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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청천무가: 푸른 하늘에 노랫소리 들리지 아니하고,
작가 : TeamVariation
작품등록일 : 2017.11.30

靑天無歌
Present by Variation

방대한 발타 연대기의 시작에 어울리는 동목 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물간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
Variation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명품 판타지를 제공해드립니다.

 
제 1 장: 염방 (End)
작성일 : 17-12-04 03:49     조회 : 306     추천 : 4     분량 : 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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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율기는 고통에 인상을 살짝 찡그리기는 해도, 웃음기가 아직 만면에 가득하기만 하다. 염양각주가 많이 피로한 것 같다며, 이리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는 것이 얼른 들어가 눈이라도 붙이시면 좋겠건만 하며, 얼굴이 귓가로 가까이 다가온다.

 

  “이럴 때야 말로 침착해야 하는 것 아니겠소. 염양각주. 큰일을 도모하는 사람이 무식하게 구는 것은 너무 간단하지 않소? 혹여 내 너무 큰 기대를 한 것이요?”

 

  버티지 못하겠으면, 가만히 앉아서 흘러가는 대로 떠내려가라는 천율기에 말에 염방은 몸에 힘이 빠졌다. 율기가 손을 뿌리치고 돌아선다. 요사스런 웃음소리가 귀에 가득하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그녀의 말마따나 이대로 아득한 바다로 흘러가게 되는 것인지, 하늘이 가까워 지고 있었다.

 

  정천당은 흡사 축제와 같은 분위기로, 술판만 벌어지지 않았지 정겹기만 하다. 정천회의 장로(長老)들은 젊음이라도 되 찾은 것처럼 노쇠한 얼굴들이 허리 빠지도록 큰일을 치룬 것처럼 벌겋게 상기 되어있다. 그런 반잡함 위로 천율기가 등당한다.

 

  제 잘난 줄 알고 콧대만 높던 염방 놈에게 한 방 먹인 것을 보아하니,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 하다는 회원들에게 천율기는 이게 다 하늘의 뜻인가 하더이다 대꾸한다. 옳다 동조하는 회원들 사이로 평합문이 몸을 내밀어 율기를 바라보았다. 회주의 말이니 따르긴 하겠으나, 몰아쳐도 모자랄 판국에 어찌 대비할 시간을 주냐는 합문에게 율기는 모든 것에 때가 있는 법이라 답했다. 합문이 그럼 회주는 어떠한 계책을 가지고 있는가 묻는다.

 

  차설. 청천당은 조금 숨이 트인 모양이었다. 상천당으로 향한 염방을 대신하여, 명두천이 임시 회주의 역할을 담당해 토론을 주제하였다. 그러나 해쳐 나갈 방도가 있겠냐는 두천의 물음에 장내는 고요하기만 하다. 육두문자를 섞어가며 이대로 당하고 있을 거냐 냅다 소리를 지르는 두천을 진정시킨 것은 운연이었다.

 

  명두천은 정천회 늙은이들의 공세가 이렇게 끝날 것이라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며 닦달하였으나 정적만 흐르고 있다. 답답한 마음에 그렇다면 당하기 전에 없애는 것은 어떠 한 가 묻는다. 당장이라도 들고 일어날 듯, 형형한 눈빛에 청천회원들이 시선을 돌려 조한을 바라보았다. 조한이 두천의 의견에 반박하려 나섰다.

 

  조한이란 자는 인지부 민 출신의 관료로 진천 군사 학교를 졸업하고 입관하여, 군인으로 근무하다가 천부에 들어오게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가주에 대한 충성심이 남달라, 정천회 간부자리를 고사하고 청천회의 입회하였다. 그녀는 군부 출신에서는 특이하게도 무력 무용론의 맹렬한 추종자였데, 갈등을 무력으로 제압하게 된다면 계속해서 같은 일이 반복될 뿐이라 소리 높여 말하곤 했다.

 

  명두천은 칼잡이 출신으로 입 놀리는 것보단 모가지 따는 게 더 효율적이라 믿는 사람이라, 그와는 성향 자체가 맞지 않는 인물이었다. 둘은 평소에도 곧잘 부딪치곤 했다.

 

  조한은 아직 가주의 진의를 모른다면서, 가주께서는 당신의 세력인 청천당을 지키실 거라 토로한다. 또 중앙회의에서 염양일대주의 말씀처럼, 맹안이라는 장애는 결코 가주의 탈각 사유가 되지 않는다 하며, 명분은 자신들에게 있으니, 염양일대주와 타 회원들이 무리하게 걱정을 하는 것이라 말한다. 두천은 고질병인 치통이 도지는 것만 같았다.

 

  염방은 손에서 구겨진 명명장(命名章)을 애써 다시 펴고 있었다. 그 신세가 한없이 초라하게만도 보여, 지나가는 시동이 새로 종이를 가져다 드릴까 묻는다. 염방은 되었다면서 기특하기도 하여 시동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는 홀몸이었으나, 결혼을 했더라면 벌써 시동만한 아이가 있었을 것이다. 그깟 명예나 복수 따위가 무어라고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며 살고 있던 것인지. 지금에라도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훌훌 떠나버릴 수 있을까? 염방은 도리질을 쳤다.

 

  시동에게 몇 환 정도 쥐어 주자, 아이는 좋다며 방긋 웃고 달려 나갔다.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들은 멀리 가버려 뒤통수도 안보이는 아이와 같았다. 염방의 시간은 많은 거리를 달려왔고, 그저 떠나기엔 가진 것이 많아 놓고 싶지 않았다. 버티겠다. 기필고 버텨내어 끝에선 내가 승리하겠다. 염방의 눈이 일렁거린다.

 

  축복과 감사를 전하는 행렬이 끊기지 않아야 할 상천당은 쥐조차 돌아다니지 않는듯 하다. 소연은 품에 안겨 있는 아이가 아직도 꿈인 것인지 했다. 멀쩡히 숨 쉬는 아이가 천형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그러했고, 자신이 어미가 되었다는 사실도 그러했다.

 

  제 품에서 안락함을 만끽하는 아이는 태어난 지 몇 시간만에 분란의 씨앗이 되었다. 간간히 맹노와 다른 시비가 나누는 이야기를 엿들어 보면, 하루 사이에 많은 말들이 오고간다. 개중에는 자신이 탈각 된다는 것도 있었고, 갓난쟁이를 죽여 없앤다는 말도 있었다. 심지어 들려오는 말에는 ‘고천의 치욕’이란 별명도 있었다. 해가 지려고 한다. 그녀는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상황 때문에 몸 풀 새 없이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인기척이 나 맹노가 나가본다. 문 앞에 염방이 서있다.

 

  조한과 맹두천의 대치가 심화되면서, 청천당은 두 파로 나누어졌다. 정천회를 무력으로 제압해야 한다는 강경파, 조안을 필두로 가주에게 믿음을 갖자는 온건파의 토론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명두천은 갑갑함에 속이 땀으로 가득 찼다. 염방이고 이들이고 단체로 환술에 걸린 것인지, 다들 가주, 가주 거리고만 있다. 인간이라는 족속들이 얼마나 겉 다르고 속 다른데, 대의라 하고서도 제 속편한데로 행하곤 하는데. 혹여 가주는 예외인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론, 천율방이라는 작자가 인망면에서는 꽤나 능력 있는 인물인가 싶다. 그것도 아니라면, 이 고천에서 가주라는 직위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상상이상으로 거대한 것이었다. 명두천은 한 발자국 물러서기로 한다.

 

  “만일, 가주께서 다른 선택을 내리신다면. 그땐 어쩌겠는가?”

 

  조한은 가주가 그러실 연유가 없을 뿐더러, 그때는 유구한 천가의 가법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한다면, 정천회도 감히 딴지를 걸 수 없을 것이라 하였다. 이상주의적 생각일 뿐이다. 명두천은 다들 속 편한 소리만 하고 있다고 혀를 찼다.

 

  그때 잠자코 있던 운연이 목소리를 내었다. 그렇다면, 진운각주 님의 의견을 따라, 당장에 군사적 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써 염양일대주님의 의견에 맞추어 대비를 하는 것이 어떠합니까? 운연은 뒤를 이어, 때마침 초동이 시작되었고 하여, 고천에 칼잡이들이 대거 상주하는 꼴이라 첨언하였다. 운연은 이들을 이용하여 정천회와 가주 몰래 세력을 형성한다면, 아무런 탈이 없을 것이라 하였다.

 

  조한은 운연의 의견에 딱히 문제점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우려되는 바가 있어. 비밀스럽게 진행해야 한다. 당부를 전하였다. 운연이 명두천에게만 들릴 정도로 말하길, 이쯤에서 물러나시고 도모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까 합니다. 명두천이 고개를 끄덕인다.

 

  맹노가 염방과 마주한다. 주접 낀 모습이 꼭 옛적에 자신을 찾아왔던 소년과도 같아 보인다. 그때도 지금처럼 불쑥 무언가를 맡기고 갔었다. 그때에는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의 무게였으나, 염방이 건넨 봉투는 그것보다 훨씬 무거운 것이었다. 맹노는 들어오시라 전하였다.

 

  염방은 수척한 제 모습을 누이에게 보이기 싫을 따름에, 맹노로 하여금 전하도록 하였다. 맹노는 손에 들린 명명장을 보지 못한 척 들어오라고 하는데, 목뒤로 마른 침이 넘어갔다. 가모께서 몹시 피로하실 터인데 가주께서 전한 것이라 하면 된다 하여도, 받지 않았다. 그리 중한 것이면, 직접 드셔서 전하시지요. 맹노가 문을 텄다. 염방은 하릴없이 안으로 들어선다.

 

  “탈각. 염방일가를 천부에서 몰아내려면, 이밖에 다른 답이 있겠습니까?”

 

  천율기는 가볍게 말을 꺼낸다. 그러나 그 파장은 대수롭지 못 한 게 아니다. 정천회원 들은 미처 닿지 못한 생각이었다. 합문이 어찌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묻자. 그것이야 차차 머리를 맞대어 고민을 해볼 문제이고. 이외에 차악이 있다면 그리 하겠다 답한다.

 

  사상 유래 없는 사안인지라 섣불리 타진하지 못하고 있다. 오직 합문만의 천율기의 의견에 의문을 내놓는다. 탈각이라면 가모를 바꾸자는 것인데, 과연 가주께서 그리 하시겠는가? 천율기가 심상치 않은 웃음을 지었다.

 

  천율기는 정치에서의 가장 큰 무기는 상대의 약점을 잘 파악하여 시기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이유에서 그녀는 꽤 오랫동안 첩보인을 고용하고 있었다. 그들이 가져오는 정보에는 가주부터 시작하여 청천회 인사들의 어릴 적 습관까지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물며, 여기 앉아있는 평합문을 비롯한 같은 회원들의 약점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었는데.

 

  가주께서는 반드시 그렇게 하실 겁니다. 천율기의 장담에 다들 영문모를 얼굴을 하고 있었다.

 

  소연은 염방에게 혹 가주의 행방을 알고 있느냐 물었다. 염방은 차마 모른다 할 수 없어. 가주께서는 맘이 많이 상하셨는지 별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계신다 하였다. 소연은 염방의 안색을 살피면서, 자신이 오라비에게 누를 끼친 것은 아닌지 하였다. 염방은 후계가 맹안을 가진 게 어찌 가모님 탓이겠습니까 하였다.

 

  마음 같아선, 소연을 붙들고 목이 찢어져라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는지 푸석한 피부며, 찢어진 뱃가죽이며 안쓰럽게만 보인다. 그런 염방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맹노가 훌쩍이며 자리를 피했다.

 

  소연은 어느정도 체념한 얼굴이다. 그녀의 얼굴에 깃든 것은 죄책감, 미안함, 당황스러움, 혹은 그 깊숙이 묻어둔 원망들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내색하지 않았다. 눈을 꽉 감은 그녀의 입가로 결국 방울이 맺혀 품에 안긴 아이에게로 떨어진다. 염방은 그 모습을 외면하였다.

 

  염방은 누이와 이런 종류의 대화를 나누어 본적이 없었다. 말이 좋아 가족이지 남보다 더 한 사이로, 차라리 주군과 처에 가까운 관계다. 적어도 염방은 그렇게만 대하였다. 소연 또한 따로 자란 오라비에게 정 따위의 것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그 핏줄이라는 것이 뭔지 서로를 바라봄에 애틋함만 커져간다.

 

  염방은 감정을 누그러뜨리며, 명명장을 건네었다. 가주께서 친히 후계의 성명을 지으셨으니, 펼쳐 보시라 하였다. 소연이 봉인된 명명장을 조심스럽게 뜯어내어 살폈다.

 

  天家, 利理

 

  가주에 날인이 적힌 명명장을 바라보면서, 소연은 후계의 이름을 읊조릴 뿐이었다. 땅거미가 져버리고 온통 어둠으로 가득하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Wirte legends. Variat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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