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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해시태그
작가 : 럭키제이
작품등록일 : 2017.11.29

아직 인류의 문명이 세상에 정착하지 않은 그때로부터 오늘날까지 드러나지 않은 모든 미스테리의 비밀들,
그 안에 연결고리는 단 하나..이 모든 것은 인류의 또 다른 조물주 '칼'을 중심으로 밝혀진다.

황금의 별 엔셀라두스에서 찾아온 노아의 종족과 방주를 타고 태초의 지구에 정착한 그들,
차마 역사엔 밝혀지지 않은 모든 불가사의들과 인류 시초의 진실을 현대 시점에서 재해석한 이야기.

 
40. 고찰 + 41. 흐름 + 42. 결전
작성일 : 17-11-30 22:42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7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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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

 

 다른 아이들은 성장에 관한 고민,

 또 다른 아이들은 사랑에 대한 고민

 또 다시 다른 어떤 아이들은 부모님의

 힘입은 농사를 이어받아 농부가 되어갈 고민...

 

 모두들 저마다의 평범한 성장기 아이들처럼

 사춘기에 꿈꿔보는 로망과 상상을 번갈아 뛰어가며

 자신만의 세상을 머릿속에 그려나아가는

 그러한 사춘기 무렵.

 

 이미 머리가 다 자라있던 예수는

 자신의 머릿속에 남들과는 다른

 커다란 세상을 그려내고 있었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아주 평범했더라면,

 만약 그랬다면 어떨까 싶어.‘

 

 간혹, 제 나이에 맞는

 투정도 부려본 예수였으나

 진즉 자신의 운명에겐 분이 넘치는

 그런 핀잔임을 깨닫고는

 어리고 서툰 그 투정 또한

 그만 거두어내는 예수였다.

 

 그러나 이 여리고 무딘 예수에게도

 항상 평범함이란 이성적인 이상만

 다가오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한 편으론 정말 다행이야.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예수여서.

 정말 나쁘고 변심이 잦은 사람이

 예수를 맡았다면... 응. 그건 안돼.‘

 

 그래 그것은 사춘기의 소년,

 입춘 마냥 풋풋한 생명이 꾼 생각이었다.

 

 어떻게 기특하지 않겠는 가.

 

 요맘때 예수에게 있어,

 롱기누스가 선포한 과학이란 지침..

 

 그 지침은 마치 예수에게

 예수처럼 요 작은 꼬마또래 아이들에게

 여름 냉장고에서 몰래 꺼내먹는 초코우유처럼

 달콤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남들이 다 행하기에 당연한

 그런 것이 아니야.

 과학은 유일하게 나만이 하잖아!‘

 

 예수의 과학 응용력은 날이 갈수록 발전했다.

 

 이 당시 예수는

 58분을 가르치는 분침처럼

 아직 많이 서툴렀지만,

 새로움과 특별함이란...

 서툰 예수를 다독이기에

 충분히 좋은 친구가 되었다.

 

 삶의 잔해가 등을 밀 듯

 예수에게 떠넘긴 세상의 몫.

 

 롱기누스의 어눌한 시선과 눈매는

 예수의 까만 그림자를 대변하듯 짙어보였다.

 

 가끔 롱기누스는 잠에 들기 전

 포근하고 간지러운 잠자리에 누워

 자신이 ‘편하다’는 느낌이 서서히 퍼져

 온몸을 지배하고 있음을 느낄 때...

 

 그럴 때 문득 드는 생각이 생겼다.

 

 ‘나는 지금 이렇게 편안하게

 드러누워 있는 중인데...

 과연 그 녀석은 편할까?‘

 

 이런 둥근 생각.

 

 성인으로서의 도리일까,

 뉴게이트의 자손으로서의 경외일까.

 

 어쩌면,

 자신의 편안함 속에도 분명

 저 어린놈의 희생이 뒤받쳐주고

 지탱해주기에 편한 것이 아닐까?

 

 아무도 모르게 롱기누스에게도

 남모르게 감정이 피어나고 있었다.

 

 어쩌면 이 모지고 삭막한 세상을

 예수를 위해 욕해주고 있었다.

 

 세상은 저 작고 어린 나비에게

 너무 많은 날갯짓을 바라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그 생각 또한 아차..

 누운 채 고개를 푹 숙여본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예수가, 아니.

 

 희생되는 존재가

 자신이 아니라는 안도감이

 빚어준 감정이 아닐까 하는 걱정.

 

 롱기누스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평생 단 한번 이렇게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된다.

 

 ‘망할... 아이젠 종족은 어딘가 잘못됐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

 예수에게 진실로 이해된 위로를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

 

 예수의 또 하나의 부모로서

 롱기누스는 원통했던 것이다.

 

 이날 이후, 먼 미래 시간이 지나 예수라는 인물이

 롱기누스의 기억 속에서 무뎌진 긴 시간 후에도

 롱기누스는 단 하루조차 편히 잠들지 못했다..

 

 칼은 자신이 마음속으로

 정해둔 약속의 날이 다가옴을 느꼈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어버린 예수와

 약속한 시간동안 훌륭히 예수를 맡아준 롱기누스.

 

 롱기누스에게 선전포고한

 시간이 다다르고...

 이제 롱기누스는 본인이 이전처럼

 예수와 함께 대화와 잔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희미해짐을 체감하고 있었다.

 

 ‘정말 잘 자라주었구나 예수야.’

 

 칼은 멀찍이 그 둘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

 

 예수와 롱기누스는 사뭇

 진지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 엄격한 롱기누스의 목소리 속에

 예수와 함께할 시간이 촉박해짐을

 느끼고 있는 초조함이 진하게 묻어있었다.

 

 “그게 아니야, 예수야.

 내 말을 다시 잘 들어봐.“

 

 어느덧 성인이 되어 있는 예수는

 칼이 본 적 없는 진지한 표정으로

 롱기누스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롱기누스는 자신의 말에 집중하는

 예수의 모습을 바라보며

 어느 정도 안심을 하는 둥 하더니.

 

 진득한 침을 꿀컥 삼키고,

 한층 차분한 목소리로

 예수의 눈을 마주보며 이야기 하였다.

 

 “예수야.

 어떤 한 여자가 있었다.

 빼어나게 곱상한 외모는 아닌 여자.

 굳이 따지자면 못난 얼굴을 가진 여자.

 하지만, 못난 외모에도 불구하고

 한껏 멋을 부리고 나온 그런 여자.

 

 부모님이 소개해준 맞선 자리에 나가

 자신을 최대한 가꾸고 준비해서 나갔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오물이 떨어져 내려왔어.

 아주 진득한 오물을 누가 창밖으로 던져 버린 거지,

 그 여자는 재수 없게도 그 오물에 맞은 거야.

 소개팅 날 오물을 끼얹은 머리로 나갈 수 없어서

 어떻게라도 최대한 머리를 돌리려고

 불을 가까이 했는데 머리는 몽땅 타버렸어.

 정말 재수 없는 날이었지.

 

 그렇지 않아도 힘든 삶에..힘든 환경.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나온 맞선자리.

 남자는 여자와 만나고 30분 채 지나지 않아

 세상에서 제일 바쁜 일이 생긴 것 마냥

 자리를 벅차 일어나 벗어났어.

 

 재수 없음을 넘어... 서럽고 힘이 들었겠지?

 

 그렇게 스스로를 원망하고 미워하며

 자책하며 걸어가던 도중 미끄러운 기름을

 칠해놓은 판자를 밟고 넘어지고 말았어.

 

 누가 그 곳에 판자를 놓은 진 몰라도

 기름이 발린 판자를 밟고 넘어진 그 모습은

 누가 봐도 우스웠겠지.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비웃음이었을 거야.

 

 하지만.. 몰골이 엉망이 되어

 돌아온 그녀를 본 직장 상사는

 그 모습에 그녀를 해고해버렸어.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녀에겐

 참 가혹한 시련이었지.

 그 뒤로 아무도 그녀를 볼 수 없었어.“

 

 “그래서요?

 그 다음엔 어떻게 됐나요?“

 

 예수는 롱기누스에게

 다음이 궁금하다는 듯

 다음 결말을 요구하고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이야기의 결말이 아니야.

 몇 명이냐는 거지.“

 

 “몇 명이요?”

 

 훗.. -

 

 롱기누스는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몇 명.

 방금 이 이야기 속에서

 여자를 죽인 사람 말이야.“

 

 “예...?”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한 예수에게

 롱기누스는 말을 이어갔다.

 

 “오물을 창 밖에 내던진 사람?

 맞선 자리를 등 떠밀어낸 부모님?

 그게 아니면..

 맞선 자리에서 먼저 가버린 남자?

 기름칠한 판자를 방치한 사람?

 비웃던 사람들?

 엉망인 그녀를 해고한 상사?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어...

 인생을 살아가면서 스스로가

 ‘나는 나쁜 짓을 한 적 없습니다.’ 라고

 그것을 누가 증명해주냐는 말이야.“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네요.”

 

 “예수야.

 비단 종교적인 교리를

 굳이 들이밀지 않아도

 우리는 필연적으로 누구나

 죄인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세상, 시스템이 그래.

 

 그저 자신의 잘못을

 인식 못하고 있을 뿐이야.

 

 그렇기에...

 착하게 살아야 하는 거란다.

 

 자신의 의식이 닿는

 범위 내에서라도 말이야.“

 

 “그런데 롱기누스 아저씨.

 사람마다 의식의 기준이 다 다르잖아요.“

 

 “그렇지.

 그 의식의 범위는 사람마다 달라

 그래서 개인에게 맡기기엔

 불안한 요소가 아주 많지.

 그래서 법이라는 게 존재한다.

 의식의 범위를 일정 기준으로 잡아놓은 거지.

 

 그렇기에, 이 법이라는 범위를

 앞으로 예수, 네가 만들어야 하는 게다.

 

 뉴게이트이자 아이젠 종족인 칼님이 아닌...

 인간인 네가 인간의 법을 만들어야 해.

 

 그분과는 약간 다른 너만의 방법으로 말이야.“

 

 “하지만, 아저씨...

 아이젠 종족은..“

 

 ‘그래... 아이젠 종족.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의지로 태어나

 원하지 않는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넌 우리 종족을 생각해주는 구나 예수야.‘

 ..

 “예수야 물론 아이젠 종족은

 네가 만든 법을 지키지 않아.

 또 인간이라고 해서 모두가

 그 뜻을 따르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분명히 따르는 자들도 있으니

 의미가 있는 행동이 되는 것이겠지.“

 

 “그럼 이 세상은 모두

 필연적으로 죄인이 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고,

 저는 평화를 보다 가깝게 만들기 위해

 법을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인가요?“

 

 “그렇지, 변명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아이젠 종족도 마찬가지야.

 이 세상의 주인이라고 해서

 이들이 시스템의 예외대상은 아니야.

 

 살생과 희생을 아무렇지 않게 행하지.

 

 그건 본능이라는 시스템이니까.

 이 또한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야.

 

 그렇기에, 칼님은 이러한 아이젠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 증거로 네 존재가 증명하잖니.

 

 시스템? 물론 좋지.

 

 하지만.. 그 시스템은 누가 만드는 가?

 결국 칼님께서 만드는 거야.“

 

 “아, 아저씨는 혹시..

 현재 인간의 존재는

 태양의 민족에서 아이젠이 섞이며

 인간에게 욕심과 본능이 생겨났으니

 결과적으로 그 ‘시스템’ 이라는 것은

 아이젠으로부터 생겨났다는 말씀이신가요?“

 

 ‘롱기누스 저 녀석,

 앞으로 더 큰 임무를 맡겨도 되겠는 걸.’

 

 칼은 예수를 보다 잘 성장시킨

 롱기누스를 바라보며 뿌듯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음.. 확실히 그렇다고 볼 수 있어.

 전에 예수 네게 말해주었듯..

 

 인간에게까지 아이젠의 피와 유전자가 섞여

 태양의 민족은 가지고 있지 않던

 욕망과 탐욕, 멸시와 괄시 그리고 비난.

 

 모든 것을 포함한 이 ‘시스템’이

 뉴게이트를 시작으로 비롯해

 우리 아이젠 종족이 만들어냈다면,

 

 이 시스템을 바꾸는 것 또한

 결국 아이젠 종족의 뉴게이트이신 칼님의 몫이라는 거지.“

 

 “그렇군요...

 그럼 저는 인간만 조율시키면 되는 건가요?“

 

 “뭐, 칼님께서 아이젠을 신경 써 주시니

 너는 인간만 잘 다스려주면 돼.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걷는다.]

 인간들이 자주하는 말이야.

 

 그들은 짧은 생에서도

 스스로 저런 말을 입에 담을 정도로

 무시하지 못할 경험을 직관하고 있어.

 

 명이 짧은 이들에게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것,

 그것이 무엇일까?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도 없고

 무엇인지 나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건 생각보다 별 것 아닐 거야.

 

 그저 인생과 경험

 두 가지를 짊어지고

 입을 떼는 1인칭 덕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겠지.“

 

 “뭐... 아저씨 말씀대로,

 인간은 아이젠 종족에 비해

 정말 터무니없이 명이 짧으니까요.“

 

 “응. 그러나

 짧은 생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천문학적인 시간을 지니고 있는

 아이젠 종족조차도 고개를 끄덕이도록 만든 소리야.

 

 이들은 명이 짧은 만큼 더 적응해

 우리 못지않은 경험치를 평생 쌓고 삶을 마감한다.

 

 결국, 삶은 평균적이라는 이야기야.

 

 영생에 가까운 생명력을 가진 우리가

 수명이 보장되어 있지 않았더라면

 더욱 커다란 욕심을 부렸을 까?

 그게 아니라면, 이런들 저런들.

 짧게 가는 인생

 수긍하며 받아들이고 해탈하게 지냈을 까?

 

 여기에 정답은 없어.

 아니, 이 세상에 정답은 결코 존재하지 않아.

 

 법이 있어야 하는 이유와 같이

 개개인이 환경과 생각 모든 것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야.

 

 어쩌면 인간들은 짧은 인생에 적응해

 이미 우리 못지않은 경험을 가지고 떠나니..

 짧은 수명의 시스템이 암묵적으로 그들을 더욱 간절하게 만들었는지 모르지.“

 

 “그렇다면 아저씨는..

 어떤 것이 그나마 옳다고 믿어요?“

 

 예수의 질문에 롱기누스는 근엄히 대답하였다.

 

 “예수야.

 누누이 말했지만 정답은 없어.

 하지만 과반수는 절대적으로 존재하지.“

 

 “과반수요?”

 

 “그래, 과반수.

 정답은 없지만..

 그나마 정답 같은 것.

 

 모든 중심을 평균에 맞추어

 평균화하고, 평준화하며

 그것이 진실에 가깝다고 믿는 거야.

 

 이 세상에 있어

 태양의 민족, 아이젠 종족, 인간

 결국 우리 중에 결코 악한 자는 없어,

 서로의 정의가 다를 뿐이란다.

 

 끝엔 비로소 모두가 피해자야.

 

 이 세상의 시스템으로 인한 피해자.

 

 그러나 이 세상의 갑은 현재 아이젠이지,

 세상의 주인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어..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끝내 승자만이 정의일 뿐이야.

 

 그래서 칼님께서 이것을 바로 잡으려고 해.

 

 인간들의 인생사처럼..

 칼님이 그대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면,

 그곳에 물론 기대하고 있는 것이

 온전히 있지 않을 수 있겠지.

 

 하지만, 되돌아가 걸은 만큼...

 

 제자리로 걸어 돌아온 만큼은

 다시 되돌아갔다고 믿으니

 ‘할 만큼 했다...‘ 고 막을 내리는 거야.

 

 그게 정말 할 만큼 했는가?

 그건 중요치 않아.

 시도가 중요한 것이지.“

 

 “왜 중요하지 않아요?

 그래도.. 확실한 답을 얻어야 좋잖아요.“

 

 “아까도 말했지만,

 이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정답은 없어.

 

 과반수의 법칙대로

 다른 이들도 분명히 그 정도 했으면

 할 만큼 했다고 믿으니..

 스스로 후회를 남기지 않으면 족한 것뿐이야.

 

 허나, 난 예수 네가

 인간으로 태어나 외길을 걷는 만큼

 후회를 남기더라도

 자신의 기준을 스스로 섬길 줄 아는

 무모한 바보로 살다 갔으면 좋겠구나.“

 

 “무모한..바보요?”

 

 “칼님의 그림자를 닮고..

 그분의 그림자를 따라가는 것.

 

 물론, 그것만으로도

 너는 아주 훌륭한 지도자가 될 테야.

 

 칼님처럼 강직하고 곧은 신념을 가지고

 세상을 나서게 되노라면,

 분명히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냉정한 지도자가 될 거야.

 모두에게 공로를 인정받는

 강한 지도자가 되리를 의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인간의 신분을 가진 너만의

 부드럽고 유연한 지도 방식..

 분명 그 속에도 보이지 않는

 강함이 존재하고 있단다.

 

 식목일에 심는 나무처럼 의무적 이여도 좋아.

 나는 그저... 이 자리를 빌려

 너에게 칼님과 같은 길만이 정답이 아님을 일러주고 싶었단다.“

 

 롱기누스는 얼마 안남은

 예수와의 시간에 아쉬움이 서린

 마음으로 마지막 지도를 행하고 있었다.

 

 지켜보던 칼은

 그 둘의 모습에 많은 것을 느꼈다.

 

 ‘롱기누스가 예수와

 여러 시간을 함께하며

 깊은 유대감을 쌓은 것 같네.‘

 

 칼은 속으로 그려넣은

 유대감이라는 세 글자에

 문득 기억에 그을린 바이올렛이

 스쳐지나갔다.

 

 ‘인간의 수명으로라면 몰라도

 아이젠 종족에게라면 분명히

 짧은 시간을 보냈을 텐데.

 

 저 둘은 마치 가족처럼

 끊을 수 없는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

 

 나와 바이올렛은 무수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왔지...

 

 바이올렛,

 너의 반짝이는 눈 속에서

 다시 한 번 나를 보고 싶구나.‘

 

 어쩔 수 없었다.

 

 아이젠 종족이 감정은 없을지언정

 최소한의 동족애는 느끼기 마련이니.

 

 여태껏 함께해온 천문학적인 시간들은

 칼을 향수에 젖게 만들기 충분했다.

 

 바이올렛과 작별한 칼.

 

 그는 만남과 이별이란 쌍둥이가

 주는 복통을 잘 느끼고 있기에

 뉴게이트인 자신보단 롱기누스에게

 부탁했던 것일 터다.

 

 아이젠 종족,

 그 수장인 뉴게이트이며

 뉴게이트의 지도자.

 

 그런 신분을 가지고 있는 칼이

 예수의 신변을 보호하고 키워봤자,

 예수에게 쏟아지는 칼의 애정은

 예수의 입장으로선 언젠가 갚아야 할

 대출금 같은 사랑으로 느껴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예수를 위해

 칼 스스로를 위해

 또는 목적을 위해

 칼은 배려했던 것이다.

 

 뉴게이트인 자신보다야

 친근할 수 있는 배경을 가진 롱기누스.

 

 칼이 그를 선택한 이유이다.

 

 ‘벌써부터 저 둘이 헤어진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지기 시작하는 구나.

 

 닮은 사람과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

 얼마나 아늑한 지, 저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

 

 바이올렛과 두 번째로 작별한 뒤로

 시간이 날 때면 그녀가 등장한 쪽 해변을

 항상 바라보았던 칼이다.

 

 아마도 그런 칼의 기분은

 TV만 틀어놓은 채

 채널만 돌려보는 것과 같은 기분이지 않았을까?

 

 그녀 생각에 바다를 바라보던

 칼의 그윽한 시선 속엔 많은 염원이 담겨져 있었을 것이다.

 

 ‘그때 그녀를 잡았어야 하는 건데..’

 

 대충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았을 까?

 

 하지만

 마음이 기운 채로

 판단이 설 수는 없던 칼이기에

 또 다른 후회를 낳지는 않았다.

 

 시간이 지나 롱기누스와 예수,

 그 둘만의 자정이 지나고 있을 무렵

 

 칼은 홀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하늘을 바라보니

 풍경은 마치 그때로 되감기 되는 것 같았다.

 

 ‘바이올렛,

 네가 있던 자리 위

 밤하늘까지 보이는 구나.

 

 텅 빈 마음 속

 네가 없는 밤하늘은

 달이 떠도 보이지 않는 것만 같아.

 

 저 반 쪽 짜리 달이

 딱 지금의 나의 모습처럼 느껴져.‘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동료를 잃었다는 것,

 칼은 그것을 자신의 오만함이 낳은 자식이라고 생각했다.

 

 정처 없이 사랑을 꿈꾸는 돈키호테처럼

 수도 없이 많은 세월을 함께 해온

 자신의 동료를 그려보고 있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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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 정신적 지주 2017 / 11 / 30 230 0 2514   
5 5. 천적 = 대칭 2017 / 11 / 29 231 0 4248   
4 4. 혼란 2017 / 11 / 29 238 0 4132   
3 3. 노아의 방주 2017 / 11 / 29 245 0 4174   
2 2. 아이젠 종족 2017 / 11 / 29 233 0 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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