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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사냥꾼 (모습을 보이다.)
작가 : 노랑병아리
작품등록일 : 2017.11.21

언젠가부터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돌았다.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을 도와준다는 현대판 홍길동이 존재한다고.
누구는 뱀파이어, 그 누구는 인간의 피를 탐하는 자라 비밀스레 불리 우는 이__

인간이 인간을 헤하는 세상.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또 다른 이들이 법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수많은 사건들과 힘 있고 빽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매서운 갑질에 당하기만 하는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이미 죽어버린 심장을 가진 이들이 겪는 단 하나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종족이 다른 이들에 서로의 대한 믿음에 관한 이야기다.

 
...
작성일 : 17-12-01 21:21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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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산속 어둠은 더욱 캄캄하다

 꼭 새까만 검정으로 칠한 것처럼 자세히 보지 않는 이상

 그 큰 나무들의 흔들림도 느낄 수가 없다.

 작은 집 거실에 불이 켜진다.

 참으로 빨리 왔다. 이런 게 좋다. 이런 기분이 좋다.

 인간이지만 인간이 할 수 없는 무언가가.. 해주를 들썩이게 한다.

 

 “몸 좀 담가.”

 

 설찬이 욕실에서 나오며 해주에게 말을 건다.

 약간은 의기소침해서 어깨가 축 쳐져있다.

 

 “왜 그렇게 힘이 없어?”

 “그냥.”

 “그냥? 치. 다 보여. 그렇게 내가 좋은 거야? 그렇게 나랑

  떨어지기 싫은 거야?”

 

 해주가 설찬을 끌어당기며 그의 얼굴을 매만진다.

 부드럽게 머리를 쓸어 올리며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

 

 “애기 같아. 입이 쭉 나와서. 불만 가득 얼굴에 써 있어.

  뭐가 그렇게 싫은데? 맞는 말이야. 유란이 말도. 당신이

  오라가라 마음대로 할 수 없어. 일일이 당신한테 허락받고

  올수 없는 거야. 이곳이 유란에게도 집이니까..나 때문에

  지금보다 더 거리가 멀어 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눈치주지 마.

  우리는 언제든지 같이 있을 수 있잖아.”

 “언제든지?”

 “어. 언제든지.”

 

 해주가 설찬에게 가벼운 입맞춤을 하며 욕실로 들어간다.

 따뜻한 물이 해주의 몸이 녹이며 스르르 잠겨든다.

 몇 송이의 야생화를 띄우고 적당한 온도를 맞춰 물을 받아준

 설찬이다.

 물에서 꽤 좋은 향기가 퍼진다.

 해주가 피곤한 듯 뒤로 기대어 눈을 감는다.

 부드럽게 자신의 몸을 닦아 내리는 설찬의 손길에 눈을 뜬다.

 따스한 물에 담겨 있는 설찬의 차가운 손이 해주에게 적당한

 온도를 느끼게 해준다.

 머리를 대충 올려 묶은 해주의 얼굴에 물기가 흘러내려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설찬이 그런 해주의 얼굴에 입을 맞춘다.

 

 “그녀가 내 집에 왔다고 해서 싫은 게 아니야. 우리의 즐거움이

  이대로 끝이 날 것 같아서..당신을 원하는 내 몸이 내 자신 스스로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서.”

 

 머뭇거리는 설찬을 욕조 안으로 끌어당기는 해주다.

 물속으로 들어간 설찬의 옷이 젖으며 그의 몸에 바싹 붙어 섹시한

 근육을 들어낸다.

 

  “꽤 섹시해.”

 

 해주가 설찬의 젖은 옷을 벗기며 희죽 웃는다.

 

 “젖었으니까.”

 

 짓궂게 물을 뿌리며 장난을 치는 해주다.

 설찬이 미소를 보이며 해주를 마주보고 앉는다.

 그리곤 또 다시 해주에게 바싹 자신의 몸을 밀착하며

 끌어안는다.

 

 “이런 기분은 또 처음인데.”

 

 해주의 입가에 웃음이 새어나온다.

 설찬이 해주에게 입을 맞추며 그녀의 흘러내린 머릿결을

 올려준다.

 

 “당신은 참 멋있는 여자야.”

 “알아.”

 “당신은 참 근사한 여자야.”

 “그것도 알아.”

 

 설찬이 해주를 자신의 위로 세차게 끌어당긴다.

 짤막한 해주의 신음소리와 짤막한 해주의 웃음소리가 물결을

 따라 움직인다.

 

 “당신의 몸은 나를 위해 타고난 거야.”

 

 귀속 말을 하는 설찬의 입이 해주의 목덜미를 타고 내리고

 그의 손이 해주의 물 속 몸으로 살며시 들어간다.

 해주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살포시 웃음을 지며 설찬의

 목덜미에 얼굴을 기댄다.

 해주가 설찬의 목덜미를 잡으며 그에게 입을 맞춘다.

 설찬의 얼굴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그의 입술에 진하게 키스를

 하는 해주의 숨이 거칠어진다.

 

 “그냥 이대로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

 

 설찬의 마음이다.

 한 몸이 되어 쭉 떨어지기 싫은 이 쾌감을 종일 느끼고 싶다.

 해주가 자신의 몸을 받아들일수록 이상하게 더욱 그녀의 몸을

 탐하게 된다.

 해주도 그렇다.

 설찬의 무언가가 자신을 자꾸 끌어당긴다.

 힘들 법도 한데 지칠 법도 한데 그러면 그럴수록 해주의 몸은

 설찬을 찾는다.

 기다렸다는 듯 해주가 그의 입술에 진하게 키스를 한다.

 설찬의 손이 그녀의 허리선을 매만지며 해주의 숨결을 그대로

 들이 마신다.

 

 “감당 할 수 있겠어?”

 

 설찬이 짓궂게 해주에게 귓속말로 속삭인다.

 

 “당신은 어때?”

 “나야.... 나야... 지금부터 시작이지...”

 

 설찬과 해주의 웃음소리가 욕실을 벗어나 거실 안에 울려

 퍼진다.

 

 새벽부터 잠도 안자고 해주는 서류와 설찬이 찍어온 사진들을

 살펴본다.

 알몸에 얇은 이불만 덮어쓰고 차를 마시는 해주다.

 아주 끝내주는 황홀경에 빠졌다 나오기는 꽤 힘이 든다.

 한번 쾌락을 느끼면 더 중독이 되듯이 지금 설찬이랑 해주가

 그렇다.

 이 느낌이 영원한걸까...아님 잠시 스치는 신기루일까...

 한번쯤 생각해 봤다.

 설찬에게 자신이 처음일까....

 이런 느낌을 안겨준 것이 자신이 처음일까..

 차마 입 밖으로 꺼내어 물을 수가 없다.

 해주가 자신을 위해 타고난 몸이라 했다...

 그 뜻은 누군가 있었지만 아니었다는 것일까...

 점점 갈수록 유치해지는 해주가 스스로 어이없는지 피식

 웃는다.

 주방에 앉아 거실 창가를 바라본다.

 벌써 해가 떠 커튼이 쳐진 사이로 들어와 빛을 발하며 엎드려

 누워있는 설찬의 얼굴을 더욱 반짝이게 한다.

 무엇을 생각하는지 말이 없이 그저 턱을 괴고 들어오는 햇살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설찬이다.

 해주가 잠시 희죽 웃더니 설찬에게 가 앉는다.

 그의 굴곡진 등골을 살살 매만지며 또 다시 설찬을 자극한다.

 하지만 여전히 말이 없는 설찬이다.

 해주가 다시 그의 등골을 매만지며 천천히 허리를 지나 더 밑으로

 내려가자 설찬이 슬쩍 몸을 뒤척인다.

 해주가 이내 미소를 보이며 설찬의 엎드린 등위로 그대로 자신의

 몸을 눕힌다.

 

 “뭘 그렇게 생각해?”

 

 해주의 입김이 설찬을 움찔하게 만든다.

 

 “뭘 그렇게 생각 하냐고?”

 

 해주가 설찬의 귓가에 속삭인다.

 설찬이 재빨리 몸을 움직여 바로 잡고 해주를 올린다.

 해주의 웃음소리가 나긋하게 설찬을 헤집는다.

 

 “말해.”

 

 설찬이 해주를 가슴으로 끌어안는다.

 

 “집을 사야 될 것 같아.”

 “집?”

 “어,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겠어. 우리한테는 우리만의

  공간이 필요해. 우리 둘만의 집.”

 

 해주가 소리 내어 웃는다.

 설찬이 바라본다.

 

 “그것 때문이었어? 말도 안하고 종일 무슨 생각을 하나

  했더니 집이었어?”

 “그렇게 말하면 내가 섭하지. 나한테는 아주 중요한 일이야.

  나한테는 아주 중요한 공간이야. 당신과 내가 눈치 안보고

  머물 수 있는 곳, 눈치 안보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곳.”

 “미안. 그냥 웃음이 났어. 심각한 일인가 걱정했거든.

  꼭 그렇게 해야 할까? 난 지금 이대로도 좋아. 만족해.”

 “아니, 난 아니야. 난 지금보다 더 널 원하고 싶어.

  지금보다 더 널 탐하고 싶어. 지금보다 더....“

 

 해주가 설찬의 말을 끊으며 입을 맞춘다.

 

 “언제까지 갈까?? 이 감정이 이 중독이 얼마나 갈 것 같아?

  생각해봤어? 우리가 느끼는 지금 모든 것들이 정해진 시간이

  있는 것인지 아님 계속 관계를 이어갈 때 까지 느낄 수 있는

  것인지.. 우리가 하는 사랑은 다른 이들과 다른 것 같아. 인간이

  인간과 하는 그런 게 아니라 우리는 서로를 원할수록 더 탐이

  나고 더 짜릿함을 느껴. 알고는 있었어? 당신을 몰라도 나는

  인간이야. 분명 내 몸이 힘이 들고 지쳐야하는데 이상하게 당신의

  몸을 따라가. 당신이 날 원할수록 나도 그렇게 된다는 거야.

  전혀 힘이 들지도 않고 피곤하지도 안고 지치지도 않아.

  그저 당신의 몸이 내 속으로 들어오면 난 그걸 그대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

 “그래서 싫어?”

 “아니,, 그 뜻이 아니야. 불안해. 이 감정들이 사라질까봐.

  한때 서로가 불이 붙어 시들며 꺼지는 것처럼 그렇게 한순간

  사라질까봐. 그럼 나는 다른 누구한테 두 번다시 이런 감정을

  못 느낄 것 같아. 당신이 아니라면 당신이 내게 줄 수 있는

  이 묘한 쾌감은 느낄 수가 없다는 거야.”

 

 설찬이 잠시 해주를 빤히 쳐다본다.

 

 “당신은 나와 헤어질 생각을 해본거야? 당신은 내가 아닌 다른

  이와의 삶을 생각해본 거야? 나와 영원을 생각한 게 아니었어?”

 

 설찬이 뭔가 섭섭한 듯 담담히 말을 꺼낸다.

 

 “영원이라는 건 없어. 당신에게는 존재할지 모르지만 나는

  인간이야. 인간은 영원 할 수가 없어. 알잖아? 꼭 싫어서

  헤어지는 게 아니라 내가 나이를 먹고 주름진 얼굴로 가득해

  더 이상 당신의 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때는 당신도 지금의

  감정과 쾌락을 느낄 수 없으니 다른 이를 찾게 된다는 거지.

  안 그래?”

 “난 생각 안 해봤어. 한 번도 당신이 내 곁을 떠날 거란 걸,

  한 번도 당신이 나이가 들어 주름진 얼굴로 세월을 보낼 거란 걸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 그 무엇이 됐든 간에 당신은 내 여자니까.”

 

 설찬의 눈가가 흔들린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싸하고 아파온다.

 그래, 어쩜 해주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 싶은 설찬이다.

 지금의 이 감정들이 한 순간 일수도 있다는 것, 어느 시점이 되면

 모든 것이 멈출 수도 있다는 것.

 해주가 꽤 진진하게 심각해지는 설찬을 보며 애써 환하게

 웃어 보인다.

 

 “그러면 어때.. 지금 마음 것 즐기면 되지. 그래. 집, 구하자.

  우리들만의 비밀공간을 만들자구. 하루에 한번은 서로의 몸을

  실컷 탐내자구. 좋아. 그럼 된 거야. 그럼 후회는 없겠지.”

 

 해주가 설찬을 달래 듯 미소를 보이며 그의 품에 안긴다.

 설찬이 해주의 얼굴을 들어 올려 자신의 입을 맞춘다.

 

 “넌 절대 나를 향한 그 감정을 버리지 못 할 거야. 내가 아닌

  그 누구도 당신을 탐할 수 있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절대.. 그럴 수는 없어. 당신은 나를 위해 태어난 몸이야.”

 

 잠시 설찬이 매서운 눈빛을 보이며 차갑게 미소를 보인다.

 약간의 싸늘함과 약간의 분노가 뒤섞여 해주를 간장하게

 만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아마 해주도 설찬과 같을 것이다.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가 설찬을 탐한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래 이해할 수 있다.

 설찬의 마음을...자신도 마찬가지니까..

 해주가 입가에 미소를 보이며 설찬을 벗어나려 한다.

 설찬이 그런 해주를 잡아끌며 자신에게 앉힌다.

 

 “어딜 가려고?”

 “일 해야지.”

 “아직도?”

 

 고개를 끄덕이는 해주다.

 

 “사랑해.”

 “어.”

 “영원은 존재할 ...수 .. 있어.”

 

 인간에게 영원은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설찬은 계속 영원은 존재할 수 있다고 가픈 숨을

 몰아쉬며 해주의 귓가에 속삭인다.

 그렇게 둘은 또.. 서로에게 황홀함을 안겨주며 또 다른 사랑을

 나눈다.

 

 “우리는.. 영원을 함께 할...거야.”

 

 설찬이 같은 말을 반복하며 해주를 뜨겁게 끌어안는다.

 해주가 야릇한 웃음소리를 내며 설찬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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