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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 세계의 이야기
작가 : macarong
작품등록일 : 2017.10.30

[현대판타지]
일그러진 세계, 탐욕으로 물든 전쟁속에서 깨어나서는 안될 존재들이 눈을 뜬다

다가오는 그 날을 막기 위해 자신을 망가트려야만 했던 그 세계의 이야기

 
#0018 세계의 모순
작성일 : 17-11-29 03:36     조회 : 222     추천 : 0     분량 : 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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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율에 참가했던 다섯 단주들 중 셋이 죽었고 그들이 이끄는 단원들의 절반이 목숨을 잃었다. 공간의 가문이 존재해온 기나긴 역사에 유례없는 대참사였다.

  사태의 심각함에 정보수집과 조율을 위해 세계에 파견되어 있던 가문의 모든 조율자들이 즉시 소집되었고 이번 사태에 대한 비상회의가 열렸다. 회의가 시작되고 서정욱은 가주로서 서지훈에 대한 처분을 가문의 조율자들에게 공표했다.

  이번 조율에서 살아남은 조율자들은 당연히 서정욱의 결정에 반발했다. 그들에게 그날의 기억은 잊을 수 없는 악몽이 되어버렸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당연히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서지훈과 그의 아이에 대한 조율이었다. 서지훈의 존재를 용납할 수 없는 그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이었다.

  당장 가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지훈의 힘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 그것이 지금 공간의 가문이 처한 현실이었다. 그 사실을 가장 먼저 인정한 것은 바깥에서 복귀한 조율자들이었다. 그들이 서정욱의 손을 들어주자 가주의 결정에 반대하던 나머지 조율자들도 결국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회의에 모인 모든 조율자들이 동의함으로써 회의는 마무리되었다.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을 두번이나 배신한 서지훈을 또다시 가문에 받아들였다.

  그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저 자신들이 쥐고 있는 목줄이 사냥개를 제대로 통제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그렇게 오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닫혀 있던 문이 거칠게 열리며 한 남자가 방으로 들이닥친다.

  차를 마시며 오랜만의 여유를 즐기던 서정욱은 고개를 들어 자신을 찾아온 불청객을 바라보았다. 남자의 뒤엔 그를 따르는 듯한 젊은 청년들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차마 눈앞의 문을 넘어서지 못한 채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먼저 들어온 남자가 인상을 찌푸리자 그들은 그제서야 두 사람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문을 넘어 방으로 들어왔다.

  자신들을 바라보는 서정욱의 시선에 그들은 서둘러 고개를 숙인다. 이곳이 어디이며 자신들의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들도 알고있는 것이다.

  단 한 명, 문을 열고 들이닥쳤던 남자만이 오히려 위협하듯 서정욱을 노려보며 서있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라고만 하시려는 겁니까!”

 

  분노로 가득 찬 남자의 외침에 뒤에 서있던 이들이 몸을 움츠린다.

  가주의 결정을 인정하지 못하고 시위하듯 가주의 방에 침입한 것만으로도 이미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자신들을 이끌고 온 자는 그것으로 모자라 가주를 향해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벌써 오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가문도 충분히 안정되었다구요! 도대체 언제까지 그런 식으로 피하려고만 하실 겁니까?”

 

  서정욱은 남자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않은 채 그저 가만히 내려놓은 찻잔만을 응시한다. 마치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서정욱의 태도에 남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습니다”

 

  서정욱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어 남자와 시선을 마주했다.

 

 “네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지친 듯한 목소리에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남자는 드디어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서현에 대한 조율을 허락해 주십시오”

 “하아…”

 

  이미 예상했던 대답이지만 자신에게는 더 이상 그것을 막을 수 있는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서정욱은 슬픔이 맺힌 얼굴로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그 아이는 이제야 겨우 여섯 살이 되었다… 도대체 그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이냐?”

 

  서정욱의 물음에 남자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남자는 분노를 참지못하고 눈앞의 책상을 내려치며 서정욱을 노려보았다.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자애로워지신 겁니까? 저에게! 아니 저희에게! 조율자로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친 것은 바로 당신이 아닙니까!”

 “…”

 

  남자의 외침에 서정욱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들이 이렇게 살아가도록,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이들을 이끌어온 가주, 바로 자신이다. 이들에게 조율자로서의 삶을 강요했던 자신이 이제와 그것을 부정하고 있다니 남자의 분노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 말대로 고작 여섯 살입니다. 고작 여섯 살 밖에 안 된 꼬마아이가 한순간에 도시하나를 지워버릴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죠. 이제 겨우 여섯 살이 된 아이가 그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다는 말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미지의 힘에 대한 두려움, 아직 세상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는 아이에게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힘이 잠들어 있었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세계의 균형이 일그러진다. 그 힘이 언젠가 균형을 붕괴시킬지도 모르는 일, 그렇기에 조율자로서 그 아이의 존재를 허락할 수 없는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것조차도 벅찬 인간이 내일의 일을 알 수는 없는 법이다. 언젠가의 미래를 알지 못하기에 애초에 그러한 미래가 일어나지 않도록 현재를 없애 버리는 것, 그것이 균형을 지키기 위해 조율자들이 선택한 방법이었다.

 

 “후우…”

 

  서정욱은 가슴이 막힌 것 같은 통증에 무거운 한숨을 내뱉는다.

  가능성이 죽음의 이유가 되는 곳, 그곳이 자신들이 살아온 조율자의 세계였다.

 

 “너희들은 그 선택에 따라올 결과를 책임질 수 있느냐”

 “…”

 “그 아이에게 손을 댄다면 필시 그 녀석이 움직일 것이다. 너희들이 그것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말이다”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모두의 머릿속에는 동일한 인물이 떠올랐다. 오 년 전의 악몽이 심어준 공포가 그들의 표정을 물들인다.

 

 “상관없습니다”

 

  남자는 변함없는 표정으로 그렇게 대답했다.

 

 “네가 지금까지 쌓아왔던 걸들이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하려는 것이냐”

 “예”

 “그 녀석과 싸우려는 생각이냐…”

 “그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면 그리할 수밖에 없겠죠”

 

  결심을 굳힌 목소리에 망설임은 없다.

  언제 이렇게 커버린 것일까, 어린 줄만 알았던 아이가 이제는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가고 있다.

 

 “가주님! 결정을 내려주십시오!”

 

  서정욱은 이제 자신이 물러나야 할 때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과거에 붙잡혀버린 자신에게 이 자리는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에 해야만 하는 일이 남아있다.

 

 “…”

 

  서정욱은 눈을 감은 채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이제 모든 것은 그의 선택에 달려 있었다. 방안의 모두가 숨을 죽인 채 서정욱의 선택을 기다린다.

 

 “알겠다… 현 시간부로 세계의 균형을 위협하는 죄인 서현에 대한 조율을 허락하겠다”

 

  그것으로 멈춰 있던 운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알겠습니다. 곧 회의를 소집하도록 하죠”

 “그래…”

 

  서정욱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서 등을 돌렸다. 명백한 축객령이었다.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곧 분주한 발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아…”

 

  열려 있는 창문으로 차가운 바람이 새어 들어온다. 코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바람조차 답답해진 가슴을 풀어주지는 못했다.

  움직이기 시작한 운명의 수레바퀴는 더 이상 막을 수가 없다. 자신에게 허락된 것은 그저 그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도하는 것뿐이다. 신이 존재한다면 이 슬픈 운명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지금껏 신을 믿어본 적이 없었던 서정욱이었지만 이번만큼은 신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었다.

  서정욱은 태어나 처음으로 신이라는 존재에게 간절히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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