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14
작성일 : 17-11-30 20:43     조회 : 329     추천 : 0     분량 : 373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대관람차 안으로 입장했다. 동그란 모양의 아늑한 안은 정말이지 둘만 있기에 안성맞춤이다. 내가 자리에 앉자 윤영이 내 옆에 앉았다. 하긴 손을 계속 잡은 채로 들어갔으니 어느 정도 당연한 결과이려나. 밖 풍경을 바라보며 놀이공원의 전경을 내려다봤다. 활기찬 오후라 그런지 놀이공원에 빈 공간이 거의 없다.

  “괜찮은 풍경이네.”

  밖을 보던 윤영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작게 중얼거렸다. 그 생각을 속으로 동의하며 밖을 계속 바라봤다. 자연에 둘러싸인 도시의 향기가 물씬 풍겨지는 장소라는 이중적인 모습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는 핸드폰을 들어 내 눈에 담아두고 있는 장면을 핸드폰 갤러리에 담으려고 했다. 카메라를 켰는데 셔터를 눌러야하는 것을 실수로 셀프 카메라로 전환하는 버튼을 눌렀다. 내 얼굴을 포함해 내 뒤 쪽의 배경들이 액정 안에서 펼쳐졌는데 그 중에 윤영이 눈을 크게 뜬 채로 나를 응시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좀 더 정확히는 내 핸드폰의 액정을. 놀란 가슴을 애써 부여잡고 뒤를 돌아 그녀를 바라봤다.

  “존나 놀랐잖아... 왜?”

  “아니... 너 셀카도 찍어? 진짜 안 어울려서...”

  구태여 알고 있는 사실을 한 번 더 말하며 나를 보고 있던 이유를 설명한다. 나는 고개를 좌우로 한 번 흔들고 윤영에게 카메라를 켠 이유와 어쩌다가 셀프 카메라 모드를 켜게 됐는지에 대해 설명해줬다. 오해가 풀린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녀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영문을 몰라 그냥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그녀도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한 쪽 손을 들어 미안하다는 것 같은 제스처를 취했다.

  “열심히 변명하는 게 왠지 웃겨서 말이야.”

  나는 그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하긴 내가 그녀 앞에서 변명을 해 본 적이 내 기억 상으론 얼마 없기는 하다. 설령 있었다고 하더라도 내가 안 그렇게 보이도록 최대한 노력을 했었겠지.

  한바탕 유쾌한 해프닝이 지나고 거의 꼭대기에 올라왔을 즈음 나는 정신없이 핸드폰 카메라의 셔터를 터치하고 있었다. 만족스러운 한숨을 쉬고 갤러리에 담겨져 있는 사진들을 봤다. 내 눈에서 보인 것들이 거의 변함없이 이렇게 내 사진이 되는 것은 예전부터 꽤 좋아했던 일이었다. 고개를 돌려 윤영을 바라보자 그런 내가 신기한 듯이 보고 있었다. 어린아이를 보는 눈이라고 하면 옳은 표현이려나? 그리고 그런 눈으로 바라봐지자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정말로 어린아이라도 된 것처럼 나는 신나게 말했다. 기구가 꼭대기로 올라와서 내 기분도 같이 올라간 건지 모르겠지만.

  “내 병이 나으면 한 턱 쏠게.”

  “갑자기 뜬금없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윤영의 말과 표정엔 부정의 의사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맞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기구에서 내리자마자 든 생각은 상쾌하다와 아쉽다 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기구에만 집착하기엔 즐길 것이 너무 많기도 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예전에 들었던 말을 받들어 피할 수 없는 아쉬움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아까와는 달리 내 뒤에서 끌려오지 않고 내 옆에 나란히 선 윤영에게 “이제 어디로 갈까?” 라고 물었더니 그녀는 “따라와.” 라고 대답했다. 아까 대관람차 안에서 무언가가 눈에 띈 것 인지 망설임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발걸음으로 걸었다. 나와는 다르게 내 페이스에 맞춰주는 느낌이다. 이런 부분은 굉장히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윤영의 발걸음이 뚝 멈췄다. 나도 그녀를 따라 발걸음을 멈추고 무엇을 할 것이냐는 눈으로 바라봤더니 그녀는 말없이 둘 째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그 손가락의 끝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그 곳엔 가로로 길게 늘어선 사격장이 있었다.

  내가 본 드라마나 만화에서 커플들이 놀이공원에서 열이면 여섯 정도 가는 곳이 여기였다. 어쨌든 커플이건 뭐건 간에 일행이 가자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그녀는 내가 가자고 한 곳을 군말 없이 따라와 줬었다. 이젠 내가 양보할 순서다.

  “근데 나 잘 못 쏘는데.”

  “재미로 하는 거지, 뭐.”

  그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하긴 이 장소는 무언가에 대한 자부심을 보이거나 만용을 부리는 곳이 아니라 그저 순수하게 즐기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니까. 사격대로 다가가 주인아저씨께 돈을 지불하고 총알을 받았다. 총알은 여덟 발. 진열장의 각 층마다 다양한 색의 풍선들이 걸려있었고 크기 또한 가지각색이었다. 그리고 옆에 걸린 게시판을 보니 색깔과 크기에 따라 상품들이 여러 가지로 갈리고 여러 가지 풍선을 맞췄을 시 원하는 상품 하나를 가져갈 수 있다고 써져있다. 제일 좋은 상품이 무언가 하고 봤는데 한창 유행 중인 모 이모티콘의 캐릭터 거대 인형이다.

  총구에 총알을 꾹 끼워 넣었다. 뭐랄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총을 들었을 때 총알이 주륵 흘러내릴 느낌이 들었다. 총의 뒤쪽을 어깨에 두고 한 손은 방아쇠에, 한 손은 총신의 밑을 받치고 무슨 풍선을 쏴볼까 하다가 기왕 무언가를 얻을 거면 1등 상품을 얻는 게 좋겠지 싶어 제일 작은 흰 색의 풍선을 겨눴다. 최대한의 집중을 담아 방아쇠를 당겨 한 발을 쐈다. 결과는 헛발. 다른 풍선도 못 맞췄다. 하긴 첫 발만에 맞출 수 있는 거면 1등 상품이라는 이름이 울겠지 싶어 다른 걸 쏠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옆에서 윤영이 “진짜로 못 쏘네...” 라고 작게 혼잣말하듯 하는 것이 들렸다. 괜스레 승부욕이 발동된다. 비장한 마음을 먹고 둘 째 총알을 넣었다. 눈을 감고 한 번 숨을 크게 쉬었는데 곧 있어 이게 뭐라고 영화처럼 하고 있지 싶어 실소가 터져 나왔다. 아무튼 다시 마음을 다잡고 목표를 겨눈 후에 총을 쐈다. 아깝게 빗나갔는데 이번엔 다행히도 다른 풍선을 맞췄다. 1등을 못 가져가도 뭔가 가져갈 것이 하나는 있다는 소리다. 그래도 여전히 불만족스럽긴 마찬가지. 남은 여섯 발 안에 저 1등 풍선을 쏘겠다며 굳게 다짐하고 총알 하나를 총구에 끼웠다.

  옆에 있는 윤영의 손엔 유명 이모티콘 캐릭터의 인형이 들려있었다. 1등 상품처럼 크진 않지만 한 손에 딱 맞게 들어가는 크기의 인형이다. 결국 1등 상품을 따진 못 했지만 운반을 생각해보면 차도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우리에겐 저 정도 크기의 인형도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참고로 저 인형은 3등의 상품이다.

  “나 주는 거야?”

  “어, 우리 집에 그거 가지고 있을 만한 사람이 없거든.”

  아까 전에 아저씨께 인형을 받고 나서 윤영에게 건네줄 때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아니, 아른거리지는 않고 무척이나 선명하게 재생됐다. 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는 표정으로 처음 발견하는 동물이라도 본 것 마냥 나를 바라봤다. 그 시선이 불쾌하지는 않으나 굉장히 부담스러워 나는 고개를 돌리고 “가자.” 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그녀의 상태를 설명하자면 그야말로 동상이다. 자신의 손에 들려져있는 내가 준 인형을 계속 바라보며 시선을 떼지 못 하고 있다. 정말이지 어느 정도냐면 앞에 사람이 있건 가로등이 있건 고개를 들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보며 걷고 있는 사람의 수준이다. 저러다가 사람이나 물건에 치이지는 않을까 몰라.

  그녀의 팔을 잡아 그녀만의 세계에서 현실로 끄집어냈다. 고개를 돌려 윤영이 나를 바라봤다. 자신은 정말이지 바쁜 와중이라는 듯이 미간을 조금 찌푸린 채로 말이다.

  “이제 뭐 탈래?”

  “음...”

  윤영은 내가 준 인형을 잡고 있는 손으로 제 턱을 쓰다듬었다. 그러더니 얼마 안 가 눈을 반짝이며 손가락을 퉁겼다. 마치 새로운 진리를 발견한 것 같은 제스처에 무슨 말을 할까 싶어 그냥 가만히 기다렸더니 그녀가 나를 올려다보며 웃으면서 말했다.

  “앞으로 두 개만 더 타자.”

  “그러니까 지금은 뭐 탈건데?”

  “다람쥐 쳇바퀴.”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7 nonsense love-에필로그 2017 / 12 / 16 321 0 1795   
26 nonsense love-25 2017 / 12 / 15 308 0 3892   
25 nonsense love-24 2017 / 12 / 13 335 0 3854   
24 nonsense love-23 2017 / 12 / 11 339 0 3198   
23 nonsense love-22 2017 / 12 / 9 332 0 3503   
22 nonsense love-21 2017 / 12 / 8 332 0 4062   
21 nonsense love-20 2017 / 12 / 7 339 0 5251   
20 nonsense love-19 2017 / 12 / 6 326 0 4603   
19 nonsense love-18 2017 / 12 / 5 321 0 4101   
18 nonsense love-17 2017 / 12 / 4 315 0 3742   
17 nonsense love-16 2017 / 12 / 3 331 0 3775   
16 nonsense love-15 2017 / 12 / 2 323 0 5214   
15 nonsense love-14 2017 / 11 / 30 330 0 3739   
14 nonsense love-13 2017 / 11 / 29 328 0 3553   
13 nonsense love-12 2017 / 11 / 28 334 0 5743   
12 nonsense love-11 2017 / 11 / 27 326 0 4032   
11 nonsense love-10 2017 / 11 / 25 348 0 4731   
10 nonsense love-9 2017 / 11 / 23 290 0 2895   
9 nonsense love-8 2017 / 11 / 22 327 0 3747   
8 nonsense love-7 2017 / 11 / 21 317 0 3318   
7 nonsense love-6 2017 / 11 / 20 354 0 2545   
6 nonsense love-5 2017 / 11 / 19 307 0 3268   
5 nonsense love-4 2017 / 11 / 18 341 0 3274   
4 nonsense love-3 2017 / 11 / 17 299 0 2978   
3 nonsense love-2 2017 / 11 / 16 323 0 2631   
2 nonsense love-회상 2017 / 11 / 15 338 0 3300   
1 nonsense love-1 2017 / 11 / 13 540 0 483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고양이 전쟁
쑤우
어서와, 우리의
쑤우
살인은 살인일
쑤우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