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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진흙의 성
작가 : 시스
작품등록일 : 2017.11.27

 
비가 내리는 날 -1
작성일 : 17-12-03 23:32     조회 : 387     추천 : 0     분량 : 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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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며 작은 거품을 낸다.

 모래 위에 우두커니 두었던 발목에 바닷물이 들어왔다 나가는. 묘하게 싸해지는 느낌에 아이는 크게 몸을 떨었다. 파도를 타고 따라들어오는 모래들이 발가락 사이사이의 틈으로 들어와 간지럽히자, 꺄르르 웃으며 발을 털다 뒤로 벌러덩 넘어지기도 했다. 혼자 놀고 있음에도 즐겁다며 웃는 아이, '이브'라 불리우는 아이는 옷이 젖는지도 모른 채 모래사장과 바닷가의 경계선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황혼에 물든 태양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야 속에서 사라져만 가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자니, 갑자기 무언가가 세게 머리를 때리고는 무너져내렸다. 촉촉히 젖은 모래뭉치였다. 아이는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화를 내려던 마음이 싹 가라앉아버렸다. 자신의 분노보다 더 커다란 화가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이 노려보고 있었기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가까이 다가갈 뿐이었다.

 "꽃님아 한 번만 봐주라."

 머리에 쓴 삐뚤어진 화관을 제자리로 맞춰주며 아이는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그러나 '꽃님이'라 불린 아이는 그의 뺨을 양 손으로 잡아 주욱 늘리더니 제 속이 풀릴 때까지 그를 흔들어댔다.

 "그렇게 수업에 빠지지 말라고 했는데도, 내가 언제까지 네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거야?"

 꽃님이는 최대한으로 볼을 잡아 당기었다 놓아, 착! 하는 찰진 소리와 함께 이브의 뺨에 얼얼한 고통과 함께 붉게 물을 들였다. 그리고 꽃님이가 아니고 화영이야, 하며 그가 뒤돌아 걸어가자 그 뒤를 바삐 따라갔다. 물을 머금어 찰박이는 발로 모래사장을 가로 질러가자 푸른 잔디 위 색이 바란 흰 벽과 갈빛이 도는 문이 열린 채 둘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화영이랑 이브구나. 어서 오렴, 곧 식사 시간이란다."

 문 주변을 지나가던 머리카락이 바닥까지 내려온 어른이 달려오는 둘을 받으려 두 팔을 활짝 벌렸다. 그러나 화영이는 달리다 천천히 속도를 늦추고, 이브는 끝까지 달려 그의 품에 안겼다. 너무나 세게 부딪힌 탓에 그도, 아이도 뒤로 고꾸라졌으나 아픈 내색은 커녕 멀뚱히 서로를 바라보다 소리 내어 웃기만 했을 뿐이었다. 어른은 웃다가 제 품에 안긴 아이가 축축한 것을 이제서야 눈치채고는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고는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전에, 이브는 씻고 와야겠구나. 화영아, 식당에 가서 친구들과 먼저 먹고 있을래?"

 화영은 그 말에 바로 고개를 저었다.

 "나도 같이 씻을래요. 이브가 젖은 손으로 내 머리를 만졌어!"

 화영은 물기가 남은 제 화관을 매만지며 이브를 날카롭게 쳐다보았다.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는 손가락만 꼼질거리다 어른의 뒤로 숨어들었다. 입이 삐죽 튀어나온 화영은 어른을 사이에 둔 채 이브를 잡으려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다, 미소만 짓던 어른의 손에 둘 다 품에 안겼다.

 "인석들, 어지러우니까 그만하렴. 대욕탕으로 갈 거면 선생님도 같이 가자꾸나."

 "사제님이랑? 싫어, 사제님이 씻겨주면 살이 아프다구요!"

 아이들에게 '사제님'이라 불린 선생은 그 둘이 등을 몇 번이고 때려도 솜방망이처럼 느껴져 능청스레 웃을 뿐이었다. 이브는 아까 전 바다에서 놀았던 탓에 금새 지쳐 그의 품에서 선잠이 들고, 화영도 곧 지쳤는지 한숨을 푹 내쉬며 품에 얌전히 안겨갔다.

 대욕탕 내에서는 한바탕 소란이 났었다. 지쳐 잠들어있던 이브는 깨어나자마자 선생의 손에 옷이 벗겨지고 물 세례를 받아 거품에 뒤덮인 채로 씻겨 지기 싫다며 달아다니다 미끄러지더니 넘어지거나,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며 이리저리 사고를 치고 있었다. 그에 반해 화영은 스스로 옷을 벗고 스스로 씻다 거품욕탕 안으로 들어가 사고 치는 이브를 구경하다가 눈에 거품이 들어가 질끈 감고 달려오는 그에게 휘말려 탕 안으로 밀려잠겼다. 이 모든게 선생이 아이들이 제대로 씻겨주기 전에 일어난 상황이었다. 화영은 이브의 손목을 잡고 탕 안에서 일어나, 선생의 앞에 그를 밀치고는 제 자리에 앉아 샤워기를 틀었다. 얼굴이 화로 가득차 뺨과 이마가 새빨갛게 올라있었다.

 "꽃님아..."

 "이브, 다 씻을 때까지는 화영이를 두자꾸나."

 선생은 이브의 몸에 거품칠을 다시 하며 그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미안함과 서러움이 섞인 표정.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지만, 그의 성격을 아는 선생은 그저 조용히 몸을 씻겨 줄 뿐이었다. 두 아이들을 먼저 씻긴 선생은 제 머리를 묶어두었던 끈을 풀고, 몸에 수건을 둘러 주며 탕 밖으로 보냈다.

 “오늘 저녁 수업은 조퇴로 처리 해 줄 테니, 방으로 돌아가 편히 쉬렴. 조만간 비가 온다고 하니 가급적이면 당분간은 바다에 가는 것도 자제하고.”

 둘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이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가자 화영은 곧장 수건을 수거함에 넣고 제 선반 안에 들어온 새 옷을 꺼냈다. 때묻지 않아 새하얀 속옷과 옷들을 차례대로 입은 뒤에야 새로운 화관을 머리에 쓰니 그의 갈색빛 머리카락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이브는 멍하니 그 모습을 쳐다보다 서로 눈이 마주쳐서야 아차, 싶더니 자신도 새로 온 옷들을 꺼내 입었다. 화영과는 완전히 반대 되는 검은색으로만 된 상의와 바지. 모두가 하얀 옷에 검거나 갈색빛을 머금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브 혼자만이 백금색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긴 속눈썹에 예쁜 머리카락이였지만 아이는 타인과 달라 옷도 저 혼자 다른색을 입어야 한다는 것에 매번 불평을 가지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아이의 친구는 볼을 잡아당기었고, 선생은 사냥한 말투로 아이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래 전, 하늘에게서 생명을 받은 백금모래가 있었단다. 그가 우리의 첫 시작이 되어 자연스럽게 왕위에 올랐는데, 모두가 어두운 색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을 때, 그 혼자만이 하얀 머리칼을 가지고 있어 처음에는 서로가 어색하게 느껴졌지. 하지만 임금이 된 그가 우리들을 이해하고 보듬어 주었고, 오히려 그가 먼저 우리에게 다가 오기위해 검은 옷을 입은 채로 다니기 시작했단다.]

 이브는 머릿속에서 자신의 외형에 대한 불만이 생각 날 때마다 그 말을 반복했다.

 [이후 그는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지고, 신뢰의 관계를 맺게 되었단다. 이브, 너의 검은 옷과 임금과 같은 모래에서 태어나게 되었다는 것은 긍지를 가져도 되는 일이란다. 또한, 우리는 네가 다르다 하더라도 절대 너를 버리지 않아.]

 언제나 너를 사랑하고 있단다. 이브는 마지막 말을 다시 되새겼다. 화영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건네기 위해 그가 고개를 들자, 그가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 있었다. 아이가 놀랄 틈도 남겨 주지 않은 채 화영은 손목을 잡더니 바깥을 향해 뛰어갔다. 그가 혼란스러워하는 사이, 이미 대욕탕 바깥으로 나온 둘을 거칠게 숨을 쉬었다. 화영이 잡았던 손목을 놓고 하늘을 향해 쭉 기지개를 피며 숨을 고루 쉬는 동안, 이브는 거칠게 숨을 들이내쉬었다. 공복에 눈앞이 어지러워 휘청 이자, 화영은 작게 소리 내어 웃더니 그의 손을 꽉 잡았다.

 “꽃님아?”

 이브는 잡힌 손을 맞잡으며 손에서부터 시선을 위로 올렸다. 마주 본 화영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웃어주고 있었다. 그는 따라 웃으며 잡은 손을 크게 흔들었다. 그 덕에 몸까지 흔들려 서로 휘청이다 겨우 중심을 잡고는 더 큰 소리로 웃어댔다. 화영은 이브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이브는 화영의 허리 부분 옷을 꼭 잡았다. 화살표가 안내하는 방향으로 길을 걸어가며 둘은 언제 화를 냈었나 하며 작은 장난을 치며 걸어갔다. 별이 빛나는 밤하늘 사이, 작은 먹구름이 싹을 피우고 있었다.

 
작가의 말
 

 처음 올려보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당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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