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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 세계의 이야기
작가 : macarong
작품등록일 : 2017.10.30

[현대판타지]
일그러진 세계, 탐욕으로 물든 전쟁속에서 깨어나서는 안될 존재들이 눈을 뜬다

다가오는 그 날을 막기 위해 자신을 망가트려야만 했던 그 세계의 이야기

 
#0019 세계의 모순
작성일 : 17-11-30 05:31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4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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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은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타인의 피로 물든 손을 바라보며 서지훈은 자조적인 웃음을 내뱉는다. 가문의 사냥개가 되어 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이 손으로 죽여왔다. 그들을 죽여야만 자신의 아들이 죽음에서 멀어질 수 있었다. 애초에 그러한 계약이었다. 그것이 그저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것은 서지훈도 이미 알고 있었다.

  조율자들에게 서현이 지닌 힘은 이 세계에 존재해서는 안 될 악이다. 언젠가 서현의 위험성이 서지훈의 필요성을 넘어서게 된다면 그들은 조율이라는 명목아래 서현을 죽이려고 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서지훈은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대비해야만 했다.

  가문의 개로서 미친듯이 세상을 뒹굴며 서지훈은 조심스럽게 아들을 살리기 위한 조각들을 모았다. 그렇게 모여든 조각들은 시간이 흐르며 서로의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고 계획은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계획의 완성을 위한 마지막 조각, 그것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하…”

 

  어째서 하필 지금인 것일까, 오 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조금의 시간만 더 있었더라면 모든 조각들이 맞물리며 계획은 완성되었을 것이다. 남아있던 시간은 겨우 몇 달, 이 지긋지긋한 가문의 굴레에서 해방되기까지 고작 그 정도의 시간만이 남은 상태였다.

  벗어나려 발버둥칠수록 더욱더 죄어오는 운명이 저주스럽다.

  허무한 눈동자가 하늘을 응시한다. 수많은 별들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었지만 빛을 잃은 눈동자에는 그저 어둠만이 가득했다.

 

 “미안하다.. 이렇게 되기 전에 내가 막았어야 했는데…”

 “…”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친구의 모습을 바라보며 서지훈은 무너지려는 마음을 다잡는다

 

 “재현아”

 

  무언가 결심한 듯한 목소리, 서재현은 불안함을 숨기기 위해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들었다.

 

 “너라면 알고 있겠지”

 “설마…”

 

  서지훈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하나뿐이다. 그 물음에 담긴 의미를 알아챈 서재현의 표정이 창백하게 질린다.

 

 “너무 위험해! 이번에는 정말로 죽는다고!”

 “다른 방법이 없어”

 

  서지훈이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다.

  이미 망가져버린 자신이 아직까지도 이 세상에 살아가는 이유,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뿐이다.

 

 “그 아이는 지애가 남기고 간 마지막 흔적이야… 부탁한다”

 “…”

 

  결심이 깃든 눈빛, 서재현은 차마 그 눈을 마주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래… 알았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모두 알려주마”

 

  서재현은 회의에서 결정된 조율에 대한 것들을 서지훈에게 알려주며 슬픈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새로운 정보들은 또다른 조각이 되어 계획의 공백을 채워 나간다.

 

 “하필이면 그 곳인가.. 고맙다”

 “나도 더 이상 말릴 생각은 없어. 그러니까 조심해라…”

 “그래”

 

  서지훈은 끝내 고개를 들지 못하는 친구를 뒤로한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두운 밤하늘, 그곳에 희망은 없었다.

 

 

 

 

  지친 몸을 침대에 파묻고 있는 은발의 여성, 시로츠키 사쿠라는 쥐고있던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째서 이렇게 갑자기…”

 

  지쳐 있던 몸에 긴장과 불안이 차오른다.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끼며 사쿠라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토록 기다렸던 전화였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복잡한 심정으로 곁에 잠든 아기를 바라보던 사쿠라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뱉는다..

 

 “거기다 왜 하필이면 지금인 거냐구…”

 

  고민에 빠진 사쿠라는 생각에 파묻힌 채 누가 방에 들어온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사쿠라?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급하게 찾는 거야?”

 

  사쿠라의 갑작스러운 호출에 서둘러 달려온 김지현은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방을 둘러보던 김지현은 사쿠라의 곁에 얌전히 잠들어 있는 아기를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사쿠라?”

 “어?”

 

  사쿠라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다.

 

 “언제 온 거야?”

 

 “나도 금방 온 거야. 네가 워낙 급하게 찾길래 바로 왔지”

 “언니…”

 “왜 그래? 수아도 괜찮아 보이는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하아… 오빠한테서 연락이 왔어”

 “응? 잠깐만… 설마?! 약속했던 날짜는 아직 몇 달이나 남았잖아”

 “그 계획은 더 이상 쓸 수 없대… 결국 그들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아”

 “그게 무슨 소리야? 이제 와서 그들이 왜…”

 

  사쿠라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저었다. 혼란스러운 것은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어. 아마 그쪽도 시간이 촉박한 것 같아”

 “그렇다면…”

 “내일이야.. 내일 밤 약속했던 장소로 와 달래”

 “그 자식…!”

 “아마 그럴 거야… 분명 정면에서 부딪힐 생각인 거겠지”

 

  맞지 않는 조각들을 억지로 끼워 맞춘 급조된 계획, 그것은 이미 계획이라고 부를 수도 없었다.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아마도 그렇겠지… 만약 정해진 시간이 되도 약속한 장소에 아무도 나타나지 않으면 그대로 다시 돌아가라고 하더라”

 “…”

 

  무거운 침묵이 흐른다.

  당사자조차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 만약 서지훈이 아이와 함께 무사히 약속장소에 도착하더라도 조율자들이 그것을 가만히 놔둘 리 없다. 자칫하면 조율자들과 전투가 벌어질지도 모르는 것이다.

  두 사람은 서지훈을 통해 조율자들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존재들인지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사쿠라의 경우에는 이미 과거에 조율의 대상이 되어 조율자들에게 노려졌던 과거가 있기 때문에 그들과의 마찰은 최대한 피해야만 했다.

 

 “후아”

 

  결정을 내린 듯 김지현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움직여볼 수 있겠네”

 “괜찮겠어?”

 “응? 웬일이야 네가 내 걱정을 다해주고”

 “하지만…”

 “걱정 하지 마. 오히려 난 너랑 수아가 더 걱정이라구”

 “언니…”

 

  불안을 감싸주는 포근한 온기에 몸을 기댄다.

 

  “나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아. 오빠가 어떻게 그렇게 까지 할 수 있는지…”

 

  사쿠라는 자신에게 차오르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싫지 않은 듯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서서히 감정을 되찾아가는 그녀를 바라보며 김지현은 흐뭇한 듯이 미소를 지었다.

 

 “알았으면 쓸데없이 내 걱정하지 말고 넌 너랑 수아만 생각해”

 “응…”

 

  사쿠라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들지 못한다. 김지현은 그런 사쿠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빙그레 웃었다.

 

 “그럼 나는 준비되는 대로 바로 출발할게”

 “언니… 부탁해…”

 “맡겨 두라구. 어떻게든 그 녀석을 끌고 돌아올 테니까”

 “응”

 “그럼 푹 쉬고 있어”

 

  문이 닫히는 것을 확인한 사쿠라는 다시 침대에 몸을 파묻었다.

  마력이 고갈되어버린 탓에 몸을 가누는 것조차 힘들다. 잠들어 있는 수아를 한참동안 바라보던 사쿠라는 포근한 미소를 지으며 잠에 빠져들었다.

 

 “모두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김지현은 창고에서 꺼내 온 거대한 상자를 내려놓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듯이 혀를 찬다.

 

 “이걸 써야할 일이 없어야 할 텐데”

 

  조율자는 역사의 그림자나 다름없는 존재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준비한 물건, 그것은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면 결코 사용해서는 안 될 도구였다.

 

 “이정도면 대충 준비는 끝난 것 같고…”

 

  출발하기 전, 습관적으로 주머니를 두드려본다. 하지만 텅 비어 있는 주머니에선 먼지만 날아올랐다.

 

 “아차 수아 때문에 숨겨뒀었지 참”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김지현은 몰래 숨겨두었던 담배를 조심스레 꺼내 물었다.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타 들어가는 담배의 비명이 새하얗게 퍼져 나간다.

 

 “하아…”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새하얀 한숨을 내뱉으며 김지현은 어두워져 가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후우”

 

  어느새 꺼져버린 담배를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 문을 닫는다.

  고요한 엔진소리가 어둠을 흔들고 김지현은 왠지 모를 꺼림칙한 기분을 떨쳐 내기 위해 거칠게 엑셀을 밟았다.

  사방을 뒤덮은 어둠속에서 생각은 점점 더 깊은 곳을 향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뭔가 이상해…”

 

  과연 이 모든 것들이 그저 우연일 뿐일까, 조율자들은 지난 오 년간 언제든지 서지훈과 그의 아이를 죽일 수 있었다. 허나 그러지 않았던 이유는 아이의 존재가 서지훈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며 동시에 움직일 수 없게 만드는 유일한 목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 이상 서지훈에게 이용가치가 없어진 것일까, 아니면 그를 통제할 다른 수단을 찾아낸 것일까, 그들의 사정은 알 수 없었지만 어째서인지 이번 일은 절대 우연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김지현은 거칠게 핸들을 꺾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무언가, 무언가 빠져 있어”

 

  생각을 반복하던 김지현의 머릿속에 누군가의 이름이 떠오른다.

 

 “설마? 아냐 그럴 리가…”

 

  서지훈이 항상 입에 달고 살았던 누군가의 이름, 김지현은 그 이름을 자신의 생각에 끼워 맞춰보았다.

  단 한 사람으로 인해 과거와 현재가 모두 맞물리기 시작한다.

 

 “젠장!”

 

  김지현은 욕지기를 내뱉으며 거칠게 엑셀을 밟았다. 불안함이 무겁게 엑셀을 짓누른다.

 

 “내 생각이 틀렸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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