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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13
작성일 : 17-11-29 20:57     조회 : 325     추천 : 0     분량 : 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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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 세상에나.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던데 외나무다리가 아닐 뿐이지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뺄 수도 없는 상황인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미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아서 나가기도 애매하고 그냥 앉아서 먹기엔 큰 일이 날 상황을 늘 대비해야하는 상황. 메뉴판을 보고 있는 윤영 몰래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도저히 밥이 넘어갈 수가 없을 것 같다.

  “난 정했는데 넌 뭐 먹을 거야?”

  윤영은 눈치를 채지 못한 것인지 별 표정의 변화도 없이 내게 메뉴판을 내밀며 말했다. 나도 눈치를 못 챘으면 좋았을 텐데. 그녀가 내민 메뉴판을 받으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가 폈다. 그녀는 그런 내 표정의 변화를 못 본 것인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메뉴판을 펼쳐 대충 적절한 일반 돈가스를 골랐다. 가격은 좀 비싼데 지금 그런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일부러 목소리를 내지 않고 손을 들어 점원을 불렀다. 점원이 다가오시며 무엇으로 하실 건가요? 라고 볼륨이 큰 소리로 물으셨다. 나는 최대한 목소리를 죽여 내가 고른 것을 주문했고 윤영은 적당한 목소리로 새우볶음밥을 주문했다. 점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주방으로 가셨고 나는 자꾸 시선을 옆으로 보냈다.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으니 조심만 하면 들키지는 않겠지만 머리로는 이해해도 자꾸 불안함이 피어오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진정하자. 라고 스스로에게 말을 하며 심호흡을 반복했다.

  지금 나는 화장실 세면대에서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밥을 먹기 전에 손을 씻으려는 생각도 있었지만 진정을 시켜 봐도 눈이 자꾸 그 쪽으로 돌아갔다. 그러다 문득 그 둘이 그릇을 다 비워가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고 아예 갈 때까지 버티자는 심산으로 이곳에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갔겠지 싶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러 문으로 다가갔는데 반대쪽에서 문을 먼저 밀었다. 몸을 뒤로 빼 기다렸다가 나가려 그러는데 갑자기 무언가 억센 것이 내 외투를 잡고 화장실 안으로 밀었다. 예상치 못한 상대의 행동에 대처할 겨를도 없이 나는 쭉 밀려나가 화장실 벽 구석까지 몰렸다. 어떤 정신이 나간 놈인가, 얼굴이나 구경해보자. 하며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는데 진수였다.

  “너 뭐야. 왜 여기 있어.”

  젠장, 들켰나보다. 뒷머리를 긁적이며 시선을 피했다. 묵비권이라도 행사하려고 하는 찰나에 그가 내 외투를 쥔 손에 힘을 더 주면서 말했다.

  “아까부터 자꾸 보더라? 그렇게 보는데 눈치 못 챌 것 같냐?”

  진즉에 보는 것을 그만뒀어야 했는데. 주문을 하고 나서 바로 이렇게 화장실로 왔어야 했다.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진수를 바라봤다. 하긴 생각해보면 묵비권을 행사할 필요도 없는 것이 난 일전에 이 녀석과 시비가 붙었을 때 사귄다고 말을 해버렸던 전과가 있다. 전과라고 하기엔 표현이 좀 거치려나. 전적이라고 하자. 그런 전적이 있다.

  “왜 여기에 있냐니... 당연한 거 아니냐? 데이트잖아.”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내 의견을 제대로 말했다. 저번처럼 심하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있는 그. 옷을 쥔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보고 또 한 대 치려고 그러나 싶어 이번엔 나도 치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진수는 내 예상과는 달리 옷을 확 놓으며 날 벽으로 밀쳤다.

  “네 그 태도엔 박수를 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너도 나름 즐기러 왔는데 때릴 수는 없지.”

  그는 놀이공원의 대표적인 즐겁고 밝은 이미지를 고수할 수 있는 남자애였다. 이건 좀 의외였다. 반에서 다들 보는 앞인데도 불구하고 배를 치던 기세가 장소의 변화에 의해 눌려진 것이다. 아니면 밖에서 그의 일행이 기다리고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놀이공원의 분위기의 힘일까?

  “대신 앞으로 눈에 띄지는 마라, 적어도 여기에서는.”

  “...노력해보도록 할게.”

  내 대답이 영 시원찮았는지 들으라는 듯 크게 혀를 차고 진수는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 지금 즈음이면 우리가 시킨 음식들이 나왔을 것이다. 손을 한 번 더 씻고 볼에 조금 차가운 물을 묻힌 다음 휴지로 물기를 닦으며 화장실 밖을 나갔다.

  자리로 돌아오자 윤영이 입에 밥이 이미 들어가 있는지 우물거리면서 나를 호기심이 들어있는 눈으로 바라봤다. 손을 씻고 오겠다고 해놓고 생각 외로 오래 걸리니 무슨 일인지 궁금하기도 할 테지.

  “아, 잠깐 시비가 좀 붙어서.”

  애매하지만 어느 정도의 진실을 수반한 대답을 돌려준다. 포크와 나이프를 집어 돈가스를 썰었다. 보급형 스테이크 같은 느낌이랄까. 너무 뻑뻑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물렁하지도 않은 정도의 고기를 썰어 위에 샐러드를 조금 올린 후에 입에 넣었다. 바삭한 겉과 부드러운 살, 느끼함을 덜어주기 위한 좀 달다고 느껴지는 소스와 그것을 어느 정도 커버하기 위한 샐러드가 입 안에서 뒤엉켰다. 맛있다는 말이 절로 흘러나왔다. 윤영도 내 애매한 대답을 생각할 겨를이 없는지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먹는 것에만 집중했다. 나 또한 다른 것에 신경이 안 갈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눈앞에 뒀기 때문에 아무런 말없이 먹는 것에 집중했다.

  “그래서 뭔 시비였어?”

  밥을 서로 다 먹고 내가 물로 입을 헹구던 중에 윤영이 갑작스레 질문을 던졌다. 이걸 뭐라고 대답해야하나 고민하다가 믿는다고 했으니 사실대로 털어놓기로 했다.

  “저번에 내가 말해줬던 애들 있지? 걔네가 여기에 있더라고. 그 중에 남자애가 화장실에 와서 좀 말다툼 했어.”

  흐음, 하고 내 말을 가만히 듣다가 그녀가 나지막이 “그 정도면 악연 아냐?” 라고 물었을 때 난 그냥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내가 없었다면 그들이 저렇게 행동할 이유가 없었지 않았을까. 악연이 아니라 그냥 내가 악인인 것은 아닐까. 그런 암울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표정에 그것이 다 들어났는지 윤영이 책상을 적당히 세게 쳐서 내 시선이 그녀 자신에게 꽂히도록 만들었다.

  “우울한 생각 좀 하지 마. 놀이공원이잖아?”

  그녀의 말을 듣고 손으로 마른세수를 한 번 한 후에 내 나름대로 적절히 웃어보였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높은 건 잘 타?”

  밥집을 나오면서 내가 그녀에게 물었다. 윤영은 손으로 턱을 쓰다듬다가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나도 잘 모르겠는데. 타자고 하면 타는 편이지.”

  그럼 된 거다. 고개를 끄덕이곤 그녀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내 목적지는 아까 오면서 봐 둔 것들 중 하나로서 자꾸 내 눈에 밟히고 그것이 마침 비즈니스 적이라지만 커플인 우리에게 안성맞춤인 기구다. 이름은 대관람차.

  높은 것을 잘 타냐고 물은 건 앞으로 또 탈 기구들의 종류 중 높은 것이 있기 때문에 한 질문이었다. 물론 이것도 높게 올라가지만 그 속도가 느리고 여유로운데다가 주위의 풍경들도 천천히 바뀌기에 논외이다. 그리고 대관람차의 제일 큰 특징은 둘만의 공간이 마련이 된다는 소리다. 뒤를 돌아봐 윤영을 바라보니 그녀는 목적지도 모르고 내 뒤를 따라오다가 점점 대관람차가 눈에 다가오니 저걸 타려나보다 하고 납득한 것 같다. 도착해 살펴보니 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건 마지막에 타야한다는 일종의 암묵적인 분위기가 있지 않은가. 나 혼자만의 착각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어쨌든 결과는 좋으니 된 것이다.

  “그럼 줄 설까?”

  뒤를 돌아본 다음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까딱여 대관람차의 줄을 가리켰다. 윤영은 괜찮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고는 동의하듯이 내 옆에 나란히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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