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훈이는 퇴근길에 카페에 들린다.계산대에 기대어 지민이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 형진 이를 발견한다.
형진: 어 형 일찍 도착했네. 나 여기 있는거 어떻게 알았어?
민훈: 몰랐지… 나는 차이 라떼 마시려고 들렸는데 … 너도 여기 있었네
형진: 우리 밥먹으러 가는거 아니야? 밥먹으로 가는데 차이 라떼를 마신다고?
형진이는 고개를 갸우뚱 한며 물어 본다.
민훈: 여기 차이 라떼가 정말 맛있어.
계산대 서있던 지민이를 보며 말 한다.
민훈 안녕하세요...아... 선생님… 이라고 불러야 하나…
지민: 편하게 불러주세요 형진이 보호자 격인데….. 저번처럼 차이 라떼 드릴까요?
민훈: 네 여기 차이 라떼 너무 맛있더라 구요..
지민: ‘시쓰는 찻집’ 에서 미시던 맛 나죠?
민훈: 그러니까요. 제가 차이 라떼를 진짜 좋아해서 왠만한 곳엔 다 가봐서 아는데. 제가 지금 까지 다녀본 여러곳 중에...
형진이는 둘이 대화 하는게 맘에 들지 안는다. 자신은 모르는 대화를 나누는게 기분이 나쁘다. 형진이는 중간에 말을 가로챈다.
형진: 저 코코아 한잔 더 주세요. 아까 그맛으로요.
지민: 코코아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어서 그맛이 그맛일 텐데…
형진: 아니예요. 그리고 이 코코아. 딱 제 스타일 이예요.
곧 주문한 차이 라떼와 코코아가 나온다. 형진이는 주머니에서 돈을 꺼낸다.
형진: 형껏도 같이 계산해 주세요.
민훈이는 어이가 없다는듯 웃는다.
민훈: 왜 너가 내. 내가 사줄려 했는데.
형진: 선물이야. 취직 축하해.
민훈: 이거 내가 준 용돈 아니야? 너 이걸로 선물 퉁치려는 거지?
형진: 저녁도 내가 살꺼야. 나가자.
형진이는 지민이에게 고개로 인사를 한뒤에 카페를 나간다. 민훈이는 형진이를 따라 나간다.
민훈: 야 어디가. 같이가. 안녕히 계세요... 지민씨
카페를 나가던 형진이는 다시 돌아와 지민이한테 말한다.
형진: 선생님 이제 제 번호 아시니까 앞으론 저한테 연락주세요. 형 통해서 하지 마시고… 그리고... 저한테 선 긋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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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진이와 민훈이는 중국집에 도착한다. 민훈이와 형진이는 짜장면을 먹으며 대화 한다.
형진: 형이 진짜 먹고 싶은게 짜장면 맞아? 내가 산다고 일부러 싼데 온거 아니야?
민훈: 아니야, 나 여기 정말 오고 싶었어. 너무 먹고 싶었어.
형진: 우리 곱베기 하나 더 시키자 탕수육도 시키고 군만두도 시키자.
민훈: 아냐 나 배불러... 이제 그만 시켜 남기 겠어.
민훈이는 맛있게 먹는 형진이를 바라보면서 흐믓하게 웃는다.
민훈: 와 형진이 많이 먹네? 내껏 좀 갖어 가서 먹어
형진: 형 요즘 왜 이렇게 조금만 먹어?
민훈: 너가 항창때라 너무 먹는거야.
형진: 형 요즘 잘 먹지도 않으면서 운동만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니야?
민훈: 나도 너때는 먹어도 키로 갔는데. 이제는 관리 해야지.
형진: 누가 들으면 아저씬줄 알겠다. 고작 24살 이면서.
민훈: (웃으며 휴지로 입가를 닦는다.) 맞아, 아직 한창이지? 형진아, 빨리 나이 먹어라. 같이 술먹게.
형진: 형 조금만 기다려 몇달 안 남았어. 나중에 쨘하면서 캬 하자?
형진이는 물컵을 들고 술을 마시는 듯 흉내를 낸다. 물을 마신뒤 입으로 캬 소리를 낸다.
민훈: 쪼끄만게.
형진: 오늘 첫출근 하신 소감은 어떠십니까?
형진이는 인터뷰를 하듯 군만두를 마이크 삼아 들고 말했다. 민훈이 입앞에 갔다 댔다.
민훈이는 군만두를 먹으며 형진이에게 말한다.
민훈: 다들 열심히 일하고 사람들끼리 친한거 같더라고. 패션 회사라 그런지 여자 동료가 많았어.
형진: 오, 맘에 드는 사람 있어?
민훈: 나는 부서가 마켓팅이라 자주 만날일은 없을꺼 같아.
형진: 형 우리 밥먹고 운동하러 갈까?
민훈: 그래! 어디로?
형진: 우리가 다니던 초등학교.
그릇을 싹다 비운 형진이는 일어나서 화장실을 간다. 돌아오는 길에 계산을 하려한다.
아줌마: 저기 앉아 계신 분이 이미 계산 하셨는데요?
민훈이는 형진이 교복 자켓과 자신의 양복을 챙겨 나오며 말했다.
민훈: 한턱은 나중에 돈벌면 쏴. 마음만 받을께.
민훈이는 형진이 어깨에 교복 자켓을 올려 놓으며 말했다.
민훈: 잘 먹었습니다.
계산대에 서계신 아줌마한테 인사를 한뒤 형진이에게 어깨 동무를 한뒤에 문밖으로 나갔다.
형진: 내가 살려고 했는데... 잘 먹었어.
저녁을 먹은뒤 아이스크림 하나씩 들고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형진이는 자전거를 타고 민훈이는 양복은 입은채 달리기를 한다. 곧 학교에 도착한다. 둘은 속도를 맞춰 운동장을 돌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민훈: 너 오늘 무슨 일 있었냐?
형진: 뭔 일. 그냥 학생이 학교 다니는 거지 뭐
민훈: 근데 왜 운동복 입고 있어. 얼굴도 쫌 부은거 같고
형진: 인생이 뭐 그런거지.. 별일 없었어...
형진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딴 이야기로 화제를 돌린다.
형진: 형 그때 기억나? 나 초등학교 처음으로 등교 하던날?
민훈: 그럼. 기억나지. 우리 형진이 입학식때 내가 학부모로 갔었잖아 꽃들고 사진찍고 그랬지. 그땐 나도 초등학교 5학년이 였는데. 엄마는 그때도 일하시느라 바쁘니까. 내가 너 다 챙겼지. 가방도 싸주고. 국도 데워주고.
민훈이랑 형진이는 웃음이 나오기 시작한다.
형진: 손잡고 등교 시켜 주던것도 기억나? 그때 형이 뭐라고 했는지도?
민훈: 내가? 그때 뭐라고 했어?
형진이는 타고 있던 자전거를 멈춘뒤 뒤에서 걷고 있던 민훈이를 쳐다보며 말했다.
형진: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 잘듣고, 형들 따라 오락실 다니지 말고, 착하게 생겼다고 따라 다니지 말고, 보이는 모습으로 사람 판단하지 말라고.
민훈: 하하하히하하 내가? 정말 내가 그랬어?
형진이는 진지하게 과거를 회상하며 말을 이어 나갔다.
형진: 그리고 이말도 했어. 너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착하게 대하고, 너를 좋아하는 사람한테도 착하게 대하라고... 괜히 괴롭히지 말라고.
민훈: 하하히하하 내가 그랬어? 초등학교 5학년이 초등학교 1학년 한테 그랬어? 너가 워낙 장난 꾸러기 였잖아. 너 유치원 다녔을 떄부터 너 좋다는 애들 울리고, 너가 좋아하는 애들 괴롭히고 그랬잖아. 하여튼 너가 애들 다 울렸다고 보면되.
형진: 형이 했던 말들 다 맞아. 이제야 그말이 이해되.
진지한 형진이를 보고 민훈이는 맞장구를 쳐주며 말했다.
민훈: 참 초등학생은 초등학교 나름대로 힘들고 고등학생은 고등학생 나름대로 힘들고. 직장인은 또 직장인 나름대로 힘들고 그렇네. 인생 쉽지 않다. 그지?
형진: 형은 그런말 어떻게 한거야?
민훈: 나도 아빠한테 들었던 말 너한테 해준거야. 내가 초등학교 들어 갈떄 아빠가 내손 잡고 해주신 말이였어.
형진: 아빠 보고 싶다. 우리도 아빠 있었으면 고민 상담도 하고 조언도 얻고 얼마나 좋았을까?
형진이는 많은 고민을 꺼내고 싶었고. 현재 느끼는 감정들에 대한 정답을 듣고 싶었다.
형진: ... 형은 아빠 얼굴 기억나? 우리 아빠 잘생겼지? 그러니까 우리 둘이 이렇게 잘생긴거 아니야?
형진이 눈가엔 눈물이 맺혔다. 눈물이 흘렀고 바로 닦아 냈다. 형진이 어깨를 토닥이면서 말했다.
민훈: 맞아. 우리 아빠 진짜 잘생기고 너무 인자하신 분이였어.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 우리 형이 모르는 것들 다 아빠가 가르쳐 주셨을텐데.
형진이는 민훈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형진: 형, 있어 줘서 고마워. 아빠처럼 나 키워줘서 고마워.
민훈: 내가 뭘 키웠냐. 너혼자 컸지... 아 오늘 아빠 보고 싶다.
민훈이는 운동장에 드러 누웠다. 형진이도 자전거를 고정 시킨뒤 민훈이를 따라 누었다. 밤하늘에 별을 보고 있으니 너무 완벽한 하루 였다. 형진이는 조심 스럽게 말을 꺼냈다.
형진: 오늘 나 학교에서 고백받았어.
민훈: 형진이 인기 많네.
형진: 내가 잘못해서... 오늘 여러 사람 상처 줬어...
민훈: 너 좋아하는 사람한테 거절 당하는게 얼마나 아픈건지 알아? 마음이란게 참 마음대로 되지 않는건데.... 무슨 일이 였는데?
형진: (한숨을 푹 내쉬며) 우리반 반장이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는데 그 애가 나한테 고백을 했어... 마음이 뜻대로 안되... 나도, 그 여자애도, 반장도...
민훈: 오늘 형진이 힘들었겠구나...
형진: 형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봤어?
민훈이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자전거를 타면서 말한다.
민훈: 아프게 짝사랑하고 거절당하고 그런거? 나도 해봤지.
형민: 그떄로 다시 돌아 가도 그 사람 좋아 할꺼 같아?
민훈이는 씁씁한 표정을 짓고는 자전거를 탔다.
민훈: 그럼. 많은걸 가르쳐준 사람인데. 너도 앞으로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후회 남지 않게 많이 좋아하고 자존심 부리지 마.
형진: 그건 또 자신 있지. 형, 혹시 좋아 하는 사람 있어?
형진이는 불안해하며 물었다. 혹시나 있다고 답할까 두려웠다.
민훈: 왜? 나 걱정해 주는 거야?
형진: 아니야, 앞으로 회사에서 좋은 사람 만나면 좋겠다.
곧 형진이도 자리에서 일어나 민훈이 뒤를 따랐다. 민훈이과 형진이는 집에 도착했다. 형진이는 자전거를 집앞에 세운다. 민훈이는 집에 들어 가기 전에 형진이에게 용돈을 준다.
형진이는 용돈을 거부 하며 말한다.
형진: 나 곧 성인이야. 이제 내가 일하면서 벌깨..
민훈: 넉넉하진 않겠지만 학생때는 그냥 용돈받으며 지내.
민훈이는 자꾸 돈을 주려고 한다. 형진이는 민훈이 뒤로가 안아 준다.
형진: 형아가 과외비 내주는것만 해도 고마워. 괜찮아 이젠 내가 벌깨.
민훈이는 손을 못 움직인다.
민훈: 아이구. 학교에서는 과묵한 민훈이가 이렇게 속도 깊고 애교 많은지 너 친구들은 알아?
형진: 그러게 형이 한국 와서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