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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웰컴 투 뉴 월드!!!!
작가 : 안경잡이
작품등록일 : 2017.11.1

뷰티스트리머로 성공하려는 영화와 성공에 눈이 먼 친누나때문에
동성애자들의 세계인 뉴월드에 빠지게 되는 남동생(소망이)의 이야기입니다.



 
11.
작성일 : 17-11-30 21:42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3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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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공부만 하는 애한테 술냄새 풍기고 다니니까 저렇게 된 거 아니야!”

 “그래........”

 

 영화는 마치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엄마한테 대놓고 큰소리쳤다. 평소였다면 머리끄댕이를 수 백 번도 더 잡힐 일이었지만, 술에 취한 엄마는 세계 3대 성인인 붓다 못지않게 자비로운 어른이었다. 영화한테 대꾸할 말이 없던 엄마는 말없이 길게 한숨만 내쉬었다. 표정만 본다면 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할 것 같았다.

 

 ‘내가 너무 심했나?’

 

 엄마에게 소망이는 현재이자 미래이자 모든 것이었다. 지방에 있는 연구소에서 생활하며 1년에 2번 정도 집에 올라오는 아빠와 청개구리마냥 시키는 것과 정반대로 움직이는 영화, 그 틈에서 엄마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소망이밖에 없었다. 이건 엄마와 평생 살아온 영화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엄마한테, 소망이한테 잘해주려고 했지만, 그건 찰나의 감정일 뿐이었다. 소망이가 태어난 뒤로 숱한 차별과 무시, 그리고 멸시를 참고 살았던 영화의 가슴 속엔 측은지심이 아닌 질투의 꽃이 피어있었다.

 

 “엄마가 술 취한 상태에서 소망이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자는 거 밖에 없으니까 얼른 방에 들어가.”

 “그래....... 미안해.”

 

 엄마는 영화의 말에 한 마디 반항도 하지 않았다. 몸에 육식동물의 피가 흐르고 있었던 영화한테 고분고분한 엄마는 더 이상 경계대상이 아니었다. 약육강식이 당연시되는 밀림에서, 아니 사회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된 이 기회를 영화가 놓칠 리 없었다.

 

 “소망이 화장실에서 나오면 숙취해소음료라도 사줘야 되니까 돈 있으면 놓고 가.”

 “그래.”

 

 소망이라는 말에 반사적으로 대답한 엄마는 5만원 지폐 한 장을 식탁에 올려놓고 조용히 안방으로 들어갔다. 말 한 마디로 5만원을 번 영화는 수퍼맨이 된 것처럼 한 쪽 팔만 높게 올린 뒤, 뒤꿈치를 들었다. 뒷꿈치에 엔진이 있었다면, 혹은 영화가 진짜 초능력자였다면 조금이라도 떴겠지만, 영화는 그저 또래들에 비해 몸이 큰 20대 여성일 뿐이었다. 바닥에서 1cm도 뜨지 못한 영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치킨이 놓여있는 식탁 앞에 앉았다. 잠시 후 화장실에서 나온 소망이는 본능적으로 식탁 위에 있는 치킨에 반응했다. 하지만 치킨 옆에는 몇 시간 전에 맛봤던 맥주도 있었다. 치킨은 먹고 싶었지만 맥주를 보면서 속이 다시 한 번 뒤집어지려고 한 소망이는 잽싸게 싱크대로 향했다. 이번 기회에 소망이한테 자신의 야생성을 보여줘야겠다고 다짐한 영화는 식탁 위에 있던 생맥주를 한 번에 들이켰다. 물 마시는 것처럼 맥주를 마시는 영화의 모습에 소망이는 절로 입을 벌렸다.

 

 “어른이 되는 건 아직 어려울 것 같지?”

 “어......”

 “짜식.”

 

 오늘 하루 소망이는 영화한테 램프의 요정 지니 못지않은 복덩어리였다. 일회성 시청자가 될지, 고정시청자가 될지 알 수 없지만 2년 4개월 사이에 최고 시청자수와 후원액을 찍게 했고, 현금 5만원까지 선물한 기특한 동생이었다. 그러면서 엄마가 왜 그렇게 소망이를 예뻐하는지 알게 되었다. 힘들어하는 소망이한테 돈만 던져줄 수도 있었지만, 오늘만큼은 특별히 서비스해주고 싶었던 영화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어?”

 “숙취엔 토마토주스가 좋으니까 한 번 먹어봐.”

 “고마워, 누나.......”

 

 영화의 모습이 낯설게만 느껴진 소망이는 감사의 마음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오늘 하루 기분 좋은 일로 가득했던 영화는 싸늘한 밤공기마저 상쾌하게 느껴졌다. 내일도 오늘처럼만, 모레도 오늘처럼만 살 수 있다면 영화는 금세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건 누구보다 영화가 잘 알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괜한 희망이나 기대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건 영화와 어울리지 않았다. 내일 일은 내일의 해가 떠봐야 안다고 생각하던 영화는 금세 생각을 정리한 뒤 상가건물로 향했다.

 

 “어? 뭐지, 저거는?”

 

 상가건물로 향하던 영화는 도깨비불마냥 불 꺼진 점포들 사이에서 홀로 빛나고 있는 상점을 보게 되었다. 불을 밝히고 있는 점포는 영화의 단골카페인 하루살이카페였다. 하루살이카페의 영업시간은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였다. 그래서 이따금씩 밤늦게 커피가 생각날 때면 멀리 대로변까지 나갔던 영화에게 12시까지 불 켜져 있는 하루살이카페는 도깨비만큼 신비로워보였다.

 

 “한 번 가볼까?”

 

 오늘 하루 마법 같은 일들만 겪었던 영화는 다시 한 번 마법이 펼쳐지길 기대하며 하루살이카페로 향했다. 카페에선 알바 혼자 책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 평소 영화는 알바생을 눈여겨 보지 않았다. 그래서 오렌지색 조명 아래에서 책을 보고 있는 알바의 모습이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섹시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지적이라고 해야 할까? 이쑤시개 같이 볼품없는 몸매였지만, 테이블 밖으로 다리를 쭉 펴고 책보는 모습은 꽤나 매력적이었다.

 

 “어? 오셨어요?”

 

 영화의 시선을 느낀 알바는 읽던 책을 덮어놓은 뒤, 배시시 웃으며 가게 밖으로 나왔다. 책볼 때까지만 해도 알바는 꽤나 괜찮은 남자처럼 보였다. 하지만 바보 같은 미소를 보이는 순간, 영화는 한 순간이나마 알바를 남자로 느낀 자신이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마음 같아선 알바한테 절대 웃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었지만, 그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알바한테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커피 되죠?”

 “그럼요! 들어오세요.”

 

 영화의 말에 알바는 어떤 커피인지 묻지도 않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알바의 행동에 마치 VIP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진 영화는 우아하게 지정석으로 향했다. 지정석에 앉은 영화는 습관처럼 창 밖을 내다봤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 때문인지 창 밖엔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만 조금 밝게 보일 뿐, 주위가 어떤 모습인지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영화가 보지 않고도 주위 모습을 알 수 있던 건 보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곳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언젠가 어둠 속에서도 익숙하게 길을 찾는 날이 오겠지?’

 

 집에서 나오기 전 시원하게 생맥주 한 잔을 들이켜면서 감상적으로 변한 영화는 한창 방황하는 사춘기소녀로 빙의할 수 있었다.

 

 “커피 나왔습니다.”

 

 한창 감상에 젖어있던 영화는 커피를 들고 테이블까지 온 알바의 정성에도 손짓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영화는 감상에 빠져있었지만, 현실에 살고 있던 알바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저 선생님, 커피값 주셔야죠.”

 

 알바의 말에 산통이 깨져버린 영화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봤다. 무슨 영문인지 알 순 없지만 영화의 눈빛을 정면으로 마주볼 용기가 없었던 알바는 손만 영화에게 내밀 뿐, 눈으론 애먼 꽃병만 바라봤다. 오랜만에 찾아온 감성을 무참히 깨버린 알바에게 영화는 10원도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알바가 영화에게 꺼낸 말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었다. 짜증이 나긴 했지만, 나름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자부했던 영화는 주머니에 들어있던 5만원권 지폐를 알바손에 쥐어줬다. 5만원권 지폐를 본 알바는 더없이 환하게 웃으며 다시 말했다.

 

 “저번에 드신 커피까지 계산해도 되죠?”

 

 알바의 말이 신경에 거슬린 영화는 다시 한 번 눈에서 레이저를 발사했다.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 영화의 눈빛이 무서웠던 알바는 억울해하면서도 또다시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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