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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작가 : 지나다가
작품등록일 : 2017.10.30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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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을 앞둔 네트레시아를 방문하게된 현실의 주인공. 그의 귀환은 이 이상한 세계의 앞날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과연 주인공은 이 이상한 세상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26. 뱀의 길
작성일 : 17-11-30 16:15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7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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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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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레에 타고 있는 준석은 마치 너울이 높은 바다에서 고속정을 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말은 속보보다 약간 빠르게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으나, 워낙 울퉁불퉁한 지면에 완충기도 없는 수레라서 그런지 그 충격은 만만치 않았다.

 

 나모는 충격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쉬지 않고 달렸다. 양옆으로 높이 솟은 회색의 암벽들에서 간혹 먼지가 흩어지고 자갈이 떨어졌다. 길에는 자갈이나 바위틈으로 듬성듬성 풀이 올라와 있을 뿐 나무는 한그루도 찾아볼 수 없었다. 간혹 절벽 밑에 야생염소 같은 동물이 한가로이 풀을 뜯다가 수레가 달려오는 소리에 놀라 달아나곤 했다.

 

 수레마차가 익숙하지 않은 준석은 이 시간이 엄청나게 길게 느껴졌다. 시간이 오후로 접어들자 멀미가 왔는지 진땀이 흐르고 구역질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준석은 나모에게 멈추자고 할 수 없었다. 나모도 준석이 힘들어하고 있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수는 없었다. 준석은 저녁 무렵이 되자 마치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것 같았다.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협곡 밑바닥에서 부터 올라왔다. 검은 하늘에는 붉게 물든 달이 떠올랐고, 늑대들의 울음소리가 지척에서 들려왔다. 준석은 그나마 어두워진 이후에야 수레에 어느 정도 익숙해 진 듯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어둠속으로 수레를 따라 오는 것들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말들이 당황했는지 연심 울음을 울어댔다. 뒤에서 달려오는 것들은 조금씩 많아지고 있었고,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달려온 말들은 속도가 점점 줄고 있었고, 밤부터 따라붙은 그것들은 지치지도 않고 끈질기게 쫓아오고 있었다. 거의 수레 뒤까지 오고서야 준석은 그것들이 프레드릭이 말한 그림자늑대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들의 크기는 큼직한 개 정도였지만 무성한 갈기와 번뜩이는 눈빛은 영락없는 늑대였다. 온몸이 검은색 털로 뒤덮여 있어 밤에는 그 몸 전체가 잘 보이지 않았고, 따라오고 있는 놈들이 얼마나 되는지도 식별하기 어려웠다. 그 중 몇 마리가 말 옆까지 따라 붙어 말을 자극하기 시작했고, 긴장한 말들은 속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나모가 고삐를 천천히 잡아 당겼지만 당황한 말들은 속력을 줄이지 않았다. 이 속도로 가면 말들을 금방 지쳐버릴 것이다.

 

 - 제임스 경 횃불을 켜주시오!

 

 나모의 말에 준석은 마법을 써서 수레에 달린 네 개의 횃불에 불을 올렸다. 수레의 주위가 갑자기 밝아지자 늑대들이 일순간 멈칫했다. 나모는 혼신의 힘을 다해 말들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애를 썼다. 멈칫했던 늑대들이 밝기에 적응하자 다시 달려들기 시작했다.

 

 준석은 오랜만에 리커브 보우를 꺼내들었다. 마법으로 늑대들을 쫓아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한다면 말들이 더 흥분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말에 가장 가까이 붙은 늑대를 겨냥해서 화살을 날렸다. 흔들리는 수레 위였지만 화살은 정확히 늑대의 몸에 박혔다. 화살을 맞은 늑대는 깨갱 소리를 내며 바닥에 뒹굴었고 순식간에 수레바퀴가 그 늑대를 밟고 지나갔다.

 

 한마리가 죽어나가자 다른 늑대들이 더 흥분했는지 으르렁 거리며 적극적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준석은 이어서 또 다른 화살을 날렸고, 또 한마디의 늑대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계곡이 소란스러워지자 늑대들은 수레 뒤로 새카맣게 모여 들기 시작했고 남은 화살은 고작 열 발 남짓 이었다. 늑대수가 많아지니 말들은 더 빨리 달렸고 수레바퀴는 돌밭 위를 부서질 듯이 굴렀다.

 

 화살이 떨어진 준석은 마법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달리는 수레위에서 불을 일으키기 위해 집중하는 것은 활을 쏘는 것 보다 더 어려웠다. 그리고 바닥에 일으킨 불은 빠른 마차의 속도로 삽시간에 멀어져 버렸고, 우글우글한 늑대 한두 마리씩을 불에 태워봐야 별로 표시도 나지 않았다. 준석은 불타는 화살을 마음속으로 그리며 빈 활을 당겼다. 빈 시위에 화염화살이 맺혔고 시위를 놓는 순간 그 화염화살은 어둠을 가르고 늑대들에게 날아갔다. 화살이 늑대에 닿는 순간 그 늑대는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여 뒤처졌다. 화살을 시위에 먹이지 않고도 활을 쏠 수 있어서 더욱 빠르게 활을 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몰려드는 늑대의 수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한 참을 빈 활을 쏘아서 그랬는지 활줄이 터져 버렸다. 터진 활줄이 준석의 왼팔을 스치고 지나가며 상처를 남겼지만 그 상처는 순식간에 아물었다. 활줄이 터진 이후에도 준석은 계속해서 화염화살을 날렸다. 더 이상 준석은 활줄이 필요 없음을 알게 되었다. 화염화살은 실체가 아니었고 따라서 활줄에 밀려 날아갈 리도 없었다. 그 화살을 날리는 것은 활줄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임을 깨달은 것이었다. 활줄마저 없어지자 준석은 더욱 손쉽고 빠르게 화살을 날릴 수 있었다.

 

 준석의 속사(速射)로 말과 수레 주위의 늑대들은 다소 정리가 되었다. 말들도 어느 정도 진정을 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수레를 따르는 늑대는 엄청나게 많았기 때문에 준석은 활쏘기를 멈출 수 없었다. 그 순간 수레에서 덜컹하며 무언가가 빠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준석은 순간적으로 두 바퀴를 잇고 있는 축이 수레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바퀴가 빠질 것 같아요!

 

 나모가 하늘을 보니 동쪽하늘에서 새벽 어스름이 몰려드는 듯 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말들은 거친 숨소리를 뿜어내고 있었다. 여기서 말들을 세운다면 아마도 말들은 더 이상 달리지 못할 것이었고, 뒤에서 달려오는 늑대무리 때문에 일행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었다.

 

 준석은 수레가 덜컹 거릴 때마다 바퀴축이 수레뒤쪽으로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금방 바퀴 축은 수레에서 떨어져 나가 버릴 것이었다.

 

 - 수레를 세워야 해요. 바퀴가 빠져요!

 

 준석의 말에 나모는 결국 말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수레바퀴의 축은 수레 뒷부분에 간신히 걸쳐져 있었다. 말은 멈추자마자 거품을 물며 바닥에 쓰러졌고, 쫓아오던 늑대는 쓰러진 말을 덮쳐서 물어뜯기 시작했다. 말들은 지쳐 살이 뜯기는 고통 속에서도 울부짖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준석은 활줄이 터진 활을 버리고 수레 주위로 불길을 일으켜 늑대들이 달려들지 못하게 했다. 나모도 수레에서 자신의 롱소드를 꺼내들었다. 늑대 한마리가 겁 없이 불길을 뛰어넘어 일행을 덮치다가 나모의 검에 나가 떨어졌다. 한 마리가 불길을 넘는 것을 보자 다른 놈들도 기회를 봐서 불길을 뛰어넘으려고 했다. 준석은 불길을 더 높이려고 하였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특히 보이지 않는 곳의 불길을 유지시키는 것은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준석의 앞에 있는 불길은 높이 치솟았고 등 뒤에 불길은 점점 사그라졌다. 어느 순간 그들 주위에는 백여 마리가 넘는 늑대 떼들이 몰려와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아직은 어두컴컴한 하늘 위에서 큰 새 한마리가 소리 없이 날아와서 불길을 뛰어 넘던 늑대 한 마리를 낚아채서 다시 올라갔다. 늑대들이 모두 울기 시작했다. 바로 연이어 또 한 마리가 쏜살같이 날아와 다른 늑대를 낚아채서 올라갔다. 날개가 달린 그것들은 거의 소형차만큼 컸음에도 늑대를 낚아채고 날아오를 때 몇 번 퍼덕거렸을 뿐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다. 처음에는 한 마리씩 날아오더니 그 수가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것들이 정신없이 날아오기 시작하자 늑대들은 낚아 채이지 않는 데 신경이 쓰였던지 준석과 나모 쪽은 쳐다보지 않았다.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는 준석에게 나모가 어떤 방향을 가리켰다. 그는 협곡의 어떤 절벽을 가리켰는데 그 절벽위에는 그 새들이 빽빽하게 앉아있었다.

 

 - 저게 뭐죠?

 

 - 수리부엉이 같은데. 이틈에 빨리 여기를 빠져나갑시다.

 

 나모가 메이를 들쳐 업으려고 하는 찰라 누군가가 벌써 그들 곁에 와있었다. 그는 40대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였는데 다 헤어진 뾰족한 모자를 쓰고 펑퍼짐한 검은 옷을 입고 있었고, 팔뚝과 종아리에는 움직이기 편하도록 끈을 칭칭 동여 묶어 놓고 있었다. 그 자는 준석 일행에게 따라오라고 손짓을 했고 준석과 나모는 말없이 얼굴을 쳐다보다 그 자를 따라 가기 시작했다.

 

 그 자는 협곡 가장자리 쪽으로 가더니 어느 바위틈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틈은 비좁아서 한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정도였다. 준석이 먼저 들어가서 메이를 받았고 이어서 나모가 들어왔다. 바위틈 안에는 의외로 한명이 지나다닐만한 길이 있었다. 그 자는 아직은 어두워 앞이 작 식별되지 않는 와중에서도 그 바위샛길을 요리조리 지나갔는데, 준석과 나모는 앞을 더듬으며 갈 수 밖에 없어서 그 자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다.

 

 어느 정도 뒤쳐지면 그 자는 빛나는 눈으로 왜 어서 안 오냐는 눈짓을 보냈다. 준석과 나모가 누구인지 물어도 그는 전혀 대답조차 하지 않고 계속 샛길을 갔다. 한 시간쯤 가니 하늘에 여명이 퍼져 나가기 시작하였고 샛길도 조금씩 밝아져서 뒤를 따르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조금을 더 가니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잠시 뒤 그들은 어느 폭포 옆의 바위틈으로 다시 빠져나왔다.

 

 준석은 바위틈을 나온 이후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황량했던 협곡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눈앞에는 폭포가 쏟아져 나와 개천을 이루며 흐르고 푸르른 풀과 나무가 한가득 있는 풍경이 펼쳐졌던 것이다. 그 자는 그 풍경 속에서도 계속 앞서 길을 갔고, 잠시 후 그자의 집으로 보이는 어느 큰 나무 앞으로 도착했다. 그 나무에는 문이 달려 있었는데 그 문안으로 널찍한 공간이 보였다. 얼핏 보기에는 동굴 앞에 큰 나무가 자랐고, 그 나무중간을 파서 문을 만든 듯 했다. 그 자는 일행을 그 동굴 속으로 안내했다. 의외로 동굴은 천정이 매우 높았고, 군데군데 빛이 새어 들어와 어둡지 않았다.

 

 나모는 메이를 바닥에 눕히고 공손하게 그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 뉘신지 모르오나 저희를 도와주셔 감사드립니다.

 

 그 자는 나모의 말은 들은 채도 하지 않고 메이에게 다가와 눈을 감고 메이의 이마에 손을 갖다 대고는 무엇을 떠올리는 것 같더니 깜짝 놀라 이마에 갖다 대던 손을 다시 떼었다.

 

 - 몹쓸 것을 가져왔구먼.

 

 그 자는 준석과 나모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리고는 안쪽 테이블로 가서 말린 열매 같은 것을 꺼내 막자사발에 넣고 빻기 시작했다. 하나를 다 빻자 또 다른 열매를 넣어 다시 빻기 시작하였고, 자기함에서 붉고 푸른 가루들을 넣어서 다시 섞기 시작하였다. 나모와 준석은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그 자가 하는 일을 지켜보기만 하였다.

 

 그 자는 한 참을 막자사발을 갈았다. 나중에는 흥얼흥얼 거리며 노래까지 부르기 시작했다. 준석과 나모는 그 자의 눈치를 살피느라 앉지도 못하고 쭈뼛거리며 자리에 계속 서 있었다. 그 자는 한참이 지난 후에 적갈색 액체가 남긴 병을 나모에게 건네주었다.

 

 - 그 아이에게 매일 조금씩 먹여야 해. 이대로 둔다면 스트렌 대학까지 가지도 못하고 죽을 것이다.

 

 나모가 유리병을 받으며 물었다.

 

 - 저희가 스트렌 대학을 가는지는 어찌 아셨습니까?

 

 - 흑마법에 당한 저 아이를 살리러 가는 것일 테지. 에블린이 저 아이를 고칠 만큼 실력을 쌓았는지는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야.

 

 대답을 마친 그 자는 다음에는 준석을 쏘아보기 시작했다. 그 자의 눈은 주름 가득한 피부 사이에 움푹 패여 있어 마치 깊은 우물처럼 보였다. 한참을 준석을 쏘아본 그 자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 넌 아직 준비가 안됐구나.

 

 - 무슨 말씀이신지?

 

 - 그것이 무슨 말인지 너는 이미 알고 있을 텐데.

 

 준석은 이 자가 도대체 무엇을 알고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냥 하는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무엇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말인가. 준석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그 자는 기분 나쁘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 흐흐흐. 다른 세상에서 온 네놈은 아직 네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겠지. 하지만 조만간에 깨달을 것이다. 너의 짐이 얼마나 크고 무거운지 말이야. 서쪽의 어둠이 조만간 이 땅으로 넘어올 것이다. 네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죽고 고통 속에 빠지겠지. 물론 네놈은 별 상관없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말이지.

 

 그 자는 분명 준석의 임무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임무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죽고 고통 받게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 준석은 아직 이해할 수 없었다.

 

 - 사람들이 죽고 고통 속에 빠지는 것이 저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건가요?

 

 - 이 세상의 죽음과 고통을 너는 겪지 않는다. 네가 그것을 겪지 않는 이유는 너의 어깨에 얹혀 있는 짐 때문이지. 그 짐은 사람들의 죽음과 고통으로 이루어진 짐이다. 결국 너는 사람들의 죽음과 고통의 짐을 지고 있는 것이다.

 

 준석은 그 자의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 잘 생각해 보거라. 도대체 이 세상에서 너의 짐이 무엇인지를 말이야.

 

 그 순간 밖에서 누가 문을 쿵쿵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두드리는 힘이 얼마나 세던지 동굴천장의 먼지가 떨어졌다. 그 자는 준석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문 쪽을 쳐다보며 말했다.

 

 - 친구가 왔나보군. 이제 모두 떠날 시간이다.

 

 준석과 나모가 밖으로 나가니 거대한 오우거 한마리가 문밖에 나와 있었다. 오우거를 보고 당황한 나모가 급히 검을 빼들려고 하는 찰라 그 자가 나모를 제지했다.

 

 - 이봐. 검은 그렇게 함부로 뽑는 게 아니야.

 

 그 자가 오우거에게 다가가서 손짓하니 오우거가 큰 바위만한 얼굴을 그 자에게 들이댔다. 그 자는 오우거의 귀에 대고 뭐라고 몇 마디 하니 오우거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이놈이 너희들을 세인강까지 데려다 줄 것이다.

 

 그 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오우거는 준석 일행을 번쩍 들어 올려 자신의 등에 지고 있던 바구니에 넣었다. 바구니는 매우 커서 세 사람이 들어가도 넉넉했다. 바구니가 깊지 않아 준석과 나모는 고개를 바구니 밖으로 빼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나모가 큰 소리로 그 자에게 말을 걸었다.

 

 - 어르신. 나중에 이 은혜를 갚을 수 있게 이름만이라도 알려 주십시오.

 

 그 자는 냉소하며 말했다.

 

 - 흐흐흐. 내 이름을 알아봐야 너희에게 도움이 될게 없을 것이다. 살아 있으면 어차피 다시 만나게 될 것이야. 이젠 떠나라.

 

 그 자가 오우거의 다리를 손으로 치자 오우거가 달리기 시작했다. 오우거는 큰 몸짓으로 나무와 바위를 뛰어넘어 달렸고 사람이 지날 수 없는 절벽을 가볍게 뛰어내리고 올렸다. 준석 일행은 엄청난 속도와 흔들림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한참을 달린 후 오우거는 어느 강변에 세 사람을 내려주고는 바로 돌아서 떠나 버렸다.

 

 준석과 나모는 오우거의 주머니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멀미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한참을 쉰 후에야 겨우 두발로 땅을 지탱해서 일어설 수 있었다. 산 높은 곳에서부터 흐르는 세인강은 아직은 자그마한 계곡에 지나지 않았다. 계곡은 넓지 않았지만 세차게 흘렀다. 계곡물은 햇볕에 반짝이며 침엽수림 사이로 굽이치며 남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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