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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마녀를 부탁해!
작가 : 윤하라
작품등록일 : 2017.11.24

몰락한 왕국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핏줄, 하원. 목숨을 걸어가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하원을 주운 카넬리안. "죽고 싶지 않습니다." 황실에 맞서서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카넬리안과 하원,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모든 걸 바치려는 카넬과, 기꺼이 마녀가 되기로 한 하원의, 목숨을 건 로맨스!
[ha0ra0yoon@gmail.com / twitter.com/Hara_yn]

 
7화. 핫토픽 핫이슈
작성일 : 17-11-28 03:02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4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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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원은 맑고 청명한 날씨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햇볕이 쨍쨍하게 내리쬐는 날씨보다는 적당히 구름 낀 파란 하늘이 좋았다.

 이렇게 강렬한 햇빛 사이에 있다 보면 하원을 저주했던 사람들이 살아 돌아오는 환상을 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제국신문은 문 앞에 두겠습니다.”

  “…고마워요.”

 

  하원은 모래를 잔뜩 집어삼킨 듯, 까끌거리는 목으로 침을 겨우 삼켰다.

 눈을 감았다 뜬 것 마냥, 순식간에 밤이 지나갔다.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셨습니다. 축하드려요.”

 

  카넬리안의 빈정거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하원은 겨우 어젯밤의 일을 떠올렸다.

 백작가를 요란하게 뒤집어 놓았지.

 하원은 겨우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열었다.

 어기적거리며 바닥에 놓인 제국신문을 잡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카넬리안이 코웃음 쳤다.

 

  “그림자의 주인이 이렇게 어리고 약해 보이는 여자라니. 다들 놀라겠습니다.”

  “카넬리안은, 비꼬는 게 수준급이네요.”

 

  아침부터 불만이 가득한 카넬리안의 눈동자에서 불꽃이 튀는 것 같았다.

 하원은 문 앞에 쭈그려 앉아 제국신문을 펼쳤다.

 신문을 펼칠 필요도 없이, 신문 1면 한가운데에는 하원이 어젯밤 기다려 마지않던 기사가 실려 있었다.

 

  ‘요망스러운 그림자가, 퀄트 백작가를 기습하다.’

 

  기사에는 퀄트 백작저에 고용된 시레네 출신 하인이 물건을 훔쳐 달아나, 백작가가 그를 쫓다 그림자의 습격을 받았다고 적혀 있었다.

 그림자의 수장은 젊은 남성이며, 이 남자를 잡는 자에게는 누구든 작위와 영지를 수여하겠다는 황제의 친필 또한 함께 실려 있었다.

 

  “카넬리안에 대한 기사는 아무것도 없네요.”

  “저를 아는 사람을, 그 꼴로 만들어 두었으면서, 뭘 바라는 겁니까.”

 

  기가 차다는 듯, 카넬리안이 헛웃음을 치며 말하자 하원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카넬리안은, 하원이 생각했던 것보다 까칠하고 냉소적인 사람인 것 같았다.

 물론, 하원이 그렇게 만들었지만.

 

  “아침이나 드세요.”

 

  하원은 방금 한 생각을 취소했다.

 카넬리안은 생각보다 친절하고 세심한 남자임이 틀림없었다.

 하원이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욕실로 향하자, 카넬리안이 등 뒤에서 비웃었다.

 

  “그 무시무시한 수장이, 아침 먹자는 말에 좋아하는 모습이라니.”

 

  욕실에서 깨끗이 씻은 하원은 카넬리안의 시비에 아랑곳 않고 테이블에 앉았다.

 하원이 좋아하는 닭고기 스튜였다.

 며칠 전 하원이 사랑했던 남자가 하원에게 닭고기 스튜를 해준 적이 있었다.

 무척 맛있었다.

 하지만 사실, 그 닭고기 스튜는 귀족가 하인의 노동력을 갈아 만든 음식이었을 것이다.

 

  “제가 좋아하는 스튜를 해주셨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요리를 할 걸 그랬습니다.”

 

  하원이 하는 말마다 카넬리안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는 건, 하원이 카넬리안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카넬리안을 하원의 손아귀에 두는 대신, 그 울타리 안에서 무엇이든 마음껏 공격해도 된다는 암묵의 거래였다.

 

  “식사 후에 시내에 가야 합니다.”

  “같이 가요.”

  “벌써부터 지긋지긋해지는군요.”

 

  혹은 하원이 작고 여린 시레네 여자이기에, 얕잡아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하원에게 중요한 건 시레네의 안전이었으니까.

 시레네 유랑민들의 안전만 확보된다면 어떤 모욕이든 달게 받을 수 있었다.

 

  “조롱은, 도를 넘지 않는 게 좋아요.”

  “제가 선을 넘어도 놔주실 건 아니잖습니까?”

  “그건 그렇죠.”

  “그렇다면 선을 넘어도 상관없겠군요.”

 

  하원은 당황스러운 마음에, 눈만 깜빡였다.

 카넬리안은 새장에 갇힌, 가녀리고 공격적인 새가 되어 있었다.

 어떻게 해줘야 하지?

 카넬리안을 다루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하원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마음대로 하세요.”

  “힘이 되는군요.”

 

  마시듯이 스튜를 해치운 하원은 카넬리안이 외출을 준비하는 동안 소파에 누워 담배를 뻑뻑 피워댔다.

 소파를 중심으로 흰 연기가 집안을 잠식하는 모습에, 하원은 괜히 만족스러워 피식거리며 웃었다.

 카넬리안의 집이 아니라 내 집이 된 것 같아.

 

  “아니…, 이게 다 뭡니까?”

  “준비 다했어요?”

  “멀쩡한 집안을 너구리굴로 만들어 버렸군요.”

 

  카넬리안이 온 인상을 찌푸리며 집안의 온 창문을 열어젖혔다.

 창문 사이로 비치는 따사로운 햇빛을 맞으며, 카넬리안은 팔짱을 끼고 하원을 내려다보았다.

 

  “제가 담배를 집에 둔 건, 하원 당신을 위한 게 아닙니다.”

  “그럼 뭐 때문인데요?”

  “…담배는 괜찮지만 멀쩡한 사람의 집을 이런 꼴로 만들진 마세요.”

  “알겠어요.”

 

  하원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담배를 집안에 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면 힌트라도 주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것은 하원의 착각이었다.

 카넬리안은 하원에게 거리낌 없이 담배를 내어주었고, 집안을 담배 연기로 자욱하게 했음에도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담배는 카넬리안을 자극하는 버튼이 아니었다.

 

  “날씨는 쓸데없이 좋군요.”

 

  카넬리안은 끊임없이 불평하며 하원을 뒤에 달고 시내에 있는 중앙시장에 들어섰다.

 이것저것 살 것이 있는지, 상인들과 흥정하는 카넬리안을 앞에 두고 하원은 주위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그래서 그 악마 같은 놈들이 백작님 댁을 그렇게 털어갔다고?”

  “그렇다니까요. 거기다 신문에는 안 나왔지만, 오늘 아침에는…….”

 

  하원은 악마 같다는 동지들이 얼마나 악명을 떨치고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에,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쪽으로 슬금슬금 다가갔다.

 가야가 만들어둔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터였다.

 

  “그래, 내가 봤다니까. 황궁 정문에 어떤 아저씨가 온몸이 묶여서 던져져 있는 거야.”

  “맙소사. 그건 또 뭐야?”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는데, 글쎄, 혀가 잘리고 손발의 힘줄도 잘렸다는 거야.”

 

  속삭이듯 말하는 용병의 주위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웅성거리면서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렸다.

 주위에 들리는 소리는 온통 끔찍해라, 정말 악마 같은 집단이구나, 하는 소리가 가득해서 하원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삼켰다.

 

  “내 친구가 거기 백작님의 기사인데, 기사단 안에서는 사실 그 그림자의 주인이라는 놈이 고자라는 이야기가 있어.”

  “그걸 어떻게 알아?”

  “목소리가 가느다랗고 여자 같더라는 거지. 시레네 놈팡이가 별 거 있겠어.”

 

  몸집도 작다고 하더라며 옆에서 한 남자가 목소리를 얇게 내는 흉내를 내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낄낄거리며 웃어댔다.

 하원의 위장 속에서 불꽃이 타오르는 것 같았다.

 하원의 옆에 있던 다른 남자가 웃음기를 머금은 채 다른 추측을 내놓았다.

 

  “아니지. 남자를 좋아하는 걸 수도 있잖아. 워낙 계집년 같으니까 그럴 수도 있지.”

  “어머나, 어머나, 우리 오빠가 오셨어요, 하면서 말이지?”

 

  입을 가리며 호호, 웃는 흉내를 내는 남자를 보며 하원은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툭 끊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원이 자신도 모르게 그 남자의 멱살을 잡기 위해 손을 뻗쳤다.

 

  “여기서 뭐해요. 다른 것도 사야 하니까 이리 오세요.”

  “…아.”

 

  하원의 손을 그대로 잡으며 자신에게로 끌어당긴 카넬리안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하원을 그 무리에게서 떨어뜨렸다.

 갑자기 바뀐 눈앞의 장면에 하원은 얼떨떨한 마음으로 눈을 깜빡이며, 신음을 흘렸다.

 

  “거기서 소동을 일으키면 다들 얼씨구나, 하고 미안하다고 하겠습니다.”

  “으음. 말려줘서 고마워요.”

  “이래서야, 같이 다니질 않으면 큰일이 나겠군요. 성질을 죽일 필요가 있어요.”

 

  카넬의 핀잔을 들으며, 하원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난동이라도 피웠다간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과 싸워야 할 수도 있었다.

 물론 미친년 취급을 받을 확률이 더 컸겠지만 말이다.

 자그마한 체구의 여자는 그 정도의 위치밖에 안 되었다.

 하원은 기어가는 목소리로, 카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고마워요. 막아줘서.”

  “신중해지세요. 앞뒤 안보고 달려들지 말고.”

 

  어김없이 틱틱거리며 하원의 말을 받은 카넬리안은 하원을 시장 깊숙이 끌었다.

 어떤 가게를 찾는 것 같아 보였다.

 

  “어딜 가는 거예요?”

  “옷이라도 좀 삽시다. 매일 같은 그 거적때기만 입지 말고.”

 

  하원은 카넬리안이 이끄는 곳으로 가며, 멍하니 카넬리안의 말을 곱씹었다.

 

  “이건 카넬리안이 준 옷이에요. 카넬리안이 나한테 거적때기를 줬다는 건가요?”

  “아. 사과할게요. 미안합니다. 기분 나쁘게 해서.”

 

  하원은 카넬리안의 사과를 들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따뜻한 소라 색이었다.

 하원의 눈동자는 투명한 느낌이 깃든 푸른색이었다.

 하원은 겨울날 추위 같은 새파란 눈동자가 얼음장 같아 자신의 눈 색깔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므로, 하늘의 색을 눈에 그득 담았다.

 

  “잠시. 신분증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하원이 카넬리안을 졸졸 따라가다 걸음을 멈춘 건, 하원과 카넬리안의 앞을 가로막은 몇 명의 병사들 때문이었다.

 정말 기사다운, 딱딱한 표정을 지으며 제일 앞의 병사가 카넬리안에게 신분증을 요구하자, 카넬리안이 멈칫했다.

 

  “집 앞이라 신분증을 두고 나왔는걸요.”

  “그럼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하원은 카넬리안이 눈에 띄게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 병사들은 그저께 즈음 카넬리안의 집에 들렀던 기사들과 같은 황궁 소속의 사람들이었다.

 하원은 카넬리안의 손을 꼭 잡으며, 병사의 뒤를 따랐다.

 

  “어디로 가는 건가요? 요즘 특명이 있나요?”

  “황궁으로 가셔야 합니다. 특정한 남자에 대한 신분 확인이 있습니다. 그러니 아가씨는 가셔도 됩니다.”

  “특정한 남자요?”

  “아가씨는 더 이상 알 필요가 없습니다. 가셔도 됩니다.”

 

  병사가 귀찮은 기색을 보이며, 뒤를 힐끔 돌아보았다.

 아가씨는 알 필요가 없다, 라기 보다는 아가씨가 알아서 무엇 하겠느냐는 질문 같아 하원은 불쾌한 기색을 일부러 내보였다.

 어딜 가나 아가씨, 계집년이지.

 

  “…알겠어요.”

 

  하원은 끝을 늘여 말하며, 카넬리안의 손을 뒤로 잡아당겼다.

 카넬리안이 하원을 돌아보자마자, 하원은 카넬리안을 끌어당기며 미리 보았던 뒷골목으로 향했다.

 

  “얼른, 도망쳐요!”

 
작가의 말
 

 작가의 트위터 아이디는 @Hara_yn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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