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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 세계의 이야기
작가 : macarong
작품등록일 : 2017.10.30

[현대판타지]
일그러진 세계, 탐욕으로 물든 전쟁속에서 깨어나서는 안될 존재들이 눈을 뜬다

다가오는 그 날을 막기 위해 자신을 망가트려야만 했던 그 세계의 이야기

 
#0022 세계의 모순
작성일 : 17-12-04 08:48     조회 : 229     추천 : 0     분량 : 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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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흐릿하게 보이는 시야로 새하얗게 물든 밤하늘이 보인다. 나는 죽은 것일까, 하지만 뒤이어 찾아오는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서재현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째서인지 몸에는 알 수 없는 힘이 넘쳐흘렀다. 어떻게 자신이 살아있을 수 있는 것일까, 고개를 돌리자 지친 듯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서지훈의 모습이 보였다.

  온몸에 퍼져 있는 거대한 힘, 그 속에는 분명 희미하지만 서지훈의 마력이 섞여 있었다.

 

 “어째서...”

 “드디어 깨어나셨군”

 “왜 나를 살려준 거야..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건지 아직도 모르겠냐? 모두 나 때문이라고 모두 내가 저지른 짓이라고! 그걸 알면서도 너는…!!”

 

  서재현은 이런 상황이 되어서도 자신을 믿어주는 멍청한 친구를 향해 절규에 가까운 고함을 내질렀다. 하지만 서지훈은 그런 친구의 무사한 모습에 살며시 미소를 지을 뿐이다.

 

 “이제 와서 그런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

 “…”

 “설령 지금까지의 모든 것들이 거짓이었다고 하더라도 상관없어.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잖아”

 “서지훈…”

 

  자신의 목숨도 내어줄 수 있는 유일한 친구, 그렇기에 이곳에서 함께 죽으려고 했었다. 그것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속죄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가려는 거냐”

 “너도 알잖아. 아직까지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유는 오로지 그 아이뿐이야”

 “하지만 네 아들이 지닌 힘은 너무 위험해..! 만약이라도 그 힘이 엇나가게 된다면…”

 “그러지 않기 위해 이곳에서 나가려는 거야”

 “그 힘은 세계를 망가트릴 재앙이다”

 “세계를 구할 희망이 될지도 모르지”

 “…”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했다. 설령 그것이 세계를 멸망시킨다고 할지라도 서지훈은 자신의 결정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현이가 지니고 있는 힘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공간을 넘어 차원에까지 간섭할 수 있는 힘, 그것은 한 인간이 가지기에는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그 아이마저 잃게 된다면 나는 죽어서도 지애를 볼 면목이 없어”

 

  서지훈은 과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폐허를 둘러보며 자그마한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지. 잘 있어라”

 

  서지훈은 고개를 들지못하는 서재현을 뒤로한 채 등을 돌렸다.

  떠나는 친구의 등을 바라보며 서재현은 질끈 눈을 감았다. 울컥, 무언가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하지만 후회하는 것이 두려워 서재현은 차마 그것을 내뱉지 못하고 있었다.

  점점 작아져 가는 등을 바라보던 서재현은 무언가 결심한 듯 숨을 크게 들이킨다.

 

 “결계의 동굴이다! 그 곳에 네 아들이 있다!!”

 

  빠르게 멀어져 가는 친구를 바라보며 서재현은 허탈한 듯이 고개를 숙였다.

 

 “하하…”

 

  지금까지 후회가 자신을 과거에 묶어 두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무력했던 자신에 대한 원망일 뿐이었다.

  이제와 자신의 실수를 깨닫는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서재현은 한숨을 내쉬며 땅에 몸을 뉘였다.

 

 “이젠 그냥 믿어주는 수밖에…”

 

  서재현은 자신의 친구를 믿기로 했다. 그 친구가 믿어주는 자신을 믿기로 했다.

 

 “지쳤어…”

 

  서지훈이 떠나간 곳을 바라보던 서재현은 밀려드는 피곤함을 이기지 못한 채 천천히 눈을 감았다.

 

 

 

 

  저 멀리 그림자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다가오는 발소리에는 짙은 공포가 묻어 있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뿐이다.

 

 “결국 실패한 것이냐…”

  어째서인지 굳어 있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오른다. 서정욱은 오히려 후련한 듯이 숨을 내뱉으며 몸을 일으켰다.

 

 “가주님!”

 “그래.. 알고 있다. 재현이 녀석이 실패했구나”

 “그렇습니다..”

 

  서재현이 패배했다는 소식은 메아리 치듯 동굴 전체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그 속에 담긴 공포는 순식간에 전염되어 동굴을 뒤덮는다.

 

 “이제는 물러설 곳도 없구나”

 

  오 년 전, 그날의 악몽이 이곳을 향해 오고 있다.

  술렁이는 조율자들의 시선이 한곳을 향한다.

  모두의 시선에 담겨있는 무게, 서정욱은 가주로서 그 무게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모두 준비해라”

 

  길었던 이야기의 끝이 다가온다.

  이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악역으로 남는 것은 자신으로 족하다.

 

 “두려워하지 마라! 녀석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그래봐야 고작 한 명의 인간일 뿐이다!”

 

  결계석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조율자들의 얼굴에 떠오른 두려움을 비춘다. 서정욱이 말한대로 적은 고작 한 명일 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포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 날의 기억은 그들의 두려움을 먹으며 현실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동굴의 입구에서 울려 퍼지는 비명소리와 함께 악몽은 현실이 되었다.

 

 “드디어 왔구나”

 

  차가운 정적이 흐른다.

  자신을 향한 공포에 호응이라도 하듯 날카롭게 벼려진 살기가 동굴을 감싼다.

 

 “제 아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 물음에 담긴 분노에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한 사람의 존재가 수백의 조율자를 압도한다.

 

 “아직까지 아무 짓도 안 했으니 그렇게 노려보지 않아도 된다”

 “다행이군요. 그럼 저는 아들을 데리고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서지훈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조율자들을 무시한 채 아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 누구도 감히 그 발걸음을 막아 서지 못한다.

 

 “멈춰라. 누가 데려가도 된다고 허락했느냐”

 

  서정욱은 자신을 짓누르는 무게를 짊어진 채 서지훈을 불러 세웠다.

 

 “역시 또 이렇게 되는군요”

 “여기는 네가 올 곳이 아니다. 네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라”

 “저에게 돌아갈 곳이 있었습니까?”

 “지애가 슬퍼하겠구나…”

 “…”

 “지금부터 조율을 시작하겠다! 너희들이 조율자라는 것을 잊지 마라!”

 

  서지훈의 외침이 얼어붙은 조율자들을 일깨운다. 조율자, 그 한마디가 두려움에 몸을 떠는 이들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각기 다른 수백의 마법진들이 공간을 뒤덮어간다.

 

 “죄인 서지훈과 서현에 대한 조율을 시작한다!”

 “죄인이라…”

 

  자신이 저지른 죄는 무엇인가, 저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그것을 죄라고 칭하는가, 서지훈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떠오른다.

  저들은 자신을 죄인이라 칭했다.

  그렇다면 죄인은 죄인답게 그들에게 어울려줄 뿐이다.

  조율자들을 바라보는 서지훈의 눈동자가 푸른 빛으로 물든다.

 

 “네 녀석…”

 

  서정욱은 알 수 없는 위화감에 인상을 찌푸렸다.

  본능이 위험을 경고한다.

 

 “가주님 거기는 위험합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잠시.. 아니 알겠다”

 

  서정욱은 꺼림칙한 기분을 뒤로한 채 발걸음을 옮긴다.

  수백의 마법들이 자신을 겨누고 있었지만 그 대상인 서지훈은 아무런 미동조차 없이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결계를 발동시켜라!”

 

  수백의 마법들이 공간에 간섭을 시작하자 힘을 견디지 못한 공간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아무리 서지훈이라고 하더라도 저런 곳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이 자꾸 서정욱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저건...”

 

  뒤틀리는 공간속에서 거대한 힘이 꿈틀거린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챈 것은 서정욱뿐이었다.

 

 “젠장! 모두 피해라! 동굴밖으로 나가!”

 “예?”

 “가주님 갑자기 왜 그러시는 겁니까?”

 

  아직까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조율자들은 오히려 의아한 표정으로 서정욱을 바라본다. 그러는 사이에도 점점 더 뚜렷하게 형태를 갖춰가는 알 수 없는 힘을 바라보며 서정욱은 인상을 찌푸렸다.

 

 “서지훈.. 이 망할 자식이! 이대로는 안 돼…”

 

  서지훈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이 초래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결과만은 막아야했다.

  결국 서정욱은 요동치는 마력의 중심을 향해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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