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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소원의 끝에서
작가 : 하담
작품등록일 : 2017.11.23

소원자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은 서지안. 삶이 끝나기 직전 기적적으로 소원자가 된 선우한. 그리고 역대 위인들 중 최초로 이루어진 동반 시간여행 소원. 서로가 엮이게 된 그날부터, 과거는 계속 바뀌고 있었다! 본격 시공간 초월 판타지 로맨스.

 
#04. 세 사람
작성일 : 17-11-29 20:42     조회 : 250     추천 : 3     분량 : 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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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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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를 범위로 하는 만큼 그에 걸릴 확률은 희박하다고 보는 게 맞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그런 소원자를 벌써 2명이나 배출해냈다.

 

 그것도 연달아서.

 

 정확히 말하자면 그 소원자들은 모두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외국인 이민자였지만 말이다.

 

 지안은 아픈 기억을 끄집어냈다.

 

 ‘하아……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발표됐던 소원자는… 외국인 노동자였지.’

 

 2019년. 시간이 흘렀는데도 외국인노동자의 인권은 여전히 문제가 됐었다. 그로인해 또다시 사회가 떠들썩해졌던 시절이었다.

 

 “우리도 말할 수 있다!!!!!”

 “부당하다!!!! 사람대우 해 달라!!!!!”

 “반복되는 사회 고리를 끊어라!!!!!!!!”

 

 많은 노동자들은 우리나라로부터 갖가지의 불만을 품고 있었다. 소원자로 발표됐던 노동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그 사람이 분노 가득한 소원을 빌어서…….’

 

 그녀는 가족들을 허무하게 떠나 보내야했다.

 

 소원자가 발표됨과 동시에 발생한 폭발사고. 그것이 소원의 결과였다. 지안은 그 순간을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갑자기 일어난 폭발사고로 인해 해당지역의 인명피해는 매우 심각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로 변해버려 시신을 거두지도 못할 정도였다.

 

 소원자 또한 피해자들과 함께 한 줌의 모래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모두에게 행복만 가져올 것 같았던 ‘신의 자비’가 기어이 불행을 가져오고야 만 것이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사라져버리고 그렇게 허망하게 가족들을 떠나보낸 그녀였지만.

 

 “여보, 요즘 따라 재탕이 점점 심해지는데…”

 

 매일같이 아침밥투정을 부리는 아빠.

 

 “그래서, 먹고 싶지 않다는 말을 돌려서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 아빠의 말에 성같이 화를 내는 엄마.

 

 “저는 엄마요리 항상 맛있어서 좋은데요, 뭘…”

 

 그리고 그 둘에 끼여 중재역할을 해오는 오빠까지.

 

 지금 그녀의 눈앞에서는, 자신을 두고 떠나가 버렸던 가족들이 아주 정겹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

 

 충격 받은 지안과 달리 가족들은 늘 그렇듯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중이었다.

 

 “지안이 넌 와서 안 먹고 왜 멀뚱멀뚱 서있어?”

 “…?”

 

 늦장부리면 지각한다니까- 가족들이 일제히 굳어있는 지안을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얘가 왜 이러지?’ 싶은 얼굴이었다.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가족들의 반응에 지안은 조금 혼란스러워졌다.

 

 ‘이게 꿈인 건지… 아니면 그동안의 일이 꿈인 건지…….’

 

 뭐가 뭔지를 몰라 상황파악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집 구조가 조금씩 바뀌어있는 게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집이… 예전 모습이야…!”

 

 집 가구들의 위치가 달랐다. 그녀가 가족들을 잃고 난 뒤에, 혼자 생활할 것을 고려해 자신의 동선 대로 바꿔놨었던 구조가 아니었다.

 

 이게 다시 제자리라니. 뭐지 대체-

 

 “지안아, 오빠 다 먹었으니까 먼저 갈게. 좋은 하루 보내!”

 “간다고…?”

 “응, 학교가야지 너도. 오늘 월요일이잖아.”

 “…….”

 

 그사이 밥을 다 먹은 것인지 그녀의 오빠, 서주원이 지안의 어깨에 잠시 손을 올렸다가 다정하게 인사를 마치곤 그녀를 스쳐지나갔다.

 

 “지금 시간이… 헉, 늦었네! 나 진짜 가봐야겠다.”

 

 시간을 확인한 주원이 서두르며 현관으로 달려가 신발을 신었다. 대충 다 신은 것 같아 문을 열고 나가려는 그 순간.

 

 “가지 마…….”

 “…‥?”

 “오빠… 흐윽‥.”

 

 평소 같았다면 오빠에게 무뚝뚝하기 그지없을 지안이 갑작스럽게 달려가 주원의 등을 안았다.

 

 “지안아…? 나쁜 꿈이라도 꿨어? 아니면 학교가기 싫은 거야?”

 “아니…‥”

 “음‥ 그러면 혹시….”

 

 훈이랑 싸웠나.

 

 주원은 잠시 말도 안 될 생각을 해보다가, 이내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에이, 그럴 리가 있나.

 

 그는 일단 몸을 돌리고서 지안을 제대로 안아주었다. 그리고 잠시 뒤, 지안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오빠‥ 이거 꿈… 그러니까, 가짜 아니지…? 진짜 오빠인거지…?”

 “…….”

 

 꿈이라면 이렇게 오빠의 손에서 온기가 묻어나왔을 리도, 따스한 손길이 이토록 생생하게 느껴질 리도 없었다.

 

 “…푸흡, 그게 무슨 소리야. 꿈이라니.”

 

 주원이 지안을 보며 귀엽다는 듯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내보였다.

 

 “다행…이다.”

 

 그런 오빠를 보고 있자니 지안은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에 비해 주원은 생각지도 못한 동생과의 포옹 때문인지 지금 이 상황이 마냥 즐거운 듯 보였다.

 

 “이게 무슨 일이지?! 귀찮다던 오빠를 드디어 챙기기 시작한 거야?”

 “……”

 “오빠 얼굴이 막, 꿈에서는 안보이고!! 그래서 오빠가 보고 싶어가지고 이렇게 달려와서 우는 건가?!”

 

 뭐래- 지안은 그저 말없이 오빠를 더 꽉 안을 뿐이었다.

 

 아무튼 분명한건,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이라는 것.

 

 그녀는 그걸로 충분했다.

 

 지안은 그러고 몇 분 동안 더 울고 나서야 오빠를 보내고 엄마에게 목덜미를 붙잡혀 식탁에 오를 수 있었다.

 

 식탁에 앉은 후 엄마가 준비해 둔 토스트를 먹으려는데, 문득 앞에 있는 접시로 뻗은 팔이 짧게 느껴졌다.

 

 “……?”

 

 뭐지- 이 기분 나쁜 기시감은. 그녀가 다시 한 번 접시를 향해 있는 힘껏 팔을 내뻗었다.

 

 “……?!”

 

 하지만 이번에도 접시는 닿지 않았다.

 

 잠자는 사이에 팔 길이가 변화했나 싶어 잠시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그런 지안을 본 아빠가 호탕하게 웃으며 접시를 대신 가져다주며 말했다.

 

 “하하하!!!! 지안아, 아직 너 나이로는 여기에 못 닿아. 팔이 짧아서.”

 “……에?”

 

 지안은 순간 자존심이 상해 뾰로통한 얼굴로 아빠를 쳐다보며 대꾸했다.

 

 “내 나이가 어때서 그래.”

 

 그러고 보니 워낙 정신이 없었던 탓에 그녀는 지금 자신이 몇 살인지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빠도 뭔가 어려보이긴 했었는데.’

 

 워낙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성장세를 보인 주원이었기에, 아까 봤을 때 별다른 특이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저 얼굴이 그녀가 기억하는 얼굴보다 조금 더 앳돼보였다는 것? 딱 그 정도였다.

 

 ‘그나저나, 그럼 나는 지금 몇 살이지.’

 

 그녀가 골똘히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빠가 이에 응답하듯 입을 열었다.

 

 “우리 지안이, 9살 꼬마잖아 꼬마… 아악!!”

 “……?”

 

 9살…?

 

 지안은 잠시 숨이 멎는 듯 했다. 어려도 너무 어렸다. 그리고 왜 자신이 지금 이때로 돌아온 것인지가 의문이었다.

 

 “팔 짧은 거 가지고 뭐라 그래. 얼른 밥이나 먹어요.”

 

 엄마는 아빠의 머리를 가볍게 쥐어박고선 상황을 금방 강제종료 시켰다. 한참을 심각해하던 지안은 이내 표정을 바꾸고 엄마와 아빠를 번갈아보며 희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있잖아요….”

 

 지안이 쭈뼛쭈뼛 말을 건네 왔다.

 

 “응, 우리 딸.”

 “왜 그러니? 무슨 일 있어?”

 

 지안은 정말 그리웠었다. 지금처럼 자신을 따스하게 바라봐주는 눈빛, 다정한 말투, 포근한 분위기. 순간 가슴이 먹먹하게 매여와, 그녀는 눈물이 나올까봐 얼른 말을 이어나갔다.

 

 “…아니요, 그냥…… 많이, 아주 많이. 보고 싶었다고요.”

 

 살면서 해본 적 없던 말이었지만 가족의 부재를 10년 동안이나 느껴온 지안에게 이 한마디는 그리 어려운 말이 아니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오히려 더했음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늘 그렇게 생각해왔었다.

 

 지안이 어디 아픈가? 오늘 정말 이상하네-

 

 그녀의 부모는 지안이 수줍게 내뱉은 한 마디를 듣고서 그녀의 건강을 매우 걱정 해보였다.

 

  * * *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거야….’

 

 한 남자아이가 남의 집 앞에 서서 초조한 듯 그 주변을 왔다갔다 거리고 있었다.

 

 “종이 치려면 이제 8분밖에 안 남았는데…!”

 

 그는 왼손에 찬 시계를 보며 중얼거렸다.

 

 어떡하지. 벌점 받으면 안 되는데- 그가 속으로 온갖 걱정을 다 하고 있을 때, 드디어 집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지안아!!!!!”

 “어… 훈아.”

 

 그의 이름은 선우훈.

 

 유치원 때부터 지안과 함께 다닌 단짝친구이자 지안이 옆에만 찰싹 붙어 다니는 일명 ‘껌딱지’같은 존재였다.

 

 선우훈은 급하게 지안의 손을 붙들고 자신이 타고 온 차 안으로 그녀를 밀어 넣었다.

 

 “어어… 밀지 마!”

 

 털썩-

 

 뒷좌석이 너무 넓은 탓에 그녀는 훈에게 밀려 엎어질 뻔 했으나 가까스로 중심을 잡고는 뒤에 있는 훈에게 소리쳤다.

 

 “헤… 미안. 아저씨, 초고속으로!! 빨리요!!!”

 

 네, 초고속갑니다-

 

 운전기사가 훈의 말을 명심한 채로 초고속 운전을 한 결과, 3분 만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세현초등학교.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의 자제라면 누구나 다닐 수 있다는 소문의 명문사립초등학교.

 

 지안과 훈은 바로 이곳에 다니고 있었다.

 

 중간에 전학을 가느라 얼마 기억이 없는 지안이었지만, 시설만은 확실히 일반초등학교에 비해 엄청나게 고급 지다는 것만큼은 정확히 기억에 남아 있었다.

 

 “지안아 5분 남았어. 서두르자!!”

 ‘걸어가도 충분할 거 같은데…’

 

 교문이랑 교실이 뭐 그리 멀다고 서두를 필요가 있는 것일까.

 

 ‘초등학생 때는 지각 여러 번 해도 괜찮은데……!’

 

 그녀가 살면서 뼈저리게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지각을 무서워했다는 것. 그것이 가장 후회되는 점이었다.

 

 그러나 모범중의 모범인 선우훈은 이마저도 다급해하며 혹여나 지각이라도 할까봐 안절부절한 티를 내고 있었다.

 

 이를 눈치 챈 지안은 훈을 바라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와 동시에 선우훈의 손을 조용히 잡아왔다.

 

 “……?”

 

 ‘지안이가 내 손을 잡았어…!’

 

 훈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잠시 자신의 손을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활짝 웃으며 기분이 좋다는 듯 마주잡은 손을 흔들어댔다.

 

 “지안아, 이거 뭐야-?”

 

 응? - 선우훈이 맞잡은 손의 모양을 깍지 낀 모양으로 바꾸고서 더욱더 지안의 손을 꽉 잡아왔다.

 

 그러나 훈이 원했던 것과는 달리, 아쉽게도 지안의 입에서는 전혀 다른 말이 흘러나왔다.

 

 “…너 지각 싫어하잖아. 그러니까 같이 달리자.”

 “…아.”

 “빨리 가자. 지금가면 벌점 안 받을 수 있어.”

 

 과거의 자신이었다면 심술을 부리며 선우훈이 원하는 대로 절대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선우훈도 자신이 그리워한 대상 중 한 명이니까, 너무 보고 싶었던 사람이니까.

 

 ‘그리고… 미안한 사람이니까.’

 

 웬만하면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자 선우훈은 손잡은 이유의 참뜻을 알고서 얼굴을 붉혔다.

 

 “응… 가자‥”

 

 선우훈의 얼굴에선 시무룩한 표정이 역력했다.

 

 뭘 생각한 거지 얘는- 지안은 그의 얼굴을 보고선 고개를 내저으며 훈과 함께 교실로 달리기 시작했다.

 .

 .

 .

 .

 .

 그런데 그 곳엔 지안과 훈 말고 또 다른 사람이 한 명 존재하고 있었다.

 

 20대 중반의 남성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이 멀리서 이들의 대화를 엿듣고, 행동 하나하나를 훔쳐보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는 멀어지는 지안과 훈을 보며 유독 한 사람에게만 시선을 집중해보였다.

 

 “소원의 영향을 이렇게도 받는다니…”

 

 그는 신기하다는 듯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이번 케이스는 좀 특별한 것 같은데.”

 

 남자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 이름 하나를 계속해서 머릿속에 되뇌었다.

 

 ‘서지안…‥ 서지안… 서…지안.’

 

 다 외우기라도 한 것인지, 그는 깔끔하게 뒤로돌아 이들의 반대편 쪽을 향해 걸음을 옮겨보였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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