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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마녀를 부탁해!
작가 : 윤하라
작품등록일 : 2017.11.24

몰락한 왕국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핏줄, 하원. 목숨을 걸어가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하원을 주운 카넬리안. "죽고 싶지 않습니다." 황실에 맞서서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카넬리안과 하원,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모든 걸 바치려는 카넬과, 기꺼이 마녀가 되기로 한 하원의, 목숨을 건 로맨스!
[ha0ra0yoon@gmail.com / twitter.com/Hara_yn]

 
8화. 위기 혹은 기회 (1)
작성일 : 17-11-29 03:00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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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원은 카넬리안의 손을 정신없이 잡아끌며 가장 가까운 골목으로 뛰어 들어갔다.

 골목 사이로 뛰어들자마자, 카넬리안이 방향을 잡고 미로처럼 골목 깊숙이 파고들었다.

 왼쪽 골목에서 술집을 지나쳐, 오른쪽으로, 골목 끝에서 낮은 담을 넘고, 집을 둘러 빙 돌았다.

 하원은 이제 어디를 가는지 모른 채 카넬리안을 쫓아 무작정 달렸다.

 골목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빈민가의 아이들이 달려가는 카넬리안과 하원을 빤히 쳐다보았다.

 저들이 병사들의 눈이 되어줄 것이다.

 

  빈민가의 아이들도 그들을 놓쳤는지, 뒤에서 병사들이 쫓아오는 소리가 희미해지자 하원은 숨이 턱턱 막히는 걸 느꼈다.

 카넬리안은 그야말로 미친 듯이 골목을 돌고 있었다.

 하원은 자신의 체력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카넬리안의 달음박질을 보며 곧 하원의 달리기 실력이 형편없다고 생각했다.

 하원의 속도가 점점 느려지자, 카넬리안은 하원의 들쳐 업고는 계속해서 달리기를 계속했다.

 

  “…헉, 허, 이제…, 이제 안 오는 것 같아요…….”

 

  하원이 카넬리안의 어깨에 매달려, 숨에 차 헐떡거리며 카넬리안의 등을 팡팡 때리자, 카넬리안은 하원을 내려주었다.

 카넬리안이 주위에 귀를 기울이더니,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는 하원에게 웃어보였다.

 

  “용케 도망칠 생각을 했네요.”

  “잡히면…, 후, 안 된다면서요.”

  “집에 갑시다.”

 

  카넬리안이 하원의 앞에 무릎을 반 꿇으며 손을 내밀었다.

 카넬리안이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은 처음 본 것 같았다.

 하원은 카넬리안의 얼굴을 눈에 담고는 손을 잡으며 일어났다.

 너무 따뜻하고 예뻐 보였다.

 카넬리안이 기뻐하는 모습이, 하원은 너무 보기 좋았다.

 

  “지금 바로 가도 될까요?”

  “괜찮을 겁니다.”

  “카넬리안을 노리는 걸 보면, 카넬리안에 대한 정보가 퍼진 것 같아요.”

 

  하원의 말에, 카넬리안은 찬찬히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은 다행히 병사들을 따돌렸지만 집에 가는 동안 다른 병사들이 따라붙을지, 얼마나 많은 병사들이 쫓을지 알 수 없었다.

 카넬리안은 걱정스러워 하는 하원을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어쩔 수 없죠. 무사히 돌아가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가능성은 있나요?”

  “그럼요.”

 

  카넬리안은 자신이 붙잡힐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하원이 이렇게 불안한데, 카넬리안은 그저 집에 가자며 기분 좋게 웃고 있으니 말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카넬리안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능력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하원은 카넬리안의 뒤를 따랐다.

 

  카넬리안은 골목길을 매우 잘 알았다.

 하원이 어딜 가는 건지 머릿속이 뒤죽박죽되어, 뒤에서 쫓아오기만 했음에도 카넬리안은 금세 집으로 가는 길을 찾아냈다.

 길을 빙빙 돌아 골목의 끝에서 나오자, 하원과 카넬리안은 어느새 붉은 등의 거리 속에 서 있었다.

 

  “길을 참 잘 찾네요.”

  “집 방향으로 걸어가면 어떻게든 찾을 수 있습니다.”

 

  높이 뜬 태양 아래서 눈을 찡그리며 하원은 카넬리안을 따라 집으로 향했다.

 하원은 홍등이 하나씩 떠오르는 밤이 되면, 짐을 싸서 다른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원이 원래 지내던 집으로 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카넬리안이 집 문을 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원은 현관문을 살펴보았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혹시, 들키기라도 한 걸까?

 

  “왜요?”

  “느낌이 이상한데…….”

  “오랜만이구나.”

 

  카넬리안은 문을 반쯤 열다 말고 몸을 뻣뻣하게 굳혔다.

 문을 잠그고 나갔던 집안에서 누군가가 카넬리안을 반기고 있었다.

 카넬리안이 눈을 질끈 감으며 하원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섰다.

 

  “동생아, 종이 한 장 남겨 두고 황궁을 떠나면 어떡하란 말이냐.”

  “…황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하원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소파에 앉아 있는 저 남자가, 이 제국의 황태자라고?

 황태자를 만났다.

 황태자.

 황제의 핏줄. 황제의 자손.

 

  “…제국의 희망이신 황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하원은 카넬리안을 따라 뻣뻣하게 허리를 숙였다.

 피가 들끓어 오르는 것 같았다.

 힘이 넘치는 느낌이었다.

 오늘, 황태자를 죽일 수 있다.

 제국의 미래인 황태자를, 내 손으로. 직접.

 

  “옆의 계집은 누구지?”

  “…제가, 연정을 품은 여자입니다.”

 

  하원은 자신도 모르게 카넬리안에게도 고개를 홱 돌렸다.

 카넬리안은 하원의 시선을 느끼며, 미세하게 고개를 저었다.

 카넬리안은 여태 황태자라는 남자를 향해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있었다.

 

  하원은 무심결에 황태자가 카넬리안을 향해 부른 호칭을 생각해 내었다.

 동생이라고 했다.

 황궁을 떠났다고 했다.

 황태자가 여기까지 직접 찾아오게 한 사람이었다.

 하원은 속에서 카넬리안에 대한 분노가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카넬리안은 스스로뿐만 아니라, 하원도 지옥에 빠뜨리게 생겼다.

 

  “너답지 않구나.”

  “…….”

 

  하원은 황태자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았다.

 황태자의 얼굴을 훔쳐보며, 하원은 그림자가 황실 일원의 초상화를 훔쳐오지 못할 걸 뼈저리게 후회했다.

 황태자는 카넬리안과 꽤 닮아 있었다.

 날카로운 이목구비와 냉기가 도는 눈매는 둘이 형제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제국의 황실은 피의 자손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황제의 핏줄이 모두 붉은 눈을 타고났기 때문인데, 황태자의 눈동자는 피가 절절 흐르는 듯한 색을 담고 있었다.

 그래서 하원은 카넬리안이 황실의 사람이라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카넬리안의 눈동자는 바랜 것 같은 주홍색이었기 때문이었다.

 

  “돌아가야지.”

  “조용히 지내고 싶습니다, 형님.”

 

  카넬리안은 하원에게 가장 위험한 패였다.

 카넬리안 덕에 잠시 쉬다가, 호랑이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생겼다.

 하원이 마녀의 후예임을 안다면, 하원은 그 자리에서 온몸이 짓이겨지고 말 것이다.

 

  “계집도 함께 가는 건 어떠냐?”

  “…네?”

  “연모하는 계집이라면, 황궁에서 함께 지내는 게 좋겠지.”

 

  하원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홱 들다, 황태자와 눈이 마주쳤다.

 하원은 순간적으로 자신이 왕국의 마지막 왕이었던 아버지를 닮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시레네 왕실은 하나같이 구릿빛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햇볕에 닿으면 발갛게 달아오르며 탔기 때문인데, 시레네의 햇볕은 너무나 뜨거워서 왕실 사람들은 진한 피부색을 유지했다.

 그에 반해 하원은 제국의 성노예였던 어머니를 그대로 닮아, 새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시레네 핏줄답지 않다는 손가락질에 시달려야 했다.

 

  “제국의 계집이구나. 이름이 뭐지?”

  “…헬라입니다, 전하.”

  “성은?”

  “성은 없습니다, 형님. 홍등가에서 제가 구해준 여자입니다.”

 

  하원의 말을 가로막으며, 카넬리안이 애절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느새 카넬리안은 황궁에서 달아나던 중, 사창가 계집을 구하며 그와 사랑에 빠진 황자가 되어 있었다.

  꽤 현명한 선택이구나.

 하원은 카넬리안의 말을 잠자코 들으며 맞장구를 쳤다.

 

  “제 생명을 구해주신 은인입니다, 전하.”

  “하지만 헬라는 황궁에서 살기에 갑갑한 여자입니다, 형님.”

  “그래서 황궁 밖에 내놓으면 제국인들이 잘도 좋아하겠구나.”

  “…….”

 

  사실, 황태자의 말에는 틀린 것이 없었다.

 황궁을 나와서 사랑에 빠진 황자님.

 연인에게 사랑을 맹세한 황자님이, 사랑해 마지않는 연인을 황궁 밖에 둔다는 건 제국인들에게 어불성설이었다.

 그들에게 황궁은 가장 아름답고 부유한 곳이자, 행복한 낙원이기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그림자 놈들이 황궁 앞에 시체를 가져다 놨다 해도, 황궁은 황궁이다.”

  “…하지만.”

  “이 계집과 떨어져 있고 싶은 거냐?”

  “그저…, 헬라가 자유를 억압당해 답답해할까 하는 걱정뿐입니다.”

 

  카넬리안의 절절한 어조는 하원조차도 속아 넘어갈 애틋함이 배어 있었다.

 황궁에 들어가는 게, 하원에게는 여러 모로 좋았다.

 그림자 누구도 얻지 못한 황실의 지도를, 하원이 직접 거닐며 그려낼 수 있는 기회였다.

 카넬리안의 이중성에 몸을 떨며, 하원은 얼굴을 찌푸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황태자 전하의 망극한 배려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원이 얼씨구나, 감사의 인사를 전하자 카넬리안이 옆에서 하원을 툭툭 쳤다.

 하원은 그대로 무시하며 허리를 숙였다.

 황궁에 들어가면 황태자의 목을 노릴 만한 기회가 더 생길 것이다.

 가장 좋은 때를 찾을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했다.

 

  “간단하게 짐을 꾸려 나와라. 기다리고 있겠다.”

 

  황태자가 헛기침을 하며 집을 나가자마자, 하원은 카넬리안의 멱살을 쥐었다.

 카넬리안이 황실의 일원임은 짐작도 못한 일이었다.

 

  “이래서 당신의 정체를 입도 벙끗 안한 건가요?”

  “저는 황궁에서, 죽지 못해 사는 사람입니다.”

 

  하원이 이를 으득 갈자 카넬리안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말하지 못한 점, 황궁에 끌려가게 한 점, 그 외의 것들까지, 모두 죄송합니다. 무슨 말을 해도 용서받지 못할 거라는 것, 알고 있습니다.”

  “황궁에서 도망 나왔으면, 죽은 듯이 살아야지, 쥐새끼마냥 잡혀서 죽게 생겼군요.”

  “그럴 일은 없습니다. 형님은 당신을 저에게서 뺏으면 뺏었지, 죽이진 않을 겁니다.”

 

  공허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카넬리안은 하원을 향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몸 안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

 황태자를 죽일 기회는 생겼지만, 까딱하면 모두가 죽을 위기에 처했다.

 

  “저 죽일 놈의 황태자는, 당신이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안 거죠?”

  “형님의 사람은 곳곳에 있습니다. 미행당했을 겁니다.”

 

  하원은 표정을 딱딱하게 굳혔다.

 미행당했을 것이라면, 하원이 시레네 출신들을 만난 것을 보았을지도 몰랐다.

 뱀 같은 황태자가, 어디부터 어디까지 보았을지 알아야 한다.

 

  “나가면, 황태자가 이 집을 어떻게 찾아왔는지부터 물어요. 알겠어요?”

  “네…, 정말 미안합니다.”

 

  하원은 카넬리안의 멱살을 던지듯이 놓으며, 방으로 들어와 담배부터 꺼냈다.

 분노에 못 이겨 달달 떨리는 손으로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침대에 푹 누웠다.

 

  ‘황태자를 죽여야 해. 그래야 내가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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