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계약자
작가 : 잔디공원
작품등록일 : 2017.11.30

태평양 한 가운데 신기루처럼 고대성이 떠올랐다. 이계의 문명은 파괴적이면서 유혹적이었다. 세계는 고대문명을 중심으로 다각도로 변해갔다. 그리고 이계의 파괴자들이 나타났다.

 
희생의례
작성일 : 17-11-30 03:07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189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돌위에서 잔 것치고는 단잠을 잤다. 남자의 첫 감상은 그러했다. 온기가 쉽게 빠지지 않아 적당한 온도도 유지되었다.

 

 "이 참에 석조침대 하나 살까?"

 

 자신도 어이없는 넋두리를 하고는 남자는 일어났다. 그리고 텅빈 복도를 내다보고는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집사는 오지 않는건가?'

 

 똑똑똑.

 

 그 때 기다렸다는 듯이 문밖에서 소리가 났다.

 

 "들어오시..죠."

 "이중헌님 밤새 안녕하셨는지요."

 

 집사 라르헬이었다. 어제와 같이 깔끔한 모양새로 그는 남성을 맞이하고 있었다.

 

 "세안을 준비해드릴까요? 식사를 준비해드릴까요? 원하시면 바로 차아크님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쭉찢어진 남성의 눈이 한순간 커졌다. 그리고 그에 반응하 듯 남성의 몸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아직 준비가 덜 되신 것 같으니 세안을 위해 뜨거운 물부터 준비해드리죠."

 "아, 아니! 가, 가겠습니다. 지금 만나뵈러 가겠습니다."

 

 라르헬은 싱긋 기분좋게 웃었다.

 

 "그러시죠. 그럼."

 

 남자는 라르헬을 따라 걷는 내내 얼굴에 흐를 땀을 훔쳤다. 라르헬은 그런 그에게 친절하게 손수건을 건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배려의 전부. 이 후 남자가 겪어야 할 고통은 오로지 본인의 몫이었다.

 

 "이곳은 엘카스티요 성의 심장부인 전사의 신전입니다. 이 성에서 오랫동안 집사 역할을 수행했지만 저도 이 앞에만 서면 긴장하지요. 이중헌 계약자님 마음의 준비는 되셨는지요?"

 "...오늘 이곳에 먼저 들어갔다가 나온자가 있습니까?"

 "아니요, 이중헌님이 오늘의 첫 계약자이십니다."

 

 손이 떨려왔다. 손마디가 저릿한 게 첫 절도했을 당시가 떠올랐다. 너무나 배고팠고 살고 싶었기에 진열대에 손을 댄 것이 그의 첫 비행이자 나락의 시초였다. 남자는 치첸이트 섬에 오기 전 한 계약자를 만났다. 그는 오만했으며 그에게는 두려움이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그곳에는 꿈이 있다고. 그러나 그 꿈을 꾸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뤄야 한다고 하였다.

 

 남자는 두 손을 다잡았다.

 

 "그럼 문을 열겠습니다."

 

 신전 내부는 고요했다. 빛이 전혀 들 수 없는 공간임에도 무척이나 밝고 환하였다. 역설적이게 그것이 더 공포를 자아냈다. 내부 중앙에는 작은 분수가 보였으며 그 뒤로는 높게 재단이 쌓아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상상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기괴한 형태의 석상이 열을 맞춰 병풍처럼 놓여 있었다.

  얼마 후 고요했던 신전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바람소리인가? 아니다, 이건 비소리다.'

 

 솨악.

 

 분수의 물줄기가 거세지기 시작하더니 작은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곧 이계의 신 차아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파충류? 설치류? 도통 무엇이라 설명하기는 어려웠으나 얼굴 주위로 길게 송곳니가 빠져나와있으며 날름거리는 혀와 넓적한 귀가 인상적이었다. 사실 모습을 따져보면 전체적 느낌으로 봐서는 뱀과 가장 비슷했다. 그리고 온몸을 둘러싼 기하학 무늬와 색채는 방 침대구조물에서 보았던 것과 같았다.

 

 [계약자인가?]

 

 "그, 그러합니다."

 

 [이제 나한테 무엇을 원하지?]

 

 남자는 이 순간 고민하였다. 이미 수없이 한 고민이었지만 입 밖으로 꺼내기가 두려웠다.

 

 "강한 힘, 아무도 나를 넘을 수 없는 힘."

 

 [그건 불가하다. 어차피 계약 후 너는 나의 힘을 의지할 뿐 나를 능가할 수 없다.]

 

 "그럼 인간 중에 가장 강한 힘을 달라."

 

 [흐흠]

 

 이계의 신은 남자를 찬찬히 뜯아보았다. 돈을 달라하는 인간은 많았다. 죽을 병을 고쳐달라하는 인간은 수도 없이 많았다. 명예를 원하던 인간도 물론 있었다. 그러나 힘은 어차피 파괴의 계약자가 되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인데 힘을 달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줘야지. 그보다 더 흥미로운 게 생각난 듯 좋다!라고 반색하며 대답했다.

 

 [그럼 그대는 나한테 무엇을 줄텐가?]

 

 "무엇이든."

 

 [계약은 성립되었다. 그럼 이제부터 희생의례를 시작하겠다.]

 

 굳게 닫힌 신전 안에서 처절한 남성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 희생의례 2017 / 11 / 30 228 0 1896   
1 희생의례 2017 / 11 / 30 377 0 164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