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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악의로 찬 영혼
작가 : 은발늑대
작품등록일 : 2017.11.21

자유를 얻고자 제국의 반란에 가담했던 반인반마 서큐버스 리리스. 반란이 성공에 가까워지는 듯 했으나 제 3황자였던 폰 프란시스 헤테카가 말도 안 되는 검술 실력과 마나를 이용해 황궁과 수도성에 침입한 반란군들을 제압하면서 제국 최초이자 최악의 난은 허무하게 끝난다.
반란에 실패한 리리스는 졸지에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악마라는 이름에 이어 반란군까지. 간신히 제국으로부터 도망친 그녀는 몸은 자유로워졌지만 영혼에 물든 악마마저 떨쳐낼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악마를 떨어뜨릴 방법을 알아낸 리리스, 그리고 그 방법이 제국 내에 있다는 걸 알고 그리하여 그녀는 다시 한번 제국으로 들어간다.

 
2화 - 도망자003
작성일 : 17-11-28 05:50     조회 : 280     추천 : 0     분량 : 5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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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료는 제국 최고의 보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녔다. 황족만 접근할 수 있고, 황족만 그 존재 여부를 알고 있다.

  만약 리리스가 혹시라도 실수를 했다간 단순히 기사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달려올 일이 아니라, 분명히 황제와 황녀도 나설 가능성이 컸다.

  솔직히 리리스는 황성에 침입한 김에 전에 들어갔을 때보다 훨씬 더 난리를 피우려고 했다. 약 올리듯이 말이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랐다. 제국의 검과 적안의 마녀, 그 밑으로는 기강이 선 병력들이 버텼다.

  “반란군 아저씨들 몫으로 복수 좀 하려고 했는데 안 되겠네.”

  반란군을 제압한 황제와 그 일당에게 죽일 생각까진 아니었지만 적당히 골리려던 계획은 없던 셈 쳐야 할 듯싶었다.

  어차피 감정적으로 뭘 해봤자 좋을 것도 없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새 수도성이 나타났다. 요새화된 성벽은 하늘 찌를 듯이 높이 솟아 있었다. 그 위에는 병사들과 대형 수성용 대포가 위용을 자랑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거대한 철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오가는 사람들을 제지하거나 검열하지도 않았다.

  철문을 지나자 북적이는 거리가 가장 먼저 리리스를 반겼다. 새벽 시간대인데도 거리에는 활기가 넘쳤다. 처음엔 환락가인 줄 알았는데 아이들까지 뛰노는 걸 보니 그게 아녔다.

  “여긴 시간이 거꾸로 돌아가나.”

  황당한 나머지 헛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10년 전 엄격하게 통제되며 통금령까지 있었던 곳이 이렇게 바뀌다니.

  의외로 폰 프란시스 헤테카가 제대로 황제 노릇을 하는 건지도 몰랐다. 폭군이라면 이런 분위기를 가만히 둘리 없지 않은가.

  어쨌든 몸을 숨기며 밤에 돌아다닐 걸 걱정할 필요는 없어졌다. 인파 속에 묻혀 다니기만 해도 충분했다.

  “가볼까.”

  우선 리리스는 적당한 여관에 묵기로 했다. 밖에는 마굿간이 있고 1층은 술과 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남자들과 여자들이 한데 얽혀서 굉장한 취기를 내뿜었다.

  북적이는 사람들을 지나쳐 카운터에 있는 대머리 아저씨에게 다가갔다. 인상이 훤하면서 유일하게 제정신을 유지한 남자였다. 그가 이곳 여관 주인처럼 보였다.

  “방 하나 주세요.”

  “혼자이십니까?”

  “네.”

  그는 눈을 몇 번 끔뻑이고는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전형적인 접대용 표정이었다.

  “운이 좋으시군요. 다른 방들은 이미 꽉 찼거든요.”

  “예? 왜요?”

  여관 주인은 그것도 모르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곧 있으면 축제가 열리는데, 모르십니까?”

  “해외에 오래 있다가 오늘 돌아왔거든요. 근데 무슨 축제요?”

  “아하, 그럼 모르실 만도하군요. 실은 작년부터 황제 폐하께서 반란 제압을 기념함과 동시에 반란이 일어났던 그 아픔을 기리자며 매년 이맘때쯤 축제를 엽니다.”

  ‘반란 제압을 기념하겠다는 거야, 아니면 그 뜻을 존중하겠다는 거야?’

  아리송한 축제 모토에 리리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튼 이 축제 때문에 밖이 시끄럽다는 걸 알게 됐다. 대체 얼마나 성대한 축제면 밤이 깊어지는데도 이리 시끄럽단 말인가.

  “축제를 제대로 즐기시고 싶으시면―”

  “아뇨, 괜찮아요. 조금만 머물다 갈 거니까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

  주인이 넘겨준 열쇠를 받은 리리스는 곧장 짐을 풀고 다시 내려왔다. 여전히 거리 곳곳은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폭군이라는 황제가 통치하는 나라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든다.

  “잘 됐어. 이렇게 복잡한 시기라면 황성 털기는 더욱 좋지.”

  리리스는 주저 없이 걸음을 옮겼다. 바로 레드 디팟이 있는 곳으로 향할 작정이었다.

  가는 내내 술과 음식 냄새가 끊이질 않았다. 제국의 상징인 황금용의 날개가 그려진 깃발이 사방에 나부꼈다. 벌써 시간은 새벽 2시를 향해가는 데도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더 커진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자꾸만 10년 전과 비교되는 탓에 리리스는 좀처럼 축제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았다.

  “그때만 하더라도 술 빚는 것도 힘들 지경이었는데.”

  지금은 거리에 술과 과일이 넘쳐났다. 축제 때나 먹는 고기는 종류별로 가판대에 늘어져 있었다. 심지어 제국에서는 보기 힘든 낙타 고기도 보였다.

  제국의 사정이 많이 좋아졌다는 게 한눈에 들어온다.

  “이만하면 반란도 괜한 짓이었나.”

  개인적인 욕심으로 가담했던 반란이었기에 제국이 어떻게 되든 관심 없었다. 하지만 반란군들 사이에서는 어떻게든 나라를 바꾸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다. 아무리 부패해도 제국은 막강했기에, 그런 그들을 향해 검을 든다는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반란군의 의지가 강했는지 알 수 있으리라.

  그렇게 해서 일으킨 반란은 실패로 돌아갔고, 지금의 제국은 생각보다 평온했다.

  “폰 프란시스 헤테카라고 했던가? 망나니 아버지에 망나니 아들인 줄 알았는데, 자기는 남다르다 이건가.”

  리리스는 반란의 전야를 떠올렸다. 그 기억의 끝에는 마지막으로 본 류가 서 있었다.

  정말이지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었다. 그가 던지는 질문들은 늘 난해해서 지금까지 찾지 못한 답들이 수두룩했다. 그 중에서 제일 궁금한 질문을 찾지 못했다.

  ‘내가 살려고 하는 이유…….’

  수많은 죄를 지어놓고도 나, 리리스는 뻔뻔하게 살고 있다.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반란 직후 10년을 소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녔다.

  그 질문의 답이 어쩌면 류에게 있지 않을까.

  그래서 류의 행방을 물었으나…….

  “죽었다고…….”

  허망한 감각이 가슴 한쪽을 물들였다. 절대 죽을 것 같지 않았던 남자였는데. 한 번쯤은 가면 뒤에 숨겨진 얼굴이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기보다 커다란 후회가 먹먹하게 올라온다.

  “나중에 시체가 있는 곳이라도 찾아봐야겠어.”

  가벼운 소망을 허공에 뱉으며 리리스는 목적지로 향했다.

  대륙 어디에나 있는 길드이라고 해서 레드 디팟을 찾아가는 건 꽤나 어려웠다.

  일단 비밀유지가 잘 되어 있는 집단이다. 그들이 받는 의뢰인들 대부분은 엄청난 부자거나 귀족, 혹은 힘 있는 권력가들이 주를 이루다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다.

  참고로 도둑 길드이긴 하지만 레드 디팟의 주요 업무는 정보 거래다. 정보를 토대로 다른 의뢰를 받는다고 하는 편이 옳았다.

  인파를 지나 리리스는 으슥한 골목길에 접어들었다. 사람은 물론 흔한 도둑고양이조차 보이지 않는 어둠이 사방을 잠식했다.

  레드 디팟의 위치는 늘 바뀐다고 들었는데, 의뢰인들과의 접근성을 위해서 접촉할 수 있는 문지기는 늘 똑같은 자리에 있었다.

  그 점을 상기하며 코너를 두어 번 더 돌고 나자 거지꼴을 한 노인이 나타났다. 그는 바닥에 앉아 지팡이에 몸을 기댄 채 바닥을 응시하고 있었다. 리리스가 다가갈 때까지도 노인은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대공을 찾으러 왔습니다.”

  “…….”

  그제야 노인이 고개를 든다. 자글자글한 주름 속 하얀 막으로 덮인 눈이 위로 올라왔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가느다란 음성이 힘겹게 흘러나왔다. 숨소리마저 위태로운 노인이었다. 리리스는 아랑곳 않고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

  “농담하고 싶지 않아요. 얼른 대공에게 안내해주시죠.”

  대공은 레드 디팟을 지칭하는 암어였다. 이 노인은 레드 디팟과 연결해주는 일종의 문지기고.

  노인은 눈앞의 당돌한 여자애를 가소롭게 여겼다. 레드 디팟에 대해 어떻게 알았는지 몰라도 한낱 여자가 홀로 접촉할 길드가 아녔다. 레드 디팟을 찾아오는 이들은 힘이 있거나 돈이 있는 자들, 그에 반해 소녀는 노인에게 어설픈 배짱을 부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노인은 다시 머리를 숙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돌아가라. 너 같은 애송이가 올 곳이 아니다.”

  “비구루의 추천으로 왔어요.”

  내려가던 그의 고개가 멈칫거렸다. 다시 찬찬히 시선을 들어보니 소녀는 레드 디팟의 인장이 찍힌 봉투를 내밀었다.

  노인은 봉투를 받아 인장을 살폈다. 분명한 레드 디팟의 것이었다.

  봉투와 리리스를 번갈아 보던 노인은 결국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따라오도록.”

  느릿한 몸을 이끌며 그가 앞장섰다. 그들은 점점 더 깊숙이 골목으로 들어갔다.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침침한 길들이 계속 해서 이어졌다.

  10분 정도 대화 없이 걸었을 쯤, 롱소드로 무장한 남자 둘이 보였다. 두 사람은 수상한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서 있었다. 벽에는 주전자 모양이 그려진 간판이 덜렁거렸다.

  노인이 나타나자 두 남자가 벽에 기대고 있던 등을 뗐다.

  “뭐지?”

  “의뢰인입니다.”

  “이런 꼬맹이가?”

  노인의 물음에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손이 자연스레 허리에 달린 검으로 갔다.

  노인이 증거로서 추천서를 내밀었다. 남자들은 손도 대지 않고 추천서를 툭 쳐내며 치웠다. 종이봉투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고여 있던 물에 빨려 들어갔다.

  리리스의 눈이 매섭게 그들을 째려봤다.

  “이봐, 당신―”

  “누가 준 건지 몰라도 이런 걸로 레드 디팟에 의뢰를 할 순 없다. 특히 너 같은 꼬맹이가 올 곳은 더더욱 아니다.”

  리리스의 살기어린 한마디에도 아랑곳 않고 남자들은 자기 할 말만 꺼냈다. 순식간에 서로 간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오갔다. 이로서 추천서는 물 건너갔다.

  ‘어쩐지 잘 풀린다 싶었지.’

  비밀스러운 집단에 일을 의뢰한다는 것부터가 원래부터 무리가 따랐다. 추천서로 될 일이었으면 처음부터 비구루에게 추천서 하나 써달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은 건 이런 일을 예상해서였다.

  일단 리리스는 계속 대화로 풀어보려고 했다.

  “일급 길드원 비구루의 안내로 온 거예요. 추천서는 그 분이 직접 써주신 거고요.”

  치솟는 화를 억누르고 최대한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러나 남자들을 오히려 비웃었다.

  “비구루님이 너에게 그런 걸 해주셨을 리가 없다. 거짓말 말고 네년의 신분을 직접 밝혀라.”

  아니, 이 아저씨들이 진짜……!

  아무리 레드 디팟 의뢰 과정이 빡빡해도 그렇지. 길드에서 알아주는 사람의 소개조차 무시당하니 리리스도 참을 수 없었다.

  “힘쓰기 싫거든요? 부탁이니까 들어갈 수 있을까요?”

  “안 된다.”

  결국 마지막 인내심의 끈이 끊어졌다. 리리스는 순식간이 말아 쥔 주먹을 허리 뒤로 뺐다가 남자들에게 날렸다.

  먼저 앞에 있던 남자가 반응도 못한 채 복부를 얻어맞고 벽에 처박혔다. 벽에 자그마한 균열이 일어나면서 돌먼지가 떨어졌다.

  “너……!”

  다음 남자가 검을 뽑았으나 이미 늦어버렸다. 달려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려는 찰나, 이어지는 뒤돌려 차기에 반대편 벽으로 머리가 날아갔다.

  퍼억!

  이번에도 벽에 균열과 함꼐 작은 크레이터가 형성됐다.

  단 1초 만에 마나도 쓰지 않고 남자 둘을 제압한 리리스. 눈 깜빡이는 동안 벌어진 놀라운 광경에 노인은 주춤거리다가 눈이 맞자 저 멀리 달아났다.

  “이렇게 될 걸 왜 힘을 빼게 만들어서…… 짜증나게!”

  괜한 짜증에 남자의 배를 걷어차며 리리스는 문 앞에 섰다.

  그 순간, 뒤에서 또 다른 살기가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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