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완더러스(wanderers)-방랑자들의 세계
작가 : Ryan
작품등록일 : 2017.11.17

미지의 세계로 전이된 서로 다른 사정을 가진 세력과 인물들이 살아남고 살아가기 위해 투쟁과 암투를 벌이는 가운데 혼자만 낯선 세계로 떨어진 범상치 않은 한 남자의 고군분투를 그린 액션 멜로 미스테리 판타지물

 
광장을 내려보다
작성일 : 17-12-01 17:26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469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똑, 똑’

 “들어오게.”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린 빈스는 안에서 들려오는 허락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촛불이 내부를 비추고 있는 방안에는 커다란 나무책상을 등지고 가죽튜닉을 입은 떡 벌어진 어깨와 등을 가진 건장한 중년의 남자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호목의 빛 때문에 남자의 그림자가 유독 진해보였다. 천천히 걸어 들어간 빈스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멈춰서 남자의 이름을 불렀다.

 

 “개인 시간을 보내실 늦은 시간에 찾아뵈어 죄송합니다.”

 

 정중한 빈스의 사과를 남자가 가볍게 웃으며 고사했다.

 

 “무슨 말인가. 자네의 망치소리와 용광로의 불이 꺼지지 않는 것이 골방에 박혀 글자놀음을 하는 나 같은 사람의 시간보다 중요하다네. 그래서 무슨 일인가? 자네가 겨우 인사나 하러 찾아오지는 않았을 테고. 설마 정말로 망치를 내려놓을 생각으로 온 건가?”

 

 떠보듯이 말하는 남자의 말에 빈스가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 전 죽을 때까지 기사단의 검 하나라도 더 두드리면서 용광로 앞에서 죽을 겁니다. 오늘 제가 온 것은 누군가의 부탁 때문입니다.”

 “부탁?”

 “네, 어제 회색 파수꾼이 대장간에 들러 무기를 수리하면서 제게 부탁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가 저만 따로 불러내서 제이드 단장님께 물건을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회색 파수꾼이라는 말을 들은 중년의 남자 제이드는 동요한 듯 몸을 움찔하더니 천천히 뒤로 돌아섰다. 반백의 금색 머리카락과 가진 중후하면서 노련한 분위기의 중년 기사의 얼굴이 드러났다. 푸르게 빛나는 그의 눈에는 위엄을 있어서 그의 앞에 선 이에게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가 바로 회색 성채를 양분하는 세력 중에 하나인 그린펠드 기사단의 단장 제이드 맥케롤 경이었다.

 

 “회색 파수꾼이라면 미르 군을 말하는 게로군. 그가 자네에게 부탁했다는 것이 무엇인가?”

 

 고개를 숙인 빈스가 앞으로 걸어와 품속에 간직하고 있던 종이를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뒤로 물러섰다. 네모반듯하게 접혀 있는 그 종이는 어제 미르가 빈스에게 주었던 바로 그것이었다. 그것을 본 제이드는 책상 가까이 다가와 종이 위에 손을 올리고 빈스에게 물었다.

 

 “내용을 보았는가?”

 “네.”

 “그럼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는가?”

 “저는 그저 단장님의 검을 두드려 날을 세우고 갑옷을 닦아 전진하시는 것을 도울 뿐입니다.”

 

 무한한 신뢰와 지원을 다짐하는 빈스의 말에 제이드의 눈빛이 변했다. 굳건한 의지와 강렬함을 담은 눈빛으로 종이를 들고 그의 집무실 한쪽 벽면을 덮고 있는 천이 있는 곳 앞으로 걸어간 제이드는 두껍고 굳은살이 배겨있는 손으로 천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종잇조각들로 이어 붙어져 만들어진 거대한 지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중복되는 지역은 겹쳐 붙어 있고 아직 비어있는 부분들이 군데군데 눈에 들어왔지만 약 절반정도 완성된 것처럼 보이는 그것은 이터들의 서식지로 여겨지고 있고 성채의 주민들이 폐허라고 부르는 바로 그 곳의 지도가 분명했다.

 벽에 붙어있는 종이들을 손끝으로 만지던 제이드는 어느 지점에 멈추고 방구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쪽에 있는 사다리를 가져오게.”

 “네.”

 

 빈스는 곧장 그가 말한 사다리를 가져와 제이드 앞에 세워두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제이드는 조금 전 빈스에게 받은 종이를 펼쳐 보았다. 종이 중앙에는 커다란 원이 있고 그 주변으로 중요 건물이나 길, 이터의 분포도 등이 그려져 있었다. 작은 핀으로 종이를 비어져 있는 곳 중 한 곳에 고정시켜 지도를 이어붙인 제이드는 사다리를 내려와 벽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일 회합은 우리에게 앞으로 진격하느냐, 이대로 과거의 사로잡혀 지나간 명예를 되새기다 죽느냐 결정짓는 전환점이 될 것일세.”

 

 빈스는 어디에선가 가슴의 피를 들끓게 하는 함성소리와 말발굽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 기분에 몸을 떨었다.

 

 -

 

 ‘끼이익......’

 

 먼지 쌓인 나무 바닥의 구석에 한 부분이 위로 조금 들리며 한 쌍의 눈이 나타나 바깥을 살펴보았다. 잠시 후 안전하다고 판단한 눈의 주인이 잡고 있는 나무판자를 밀고 올라온 뒤 자신이 나온 바닥 밑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런 남자의 손을 잡은 여자가 위로 올라와 주변을 둘러보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하통로를 올라온 미르와 시그룬이었다. 그들이 올라온 곳은 바닥은 나무였고 사방이 돌로 된 공간이었다. 주변에는 부서진 나무 조각들과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잡동사니들이 너저분하게 굴러다니고 있다. 나무판자를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은 미르가가 시그룬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여긴 폐허의 외곽에서 1/3 정도 들어온 곳에 있는 어느 무너진 저택의 1층 구석에 있는 창고야. 지금부터는 내가 하는 말이나 지시에 소리 내서 대답하지 말고 손이나 고개를 끄덕이고 젓는 것으로 의사를 표시하도록 해. 무엇보다 내 뒤를 바짝 붙어서 따라오는 것 잊지 말고.”

 

 시그룬이 알았다는 의미로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안심한 미르가 몸을 돌려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바닥의 나무들이 낡아서 밟을 때마다 끼익, 끼익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났다. 창고를 나오기 전 복도 좌우를 살펴본 미르가 뒤를 향해 손짓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복도는 돌로 만들어져 있었다.

 

 시그룬이 바로 뒤에 있는 것을 확인한 미르가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무너진 잔해와 돌들을 피해 길게 이어진 복도 끝 빛이 들어오는 곳에 도착해 밖으로 발을 내밀기 바로 직전에 걸음을 멈춘 미르가 얼굴이 굳으며 벽에 바짝 붙었다. 그를 따라 시그룬도 벽에 등을 붙이고서 그의 지시를 기다렸다.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밖을 살펴본 그의 눈에 로비였을 것으로 보이는 공간 중앙에 엎드려 있는 사족보행 생명체 두 마리가 들어왔다. 비정상적으로 긴 다리와 위를 향해 길게 자란 송곳니를 가지고 건장한 성인 남성 허리정도 크기의 외눈박이 괴물 플레임재규어였다. 재규어 두 마리가 엎드린 자세로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을 확인한 미르가 복도 출구에서 조금 뒤로 물러선 뒤 시그룬에게 속삭였다.

 

 “재규어 두 마리가 앞에 있어. 될 수 있으면 피해가고 싶지만 벽과 천장의 부서진 잔해들 때문에 힘들 것 같아. 그래서 처리하고 갈까하는데 네 생각은 어때?”

 

 전투를 언급하는 미르의 말을 들은 시그룬이 순간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꾸벅 내렸다가 올렸다. 미르는 곧장 그녀에게 전투 계획을 설명해주었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듣고 있는 시그룬의 얼굴에는 전투가 불러오는 긴장과 흥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었다.

 

 로비로 나온 둘은 자세를 낮추고 재규어를 위에서 내려 볼 수 있는 위치로 이동했다. 미리 보아둔 위치에 도착하자 미르는 시그룬에게 손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그걸 본 시그룬이 등에 매고 있던 활과 화살을 꺼낸 뒤 가장 가까이 있는 재규어를 겨냥해 천천히 시위를 당겼다. 완전히 뒤로 당겨진 화살 끝에 정신을 집중한 그녀는 호흡을 멈추며 시위를 놓았다.

 

 ‘퉁!’

 ‘타닥!’

 

 시위가 원상태로 돌아가는 경쾌한 소리가 울리는 것과 동시에 미르가 자리를 박차고 달려 나갔다.

 

 ‘쫑긋’

 

 조요한 공간에 갑자기 울려 퍼진 소음에 침입자를 감지한 재규어들의 귀가 움찔 움직이며 튕기듯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이미 날아간 화살이 앞에 있는 재규어의 눈에 박힌 뒤였다.

 

 ‘퍽!’

 “캬아아아!”

 ‘서걱!’

 

 화살을 맞은 재규어의 머리가 위로 들어 올라가자 어느새 달려온 미르가 손에 들고 있던 단검으로 재규어의 목을 긋고 지나갔다. 푸확, 붉은 피가 분수처럼 터져 나오는 것을 뒤로하고 남은 한 마리에게 달려가던 미르는 재규어가 그를 향해 입을 벌리자 재빨리 바닥을 박차고 위로 뛰어올랐다.

 

 ‘화르륵!’

 

 재규어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불줄기가 뛰어오른 그의 발밑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것이 이 괴물에게 플레임재규어라는 이름이 붙어진 이유였다. 불을 피한 미르는 빠르게 단검 두 개를 재규어의 등을 향해 던졌다.

 

 ‘퍼벅!’

 

 두 개 모두 등에 돌출된 척추 뼈 사이에 명중하자 충격을 받은 재규어가 불을 토하던 것을 멈추고 비틀거렸다. 그 사이 착지한 미르는 재빨리 재규어의 등에 올라타서 역수로 쥐고 있는 단검으로 목을 마구 찔렀다.

 

 ‘푹, 푹, 푹, 푹!’

 

 살을 쑤시는 섬뜩한 소리가 몇 차례 들린 끝에 마침내 재규어는 혀를 빼물고 쓰러졌다. 적절하게 재규어의 등에서 내린 미르가 두 마리 모두 확실하게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고 활을 쏜 자리에 그대로 기다리고 있는 시그룬을 향해 손짓했다. 하지만 그녀가 넋이 나간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힘을 주어 그녀를 불렀다.

 

 “시그룬! 그만 내려와!”

 “아?!”

 

 그제야 정신을 차린 시그룬이 짧은 탄성을 지르고는 서둘러 그를 향해 달려왔다. 그리고 잔뜩 흥분해서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대단해! 진짜 정말……. 와 이걸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네. 아무튼 간결하고 효과적이고 그러면서 또 치명적인데다 순발력도 대단하고....... 어떤 훈련을 하면 그렇게 움직일 수 있는 거야?!”

 

 내버려두면 끊임없이 계속할 것 같은 예감에 미르가 서둘러서 그녀의 입을 막았다.

 

 “잠깐! 놀란 건 알겠지만 우리가 어디 있는지 잊은 건 아니지?”

 

 그의 말에 흥분을 가라앉힌 시그룬이 입을 막고 있는 미르의 손을 두드렸다. 진정된 듯 한 그녀의 모습에 미르가 손을 거두고 물러섰다. 시그룬이 쓰러져있는 재규어의 시체와 미르를 번갈아 보더니 의미심장한 얼굴로 씨익 웃어보였다.

 

 “뭐야? 왜 그렇게 웃으면서 봐?”

 

 불길한 예감에 물어보는 미르를 향해 시그룬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어보이고는 저택 밖으로 나가는 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미르는 찜찜했지만 지금 급한 것은 그게 아니었기에 그녀가 가리킨 곳으로 이동한 뒤 밖을 살폈다. 안전하다고 느낀 미르가 시그룬에게 눈빛을 보내고 밖으로 나갔다. 시그룬이 어미를 쫓아가는 아기새마냥 그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2 불안한 움직임과 빛의 기둥 2018 / 1 / 10 251 0 5484   
31 불안한 움직임과 빛의 기둥 2018 / 1 / 2 232 0 4133   
30 불안한 움직임과 빛의 기둥 2017 / 12 / 30 240 0 5487   
29 불안한 움직임과 빛의 기둥 2017 / 12 / 29 240 0 5134   
28 시들어버린 나뭇가지와 피를 쫓는 괴수들 2017 / 12 / 25 238 0 5430   
27 시들어버린 나뭇가지와 피를 쫓는 괴수들 2017 / 12 / 20 247 0 5191   
26 시들어버린 나뭇가지와 피를 쫓는 괴수들 2017 / 12 / 14 234 0 5320   
25 시들어버린 나뭇가지와 피를 쫓는 괴수들 2017 / 12 / 12 236 0 5172   
24 시들어버린 나뭇가지와 피를 쫓는 괴수들 2017 / 12 / 9 242 0 5478   
23 시들어버린 나뭇가지와 피를 쫓는 괴수들 2017 / 12 / 7 250 0 5142   
22 왕좌를 노리는 까마귀와 목줄이 없는 늑대 2017 / 12 / 5 249 0 6230   
21 왕좌를 노리는 까마귀와 목줄이 없는 늑대 2017 / 12 / 4 259 0 5050   
20 왕좌를 노리는 까마귀와 목줄이 없는 늑대 2017 / 12 / 3 246 0 5808   
19 광장을 내려보다 2017 / 12 / 3 260 0 5887   
18 광장을 내려보다 2017 / 12 / 3 228 0 5020   
17 광장을 내려보다 2017 / 12 / 1 254 0 5324   
16 광장을 내려보다 2017 / 12 / 1 249 0 4692   
15 어설픈 동행과 폐허 속으로 2017 / 11 / 29 244 0 6260   
14 어설픈 동행과 폐허 속으로 2017 / 11 / 29 253 0 5471   
13 어설픈 동행과 폐허 속으로 2017 / 11 / 27 260 0 5094   
12 어설픈 동행과 폐허 속으로 2017 / 11 / 26 241 0 5024   
11 불분명한 임무 2017 / 11 / 26 269 0 5399   
10 불분명한 임무 2017 / 11 / 25 267 0 5391   
9 불분명한 임무 2017 / 11 / 23 239 0 5064   
8 불분명한 임무 2017 / 11 / 22 279 0 6404   
7 잿빛 성채와 폐허 2017 / 11 / 22 257 0 4937   
6 잿빛 성채와 폐허 2017 / 11 / 21 275 0 5769   
5 잿빛 성채와 폐허 2017 / 11 / 20 251 0 5321   
4 잿빛 성채와 폐허 2017 / 11 / 19 261 0 5270   
3 잿빛 성채와 폐허 2017 / 11 / 19 235 0 5181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