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17
작성일 : 17-12-04 15:13     조회 : 311     추천 : 0     분량 : 374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학교 앞으로 나가자 교문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있는 윤영이 보였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어 사람이 별로 안 지나다녀서 그런지 내가 어느 정도 거리에 도달했을 때 그녀가 나를 돌아봤다. 오늘은 서로 인사를 생략했다. 인사를 할 정도로 정다운 주제로 만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그녀 앞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 또한 내 눈을 맞받아쳤고 내가 그녀 옆에 서서 문에 기대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봤다. 그러다 갑자기 그녀가 몸을 돌리더니 주먹으로 내 복부를 쳤다. 컥, 하면서 허리를 숙였다. 진수가 때렸을 때보다 아프진 않았지만 갑작스레 들어오는 충격은 나를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고개를 들어 윤영을 노려봤지만 그녀는 아까처럼 다시 앞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 같아선 더 치고 싶지만 여기서 끝낼게.”

  아마도 더 치기 시작하면 반박이고 뭐고 다 날리고 하루 웬 종일 칠 것 같았나보다. 기침을 한 번 크게 하고 다시 허리를 펴 문에 기댔다. 나는 여기에 맞으려고 온 것도 아니고 이렇게 문에 기대서 앞을 보며 석양이 지는 것을 보기 위해 온 것도 아니다. 오늘 내가 말한 것들에 대한 윤영의 반박을 듣기 위해 온 거다.

  “그래서... 반박은 언제 할 거야?”

  “지금부터 할 거야. 우선 내가 그 때 아무런 말도 안 한 것은 어이가 없는데다가 너무 개소리를 들어서 반박할 말이 제 때 떠오르지 않았던 거니까 알아둬.”

  내가 한 말이 어이가 없고 엄청난 개소리라는 걸 직설적인 느낌을 담아 돌려 말하며 말을 시작했다. 나는 옆에서 조용히 윤영이 하는 말을 들을 준비를 했다. 그녀 또한 내가 말할 때 가만히 들어줬기 때문이기도 하고 애초에 남이 말할 때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은가.

  “우선 네가 의구심이 들었다는 것 말인데 그건 미리 말해버리면 너의 병이 호전되지 않을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야. 너는 이걸 내가 너를 좋아했기에 네가 나만 바라보게 하기 위한 계획이었다는 소리를 했는데 그 정도로 난 머리가 똑똑하지 않아. 사람 감정을 내가 어떻게 예상을 해? 아무튼... 네가 의구심을 품었고 그로 인해 나는 오해를 받았으니 여기서 확실히 말해둬야겠어. 근데 이걸 말함으로서 너의 병이 호전되지 않을지도 몰라, 괜찮겠어?”

  나는 정말이지 아주 잠깐 동안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병이 호전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건 내게 있어 굉장히 안 좋은 일이지만 우선 이 의구심부터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앞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외투 주머니에서 이온 음료를 꺼내 한 모금 마셨다.

  “보여주기 식의 데이트를 하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되는 이득이 무엇인가? 답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나오게 되어있어. 소문이 퍼지면 퍼질수록 너와 나에 대한 평가는 바닥을 기어 다니게 되겠지. 그런 가운데에서라면 당연히 우리 학교 애들은 우리를 이상하게 볼 테고 다른 학년, 심지어 선생님들의 귀에까지 들어가는 사태가 벌어지겠지.”

  중간까지는 이해를 하고 있었다만 그 후부터는 하나도 이해를 하지 못 했다. 뭔 소리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는 소리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무슨 말을 하고픈지 전혀 모르겠다. 그런 나의 표정을 봤는지 한숨을 한 번 쉬더니 윤영은 말을 이었다.

  “즉, 학교에서 너에게 호감을 가질 인물은 없다는 소리야.”

  “...허?”

  “그리고 호감이 없음을 넘어서 증오나 분노를 느끼는 애들은 너에게 몹쓸 짓도 할 수 있겠지. 그렇게 되면 너 또한 우리 학교 애들한테 호감을 느끼지 않을 거고 그렇게 되면 너의 병이 나와의 계약적인 커플 관계로 인해 호전되지 않아도 호전을 도와줄 다른 사람이 생기겠지.”

  이마를 짚었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논리에서 출발한 기가 막히는 예측인가. 나쁜 의미로 기가 막힌다는 소리다. 그건 사람이 할 도리가 아니다. 상대에 대한 예의도, 배려도 없이 그저 나 자신이 가진 병을 치유하기 위해 나와 연애를 하자고 하다니. 애초에 평가가 바닥에 떨어진 나를 받아줄 사람 또한 없겠지만 그런 말을 건넬 만큼 난 아직 쓰레기도 아니고 면상에 철판을 깔지도 않았다.

  “진심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면 그 생각을 틀려먹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는데.”

  “왜? 이론상으로는 완벽하지 않아?”

  “이론상으로 완벽한 게 현실에서 완벽하게 실행될지는 모르는 법이지.”

  “...너의 반박은 나중에 듣도록 하고 아무튼, 내가 그 때 말한 건 그런 의도였어. 그리고 또 뭐가 궁금하다고 했지? 아... 놀이공원이었나? 데이트라고 했던 건 큰 이유는 없었어. 그렇게 말해야 네가 나올 것 같았으니깐. 그 뿐이야.”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한낱 아무 것도 아니었고 더 나아가 과대망상이었다는 것을 깨닫자 내 자신이 매우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끄덕이곤 뒷말을 재촉했다. 데이트라고 했다는 것에 의문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보다 더 한 의문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인형에 대한 일 말인데. 조금 내 개인적인 사정인지라 네가 오해한 게 어찌 보면 당연해. 이건 내가 사과할게.”

  “네 사과 듣자고 온 것도 아니고 말하면서 사과는 오히려 내 몫인 것 같은 기분이...”

  “아무튼 그 때 그런 건 선물을 받은 적이 너무 오랜만이여서 그런 거야.”

  “평소에 선물 안 받아본 것처럼 말한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받잖아. 생일에.”

  “우리 부모님이 맞벌이여서 많이 못 받아봤어.”

  “...”

  “어쨌든 이걸로 너의 자의식 과잉과 오판을 다 받아쳤어. 어째, 더 할 말은 있어?”

  “죄송합니다...”

  저절로 사과와 존댓말이 흘러나왔다. 괜스레 탐정이라도 된 것처럼 여러 가지를 짜 맞추고 그것이 정답인 것 마냥 그녀에게 퍼붓고 그녀를 나쁜 사람으로 몰았다. 아까 배를 한 대 맞은 것에서 멈춰준 거에 감사한다. 내가 아마 윤영의 처지였으면 한 대에서 안 끝났을 테니깐. 그녀의 성격에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한다.

  “아무튼 이걸로 오해는 풀렸으니 됐지? 엄한 사람 잡은 값으로 내일 놀 때 비용은 네가 내라.”

  “...? 내일 논다는 소리는 처음 듣는데.”

  “나도 오늘 처음 말하는 거야.”

  순식간에 약속이 잡혔지만 불만은 없다. 아까 전의 내 태도를 생각해보면 뺨을 때리고 돌아서지 않아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녀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나를 위해 노력을 하는 중인데 그것에 의심을 품은 것 아닌가. 내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쌍욕을 퍼부었을 거다.

  “아, 근데 아까 말했던 그건 뭐야?”

  “뭐가?”

  “내 이론이 틀렸다는 말.”

  "아, 그거..."

  고민을 안 하고 바로 대답했다. 괜히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말이다.

  “난 나를 싫어하는 게 뻔히 보이는 애한테 가서 사귀자는 말이나 그 엇비슷한 말 같은 건 못 하니까.”

  “흐음... 그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되려나.”

  “글쎄, 그래야 할지도 모르겠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이에 하늘은 주황색에서 검파란 색으로 바뀌었다.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시간은 별로 안 늦었겠지만 어쨌든 하늘이 아예 검은색으로 물들면 밤인 것은 똑같다. 슬슬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며 기대던 문에서 등을 떼자 윤영도 등을 뗐다.

  “바래다줄까?”

  “됐네요, 너나 나나 오늘은 정리할 생각들이 많은 것 같으니까 여기서 집으로 흩어지자.”

  “아, 그래...”

  “그럼.”

  윤영은 등을 돌려 자신의 집 방향으로 향하며 손을 흔들었다. 잘 가라는 뜻인 것 같은데 나는 조금 큰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러 세웠다.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는 그녀를 향해 나는 불렀을 때와 똑같은 볼륨으로 말을 건넸다.

  “오늘, 미안했어.”

  그녀는 내 말을 듣고 몇 초 동안 가만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는 채로 있다가 다시 손을 올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그녀는 자신의 집으로 가는 길을 바라보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7 nonsense love-에필로그 2017 / 12 / 16 317 0 1795   
26 nonsense love-25 2017 / 12 / 15 306 0 3892   
25 nonsense love-24 2017 / 12 / 13 332 0 3854   
24 nonsense love-23 2017 / 12 / 11 335 0 3198   
23 nonsense love-22 2017 / 12 / 9 329 0 3503   
22 nonsense love-21 2017 / 12 / 8 329 0 4062   
21 nonsense love-20 2017 / 12 / 7 333 0 5251   
20 nonsense love-19 2017 / 12 / 6 321 0 4603   
19 nonsense love-18 2017 / 12 / 5 316 0 4101   
18 nonsense love-17 2017 / 12 / 4 312 0 3742   
17 nonsense love-16 2017 / 12 / 3 328 0 3775   
16 nonsense love-15 2017 / 12 / 2 320 0 5214   
15 nonsense love-14 2017 / 11 / 30 327 0 3739   
14 nonsense love-13 2017 / 11 / 29 326 0 3553   
13 nonsense love-12 2017 / 11 / 28 329 0 5743   
12 nonsense love-11 2017 / 11 / 27 323 0 4032   
11 nonsense love-10 2017 / 11 / 25 345 0 4731   
10 nonsense love-9 2017 / 11 / 23 286 0 2895   
9 nonsense love-8 2017 / 11 / 22 322 0 3747   
8 nonsense love-7 2017 / 11 / 21 314 0 3318   
7 nonsense love-6 2017 / 11 / 20 349 0 2545   
6 nonsense love-5 2017 / 11 / 19 304 0 3268   
5 nonsense love-4 2017 / 11 / 18 339 0 3274   
4 nonsense love-3 2017 / 11 / 17 294 0 2978   
3 nonsense love-2 2017 / 11 / 16 321 0 2631   
2 nonsense love-회상 2017 / 11 / 15 335 0 3300   
1 nonsense love-1 2017 / 11 / 13 535 0 483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고양이 전쟁
쑤우
어서와, 우리의
쑤우
살인은 살인일
쑤우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