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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로맨스의 첫 페이지
작가 : 현주빛
작품등록일 : 2017.11.6

현재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자와 과거에 얽매여 사는 한 남자가 만들어 가는 로맨틱 스릴러! 특별한 능력을 가져 혼자가 된 추리소설가 성준은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출판사 마케팅팀장 수민을 만나 직진 로맨스를 펼치다 우연히 마주하게 된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6. 사랑의 성공
작성일 : 17-12-04 19:33     조회 : 315     추천 : 0     분량 : 5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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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살 성준이 금희 할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한지 일여 년이 지난날이었다. 그날은 금희 할머니의 아들, 즉 성준의 아버지의 첫 번째 기일이었다.

 

  같은 납골당에 수민의 아버지도 함께 안치되어 있었기에 수민과 그녀의 어머니도 함께 납골당으로 가기로 했다.

 

  안개 꽃다발을 자신의 팔 한 아름 안은 수민과 달리 성준은 꽃 하나 준비 한 것 없이 아버지에게로 갔다.

 

  “아빠. 나 왔어.”

 

  수민의 아버지가 돌아 가신지는 벌써 3년이 되었다. 아버지의 유해와 함께 두었던 가족사진은 이미 바래 져 빛을 잃었다.

 

  어머니는 먼지가 쌓였을 유골함을 꺼내 정성스레 닦고 오래된 꽃들을 치우고 새로운 화관과 사진으로 주변을 꾸몄다.

 

  마지막으로 수민은 자신이 가져온 안개꽃을 꽃병에 정성스레 넣었다. 그녀의 모습에 수민의 어머니는 수민을 말없이 꼭 안아주었다.

 

  사춘기에 아버지를 잃었지만 문제없이 자라준 자신의 딸이 고마워서였다.

 

  한참을 껴안고서 서로를 위로하던 모녀는 함께 온 금희 할머니와 성준을 찾으러 나섰다.

 

  납골당이 넓은 부지에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어 찾기에 애를 먹었다. 혼자서 휴게실에 앉아 쉬던 금희 할머니를 찾은 후 수민은 홀로 있을 성준을 찾아 나섰다.

 

  어렵지 않게 찾은 그는 한 유골함 앞에 서 있었다. 유골함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하지 않아도 그의 처연한 뒷모습에 알아볼 수 있었다.

 

  흔들리는 성준의 눈빛은 그가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을 모두 담고 있었다.

 

  수민은 말없이 그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성준에게 아버지에 대해 직접 들은 적은 없지만 금희 할머니에게 몇 번 들은 적이 있었다.

 

  성준이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여 어머니는 미국에서 재혼을 하시고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다고 하였다. 성준이 아버지를 얼마나 사랑하고 따랐을지는 설명을 듣지 않아도 그의 표정으로 알 수 있었다.

 

  꼭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 것 같은 그의 모습에 수민은 조용히 다가가서 그의 옷을 살며시 잡았다.

 

  그제야 수민이 자신의 옆으로 온 것을 안 성준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안개꽃이야.”

 

  처음 본 그의 표정에 놀란 수민은 재빨리 분위기를 수습해보이고자 자신이 가져온 하얀 안개꽃을 꺼내보였다.

 

  수민은 쓸쓸해 보이는 성준의 아버지 유골함 앞에 자신이 가져온 안개꽃을 올려두었다.

 

  “안개꽃의 꽃말 중에 ‘사랑의 성공’이라는 말이 있는데…… 네게 위로가 될지 모르겠는데, 사랑이 꼭 남녀 간의 관계에서만 쓰이는 건 아닌 것 같아.”

 

  조심스레 말을 꺼낸 수민은 안개꽃처럼 화사하게 웃어 보였다. 그때 성준은 이미 알고 있었다. 늘 수민에게로 향하는 자신의 시선, 감각, 감정들이 그의 흔들리는 마음에 답을 일러 주고 있었다.

 

  “비록 아버지는 네 곁에 없지만, 분명 아버지의 사랑은 너라는 성공으로 결실을 맺은 게 아닐까?”

 

  성준의 눈빛이 일순간 떨려왔다. 수민은 자신을 지그시 바라보는 눈빛에 눈을 함께 맞춰주었다.

 

  수민은 그의 어깨를 부드럽게 토닥여주었다. 친구로서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은 그녀의 마음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성준에게 그녀의 마음이 닿지 못한 것인지 한 달 후 성준은 말도 없이 미국으로 떠났다.

 

  그때 성준의 눈빛은 자신에게 무엇인가 답을 갈망하고 있었다. 31살 성준의 애처로운 눈빛에서 왜 하필 그때가 떠올랐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수민의 마음에 작은 동요를 일으켰다.

 

  “가지마.”

 

  성준이 카페를 나가려던 수민을 더욱 힘을 주어 붙잡았다. 그제야 현실로 돌아온 수민은 어렸을 적보다 선이 굵어지고 남성스러워진 성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진심어린 눈빛에 흔들리던 수민은 제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차근히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여긴 수민은 다시 그에게 안부를 물었다.

 

  “미국에서 어떻게 지냈어?”

  “평범했어. 학교 다니고, 집에 박혀서 글 쓰고…… 넌 잘 지냈어?”

  “보다시피, 벤자민 출판사에서 sns나 블로그도 쓰고, 가끔 인터넷에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출판사에 추천도 넣고……”

  “어머니는 잘 계셔? 너희 어머니 반찬들 맛있었는데…… 미국 가서도 늘 생각나더라.”

  “아냐, 난 금희 할머니 반찬이……! 아, 미안.”

 

  수민은 황급히 제 입을 막았다. 할머니가 돌아가신지 오래 지났어도 성준에게 있어 할머니가 어떤 의미였는지 많이 보아왔던 수민은 괜히 미안해졌다.

 

  성준은 그런 수민의 모습을 보고 아무렇지 않은 척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그의 미소 속에 수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기에 미국 생활에 대해 더 이상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근데, 내가 벤자민 출판사에서 일하는 건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쳐서 알게 된 거 아니야?”

  "우연이 아냐. 물론 공항에서 만난 건 우연이지만, 네가 벤자민 출판사에서 일한다는 걸 알고 있었어. 인터넷에 올라온 네 인터뷰 기사를 봤거든. 그래서 바로 한국으로 온 거야."

 

  인터뷰 기사! 벤자민 출판사 북 콘서트 전에 작은 일간지와 함께 진행했던 적이 있었다.

 

  “그, 그러니까……”

  “온전히 너 때문에 한국에 온 거 맞아.”

 

  반달처럼 굽어지는 그의 눈에 수민은 혼란스러웠다. 적어도 수민의 과거 속에서는 성준과 진전시킬만한 관계도 아니었고 12년 동안의 시간 속에 성준에 대한 기억은 변질되고 바래 져 잊은 지 오래였다.

 

  스스로를 다독여보았지만 마치 도끼병 환자처럼 그의 눈빛은 분명 자신을 간절히 원한다는 착각에 빠져 들게 했다.

 

 

  * * *

 

 

  “뭐? 하네스 작가가 김 성준이라고?”

 

  수민의 룸메이트이자 고등학교 친구인 주희가 얼굴 팩을 하다말고 깜짝 놀라 소리쳤다.

 

  “응.”

 

  수민은 힘없이 대답했다. 성준과 헤어진 후에도 그의 간절한 표정이 머릿속에 남아 떠나질 않았다.

 

  출판사로 돌아와서 어떻게 일했는지, 집에는 또 어떻게 돌아왔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미국에서 언제 온 거야? 아니, 네가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안 거야?”

  “그게…… 인터넷에 올라온 내 기사를 봤데. 그래서 미국에서 온 거고……”

  “뭐? 그럼 너 때문에 출판사와 계약을 맺은 거야? 너 때문에 한국에 온 거고?”

 

  주희의 정곡에 수민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했다. 알고지낸지 10년 이상 지낸 주희가 난감해하는 그녀의 표정을 모를 리 없었다. 주희는 얼굴 팩을 집어던지고서 똑바로 앉아 수민에게 다시 물었다.

 

  “뭐야. 둘이 무슨 일 있었지?”

 

  수민은 애매하게 웃어보였다. 뭐라 얘기해야 좋을지 몰랐다. 정말 고등학교 친구가 보고 싶어서 자신을 찾아온 것일지도 몰라. 제 마음을 진정시켜보아도 정말 눈치코치가 없

 

  “날 다시 만나려고 한국에 왔다는데……”

  “뭐!?”

  “12년 동안 죽었는지, 살았는지 안부조차 없었는데, 도대체 왜 날 찾아 온 거지? 네가 봐도 이상하지?”

  “고등학교 때 나 몰래 둘이 뭐 있었지?”

 

  주희가 섭섭하다는 듯 장난스럽게 그녀의 멱살을 잡아 흔들었다. 주희의 말대로 고등학교 때 무슨 일이 있었다면 이해라도 할 텐데 성준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마음을 받아 줄 거야?”

  “야. 받아주긴 뭘 받아.”

  “그럼 일은 같이 안 할 거야?”

  “일은 일이니깐. 같이 해야지.”

 

  남녀일은 알 수 없는 법.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 주희의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퍼져나갔다. 그런 생각을 모를 리 없는 수민은 베개를 들어 주희를 마구 쳤다.

 

  주희는 수민의 분노가 잦아들 쯤, 무엇인가 깨달은 얼굴로 그녀를 제지했다.

 

  “근데, 고등학교 때, 너를 바라보는 성준이의 눈빛이 다르긴 했어.”

  “달랐다고?”

  “우리가 고등학생 때 성준이가 조금 이상하다고 했잖아. 눈빛이 항상 꿰뚫어 보는 것 같다고.”

  “그랬나?”

  “너한테는 눈빛이 달랐으니깐 몰랐겠지! 널 볼 때는 엄청 애틋했다니까?”

 

  수민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무 오래 전 일이기도 하고 미국으로 떠난 후엔 아무 소식도 듣지 못해 점차 그의 존재를 잊은 수민이었다.

 

  “그러고 보니, 너도 성준이를 각별하게 챙겼잖아.”

 

  수민이 자신을 가리키며 경악을 하자 주희가 당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각별하다니……! 자신은 그저 금희 할머니의 손자니깐 챙겼을 뿐이고, 가끔 외로워 보이는 그의 모습이 안타까워 챙겨주었을 뿐이었다.

 

  딩동―

 

 수민이 바로 반박하려던 찰나 그들의 집 안으로 요란한 초인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 밤 중의 손님은 주희의 오래된 남자친구 명호였다. 인터폰으로 그를 확인한 주희는 한숨만 푹 하고 쉬었다.

 

  영문을 알 리 없는 수민은 어두워진 주희의 눈치만 살폈다. 단지 결혼준비가 만만치가 않나 라고 짐작만 할 뿐이었다.

 

  주희는 이내 문을 열어 명호와 마주했다. 명호는 재빨리 자신의 손에 들린 꽃다발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주희는 그의 꽃다발을 무시하고 팔짱을 낀 채 차갑게 말했다.

 

  “여기 왜 왔어? 분명히 말했지. 집에 찾아오지 말라고.”

  “주희야. 제발.”

  “그만해. 양심도 없니?”

  “한번만 기회를 줘.”

  “몇 번을 말해. 우린 헤어졌다고.”

 

  그의 애걸복걸에 주희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7년여를 만나온 남자친구 앞에서 냉정하기는 무척이나 어려웠다. 그럼에도 아닌 건 아니라고 억지로라도 그에게서 도망치고 싶은 주희였다.

 

  “우리 사랑했잖아.”

 

  사랑이란 말이 그의 입에서 쉽게 나오는 것을 보니 실소가 터져 나왔다. 진즉에 이런 모습들을 알아봤어야 하는데 결혼 준비를 모두 마치고 나니 이제야 그의 본성이 보이다니 스스로가 한심했다.

 

  “너 34살이야. 철 좀 들어.” 

 

  명호는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자 무릎을 꿇고 앉아 빌었다. 인생의 마지막 여자라느니,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겠다느니, 드라마에서 늘 상 보아왔던 진부한 말들을 쏟아내었다.

 

  한 발 물러서서 본 그의 모습은 연인에 대한 배려나 존중은 조금도 없었다. 주희는 엎드려 우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되짚었다.

 

  그는 현재의 자신과 함께 미래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과거의 기억에 얽매여 이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것 뿐 이라고.

 

  “나 쪽팔려서 수민이한테도 말 못했어. 네가 나보다 10살이나 어린 여자애랑 바람 피웠다는 거.”

 

  눈물도 나지 않는 주희의 앞에 명호가 대신 소리 내어 울었다. 자신도 호기심에 몇 번 만났을 뿐이라며 변명을 해대었지만 주희에게 먹힐 리가 없었다.

 

  “이제 집에 찾아 오지 마. 나 혼자 있는 거 아니니까. 한번만 더 눈에 띄면 이사 갈 거야.”

 

  차갑게 돌아선 주희의 눈에서도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렸지만 명호가 볼세라 재빠르게 닦아내고 집으로 들어왔다.

 

  수민은 신발장 앞에 서서 걱정스럽게 주희를 바라보았다.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리는 그들의 사정에 수민의 눈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주희 역시 오래된 친구의 얼굴을 마주보자 긴장이 풀린 나머지 신발장을 벗어나지도 못하고 수민에게 안겨 서럽게 울었다. 수민은 그저 옆에서 그녀를 위로를 해주는 것밖에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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