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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황녀는 날지 않는다
작가 : 여름별밤
작품등록일 : 2017.11.22

오래 전, 대악마 튀란누스에게 대륙이 짓밟히는 것을 막기 위해 네 명의 영웅들을 필두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걸고 맞섰다. 이름도 종족도 달랐던 그들이 끝내 대악마를 쓰러트린 후 대륙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그렇게 꼭 30년이 흘렀다. 대전쟁의 네 영웅 중 하나인 제국의 황제 아르도르의 딸 레아는 자신을 암살하려는 2황후 루마에게 벗어나 제국을 떠돌고 있었다. 그러나 황궁 밖에서도 자신을 향한 암살위협이 점점 거세지던 그 때, 레아는 뜻밖의 만남을 가지게 되고, 30년 전 일어났던 대전쟁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파멸이 다가옴을 알게 되는데......

 
난쟁이들의 왕 (完)
작성일 : 17-11-29 17:08     조회 : 313     추천 : 0     분량 : 7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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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쟁이들의 왕국은 여러 가지 물품들을 만들어내는 공방이 산맥을 따라 곳곳에 위치해 있었고, 그 공방들이 하나의 성을 감싸고 있는 형태였다. 그리고 그 바위로 이루어진 성 안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잡혀간 난쟁이들의 위치까지는 파악하지 못 했나.”

 “죄송하게도......”

 “아니네. 그 정도 알아낸 것 만 해도 감사할 따름이지.”

 붉은 수염의 난쟁이와 검은 머리칼의 소년이 대화를 나누며 앞장 서 걷고 있었고, 그 뒤를 두 엘프와 한 여자가 따라가고 있었다.

 “정말 대악마가 그런 명령을 내렸을까요.”

 “그 악마가 말한 것을 똑똑히 들었잖아요, 루넬리아. 대악마 팔시타스가 그런 명령을 내렸다고.”

 “하지만 과연 대악마가 그런 하급악마에게 직접 명령을 내릴까요? 그리고 황녀님의 실력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그 악마들은 눈에 띄게 약했어요. 마치 약한 악마들만 골라서 보낸 듯한......”

 루넬리아가 말끝을 흐리며 레아를 바라보자, 레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루넬리아씨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상대했던 마물들보다......”

 말을 하던 레아의 얼굴에 일순간 고통스러움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본 두 엘프는 그녀를 부축했다.

 “황녀님?”

 “왜 그러세요?”

 레아는 손을 내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잠시 어지러워서...... 여튼, 제가 상대했던 마물들보다 약했던 것 같네요. 루넬리아씨 말대로 대악마가 그런 악마들에게 직접적으로 명령을 내렸을 것 같지는 않고요.”

 “그 부분은 저도 이상하지만, 대신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지 않습니까.”

 갑작스레 날아온 목소리에 세 명의 여성은 고개를 돌렸다. 브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아테란이 걸음을 멈춘 채 그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아우카가 한숨을 내쉬며 대꾸했다.

 “별로 좋은 소식은 아니었지만요.”

 그 말에 모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한 사람만 빼고.

 “껄껄. 다들 똥이라도 밟았나? 뭘 그리 걱정하고 있나.”

 “......왕께서는 이 상황이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레아의 물음에 브뤤의 검은 눈동자가 노을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을 향했다.

 “하나도 걱정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자네들만큼 걱정되지는 않네.”

 “30년 전의 대전쟁이 또 다시 일어날 수도 있는데도?”

 아우카의 물음에 브뤤은 또다시 호탕하게 웃었다.

 “으하하! 30년 전의 대전쟁이라. 그래. 그 당시에는 정말 걱정되었지. 불안감이란 불안감은 모두 나를 짓누르고 있었으니.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네. 걱정하다가 앉아서 개죽음을 당할 바에는 일어나서 싸워보자고.”

 네 명의 남녀는 경탄의 눈빛을 그에게 보냈고, 브뤤은 여전히 미소를 띤 채 말을 이어나갔다.

 “자네들은 나보다 훨씬 뛰어난 청년들이야. 그런 이들이 기죽어 있으면 안 되지.”

 “우리가 어떻게 브뤤님보다......”

 루넬리아가 고개를 젓자, 브뤤 역시 고개를 저으며 담담히 대꾸했다.

 “30년 전 대악마를 쓰러트린 이들의 시대는 갔네.”

 마지막 숨을 내뱉으며 적광(赤光)으로 하늘을 붉게 칠하는 태양에게 시선이 멎은 그가 작별을 고하듯 한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가 천천히 떨어트렸다.

 “이제는 자네들이 우리를 대신하겠지.”

 문득 레아는 그 우리라는 것이 30년 전 전쟁에 참전했던 모든 이를 이르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알고 있는 네 명의 영웅들을 이르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이내 가슴속에 묻어두기로 했다. 저물어가는 태양을 바라보는 작은 왕의 뒷모습이 쓸쓸하게 다가왔기에.

 

 

 

 

 드래곤 로드 아투스는 울고 싶었다. 울어본지가 하도 오래전이라 눈물의 개념조차 잊어가던 그였지만, 그 오래전의 기분을 다시금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기분을 꾹 억누른 채 그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저, 이제 그만들 하면 좋겠는데.”

 그 말에 두 사람의 목소리가 반응했다.

 “아아, 미안. 안 그래도 코를 찌르다 못해 속이 다 뒤집히는 역한 냄새 때문에 빨리 돌아가고 싶은 걸.”

 “이쪽이야말로 어디서 굴러들어 온지도 모를 풀떼기 냄새 때문에 머리가 어질어질한 참이었는데. 그런 식으로 나와 준다면 환영이지.”

 “하, 망할 돼지 놈들 냄새보다야 낫겠지.”

 “숲속에만 틀어박혀있더니 짹짹거리는 버릇만 더 늘었군.”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두 남녀를 눈앞에 둔 아투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제는 울고 싶은 걸 넘어서 협상이고 뭐고 다 뒤집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의 앞에는 하얀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연한 녹색 눈동자의 엘프와 그녀의 두 배는 될법한 몸집을 가진 갈색 피부의 오크가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문득 아투스는 자신만 없었다면 벌써 둘 중 하나는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

 “테사나. 그만. 우리는 부탁을 하러 온 거야.”

 “하지만......”

 무어라 말하려던 테사나는 아투스와 눈이 마주쳤고, 그녀는 이내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다. 물론 두 눈으로는 여전히 오크를 노려보면서. 아투스는 다시 오크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제 그만 멈춰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부족장.”

 정중한 아투스의 부탁에 오크의 얼굴에 놀라움이 잠시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알겠소. 그만하지. 이제 이곳에 온 이유를 말하시오. 아무 이유 없이 우리 부족의 한가운데에 갑자기 나타나지는 않았을 텐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요. 당신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움이라. 우리 오크들에게 당신 같은 존재들이 도움을 청할 일이 뭐가 있다고?”

 “30년 전 전쟁을 기억하십니까.”

 “알고 있다마다. 대륙 전체가 철저히 악마들에게 유린당했던 사건. 그리고 그놈들의 수장...... 대악마 튀란누스를 쓰러트리고 전쟁을 종결시킨 네 영웅중 하나가 당신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그 대악마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 몰려온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 말에 오크는 굳은 표정으로 아투스를 바라보았다.

 “그건 이곳에 온 의도를 숨기기 위한 거짓이요, 아니면 진실이요?”

 “믿기 어렵겠지만, 진실입니다.”

 그들이 앉아있는 천막에 잠시간의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셋 중 누구도 그 침묵을 짧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아버지는,”

 갑작스럽게 침묵을 부수고 나온 목소리에 아투스와 테사나는 정신을 차렸다. 오크는 표정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채 말을 이어나갔다.

 “30년 전 전쟁이 일어났을 때, 당신들을 돕고 싶어 했소.”

 “웃기지 마!”

 “테사나!”

 아투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테사나는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녀가 분노에 떨며 오크를 노려보았다.

 “그러면 왜 전쟁에 참전하지 않았지? 말로만 우리를 돕고 싶어 했던 너희 아버지는 뭘 했지? 너희 종족들을 지키기에 바빴지!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엘프들이 희생됐는지 알아? 드래곤들은? 난쟁이들은? 인간들은? 대륙을 위해 싸우다가 죽어간 수많은 이름 모를 용사들의 핏값을...... 네놈들이 치를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나 오크는 의외로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렇군. 당신의 눈에 우리가 한없이 이기적인 종족으로 비춰진다면, 그건 어쩔 수 없어. 과정이 어찌되었든 과거에 우리가 전쟁에 참전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고, 그로 인해 많은 엘프와 드래곤, 난쟁이, 인간들이 전장의 이슬로 사라졌으니까. 그런데 말이야,”

 오크의 붉은 눈동자가 테사나를 직시했다.

 “우리 아버지까지 욕보이지 않았으면 좋겠군. 아버지는 다른 부족과의 연합전선을 구축하려고 최선을 다했어. 그러나 다른 종족의 도움을 자존심이라는 알량한 감정이 허락하지 않은 다른 부족들의 족장들은 그렇지 않았지. 또한 사태의 심각성마저 몰랐어, 그들은. 악마가 그저 자신들의 도끼에 쓰러질 것이라 생각한 그들 중 어떤 부족도 당신들과의 연합을 원하지 않았지. 거기에 우리 부족은 당장 쳐들어오기 시작한 악마들을 막기에도 급급했어. 아버지는 그 전쟁 중에 목숨을 잃으셨고.”

 무어라 말하려던 테사나는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서 있었고, 아투스는 눈을 감은 채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저 변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당신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 역시 적지 않은 전사들을 잃었다. 내가 아버지를 잃었던 것처럼, 그들 역시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아들이었으며 어머니이자 딸이었다. 또한 각자의 길을 걷던 오크 부족들 역시 대부분이 악마들에 의해 처참히 부서졌다. 오크들의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진 부족도 있었고, 소수만 남아 우리 부족에 흡수된 부족도 있었지.”

 오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우리 오크들의 어리석은 판단 때문에 전쟁이 많이 힘들어졌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로 인해 원래부터 서로의 사이에 놓여있던 깊은 감정의 골이 더욱 더 깊어졌다는 것 또한 알고 있고. 하지만 엘프들의 여왕이여. 부디 이것 하나만은 기억해 주기를. 모든 오크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천막 안에 다시금 침묵만이 흘러갔다. 그리고 테사나가 입을 열었다.

 “내가 당신에게 했던 말을 사과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

 그 말에 아투스가 기겁하며 그녀에게 나무라는 눈빛을 보냈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당신 아버지의 노력은 잊지 않겠어. 그가 얼마나 훌륭한 영웅이었는지도.”

 그리고 테사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일어선 속도보다 더 느리게 그리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나, 포레스티스의 첫 번째 딸이자 엘븐퀸덤의 주인 테사나가 엘프들을 대표해서 감사한다.”

 아투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겠......”

 그가 입을 여는 그 순간,

 “로드시여!”

 익숙하고도 다급한 그 목소리에 아투스는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카탄?”

 그리고 그는 그제야 자신의 목에 걸려있던 물건을 기억해냈고, 그 물건을 건네준 이와의 대화 역시 떠올렸다.

 ‘이게 뭐냐?’

 ‘멀리서도 대화가 가능한 마도구입니다.’

 ‘그런 건 내 통신마법으로도 가능한 일이잖아.’

 ‘그건 둘 이상은 대화가 동시에 불가능하잖아요. 그리고 아버지만 가능한 일이고요. 이미 아버지의 마력을 불어넣은 터라 마력을 쓸 필요도 없어요.’

 ‘사용법은?’

 ‘목걸이에 박혀있는 보석을 가볍게 누르고 하고 싶으신 말을 하시면 돼요. 목걸이끼리 마력이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 한쪽에서 말을 하면 목걸이를 가지고 있는 나머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아투스!”

 아들과의 대화를 회상하던 아투스는 문득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그의 옆에서 테사나가 그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고, 목걸이에서는 여전히 카탄이 애처롭게 그를 부르고 있었다.

 “아, 미안. 잠시 잡생각에 빠져있어서. 그래, 카탄. 무슨 일이지?”

 “그들이, 그들이 향했습니다!”

 아투스는 침착하게 대꾸했다.

 “카탄, 좀 진정하고 말해보게. 어디의 누가 어디로 왜 어떻게 언제 향했는지를 알려주면 고맙겠는데.”

 “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워낙 사태가 사태인지라......”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다른 사람도 아니고 카탄이 이리 불안해하는......”

 “스킨틸라 제국의 2황자이자 남부군 총사령관인 엘타 라크델이 황명을 받고 라우스 연방으로 며칠 전 출발했습니다. 우리 북부군은 두 갈래로 나뉘어져 남부군이 떠난 빈자리를 지키라는 황명을 이제야 받았고요.”

 “......황후의 명령이로군. 그렇지만 어째서 갑자기 전쟁을 일으킨 거지? 무엇보다 라우스 연방이라면 대륙의 극동에 위치한 소규모 국가들의 연합이 아닌가. 그곳으로 가려면 드라케니아를 거치지 않고서는 갈 방법이 없을 텐데? 설사 드래곤들을 뚫고 그곳에 도달한다 해도 연방의 군대에 전멸당할 터.”

 “중앙군에서 용기병들을 데려갔습니다. 대륙을 돌아가려는 것 같아 보입니다.”

 “바다로 대륙을 돌아서 침공한다고? 기가 막히는 군. 그렇게까지 하면서 얻어지는 게 뭐가 있지?”

 “황제로서의 자격.”

 갑작스레 흘러나온 목소리는 카탄의 것도, 아투스의 것도 아니었다. 레아는 탄식을 내뱉었

 다.

 “드래곤하트와 검이 뜻하는 건 황제의 힘. 그 힘을 갖지 못한다면, 만들면 됩니다. 그렇기에 황후가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패를 꺼내든 겁니다.”

 레아의 말에 아투스는 이를 으득 갈았다.

 “결국 미쳤군. 게다가 내가 말했듯이 그 ‘패’가 성공할 확률은 극도로 낮아. 실패한다면 제국군을, 설사 성공한다 하더라도 제국과 연방 모두를 희생시키는 최악의 패를 꺼내 들어서 어쩌자는 거지?”

 “아뇨.”

 레아는 부정했다.

 “황후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패 중 가장 강한 패를 꺼내들었습니다. 제가 아는 엘타라는 남자는.”

 레아는 잠시 숨을 고르다가 입을 열었다.

 “제 이복동생이자, 자신이 질 수는 절대 두지 않는 남자입니다. 희생되는 건 제국군도 아니고, 제국군과 연방 모두도 아닙니다. 피를 흘리게 되는 건 연방뿐입니다.”

 레아의 목소리는 어느새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엘타를 막아야 합니다. 제가 뒤쫓겠습니다.”

 그와 함께 아테란을 부르는 레아의 목소리가 목걸이에서 희미하게 흘러나왔고, 그런 그녀에게 아투스는 조용히 말했다.

 “아니, 예정대로 볼룬타스 고원으로 가거라. 나와 테사나도 곧 뒤따라가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으라는 말씀입니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악마들의 강림을 막는 것이다. 그렇기에 너도 아르도르를 먼저 구하는 대신 브뤤에게 간 것 아닌가?”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다릅니다!”

 레아의 항의에 아투스는 옅은 미소를 띠었다.

 “나도 안다. 장난 좀 쳐 봤다. 무엇보다 나 역시 황후의 뜻대로 판이 굴러가게 놔두고 싶지는 않아.”

 “그걸 알고 계신다면 엘타를 뒤쫓아야......”

 “그렇다면 이 판을 뒤집으려면 방법은 하나뿐이지.”

 “무슨 말씀이시죠?”

 레아가 의아해하며 묻자, 아투스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목걸이를 움켜쥐었다.

 “우리는 황궁으로 향한다. 본진을 쳐야지.”

 “......황후가 아무 대비도 하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황녀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로드.”

 카탄이 끼어들었다.

 “중앙군의 절반 이상이 되는 병력이 빠져나간 대신, 용병단이 그 빈자리를 대신했습니다.”

 “어차피 일개 용병들일 뿐 아닌가.”

 아투스의 말에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대륙의 삼각’이......”

 레아가 조용히 중얼거렸고, 카탄 역시 조용히 대꾸했다.

 “그렇습니다. 단순히 ‘용병단’이 빈자리를 대신했다는 말은 맞지 않는 것 같군요. 정보에 의하면 파악된 용병단만 열 개입니다. 그리고......”

 카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가벼운 한숨과 함께 말을 마무리했다.

 “황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대륙의 삼각이 전부 모였습니다. 또한 이름난 용병단 역시 계속해서 모여들고 있고요.”

 레아는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군요. 대륙의 삼각이라...... 그렇다면 ‘그녀’가 황후의 편에 섰다는 얘기로군요.”

 카탄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말없이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아투스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녀’가 누구지?”

 레아가 조용한, 그러나 여러 감정이 뒤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벨라......를 기억하십니까.”

 “너를 지켜줬던 여검사 말인가.”

 “은빛 늑대 용병단. 붉은 매, 흑사자 용병단과 함께 대륙의 삼각이라 불리는 용병단. 그 용병단을 이끄는 단장이자, 다섯 소드 마스터 중 하나인 여검사 베로나.”

 레아는 잠시 숨을 골랐다.

 “그리고 10년 전 죽은 벨라의 여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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