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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 세계의 이야기
작가 : macarong
작품등록일 : 2017.10.30

[현대판타지]
일그러진 세계, 탐욕으로 물든 전쟁속에서 깨어나서는 안될 존재들이 눈을 뜬다

다가오는 그 날을 막기 위해 자신을 망가트려야만 했던 그 세계의 이야기

 
#0020 세계의 모순
작성일 : 17-11-30 12:34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3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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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양이 저물고 어둠이 하늘을 덮어간다.

  자그마한 창문너머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림자들이 거칠게 문을 두드린다. 시작을 알리는 소리, 서지훈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문으로 다가갔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냐”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렇게 묻는다.

  아들을 죽이기 위해 온 자들이 이 문 너머에 있다. 기다릴 것도 없이 이자리에서 모두 죽여버린다면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을까, 그러한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한다.

 

 “나다”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서지훈은 겨우 이성을 붙잡는다. 날뛰는 감정을 억누르며 문을 연다. 그곳에는 모든 일의 원흉이 서있었다.

 

 “왜 오신 겁니까”

 

  애초에 두 사람은 반갑게 인사나 주고받을 사이가 아니었다. 서정욱을 노려보는 서지훈의 눈빛은 살기로 가득하다.

  서정욱은 그런 서지훈을 무시한 채 집안으로 발을 들였다.

 

 “현이는 어디 있지?”

 “방금 전에 잠들었습니다”

 “조사해야 될 것이 있으니 잠시 데리고 가마”

 “…”

 

  어느새 잠에서 깬 서현이 겁먹은 표정으로 서지훈의 옷자락을 붙잡는다.

 

 “현아 오랜만이구나”

 “아빠…”

 

  다가오는 서정욱이 무서웠는지 서현은 서지훈의 뒤로 숨어버린다. 결국 보다 못한 서지훈이 서정욱의 앞을 막아 섰다.

 

 “언제나처럼 조사가 끝나면 곧바로 돌려보낼 테니 걱정마라”

 “…”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서지훈은 다가오는 서정욱을 막을 수 없었다. 꽉 쥔 주먹 사이로 미지근한 피가 고인다.

 

 “현아 잠시만 할아버지랑 같이 가 있을래? 아빠가 곧 데리러 갈게”

 

  서지훈과 서정욱을 번갈아 쳐다보던 서현은 결국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힘없는 걸음걸이로 서정욱을 따라가는 아들을 바라보며 서정욱은 이를 악물었다.

  지금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

 

  문이 닫히고 그제서야 뒤늦게 손을 뻗어보지만 붙잡을 곳을 잃은 손은 힘없이 떨어져 내린다.

 

 “젠장”

 

  어두운 방, 홀로 남겨진 서지훈은 허탈한 듯이 의자에 몸을 맡겼다.

  고요한 침묵속에서 서지훈은 눈을 감고 미래를 떠올려본다. 조율자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세상을 살아가는 아들의 모습, 하지만 그 미래에 아들과 함께 있는 자신의 모습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것이면 됐다. 자신은 그 미래의 길이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멈출 리 없는 초침소리가 귓가로 파고든다.

  서지훈은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들려오는 소리를 하나씩 세었다. 하나 둘, 그 수가 커질수록 초침은 더욱 거세게 흔들린다.

  이윽고 그 소리가 더 이상 들려오지 않게 되었을 때, 서지훈은 눈을 떴다.

 

 “둘, 셋… 겨우 스물 정도인가”

 

  서지훈은 자신을 막고 있는 낡은 문을 바라보았다.

  아까는 그 경계를 넘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줘”

 

  서지훈은 문을 박차며 앞으로 달려나간다.

  이미 감시자들의 위치는 모두 파악한 상태, 거대한 마법진이 땅을 뒤덮는다.

 

 “큭?!”

 “으윽!”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함께 붉은 피의 비가 쏟아져 내린다. 그 소리에 놀란 까마귀들이 날아오르며 하늘을 까맣게 물들였다.

 

 

 

 

 “가주님! 감시조로부터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누군가의 외침, 그 속에 담겨있는 공포는 순식간에 전염되어 동굴에 울려 퍼진다.

 

 “역시 알고 있었던 건가”

 

  어찌 보면 그것은 서현에 대한 조율을 결정한 순간부터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수순이었다. 서정욱은 무거운 한숨을 내뱉으며 주변을 바라보았다.

 

 “결계는 어느 정도나 준비되었지?”

 “아직 한 시간정도는 더 걸립니다”

 “한 시간이라… 결국 그 녀석의 계획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겠구나”

 

  증오로 가득한 괴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실패한다면 공간의 가문은 또다시 오 년 전의 악몽을 되풀이 할지도 모른다.

  바닥에 누워있는 서현의 모습을 바라보던 서정욱은 체념한 듯이 고개를 저었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현실은 과거에 잠식되어간다.

  잊을 수 없는, 잊어서는 안되는 기억이 현실을 좀먹는다.

 

 “크윽”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속이 울렁이고 머릿속은 타 들어가는 듯이 고통스럽다.

  서지훈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 쥔 채 폐허가 되어버린 건물안으로 발을 옮겼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자그마한 창문으로 새어 들어온 새하얀 달빛이 바닥에 그려진 검붉은 그림을 비추었다.

 

 “하아…”

 

  그것은 그림 같은 것이 아니다. 애초에 이곳에 그러한 것들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바닥에 남겨진 과거의 흔적에 현실은 더욱더 괴리감으로 뒤틀려간다.

 

 “현아… 서현!”

 

  소리 내어 아들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뿐이다. 마치 세계와 단절된 듯한 어둠속에서 가느다란 달빛만이 이곳이 세계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런 곳에 자신의 아들이 있을 리가 없다. 그것을 알면서도 서지훈은 그것을 놓지 못한다.

  그 순간, 어둠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마력이 꿈틀거리며 서지훈을 덮친다.

 

 “큭? 누구냐!”

 

  서지훈은 자신을 노려오는 불길한 마력을 감지하고 서둘러 몸을 피한다. 하지만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허공을 따라 서지훈을 추격해왔다.

  한정된 공간, 어둠으로 뒤덮인 폐허속에서 어설프게 도망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서지훈은 서둘러 자신의 공간을 세계에서 격리한다. 거리를 좁혀오던 알 수 없는 마력은 서지훈의 공간을 넘지 못한 채 그것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함정이었나…”

 

  마력으로 인한 공간의 뒤틀림, 그것은 공간의 가문의 고유 능력 중 하나인 ‘왜곡’능력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상대의 마력이 격리된 공간을 침범하지 못한다는 것은 상대가 자신보다 약하다는 뜻, 상황을 파악한 서지훈은 자신을 보호하고 있던 공간을 원래의 상태로 되돌렸다. 동시에 서지훈에게서 쏟아져 나오는 마력이 압도적인 힘의 차이로 주변 공간을 장악해 나가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공간의 주인이 뒤바뀌고 주변의 모든 것들이 정보로서 서지훈에게 인식되어온다.

 

 “거기에 숨어있었구나”

 

  어둠을 바라보는 서지훈의 눈동자가 푸르게 빛을 낸다.

  공간을 절단하는 푸른 마력이 서지훈의 의지에 따라 한 점으로 모여든다. 모여든 점은 선을 이루고 이윽고 그것은 푸른 창이 되어 어둠을 겨냥한다.

 

 “언제까지 숨어있을 셈이냐!”

 

  푸른 섬광이 어둠을 꿰뚫는다. 그것을 막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어둠속에서 누군가의 인기척이 들려왔다.

  한 남자가 달빛의 무대로 입장한다.

 

 “어째서…? 왜 네가 여기 있는 거야…”

 

  서지훈은 믿고 싶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눈을 비볐다. 하지만 눈앞의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왜 네가 여기 있는 거냐고!”

 

  어둠 사이를 비추는 가느다란 달빛, 그 아래에는 그토록 믿어왔던 친구가 서있었다.

 

 “서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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