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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이 나이에 재입대라니!!
작가 : 진사림
작품등록일 : 2017.11.7

2017년 5월!
대한민국의 한남 대교에서 갑자기 악마가 튀어나왔다!!
대한민국은 악마와 싸우기 위해 예비군마저 징병해버리고...
제대년수까지 무제한으로 만들어버렸다!

제대를 하려면 두 가지 뿐.
죽든가, 전쟁이 끝나든가!

 
2화 : 아, 사고쳤다..
작성일 : 17-12-05 11:17     조회 : 330     추천 : 0     분량 : 6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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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

 

 

 

 세찬은 생활관으로 갔다.

 분대원들은 생활관 내에서 체력 단련 중이었다.

 세찬이 말했다.

 

 “얘들아. 연대장님께서 540고지로 정찰 나가라신다.”

 “잚슴다?”

 

 모두들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중 용진이 나가게 되어 병 최고참이 된 강시현 병장은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을 지었다.

 

 “아, 어떻게 안 됩니까.”

 

 세찬이 말했다.

 

 “나도 엿 같아……. 근데 이거 아니면 작업이야. 그냥 바람 쐴 겸 나갔다 오자. 까라면 까야지.”

 “으으…….”

 

 시현도 어쩔 수 없는 듯 바로 수긍했다. 그는 손뼉을 치며 분대원들의 분위기를 환기했다.

 

 “자자, 다들 정찰 나갈 준비 해라. 이 하사님? 단독군장입니까?”

 “540고지로 차 타고 정찰 나가는데 단독군장이지. 그럼, 완전군장 메고 산 탈래?”

 

 세찬은 뭘 당연할 걸 묻냐는 듯 대답했다.

 그 순간,

 

 “야, 이 하사.”

 

 1분대장이자 부소대장인 김태식 중사가 세찬을 불렀다.

 무슨 일인가 싶어 돌아봤는데, 거지 같은 소식을 전해 왔다.

 

 “쏘가리가 완전군장 싸란다.”

 “하, 씨…….”

 

 세찬의 입에서 욕지기가 흘러나왔다.

 김 중사 앞에서 한 욕이지만, 김 중사는 세찬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다.

 자신도 입에서 욕이 나오는 걸 참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대원들은 완전군장이라는 말에 놀란 눈이 돼 김 중사를 바라봤다.

 김 중사는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세찬에게 말했다.

 

 “이게 말이 되냐. 야, 너 나랑 같이 쏘가리한테 가자. 내 말은 씨알도 안 먹혀. 그래도 네 말은 좀 듣잖냐.”

 

 세찬이 고개를 끄덕이고 시현에게 명령을 내렸다.

 

 “하……. 시현아. 완전군장 싸지 말고, 총 받아서 기다리고 있어라.”

 “네.”

 

 시현이 분대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사이, 세찬은 김 중사와 함께 쏘가리한테 갔다.

 쏘가리는 행정반에서 자신의 총을 꺼내고 있었다.

 근데 그 자식은 단독군장만 차고 있었다.

 혹시 총을 받느라 잠시 짐을 내려놓았나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행정반 내엔 쏘가리의 군장이 보이지 않았다.

 김 중사가 기가 막혀서 소리쳤다.

 

 “아니, 씨…….”

 

 분노에 찬 욕설이 튀어나오기 직전이었다.

 세찬이 황급히 김 중사의 옆구리를 찔렀다.

 김 중사는 가까스로 욕설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고, 울분을 삭이며 쏘가리한테 질문했다.

 

 “양 소위님, 애들한텐 완전군장 싸라 하셨으면서 양 소위님은 왜 단독군장이십니까?”

 “아, 김 중사. 나는 지휘하잖아.”

 

 헛소리에 김 중사가 폭발했다.

 

 “애들도 정찰갑니다! 완전군장 메고 540고지 올라가라는 소립니까?!”

 “내가 말했지. 정찰이라 해도 실전처럼. 당연히 완전 군장을 싸야지.”

 

 쏘가리 새끼는 뻔뻔하게 말했다.

 정말 화가 났는지 김 중사는 금방이라도 양 소위를 칠 기세였다.

 그때, 두 명 사이로 세찬이 끼어들었다.

 

 

 “양 소위님, 지금 시간이 없습니다. 연대장님께서 빨리 정찰갔다 오라 하셨으니, 그냥 단독군장으로 후딱 갔다 오는 게 어떻습니까. 괜히 완전군장 싸다가 시간 끌면 연대장님께서도 싫어하실 텐데…….”

 

 양 소위는 잠시 씩씩거리는 김 중사를 바라보다가 세찬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네. 그럼 이 하사 말대로 하지. 단독군장으로, 5분 안에 집합.”

 

 양 소위는 총을 챙겨 들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양 소위가 병영 밖으로 나가자, 김 중사는 기가 차서 세찬에게 말했다.

 

 “하, 저 쏘가리 놈. 이럴 거면 날 왜 부소대장으로 앉혀놨어? 아니, 내 말은 뭐 맨날 귓등으로 흘려!”

 

 세찬이 김 중사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걱정 마요. 내가 언젠간 저 자식 쏠 거에요.”

 “네가 쏘기 전에 내가 죽일지도 모르겠다.”

 “거, 김 중사님은 성질 좀 죽여요. 이제 애도 태어나는데…….”

 “아, 닥쳐. 저놈 때문에 분노조절장애 올 거 같아.”

 

 그는 불만을 잔뜩 쏟아냈다.

 세찬은 어깨를 으쓱하고, 행정반에 있는 계원에게 한마디 했다.

 

 “니들도 고생이다…….”

 “아, 하하하…….”

 

 계원이 머쓱하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일 뿐이었다.

 

 

 3소대는 순식간에 단독군장을 하고 총을 챙겨 들고 밖으로 나갔다.

 병영 밖에는 세찬이 옛날에 타던 60트럭이 놓여 있었다.

 출발 전 쏘가리가 소대를 집합시켜놓고 임무에 관해 설명했다.

 

 “연대장님께서 우리 소대에 540고지에 정찰 갔다 오라고 하셨다.”

 

 그걸로 끝.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뭘 정찰하러 가는지에 대해 설명은 없었다.

 보다 못했는지 김 중사가 물었다.

 

 “대체 뭘 정찰하러 가는 겁니까? 중대장님께서 따로 말씀해 주신 거 없습니까?”

 “아, 맞아. 이상한 빛이 있었다는데.”

 “이상한 빛……?”

 

 세찬이 고개를 갸웃했다.

 여기서 1년 정도 근무했지만 뭔가 빛나는 것도 본 기억이 없다.

 뭔가 불안한 기운이 엄습해 왔다.

 하지만 쏘가리는 별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자, 차에 탑승!”

 

 마지못해 다들 차에 올랐다.

 기관총 사수인 시현이 서서 트럭의 뚜껑을 두드리자, 운전병이 차를 출발시켰다.

 병영 밖으로 나서자 풍경이 빠르게 바뀌었다.

 이곳에 배치된 지 한 달 밖에 안 된 배재현 이병이 신기한 눈으로 여기저기 돌아봤다.

 대지는 갈색으로 빛나는 데도 하늘이 잿빛이 섞인 빨간 색이다.

 도로로 쓰기 위해 깔아놓은 시멘트를 빼고는 전부 원래 살던 세계에서 보지 못한 것들뿐.

 제일 기괴한 건 가로수처럼 길가에 서 있는 무언가인데, 말린 점토로 나무를 빚어 초등학생이 잔인하게 비틀어놓은 것처럼 생겼다.

 세찬이 말했다.

 

 “저 빌어먹을 지옥 나무는 언제 봐도 불쾌하단 말이야.”

 

 마땅히 붙일 말이 없어 그냥 ‘지옥 나무’로 부르고 있는 물체였다.

 

 “아, 전 이 냄새가 제일 싫습니다.”

 

 경계를 서던 시현이 말했다.

 그의 말대로 공기에선 약간 오묘한 냄새가 났다. 악취라기엔 약하고, 그렇다고 향기라고 하기엔 뭔가 애매한.

 세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 똥냄새.”

 

 시현이 낄낄거렸다.

 재현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이 하사님?”

 

 그가 쏘가리의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레 물었다.

 

 “별일 아니겠…… 습니까?”

 

 보나 마나 ‘아니겠죠?’라고 물어보려다 억지로 다나까를 붙인 거다.

 세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야 뭐, 진입 초기부터 안전지대라 판명된 곳이니까. 와 봤자 E급 악마나 뭐 그런 거겠지.”

 “아니면 늑대 인간일 수도 있고.”

 

 김 중사가 끼어들었다. 세찬이 키득거렸다.

 

 “에이, 여기까지 늑대 인간이 오겠습니까. 전방에서 헌터 부대들한테 개 털리고 있을 텐데. 기껏해야 웜 종류겠죠.”

 “야, 야. 그것들도 꼴에 악마의 하수인이야. 가끔가다 늑대인간 한두 마리 흘러올 수도 있어. 안 그럴 거라 생각하지 마.”

 “들어올 수도 있다지만, 늑대인간이야 뭐.”

 

 세찬은 시현이 들고 있는 기관총을 바라봤다.

 

 “기관총이 있는데 무슨 걱정입니까. 여차하면 수류탄 까도 되고. D급 이상만 아니면 재래식 화기로 쓸어 버리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 말에 김 중사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건 그렇지.”

 

 그러는 동안, 60트럭은 540고지 초입부에 다다랐다.

 쏘가리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통신병에게 말했다.

 

 “본부에 도착했다고 연락하고, 마나 반응 검사해 봐.”

 “네!”

 

 통신병이 등에 메고 있는 무전 장비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세찬이 옛날에 보던 999K가 아니었다.

 지옥용 무전기 85K.

 지옥은 이상하게 전파가 통하지 않아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는데, 그게 바로 마나였다.

 공돌이를 얼마나 갈아 넣었는지 85K는 대기에 미세하게 흩어져 있는 마나를 모아 전파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마나량을 수집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반경 700m의 마나반응까지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기능도 있었다.

 

 그런데, 통신병의 표정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

 

 “쏘……, 양 소위님?”

 

 ‘아, 분명 쏘가리라 그러려고 했어.’

 

 세찬이 갑자기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확신했다.

 그러나 통신병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이걸 좀 보셔야겠습니다.”

 “뭔데?”

 

 쏘가리가 통신병에게 다가가 85K의 디스플레이를 확인했다.

 통신병이 디스플레이의 한 지점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이 반응은 B급이라고 배웠습니다.”

 “뭐? B급?!”

 

 김 중사가 놀라서 디스플레이를 확인했다.

 세찬도 김 중사의 옆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디스플레이는 주변 지형을 스캔해 보여주고 있었다.

 540고지 쪽엔 E급 마나 반응이 나타났지만, 분대원들이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B급 마나 반응이 감지되고 있었다.

 대략 600m 거리.

 소리가 들릴 거리는 아니었다.

 맨눈으로 확인하려 해도, 지옥 나무가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근접 정찰이 필요했다.

 김 중사가 욕지기를 내뱉었다.

 

 “하……. 진짜 B급이네.”

 

 본부에선 당연히 이 사태를 모를 터였다.

 이 근처엔 안전지대라고 마나감응 경계장치를 설치하지 않았으니까.

 김 중사가 쏘가리한테 말했다.

 

 “양 소위님, 본부에 무전 때리고 철수합시다. E급이면 몰라도 B급은 우리가 어떻게 못 해요. 여기부터는 헌터 부대 소관입니다.”

 

 그러나 쏘가리는 쏘가리였다.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우리는 명령대로 정찰을 나간다.”

 “뭐라구요?”

 “잚슴다?!”

 

 모두들 경악했다.

 세찬도 외쳤다.

 

 “D급 이상이면 일반병으론 상대가 안 됩니다! 헌터 부대가 나서야 합니다!”

 

 김 중사가 헌터 부대 소관이란 걸 다시금 확실히 했다.

 그러나 쏘가리는 고집불통이었다.

 

 “우리는 이곳을 정찰하란 임무를 받았다. 죽더라도 임무를 실행해야 해!”

 

 그러고 나서 그가 벌벌 떨고 있는 재현을 짚었다.

 

 “배재현 이병! 장준식 일병! 앞으로! 너희 둘이 정찰을 갔다 와라!”

 

 제일 계급이 낮은 애와 적당히 지휘할 수 있는 애를 불렀다.

 

 “?!”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백했다.

 그 의미를 깨닫자마자 세찬이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만만한 애들 몇 명을 사지로 보내겠다는 소리였다.

 세찬이 울컥해서 쏘가리 앞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이, 미친놈아!!”

 

 김 중사가 쏘가리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쏘가리는 갑작스러운 김 중사의 반응에 어안이 벙벙해져 그를 바라봤다.

 

 “미친……, 뭐?”

 “미친놈이라 그랬다, 왜!!! 공은 세우고 싶고, 뒤지기는 싫고. 그래서 애들 보내려는 거 아냐?!”

 

 세찬의 생각에도 똑같았다.

 쏘가리 새끼가 공에 눈이 멀어 짬찌 애들을 사지로 몰아넣으려 한 것이다.

 쏘가리가 더듬거렸다.

 

 “아니, 김 중사……. 그게 아니라…….”

 “그럼 뭔데!!”

 “아니, 나는 연대장님의 명령을 수행하려고…….”

 “그렇게 정찰을 가야 하면 나랑 같이 가!”

 

 김 중사가 소대원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야, 니들! 여기 가만히 있어. 나랑 쏘가리 둘이 갔다 온다!”

 “아니, 김 중사……. 나는 여기 남아서 지휘를 해야…….”

 “헛소리 좀 작작해라! 우리가 왜 얘네보다 돈 더 많이 받는지 아냐? 이럴 때 목숨 바치라고 돈 더 받는 거 아냐, 이 자식아! 가뜩이나 10년간 군 생활하는 것도 서러울 텐데, 여기서 뒈지라는 게 말이 되냐!”

 

 김 중사가 그동안 쌓아놓은 것을 이 자리에서 풀려는지 막힘 없이 소리를 질러 댔다.

 김 중사의 고함에 쏘가리는 완전히 패닉에 빠졌다.

 김 중사가 이때다 싶어 몰아붙였다.

 

 “그건 또 싫은가 보지?! 결정해! 철수하든가, 아니면 나랑 둘이 정찰가든가!”

 

 거기서 일반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철수할 터였다.

 김 중사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야, 통신병! 본부에 무전 때려. 얘들아, 짐 싸라. 튄다!”

 

 그러나 여기 있는 소대원 전부가 양 소위라는 쏘가리를 너무 얕보고 있었다.

 쏘가리는 괜히 쏘가리가 아니었다.

 놈은 앗 하는 사이에 조종간을 연발로 놓더니 김 중사를 겨눴다.

 

 “동작 그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들 얼어붙었다.

 쏘가리가 외쳤다.

 

 “움직이는 인원은 하극상으로 즉결처형해 버리겠어!!”

 “하……. 이건 또 무슨…….”

 

 세찬이 중얼거렸다.

 정신이 나가도 단단히 나갔다.

 

 “양 소위님…….”

 “꼼짝 마! 즉결처형한다고 그랬어!!”

 

 말리려 다가가는 세찬에게 쏘가리가 총구를 겨눴다.

 세찬은 마른침을 삼키며 살짝 뒤로 물러났다.

 제정신이 아니다.

 쏘가리는 김 중사가 허튼짓을 못 하도록 다시 김 중사 쪽으로 총구를 겨눴다.

 김 중사가 가만히 서서 쏘가리를 노려봤다.

 그가 말했다.

 

 “쏴 봐. 졸보 새끼가 어디서 협박이야.”

 “협박 아냐! 꼼짝 마!”

 “그냥 서로 좋게좋게 끝내자고. 안 쏠 거면 그냥 내려놔.”

 “쏘, 쏜다? 진짜 쏜다?!”

 

 일촉즉발의 상황. 쏘가리는 총을 내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열 받은 김 중사가 소리쳤다.

 

 “그럼 쏴 봐, 개자식아!!”

 

 타타-당.

 

 그 순간 쏘가리가 기어이 방아쇠를 당겼다.

 

 “으앗……!!”

 

 천만다행으로 불길한 느낌에 김 중사가 기겁하며 고개를 숙인 덕에 탄환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모두들 경악했다.

 아무리 그래도 진짜 쏠 줄은 몰랐던 탓이었다.

 쏘가리가 외쳤다.

 

 “내 말 안 들으면 다 즉결처형이야!!”

 

 놈이 이제 소대원들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총구가 움직일 때마다 소대원들이 움찔거렸다.

 소대원들이 얼어붙어 아무것도 못 하는 사이, 세찬이 움직였다.

 

 “양 소위님, 총 내려놓으세요. 지금 이성적으로 판단이 안 되는 모양인데…….”

 “닥쳐!!”

 

 소대원들을 향하고 있던 총구가 이제 세찬을 향해 돌려졌다.

 쏘가리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이 본인도 자신을 제어할 수 없는 것 같았다.

 세찬은 깨달았다.

 이대로 있으면 자신이 죽는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하, 씨……!!”

 

 세찬이 고함을 치며 쏘가리를 향해 총을 쐈다.

 

 타앙.

 

 “어…….”

 

 쏘가리의 배가 뚫리고, 붉은 피가 꿀렁거리며 흘러나왔다.

 쏘가리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지 멍한 표정으로 배를 바라보다가 일그러진 표정으로 세찬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그 순간, 세찬은 쏘가리의 미간 사이로 한 발을 더 박아 넣었다.

 쏘가리는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뒤로 자빠졌다.

 세찬이 이를 깨물었다.

 

 ‘아, 썅. 사고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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