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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를 채우는 나무
작가 : The매드해터
작품등록일 : 2017.11.26

온갖 이야기와 꿈, 기억들이 뒤섞인 특별한 세계.
당신은 세계를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어, 세계의 주민이 된 이야기들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다섯번째 이야기 - 학자의 일지: 꿈
작성일 : 17-12-01 15:44     조회 : 280     추천 : 1     분량 : 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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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이란 무엇인가.

 

 누군가는 꿈에 대해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누군가는 아침에 일어나면 흩어져 버리는 안개 정도로 취급한다.

 기묘한 상상력을, 자신의 창의력을 체험할 수 있는 곳. 일반적으로 꿈이란건 그런 별 것 아닌 것들로 여겨질 것이다.

 

 책에서나 TV에서나, 보편적으로 여러 문학 작품에서 '꿈을 다루는 능력'을 부리는 자들을 볼 수 있을것이다. 그들은 상상하는 것만으로 꿈속에서 사물을 창조하고 세상을 만들어낸다. 이런 면에서 볼때 문학 작품에서의 꿈은 참으로 매력적인 소재다.

 

 그러나 이들 역시 꿈의 주체가 '꿈을 꾸는 주최자'라는 일차원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자, 이쯤이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나에게 질문할 것이다.

 '그렇다면 꿈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어떤 사람이 자기가 꾼 소름끼치는 꿈을 얘기한 적이 있다. 세상이 무너지고 부서져버리는 재앙이었는데, 나는 사람들과 함께 도망치고 있었다.

 이게 꿈이라는걸 알아챈 나는 사람들에게 이건 꿈이니 두려워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도망치던 한 사람이 분노하며 소리쳤다.

 "당신에겐 꿈이겠지만 우리에겐 현실이라고!"

 

 나는 꿈이 다른 세계와 연결되는 통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꿈이란 힘을 통해, 우리의 정신의 일부를 그 세계로 보내는 것이다.

 이계.

 많은 것이 설명되는 매력적인 개념이다. 우리가 꿈에서 본 것들은 상상을 엇나가는 것들이지만 그 세계에선 정상일 것이다. 우리는 정신의 '일부'만 그 세계로 보내기 때문에 꿈속에서 항상 몽롱한 상태이다.

 

 내가 꿈을 연구하는 이유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그 세계로 가고 싶다.'

 

 찢어진 돛을 단 검은 해적선이 허공을 항해하고 있었다. 해적들은 보이는대로 머스킷을 쏘고 칼을 휘두르며 소란을 피우다 날아오는 노란 고래와 부딪혀 완파되어 버린다. 순식간에 벌어진 아비규환이었지만 해적들은 비명을 지르다 말고 배의 파편과 함께 전원 소멸해 버려서 완파 후 순식간에 고요함이 펼쳐졌다. 노란 고래는 공간의 동쪽 끝자락의 섬광을 향해 날아갔다.

 얼마 후, 시계 공방이 있는 땅덩어리로부터 아래쪽을 가득 매웠던 별빛들이 가까워지는게 보인다. 하지만 조금 있으면 당신은 그것들이 별빛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양탄자를 탄 마술사 종달새, 불타는 갈기를 가진 백마, 살아있는 마차, 로켓, 거대한 괴물, 뭔지모를 생명체들까지 어딘가에서 섞여든 수많은 존재들이 위로, 위로 가고 있었다. 신기한 점은 그들이 공통의 목적지를 향해 다가가듯, 그들의 목적지 역시 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 있으면 당신 근처로도 올것이다. 어디선가 날아온 파랑새 한 마리가 당신과 여인에게 파란 전단지를 준다.

 "결혼식..."

 여인은 전단지를 읽었다. 그림은 없고 하얀 글자가 가득한 파란 전단지였다. 당신은 알아들을수 없는 다른 세계의 언어로 쓰인 그 글이 여인의 말로 '결혼식'이라는걸 유추해낼수 있다. 전단지는 잠시 후에 스스로 접히며 소용돌이 문양의 황금 밀랍으로 봉인된 결혼식 초대장으로 변한다.

 "가실건가요?"

 밤하늘 망토의 여인이 당신에게 묻는다. 그녀는 언제나 늘, 당신의 의견과 선택을 존중한다. 처음 만났던 그 날부터 지금, 그리고 먼 훗날의 언제까지나.

 "우와! 결혼식이야!"

 언제부터 있던건지 알 수 없는, 노인의 공방을 훔쳐보던 검푸른 마법사 복장의 쌍둥이 토끼들이 전단지를 들고 동시에 말했다. 그들은 동전의 양면처럼, 혹은 거울처럼 서로를 바라보며 똑같은 행동, 똑같은 말을 한다.

 "같이 가자! 같이 가자! 우린 뭐든 함께니까!"

 쌍둥이 토끼들은 그 자리에서 서로 붙은 빗자루를 타고 결혼식에 초대된 하객들이 향하는 결혼식장까지 날아간다.

 식장으로 날아가는 하객들의 숫자는 끝이 없엇다. 얼핏 봐도 수백은 훨씬 넘는 것 같은 엄청난 숫자였다.

 "이 글자는 '꿈의 글자'라는 거에요."

 여인이 당신에게 말한다. 그녀는 편지를 열어 초대장으로 변한 전단지를 펼쳤다.

 "세계수님이 흉내내신 여러 세상의 모습들, 다들 다른 세상,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보편적으로 사람들은 모두 꿈을 꾸죠."

 여인은 편지에 쓰여진 알 수 없는 하얀 글자를 읽어내려갔다.

 "에밀리와 아서의 결혼식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지참금은 필요없음..."

 문맥은 더 길어서 더 많은 내용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여인은 그 이상 편지를 읽지 않았다.

 "... 어떤 꿈은 글자를 사용하기도 해요. 꿈은 가끔 다른 세계와 이어지는 힘을 내기도 하는데, 아마도 꿈의 힘으로 연결된 이계의 문자일지도 모르죠. 혹은, 꿈을 꾸는 사람이 현실에서 겪은 글자가 꿈속에서 다른 형태로 변형된 것일지도 모르고요. 세계마다, 꿈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어떤 것은 그저 꿈을 꾸는 사람의 상상이 만들어낸 환상의 세계일지도 모르고, 또 어떤 세계는 다른 세계와 이어진 통로의 역할을 할지도 모르는 곳... 그게 아니라면 꿈의 힘에 따라 다른 효과가 일어나는 것일지도 몰라요. 그게 바로 제가 결론 지은 꿈의 정의랍니다."

 여인이 처음으로 웃으며 말한다. 그녀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 당신과 만난 이후 그녀가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냈다. 여인이 그것을 깨닫자, 그녀는 실수를 했다는듯이 손으로 자신의 입을 조신하게 막았다.

 "죄송해요, 제가 너무 말을 많이 했네요."

 여인이 다시 감정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열차 한 대가 결혼식장으로 날아간다. 증기 열차는 매연을 뿜어야할 구멍에서 은하수와 별가루를 뿌렸다. 열차에 탄 온갖 종족들이 고개를 내밀곤 기쁨의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열차가 뿜어댄 별가루는 전부 설탕이었다.

 "누구의 결혼식이길래 이렇게 많은 이들이 모이는 것인가... 모두의 사랑을 받는 훈훈한 부부인가? 혹은 온갖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는 세계를 살아가며 생긴 무료한 마음을 달래고자 하는 것인가..."

 당신과 여인의 옆에서 누군가가 다가와 혼잣말을 했다. 하얀 실크햇과 하얀 망토, 온통 하얀 옷을 입은 남자였다. 허나 남자는 투명인간처럼 모습이 보이지 않고 옷만 둥둥 떠다녔다.

 "반갑네, 이 몸은 '위즈랜드'라는 작은 놀이공원을 운영하는 보잘 것 없는 마법사라네."

 마법사가 손에 해당하는 하얀 장갑을 내밀어 악수를 요청한다. 그것을 잡는다면 텅 빈 장갑이 아니라 정말 장갑을 낀 손을 만지는듯한 느낌을 받을것이다. 마법사는 품에서 지팡이를 꺼내 바닥에 찍어두곤 식장으로 향하는 관객들의 향연을 당신과 함께 지켜본다.

 "아름답지 않나? 이 세계가 나를 끌어들인지는 꽤 오래됬지만 이렇게 멋진 장광은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구먼."

 마법사는 갑자기 자신의 모자 태를 짚으며 껄껄거렸다.

 "하긴 내가 기억일 뿐일지라도 평범한 존재는 아니었으니 내 눈이 높은 것일지도 모르겠군. 이래뵈도 나의 원본은 놀이공원을 꾸며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는 마법사거든."

 마법사는 말을 하며 잠시도 손을 가만히 뒤지 않는다. 그는 모자 태를 짚었다가도, 혹은 자기 지팡이를 빙글빙글 돌리다가도 당신의 어깨를 탁탁 치기도 한다. 마법사도 여인도 서로에게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 역시 결혼식에 초대됬지만 참석은 하지 않을거라네. 이 세계에도 놀이공원을 차렸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원본보다 더 바쁘게 됬거든!"

 마법사는 당신에게 두 장의 티켓을 쥐어준다. 영어로 '위즈랜드'라는 로고와 함께 영국 신사의 복장을 한 펭귄의 그림이 그려진 하얀 티켓이었다.

 "혹여나 지루해지면 티켓을 작동시키게. 우리 직원들이 최고의 놀이공원을 보여줄테니!"

 마법사는 모자를 벗어 정중하게 인사하곤 망토를 휘저으며 사라져버렸다. 하객들은 멈출 줄 몰랐다. 저 멀리서 무엇인가 다가오는게 보인다. 은하수였다. 푸른 샛별이 소용돌이 모양으로 잔뜩 돌아가는 은하수가 블랙홀처럼 움직이며 당신과 여인에게 다가오고 있다. 하객들이 그것에 다가갈수록 그들은 별빛과 동화되며 은하수로 빨려들어간다.

 "저게 결혼식장인가봐요."

 여인이 말한다. 바로 그때, 당신은 무언가가 당신과 여인이 밟고 있는 공방이 지어진 땅덩어리 위로 다가오는것을 느낄 것이다.

 아파트만한 회중시계였다. 당신이 어찌할새도 없이 시계는 공방과 함께 땅덩어리를 부숴버렸고 당신과 여인은 가까스로 살아남아 허공을 둥실둥실 떠다녔다.

 "일이 이 지경이 되다니, 선택의 여지가 없군요. 어쩔 수 없지만 가야겠어요."

 여인은 당신의 손을 잡았다. 무중력 상태를 떠다니는 당신은 몸이 붕 뜬 느낌을 받다 여인에게 이끌려 식장을 향해 날아간다.

 당신이 식장으로 향하는 동안 파편으로 흩어진 공방과 땅덩어리들이 하나 둘 맞춰지기 시작했다. 시계 공방이 제 모습을 찾을 때까지도 노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은 창문 너머로 시계를 만드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것이다.

 
작가의 말
 

 노란 고래를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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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잭톰2 17-12-01 22:14
 
맨 위에 "당신에겐 꿈이지만 우리에겐 꿈이라고" 라고 되어있네요.
생각보다 떡밥같아 보이는게 많네요. 조금 낮익은듯한 것도 몇 개 있구요.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The매드해터 17-12-01 22:43
 
앗 저거 '당신에겐 꿈이지만 우리에겐 현실이라고'인데, 수정해야겠네요ㅎㅎ
떡밥도 착실히 뿌리고 있답니다! 저 꿈속에서 현실 어쩌고하는 부분은 제가 어디서 본 거였는데 어디였는지가 기억이 안 나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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