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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애박사는 하이드씨
작가 : 새로고침
작품등록일 : 2017.11.3

[차원이동/사기꾼여주/여주를 이용하려는 남주/계약관계/말빨 좋은 여주]

24살, 한국의 연박하는 바다에 빠져 죽었다. 빌어먹을 인생. 그녀는 죽어가는 와중에도 욕을 퍼부었는데,

"시발!"

"얘야, 뭐라고?"

눈을 떠 보니 귀족 집안의 외동딸이 되어 있었다. 거기까지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박하는 '몰락'귀족의 외동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아버지는 실종, 어머니는 병사. 결국 이런 거다. 원래부터 꼬인 인생인지라, 더 놀랄 것도 없다. 홀로 남은 박하는 전공을 살려, 향수 가게 '하이드'를 차렸다. 사랑에 고픈 아가씨들에게 가짜 페로몬 향수를 팔아 등을 쳐먹으면서,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요즘엔 사기꾼 만나는 데 예약도 필요한가?"

이 남자만 없었더라면.

 
6. 비밀과 밤
작성일 : 17-12-02 21:20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6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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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일은 그녀를 보고 조금 놀란 눈치였다. 그는 놀란 기색을 숨기며 매끄럽게 웃었다.

 

 “잘 어울리네.”

 

 나디아는 대답 대신 고개를 가볍게 까딱하곤 시종이 꺼내준 의자에 앉았다. 하늘색 냅킨으로 손끝을 닦고, 물이 담긴 잔을 들어 한 모금 축였다. 붉은 연지가 묻은 크리스털 잔은 시종에 의해 치워졌다.

 

 “그런 건 어디서 배웠어?”

 

 나디아가 방금 한 것은, 식사 전에 하는 귀족의 예법이었다. 아차, 하는 마음에 시선을 들어 가일을 보니, 조금 전보다 더 놀라 보인다. 나디아는 어설프게 웃었다.

 

 “예전에, 초대받은 일이 있었거든요.”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하이드와 친분이 있던 자작 부인이 그녀를 초대해 식사를 종종 하곤 했으니까. 나디아가 예법을 이렇게나마 기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공이 컸다.

 

 “그런 것 치고는 능숙한데. 뭐, 잘 됐네. 수업 받을 건 좀 줄겠어.”

 

 가일은 전채 요리로 나온 샐러드에 포크를 찍었다.

 

 “방은 식사 후에 제벨이 안내해 줄 거야. 네 옆방은 서재, 그 옆은 집무실. 복도 끝의 방은 내 침실. 시킬 일 있으면 종 울리고. 예법 선생은 후에 소개시켜주지.”

 

 나디아는 나이프로 샐러드를 잘라 보다가, 결국 내려놓았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해, 도무지 태연히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그만둔다고 하면 안 될까. 죽이려 들까. 나디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황녀님을 제가 속일 수 있을까요?”

 

 “속이는 게 아냐.”

 

 가일이 미간을 찌푸렸다.

 

 “귀족 상대로 사기를 치던 하이드가 이렇게 간이 작을 줄 몰랐는데. 너는 지금 사기를 치는 게 아니라, 정말로 귀족이 되는 거야. 귀족인 척이 아니라, 귀족. 나디아 앤시어. 네 이름이야.”

 

 그래, 그게 내 이름이야. 나디아는 눈을 꾹 감았다 떴다.

 

 “나는 시골에서 자라 세상물정 모르는 내 먼 친척 동생을 잘 교육해서, 데뷔시킬 예정인 거고. 알겠어?”

 

 나디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가일이 설핏 웃었다.

 

 “고개 들어. 웃어. 너는 이 ‘가일 르로이’의 유일한 친척이야. 아무도 너를 함부로 대할 수 없어.”

 

 가일의 시선과 나디아의 시선이 교차했다.

 

 “널 믿지 말고, 날 믿어.”

 

 나디아는 미소 지었다.

 

 

 

 ***

 

 

 

 밤이 깊어 고양이도 울지 않는 시간이 되었지만, 잠이 올 리가 없었다. 나디아는 몽실몽실한 슬리퍼에 발을 꿰었다. 이 넓고 화려한 방은 익숙해지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잠깐 나가도 되겠지?’

 

 나디아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불이 어슴푸레 켜진 긴 복도에는 문이 몇 개 없었다.

 

 ‘내 옆방이 서재, 그 옆이 집무실, 맨 끝이 가일의 침실.’

 

 서재와 집무실에 불이 켜져 있었다. 아직도 일을 하는 건가? 나디아는 그를 방해하지 않으려는 생각에서, 서재의 문을 열었다. 얌전히 책이나 보다 자러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종이냄새가 물씬 풍기는 방 안으로 발을 디뎠다.

 

 "와……."

 

 책이 정말 많았다. 많다, 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많았다. 서재의 불빛은 너무 강하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아 딱 책을 보기 적당한 정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발이 가는 대로 따라 걸으며 책장의 책들을 훑었다.

 

 군주론, 남부의 역사, 북부 언어, 황실 계도…….

 

 황실 계도? 책등을 죽 훑던 나디아의 검지가 뚝 멈추었다. 북부 언어나 남부의 역사는 예전에 읽어 봤다. 군주론은 별로 재미가 없어 보이고. 이거 읽어봐야지. 그녀는 그대로 책을 꺼냈다. 어디서 읽지? 소파, 소파가……. 고개를 돌려보니 반대쪽에 책상과 의자, 벽면엔 소파가 늘어서 있었다. 나디아는 총총 소파로 걸어가 풀썩 앉았다.

 

 ‘저건 또 뭐야.’

 

 가일은 미간을 찌푸렸다. 서재와 집무실은 이어져 있었다. 물론 그 사실을 나디아가 알 턱이 없었지만.

 

 ‘굳이 설명해줬더니 첫날부터 들어오는 거냐고.’

 

 가일이 구태여 자신의 서재, 집무실, 침실을 알려줬던 까닭은, ‘들어오지 말라’는 것이었다. 들어오지 말라고 알려줬더니 기어코 생쥐마냥 뽈뽈거리며 들어와. 가일은 헛웃음을 지었다.

 

 그 위치에서 옆으로 고개를 돌리기만 해도 가일이 보일 텐데, 나디아는 그를 발견하지 못한 것인지 책을 읽느라 여념이 없었다.

 

 ‘흐음.’

 

 진짜 평민이 맞나? 그의 서재에 있는 것들은 당연히, 고등 교육을 받은 귀족들을 위한 책이다. 스물은 겨우 넘었을까 싶은 평민인 여자가 책을 읽는다 하여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조금 전 식사에서 귀족의 예법을 보인 것도 그렇고, 의문점들이 많다. 나디아는 식사 중에 단 한 번도 식기와 접시를 부딪치지 않았다. 가일은 그 사실을 식사가 다 끝나고서야 깨달았다.

 

 ‘혹시 귀족이 평민 행세를 하고 있나?’

 

 그렇다면 아귀가 좀 맞다. 하지만 왜? 애초에, 귀족이 왜 평민 행세를 하지? 혹시 도망자인가? 집에서 쫓겨났나? 범죄자라던가, 아니면 재물을 노리고……?

 

 가일이 한 가지 놓친 게 있다면, 나디아가 산 세월이 그녀의 겉모습보다 한참은 많다는 사실이었다. 연박하로서 산 세월이 20년이 넘는다. 거기다 나디아로 산 게 또 몇 년인가. 나디아는 이미 귀족일 당시에 아버지의 서재에 있던 모든 책들을 읽어 보았다. 예법은 또 얼마나 쉬웠는데. 나디아의 부모님은 한때 자신들의 딸이 사고를 당하더니 천재가 된 것은 아닌가 한참을 고민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가일의 의문은 점점 산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황녀가 방계라는 거지.’

 

 나디아가 읽고 있는 책은 황실의 야사와 가계도를 총망라한 책이었다. 황실의 유래부터, 현재까지. 황실의 상징은 붉은 장미. 황족의 상징은 적안. 적안의 소유자라면 누구든 황위 계승의 권리가 있었다. 그 말은, 반대로 적통이더라도 적안이 아니면 황위를 계승받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현 황녀는 적안이 아니었다.

 

 만일 황녀가 적안이었다면, 그녀가 황위를 물려받는 것으로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었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황녀의 부군을 임시 황제위에 올리고, 황녀의 자식 중 적안인 아이를 정식 황제로 올리는 것이다. 이것이 선황제의 계획이었다.

 

 ‘임시 황제라니. 진짜 황제가 되는 게 아니었구나.’

 

 방금 그녀가 읽은 부분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었다. 선황제는 처음부터, 황녀의 부군을 정식 황제로 인정해 줄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가일이 이 사실을 몰랐을 것 같지는 않은데.’

 

 이 책은 가일의 서재에서 꺼낸 책이었다. 게다가, 책은 미완이었다. 그 말은, 황위가 거듭되며 책 내용이 더해진다는 뜻. 아마도 방금 나디아가 읽은 내용도 최근에 적힌 것일 가능성이 컸다.

 

 ‘그럼 이 책은 누가 쓰는 거지?’

 

 의문은 다음 장으로 넘어가며 금세 풀렸다. 르로이 가문은 황족의 방계 혈통으로, 황실의 그림자를 대변하고 있었다. 그들이 하는 일은 황제의 보좌, 국경의 관리를 포함해 황권의 가장 큰 뒷세력이 되어주는 것이었으며, 동시에 황실의 일을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책은 장마다 집필자를 기록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일의 집필자는…….

 

 “어, 그거. 내가 썼어.”

 

 나디아는 번쩍 고개를 들었다. 가일이 그녀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나디아가 보고 있는 장을 살피더니, 한 장을 넘겨 우측 상단을 짚었다.

 

 “여기, 가일 르로이.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내가 쭉 작성하고 있지.”

 

 나디아는 엷게 웃고 있는 가일의 얼굴과, 책을 한 번씩 번갈아 보았다.

 

 “충성심이 남다르네요.”

 

 “르로이 가문이 지닌 의무지. 또 권리고. 내가 아니면 이런 사실을 누가 알겠어?”

 

 가일은 비식 웃으며 나디아의 옆에 기대어 앉았다. 그는 들고 있던 잔을 테이블에 올려놓더니, 나디아의 무릎에 놓인 책을 제게로 끌어당겼다.

 

 “나는 이 책을 10살 때 처음 봤는데, 황실이 생각보다 개판이더라고. 처음으로 황실에 대한 선망이 깨졌지. 여기……. 이거. 12대 황제께서는 성벽이 괴팍했는데, 우리 선조께서는 친절하게도 황명으로 죽은 여인으로만 기입해 두셨더라고.”

 

 “황명이 아니에요?”

 

 “황명 아냐. 밤 보내다 죽이는 거지.”

 

 가일은 으쓱하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더 가관도 있어. 이분은 동생 부인이 탐나서 황명으로 취했고, 이분은 옆나라 공주한테 정신이 팔려서 국토 삼분의 일을 떼어 주셨지……. 이분은 정원 일에 심취해서 매일 꽃밭에서 사셨고. 아, 이 공주는 사디스트였어.”

 

 이걸 이렇게 말해줘도 되나? 나디아는 가일에게서 술술 나오는 황실의 비밀들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나디아의 시선을 느낀 가일이 피식 웃었다.

 

 “왜, 놀랐어? 이건 약과야. 선대 황제께서…….”

 

 "그, 그만!"

 

 “는 사생……읍.”

 

 나디아는 가일의 입을 틀어막고 있는 자신의 손을 칭찬했다. 아무리 비밀들이 궁금하다고는 해도 어릴 적부터 들어 온 선대 황제의 치부까지 듣기엔 심신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았다.

 

 “안 궁금하니까 그만 해요!”

 

 가일이 무어라 말하려는지 제 손등을 탁탁 쳤지만, 나디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신 선망 깨졌다고 내 선망까지 깨려고 그래요? 악취미야 진짜!”

 

 나디아는 가일이 한참을 더 버둥거리고 나서야 손을 풀어주었다.

 

 “푸하……! 아니, 내가 뭘 했다고 그래? 힘은 또 왜 그렇게 세……. 내 감상을 공유하고 싶었을 뿐이야.”

 

 “네, 저는 아직 황실에 대한 로망을 잃기 싫은 것뿐이고요.”

 

 “황녀 만나면 와장창 할 텐데?”

 

 “씁.”

 

 “그분 성격이 진짜……. 성격 알면 남자 다 떨어질 걸…….”

 

 “쓰읍!”

 

 입술에 손가락을 세우며 눈을 부라리는 나디아에, 가일은 결국 입을 닫았다. 가일이 얌전해지자, 나디아는 다시 책을 잡았다. ‘적안은 황실의 상징이다.’ 부분에서 멈칫했다가, 다시 가일을 보았다. 가일은 나디아의 노골적인 시선에도 개의치 않았다.

 

 “왜 그렇게 봐? 내 순결은 아직이야.”

 

 “순결 잘 넣어두세요. 여기, 적안은 황실의 상징이라는데.”

 

 “어, 르로이 가문은 황실 방계 혈통이니까.”

 

 “그런데 왜 당신은 황제가 못 돼요?”

 

 가일은 일자로 입을 다물었다. 대놓고 꺼리는 그의 반응에, 나디아는 도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대답하기 싫다는데 굳이 캐물을 만큼 궁금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킬 선은 지켜주고 싶었다.

 

 “르로이 가문은 적안의 유무와는 별개로, 황족으로 인정받지 못해.”

 

 나디아의 시선이 돌아갔다. 가일은 생각보다 덤덤하게 말을 잇고 있었다.

 

 “황실의 모든 치부를 처리하는 대가로 황권을 위협할 수 없다. 덕분에 황제의 전폭적인 신뢰와 권력을 얻었지만, 나는 무슨 짓을 해도 황제가 될 수 없어.”

 

 “그럼 황녀님을 왜…….”

 

 “책 안 봤어? 임시니까 괜찮아……. 그 정도는.”

 

 말을 마친 그는 왼손의 커프스단추를 풀었다. 흰 셔츠 아래로 드러난 잘 뻗은 손목을 뒤집자, 장미 문양이 드러났다.

 

 “황실의 피에는 마법이 섞여 있지. 그 증거로, 황족의 피로 이룬 맹약은 절대 지워지지 않아.”

 

 장미 문양은 황가의 상징. 나디아는 조심스레 손을 내어 손목에 그려진 장미를 쓸었다.

 

 “만약 내가 황위에 오르면, 나는 돌연사할 거다.”

 

 황위에 오른 가일은 개복치구나. 나디아는 가일의 붉은 눈을 보며 한국에서 한때 인기 있었던 게임을 떠올렸다. 핸드폰 화면에 둥둥 떠오른 돌연사한 개복치와 가일을 겹쳐보니, 웃음이 났다.

 

 “풋,”

 

 “……웃어?”

 

 가일이 미간을 찌푸렸다. 아, 여기서 웃으면 안 되는데. 나디아는 황급히 그에게서 떨어져 미친 듯이 손사래를 쳤다.

 

 “지금, 웃어?”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데 웃어서 화났나? 나디아는 식은땀을 흘리며 상체를 뒤로 물리기 시작했다. 화난 가일의 낯이 점점 다가오는 듯해, 나디아는 조금씩 상체를 뒤로 물리다 이젠 소파에 눕기 직전이 되었다. 당황하는 나디아의 얼굴을 바라보던 가일이 픽 웃었다.

 

 “이렇게 좀 웃어.”

 

 나디아가 당황하는 사이, 가일이 나디아의 손을 잡아 가볍게 당겼다. 쑥 올라가는 상체에, 나디아는 눈을 크게 깜빡였다. 가일은 웃고 있었다.

 

 “아까 말했잖아. 네가 뭘 하든 너에게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화, 안 났어요?”

 

 “뭐 그런 거 가지고. 아! 다 식었잖아…….”

 

 가일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으쓱하더니, 다 식은 차에 짜증을 냈다.

 

 “아무튼, 내가 끽, 하고 죽는 것보단 여기서 지내는 게 낫지. 난 지금 생활로 충분해.”

 

 “욕심이 없는 건지 있는 건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 책을 펴는데, 가일이 그녀를 불렀다.

 

 “나디아.”

 

 나디아는 눈을 크게 떴다. 이름 자체가 오랜만이기도 했거니와, 그의 나직한 목소리에 담긴 제 이름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무 정 붙이지 마. 깊이 알수록 정이 드는 법이야.”

 

 생각해보면, 그는 나디아에 대해 한 가지도 물어보지 않았다. 그저 자신에 대한 뒷조사, 그리고 그가 만들어준 나디아 앤시어의 과거뿐. 그는 식은 찻잔을 들고 일어섰다.

 

 “시간이 늦었는데, 가서 자는 게 어때.”

 

 가일은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나디아는 어쩐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조금 전까지 떠들던 친밀감은 다 가짜라는 듯이 선을 긋는 그의 행동에, 나디아는 멍하니 책을 내려놓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불 꺼진 방은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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