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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 바다의 광시곡 (Dark Ocean’s Rhapsody)
작가 : 김솽
작품등록일 : 2016.9.1

일체의 공기도 허락치 않는 진공의 바다, 불과 수백년 전만 하더라도 일체 사람의 손길을 허락치 않던 이 칠흑의 원시 바다는 어느 샌가 사람들의 손에 더럽혀진 채 각종 마기(魔器)의 잔해들로 이루어진 데브리들이 강을 이루어 씁쓸한 냉소를 흘리고 있었다.

세상을 뒤덮듯 혼재한 프로파간다 속에 이제는 그 누구도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옳지 않은 것인지 단언해 이야기할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저 자신이 믿는 정의가 옳은 것이라 스스로 자위하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걸어온 길을 계속해서 나아갈 뿐이다.

 
Prologue. 파편 (Fragment) - (1)
작성일 : 16-09-01 13:59     조회 : 663     추천 : 2     분량 : 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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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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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체의 공기도 허락치 않는 진공의 바다, 사람의 시간으로는 일생을 걸고 헤엄쳐도 서로 닿지 못할 거리에 부유하는 수많은 별들이 마치 한 손 안에 잡힐 듯이 조밀하게 모여 사방에서 반짝인다. 불과 수백년 전만 하더라도 일체 사람의 손길을 허락치 않던 이 칠흑의 원시 바다는 어느 샌가 사람들의 손에 더럽혀진 채 각종 마기(魔器)의 잔해들로 이루어진 데브리들이 강을 이루어 씁쓸한 냉소를 흘리고 있었다.

 

 정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이 우주라는 공간에서 정신 없이 타오르는 불길이나 소용돌이 치는 물보라 등을 목격한다는 것은 어쩌면 다소 비상식적인 일로 받아들여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대의 마기(魔器) 개발 기술력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그러한 기존의 상식을 모두 다 날려버릴 정도의 혁신을 일으키는데 성공했고 그 결과 사람들은 누구나 마기 기관(魔氣 機關)을 이용해 공간 속을 부유하는 마소(魔素)를 태워버림으로써 물이나 불, 바람이나 모래 등의 4대 원소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 그 의지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앞에는 기(氣)의 운행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전제가 붙어야 했지만 말이다.

 

 지금 이곳에서 무기를 든 채 서로를 물고 뜯으며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인간형 마기의 파일럿들 역시 그들 중에서 추려내고 추려내 선발한 최고의 엘리트일 것이 분명했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복잡한 기계 장치들을 조작하는 한편, 기를 운행시켜 마기를 움직이도록 하는 일을 동시에 병행해나갈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들 자신 역시 그런 자신감에 그 스스로 마기의 파일럿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이다.

 

 “대, 대체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자세 제어용 추력기(Thruster)는 단 하나도 달려있지 않은 기체가…! 어떻게 하면 저토록 빠르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거야!!”

 

 I.U.G.(International United Government) 소속의 젊은 장교 카메오 익스트라 중위는 한참 동안이나 자신의 눈을 고쳐 비벼가면서도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자신은 분명 명령에 따라 저항군 녀석들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되었을 것인데…! 그 목적에 맞게 준비 또한 만전이었다. 자신들의 기체는 바로 얼마 전 작전에 투입된 신형 마기였고 장비 또한 나무랄 곳이 없었다.

 카메오 중위는 최단 시간 이내에 이 작전을 마치고 근처 콜로니에 들러 일광욕이나 즐기며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다. 이제 곧 작전을 마치고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저 기체만 나타나지 않았다면…!

 

 “스펙터(Specter)!!!”

 

 달에 가로막혀있던 태양빛이 조금씩 비추어오며 중위의 두 눈에 스펙터라 불린 기체의 모습을 각인시킨다.

 칠흑 같이 검은 갑주를 두른 채 사방으로 불꽃을 내뿜는 거인의 모습은 마치 불 속으로 뛰어들어 당장이라도 타 들어갈 듯이 밤하늘 속을 날아다니는 불나방의 그것과도 같았고 황금빛으로 쉬지 않고 번뜩이는 두 눈은 매 순간 상대방을 집어삼킬 듯한 광기를 머금은 듯이 보였다. 보통 소속 부대 엠블럼이나 킬 마크 등을 새겨놓곤 하는 두 어깨 갑주는 자의적으로 망쳐놓은 듯 새까맣게 그을려 그 형체를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도저히 주체되지 않는 강한 의지 그 자체에 빠져든 듯이 검은 불꽃의 마기는 우주 공간 이곳저곳을 빠르게 누비며 그 목표가 되는 저항군과 연합군의 마기들을 하나둘씩 무력화시켜 나갔다. 그 마기의 형상을 확인하기보다는 비행기 구름과도 같이 지나간 길에 흩뿌려진 불꽃의 잔해들을 쫓는 것이 눈의 피로를 덜하는 일이었다.

 

 스펙터라 부른 마기의 춤을 추는 듯한 움직임에 잠시나마 매료되어있던 카메오 중위는 다시 생각을 고치며 연신 양 뺨을 세차게 때려대곤 조종간을 고쳐 잡았다.

 

 “…지금껏 소문으로만 들어왔었는데, 이렇게 실제로 마주치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군.”

 

 그의 전용기 ‘터틀넥’이 양 손에서 물줄기를 뿜으며 그 몸에 두르곤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한다. 두 다리와 등 뒤에 장착된 스러스터들이 응축된 마소를 정신 없이 분사하며 조금씩 터틀넥의 자세를 바로 잡아갔다.

 

 “전쟁이란 건 말이지, 전투란 건 말이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거 알고 있어?”

 

 카메오는 만면에 증오를 두르며 모니터 화면 너머로 춤을 추는 스펙터에 두 눈을 맞추어갔다.

 

 “그런 짓을 해도 네 이름은 역사에 남을 수 없어. ‘영웅’이 될 수 없다고!!!”

 

 순간적으로 대량의 마소가 분사되며 터틀넥을 중심으로 거대한 소닉붐을 일으킨다. 터틀넥은 스펙터를 향해 일직선으로 빠르게 상승하며 등 뒤의 라이플을 잡아 조준해나갔다.

 눈으로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스펙터의 위치를 컴퓨터의 힘을 빌어 수차례 보정한다. 정신 없이 움직이던 세 개의 삼각형이 하나로 보여 청신호를 보이는 순간, 카메오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잡았다, 망령(亡靈) 자식.”

 

 라이플의 방아쇠가 당겨지고 총구에서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한 소용돌이가 일어나며 강한 물줄기를 쏘아낸다. 그리고 그 물줄기는 일말의 틈도 주지 않은 채 표적에 빨려 들어가듯 치솟아 박혀 사방에 햇살과도 같이 고운 물방울들을 흩뿌려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강한 충격을 이기지 못한 마기의 동력 기관이 열을 발산하며 폭발한다.

 먼저 새하얀 마소가 사방에 흩뿌려지고, 뒤이어 실제로 들릴 리는 없었지만 강한 굉음과 이에 수반되는 진동이 터틀넥의 콕핏까지 강하게 전해지는 듯 했다.

 

 “맞췄다! 내가 망령을 잡았어!”

 

 카메오는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긴장의 끈을 끊어버리듯 두 조종간을 놓고 시트에 녹아 내리듯 쓰러지며 승리의 기쁨을 자축했다. 연합군의 제거 0순위 목표였던 스펙터를 잡았으니 이제 2계급 특진, 아니 3계급 특진도 꿈은 아니다. 이 지긋지긋한 전쟁에서 벗어나 긴 휴가를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고향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연인에게 반가운 얼굴을 비출 수도 있어…!

 

 그렇게 생각한 순간, 카메오는 더 이상 승리감에 빠져있을 수 없었다. 아니, 그 이상 무언가를 생각할 틈조차 없었다. 어디로 사라졌다 나타난 건지 어느 샌가 바로 앞에까지 다가와 자신을 바라보는 황금빛의 두 눈이 온 신경을 얼어붙게 하고 있었다.

 

 “…말도 안돼.”

 

 다음 순간 카메오는 터틀넥의 양팔과 양다리가 잘려나갔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다만 그에 따라 역류하는 마소의 흐름에 괴로워하며 몸부림치기만 했다.

 

 = Dark Ocean’s Rhapsod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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