동안 재활 훈련을 받고 회복되어 축구부에 복귀하였으나, 예전처럼 잘 하지 못하게 되고 후보 선수로 2 년 지내며 학교를 졸업하게 되어 결국에는 축구를 포기하였다.
아빠는 서울 동대문 운동장 인근에서 스포츠 용품점을 10 여 년간 운영하다가 스포츠 용품 제조업에 투자하였다. 무리한 투자로 스포츠 용품 제조업이 부도가 나서 몸과 마음이 피폐된 생활을 오래 하다가 시골로 휴양 차 오시어, 어머니를 만나 늦은 나이에 결혼하고 나를 낳아 시골에 정착하였다 하신다.
그리고 “너는 이제 부상 후 재활 훈련도 끝나가는 것 같고, 아빠 체질을 많이 닮아 키도 크고 들로 산으로 뛰어 다니길 좋아하고 체력도 강하니 운동을 다시 해보면 좋지 않을까?” 하고 어머니와 상의 하였다고 말씀하신다. “아침 신문을 보니 철인 삼종 경기대회가 열린다는데 한번 나가보지 안켔노?” 라고 물으신다. 나는 “어떤 경기인데 내가 나갈 수 있노? “ 반문하였다.
아버지는 내가 초등학교 5 학년부터 중학교 3 년, 고등학교 3 학년 시절까지 8 년 동안 육상선수로 활동하여 시도 대항 육상 대회 와 전국 육상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도 있으며, 고 3 때는 100m 단거리 한국 신기록에 가까이 가지 않았느냐?,
나 같이 몸이 튼튼하고 달리기를 잘 하면 대회에 나가서 우승도 할 수 있다고 하시고, 이제 부상에서 회복 되었고 체력과 지구력도 좋아졌으니, 제대로 배우기 시작하면 단기간 내에 수영도 잘 하게 되고, 자전거도 빨리 달릴 수 있을 거라며 경기에 참가해 보지 않겠느냐고 권유하신다. 나는 “오매! 나는 자전거도 몬 타고 수영도 몬 하는데…….” 하며 주저한다.
아빠가 다시 말씀하기를 나는 체력이 좋고 단순해서 집중력이 있으며, 지구력이 좋아 전문 강사에게 체계적으로 기본 동작부터 배우면 금방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3 개월여 동안 훈련하여 준비할 수 있고, 아빠가 도와 주겠다고 하신다. 그리고 우승하고 안 하고를 떠나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고, 이 대회를 참가하기로 마음 먹고 훈련을 받다 보면, 이 산골을 떠나 네가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길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신다.
내가 아직 어리니 무엇이 던지 시도해 보면 시도하는 만큼 나에게 여러 가지 세상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되고, 기회가 있을 때 최선을 다 하면 반드시 열매가 맺힌다고 하신다. 또한 아무 시도도 하지 못하는 자에게는 아무 문도 열리지 않으며 보상도 없다고 하시며, 잘 생각해 보고 조속히 결정하라고 한다. 아버지는 주말까지 나의 대답을 기다리겠다 한다.
나는 초등학교 3 학년 때 큰 도시에서 배구선수 생활을 했던 체육 선생님이 부임하여 배구 팀에서 연습하고, 시도 대항 초등학교 팀으로 출전하여 우승도 하였으나, 체육선생님이 서울로 전근 가시어 배구 팀이 해체되었다. 초등학교 5 학년 때, 서울에서 육상 선수로 활약하고 전국 체전에서 단거리 100m 우승 경력을 가진 체육 선생님이 부임하였다. 배구 팀에서 운동하던 내가 육상선수로 2 년여 훈련을 받아 시도 대항에 출전하여 우승하며 어린이 꿈나무 육상 선수로 선발되었다.
육상 선수 특기 장학생으로 중학교에 진학하여 3 년간 시도 대항 육상 경기에 출전하여 100m 단거리, 200/400m 중거리, 계주에서 우승하여 학교 와 시, 도의 명예를 높였다. 육상 특기 장학생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육상 훈련을 계속 받고, 3 학년 초에는 시도 육상 경기 대회 및 전국 육상 경기 대회에 나가 100 m 단거리에서 11.45초로 은메달을 획득하여,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을 받기 시작하였다.
나는 진천 선수촌에서 올림픽을 꿈꾸며 강한 훈련을 계속하던 중에 발목에 이상이 생겼다. 스포츠 전담 의사와 상담하니 발목 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 결과가 나와 수술을 받고, 1 년여의 재활 훈련 및 회복 기간을 가지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어 육상을 계속하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키가 179cm, 몸무게 68kg으로 고등학교 시절 무려 12cm 나 자라고 몸도 좋아져 아주 튼튼하고 건강한 몸을 가졌다. 그러나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계속 달리기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에 농사일은 하기 싫고, 별로 할 일 없이 어릴 때부터 하던 운동을 회상하며 허탈한 마음으로 무료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가 “이곳 산골 생활이 아닌 다른 세상에서 너의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지 안 켓노?” 라고 하는 말에 마음이 끌리고 흥분되어 하루가 지나지 않아, “한번 해 볼란다…….정말 재미 있겠지예….” 라고 바로 대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