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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해시태그
작가 : 럭키제이
작품등록일 : 2017.11.29

아직 인류의 문명이 세상에 정착하지 않은 그때로부터 오늘날까지 드러나지 않은 모든 미스테리의 비밀들,
그 안에 연결고리는 단 하나..이 모든 것은 인류의 또 다른 조물주 '칼'을 중심으로 밝혀진다.

황금의 별 엔셀라두스에서 찾아온 노아의 종족과 방주를 타고 태초의 지구에 정착한 그들,
차마 역사엔 밝혀지지 않은 모든 불가사의들과 인류 시초의 진실을 현대 시점에서 재해석한 이야기.

 
16. OFF
작성일 : 17-11-30 21:58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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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요즘 며칠간 비는 그치지 않고 있다.

 

 여름의 장마일까, 칼의 마음일까?

 

 그칠 엄두가 나지 않는 이 비는 피를 씻어내려는 듯, 멈추지 않았다.

 

 텅 빈 방엔 시계소리,

 지붕과 입을 맞추는 비의 소리.

 

 칼은 공허함이 휩쓸고 가버린 마음을 두둔하며 걷는다.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인간의 편을 들며 회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그는 무엇보다, 아이젠 종족의 왕이었기에 더욱 무력했다.

 

 한참을 걷고 걸어 도착한 모서리,

 고인 빗물은 작은 거울이었다.

 

 ‘내 모습은, 이렇게 작은 웅덩이에 비춰 질 만큼 작구나.’

 

 칼은 무능한 자신의 힘을 모습으로 표현하며 한숨만 뱉어냈다.

 

 한쪽 다리가 짧은 의자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칼은

 기억의 무게에 고개를 숙였다.

 

 고개를 숙이고 마침내 보이는 시선 끝에,

 자신의 신발 끈이 버려진 듯 풀려있었다.

 

 ‘그래, 나는 지도자로서 이럴수록 더 힘을 내야 해.’

 

 재차 신발 끈을 묶은 것이다.

 

 하늘의 눈물이 고인 땅에

 구름은 별을 감추었다.

 

 달빛에 은은하게 비춰진 자신의 그림자.

 

 내면의 ‘칼’ 역시 ‘나’를 꼭 닮은 그림자 같았다.

 

 전쟁은 멀쩡히 숨 쉬는 이 마음에 묻게 하는

 그런 죽고 죽이는 일일뿐,

 옳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던 것.

 

 전문현을 찾아가 칼은 물어본다.

 

 “전문현아, 너도 우리가 인간을 흡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글쎄, 우리는 그저 우리의 본능을 따르는 것이니까.

 그게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 형?“

 

 이미 타락한 세상에 물들어버린 우리에겐

 오히려 전문현의 답변이 더욱 당연하게 와 닿을지 모른다.

 

 하지만 칼은 달랐다.

 

 “그렇구나¨¨. 알겠다.”

 

 칼은 축 쳐진 등을 보인 채 발길을 옮긴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진실을 보고,

 그것이 사실이기를 그저 바란다.

 

 칼의 발걸음마저, 땀방울마저, 옳은 길을 알고 있는데,

 그 길을 걷는 것이 자신의 신분에 걸맞지 않다는 핑계로

 어쩌면 조금은 안주하고 있었다.

 

 ‘우리에겐 본능이란 노름이 어쩌면 누군가에겐 전재산 일 것인데.’

 

 재차 생각을 잇는다.

 

 ‘하지만, 나의 인간에 대한 사랑 또한 거룩해봤자 본능일 것이다.

 그렇다고, 계속된 희생을 방치할 수는 없어. 방법을 찾아야 해.‘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마음의 반대로 하듯이,

 자신이 옳다고 하는 신념의 반대로,

 아이젠답지 않게 희생을 막자는 칼의 신념이었다.

 

 ‘항상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아이젠이든, 태양의 민족이든, 그것이 인간이여도 마찬가지겠지..‘

 

 안녕과 안녕,

 시작과 같은 말로 끝나는 단어.

 

 칼에겐, 참 아이러니하게만 와 닿은 것이다.

 

 봄이 와 꽃이 피고,

 여름이 오니 기억이 녹아내렸다.

 

 칼은 거울을 보아도 그 속엔 자신이 없었다.

 

 비가 오니, 차가운 바람에 더위는 씻기고

 겨울 시린 바람이 칼의 겨울바다 같은 심장에 침범했다.

 

 아이젠 종족답게,

 그들의 상처를 넘겨짚자니...

 

 그것은 근심만도 못한 안심이었다.

 

 칼의 죄책감은 배를 띄워 다가와 보아야만 보이는 빙산이었다.

 

 눈사태 난 듯 무너진 마음,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려고 머리를 조아린다.

 

 방법이 찾아오지 않는 심심한 머릿속에

 목젖 없는 비명만이 존재했다.

 

 가슴에 난 구멍에 바람만 새어나가니,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란 참 어려웠다.

 

 하루 빨리 죄책감을 덜어내지 않는다면,

 심장에 몸살이 걸릴 것 같았다.

 

 그러자, 내면의 칼이 말을 건넨다.

 

 ‘내가 너라면, 방법을 찾아 낼 텐데 말이야.’

 

 세상의 환호성에 파묻혔던 속삭임이,

 그의 존재를 인정하자 비로소 들려온 것.

 

 하지만 시계를 봐도 시간이 없던 칼.

 

 ‘그게 무슨 말이야? 방법을 알려줘.’

 

 ‘그건 안돼, 잘 생각해봐’

 

 ‘내가 나에게 묻다니 멍청하군,

 대답이 오니 내가 바보가 된 것만 같아.‘

 

 ‘큭’

 

 스스로에게 대답을 물어도 언제나 열린 결말만 돌아오니,

 답이 정말 없었다.

 

 한숨을 쉬고 넘쳐 솟는 정적에 잠긴다.

 

 떠나가는 마음이 한숨 한숨씩 자리를 비우니,

 직감은 위험해졌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인간의 희생만 늘어날 것이야.’

 

 상상이란 영상기를 끄지 못한 칼은,

 서둘러 회의를 거듭하기로 결정한다.

 

 조금씩 늦추다간,

 그 뜨거운 지옥보다 못한

 식어버린 감정의 연옥이 자신에게 찾아올까 더 두려웠다.

 

 죄책감을 느끼는 것보다,

 희생이 당연해지는 자신이 더 무서웠던 것이다.

 

 어지러운 생각이 멈추길 바라는 마음으로,

 긴급회의를 연다.

 

 “칼, 이번엔 무슨 일이야?”

 

 “내가 너희에게 전할 말들이 있어서 그래.

 우리 이만큼이면 바이올렛보다도 흡수를 많이 한 것 같은데.

 일단 이정도 선에서 멈추는 것이 어떨까?“

 

 “칼,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소리야.”

 

 의견은 대립되었고, 그 모습은 등진 분침과 시침 같았다.

 

 “좋아, 그럼 내가 너희 모두 납득할 정도의 생각이 있어.”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리가 납득할 생각이라니?”

 

 달기 싫은 물음표였으나, 칼의 제안은

 이들의 호기심을 이겨냈던 것이다.

 

 “우리는 세상에 여태껏 직접적으로 나타나질 않았어.

 그것은, 우리의 기술력이 알려지는 것을 방치함과 동시에

 우리들이 끼어든다면, 언젠가 우리가 다스릴 세상이

 다가오는 게 점점 늦춰지기만 하니, 그 때문이야“

 “그래서?”

 

 “우리들을 대신할, 그런 존재를 길잡이로 세워

 간접적으로 우리를 믿고 섬기는 자들을 계승 시키도록 하자.“

 

 다가오는 거대한 슬픔에 부딪히기 전에,

 칼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책이었다.

 

 모두들, 잠시 멈칫하더니

 칼의 의견을 재미로 운운하며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그거 재밌겠네.

 우리가 칼의 말대로 그런 세력을 만든다면,

 오히려 바이올렛을 견제하기도 쉬울지 모르잖아?“

 

 “그래, 칼 말에도 일리가 있네. 난 찬성.”

 

 의외로 칼의 말에 신빙성을 믿은 이들은

 희생과 학살을 잠시 멈추기로 결정했다.

 

 헌 신발을 벗고,

 발자국과 발자취를 잠시 신발장에 넣은 것이다.

 

 칼은 이들의 결정에 속이 텅 빈 죽은 미소를 남기며, 혼자의 시간을 보냈다.

 

 혼자이기 싫은 걸까, 아니면 눈에 띄게 혼자이고 싶은 걸까?

 

 이 밤에 비가 쏟아지고, 칼의 마음은 미끄러졌다.

 

 마른 마음에 튼 살,

 칼은 그 불 꺼진 마음에 다시 힘들게 불을 지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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