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어서오세요! 마녀의 목장에!
작가 : 도개
작품등록일 : 2017.11.2

대기업 본부장으로 잘나가던 '서준'. 하지만 치명적인 누명을 쓰고 회사에서 잘린 후 자살하기위해 충동적으로 제주도로 내려간다. 그리고 '마녀 목장'이라는 이상한 목장에서 머물게 되는데...

<제 10항. 투숙기간 중 그믐달이 뜨는 날에는 오후 8시 이후부터 불을 절대 환하게 켜지 말고, 만약 불을 켰다면 즉시 주인장 방으로 달려오세요.>

알 수 없는 주의사항과 함께 서준에게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서오세요! 여름의 찬란한 마녀 목장으로!

 
S# 20. 꿈과 희망이 가득한 나라
작성일 : 17-11-27 23:56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651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침을 먹기 위해 다들 모인 자리에 형안은 지금 좀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로 풀려난 아들놈은 기뻐해도 모자랄 판에 세상 다산 사람같이 있었고, 매일 싱그럽게 웃던 도의 역시 그저 밥그릇을 쳐다보며 깨작거렸다.

 

 

 “다들 뭐 하는 게냐.”

 

 

 형안의 말에 도의가 정신을 차렸는지 열심히 숟가락질을 시작했다. 그에 반해 서준은 여전히 넋 놓으며 밥알을 세고 있었다.

 

 

 “무혐의로 풀린 게 그렇게도 슬프냐?”

 

 “...아닙니다.”

 

 

 살벌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아버지에 서준은 정신을 차리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반찬인 달걀말이를 집는 순간 한 젓가락이 서준의 젓가락에 부딪혔다. 천천히 올려다보니 도의와 눈이 마주쳤고, 어젯밤의 감촉이 생각나 불에 데인 사람처럼 급하게 젓가락을 뺏다.

 

 형안은 하루 만에 이상해진 아들놈의 모습을 언짢게 바라봤다. 꼭 좋아하는 계집애라도 대하는 마냥... 그때 형안의 시야에 도의가 들어왔다. 달걀말이를 먹지도 못하고 그저 가까운 반찬들을 집어가는 그녀를 보며 설마 했지만 아닐 거라 믿으며 형안은 하려던 말을 꺼냈다.

 

 

 “어디, 가고 싶은 곳은 없고?”

 

 

 그녀는 젓가락을 문 채 고민을 하다가 뭔가 떠올랐는지 씩 웃으며 말했다.

 

 

 “음... 놀이공원? 근데 포기하려고요.”

 

 “왜지?”

 

 “그냥... 딱히 이유는 없는데, 이번에는 아니에요.”

 

 

 이번은 아닌 이유는 가봤자 즐기지도 못하고 엄마와의 추억을 되찾느라 바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어렸을 적의 단 하루뿐인 기억이었지만, 여전히 잊기 힘든 추억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직은 아니었다. 형안은 말을 더 묻지 않고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도의를 바라봤다.

 

 

 “근데, 언제쯤 돌아가나?”

 

 

 그의 말에 도의는 젓가락질을 멈추고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서준은 도의의 입에서 나올 말이 궁금했지만 바라보지는 못하고 반찬들을 응시하며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제가 너무 오랫동안.... 죄송합니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꾸벅 인사를 하는 그녀에 형안은 급히 먹던 숟가락도 내려놓고 손사래를 쳤다. 서준은 도의에게 눈치를 준 아버지를 살짝 흘겨봤다.

 

 처음에 질문할 때는 그도 아버지가 순수한 의도로 물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당황했으니 바로 태세를 전환했다.

 

 

 “아이고, 아니다. 그저 궁금해서 물어 본 거니 더 있어도 된다. 이거 참...”

 

 

 매일같이 시커먼 정장을 입은 중년들을 상대하다 보니 매서운 눈빛이 몸에 배었나 보다. 형안은 궁금함을 담아 물어본 것이었지 절대 도의에게 눈치를 주거나 부담을 줄 생각은 없었다. 그는 아들의 따가운 시선도 못 느낄 정도로 당황했다.

 

 

 “아니에요. 안 그래도 오늘 내려갈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조사도 끝났고... 더 이상 서울에 있으면 괜히 민폐일 것 같아서요.”

 

 

 그 말을 마치고 도의는 먼저 일어나보겠다며 형안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그대로 다이닝룸을 떠났다. 형안은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서준은 그저 얼빠진 사람처럼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곤 급히 일어나 도의를 쫓아갔다. 조금을 달려 안채로 향하던 그녀를 붙잡았다.

 

 

 “진짜 오늘 가는 거예요?”

 

 “네?”

 

 “방금 그랬잖아요. 오늘 간다고.”

 

 “네. 더 있으면 민폐 아닐까 해서요...”

 

 “저는요?”

 

 “서준 씨요?”

 

 “어젯밤 한 이야기 기억 안 나요?”

 

 

 도의는 머리를 열심히 굴렸지만, 어젯밤에 대체 그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분명 술 취한 사람의 술주정이라 생각하고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게 확실했다.

 

 서준은 한숨을 쉬며 도의에게 옷 갈아입고 딱 기다리라고 말하며 사랑채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방에 준비된 옷들 중 무난한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머리를 질끈 묶은 채 편한 차림으로 나갔다.

 

 

 “뭐야...? 준비 다 안 했나.”

 

 

 아직 준비가 마무리되지 않았는지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도의는 강한 햇빛을 피해 사랑채로 들어가 거실에서 서준이 나오길 기다렸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방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그가 나타났다. 서준 역시 도의와 마찬가지로 청바지의 편한 차림이었다. 어느새 준비가 다 끝난건지 거실에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 서준은 흠칫했다.

 

 

 “벌써 준비 다했어요?”

 

 “네! 저 되게 빠르죠?”

 

 

 화장기 없는 맨 얼굴과 편한 옷차림을 보니 아무래도 준비하는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었다. 목장에서도 도의는 평소 화장을 거의 안 했고 매일 편한 옷차림을 고수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들이 어딜 나갈 때면 매일 서준이 더 늦게 준비했었다.

 

 서준은 옷매무새를 정돈하며 집을 나섰다. 도의가 뒤를 졸졸 쫓아가니 그에게서 가벼운 향수 향이 풍겨져 왔다.

 

 

 “근데 어디 가게요?”

 

 “비밀이에요.”

 

 

 행선지를 말해주지 않고 주차장으로 향해 자신의 차의 조수석 문을 열어주는 서준을 도의가 뚱하게 바라봤다.

 

 

 “안 말해주면 안 가요. 납치면 어떡해요.”

 

 

 도의가 바닥에 딱 붙어서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이자 서준은 그녀를 차 속으로 구겨 넣었다. 멀리서 보면 충분히 납치로 오해할만했다. 조수석에서 서준을 씩씩거리며 쳐다보자 운전석에 올라탄 서준이 그녀를 바라봤다.

 

 

 “제가 그쪽 납치해서 뭐하게요.”

 

 “막... 막....”

 

 

 그가 당당하게 물어오자 도의는 머리를 굴리며 그에게 반박하려 했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정말 서준을 납치해서 얻을 건 하나도 없었다.

 

 

 “없죠?”

 

 “네. 오히려 제가 서준 씨를 납치해야 할 것 같아요.”

 

 “저를? 왜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그가 납치할 이유는 없었고 오히려 도의가 서준을 납치해야 할 것 같았다. 뜬금없는 그녀의 말에 서준이 물음표를 띄우고 그녀를 바라봤다.

 

 

 “아니... 돈 많고,”

 

 “그렇죠.”

 

 

 서준을 납치해야 할 이유이자 칭찬을 말하니 그가 기분 좋은 듯 하나하나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

 

 

 “일 잘하고,”

 

 “제가 소처럼 일을 잘하긴 해요.”

 

 “잘 생겼으니까?”

 

 “....”

 

 

 마지막 이유에 서준은 할 말을 잃었다. 남자가 잘생겼다는 말을 당사자 앞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쳐다보면서 말하는 그녀에 오히려 서준이 부끄러웠다. 괜히 헛기침하며 차 시동을 걸었다.

 

 

 “막, 그냥 납치해서 평생 바라보기만 하는 관상용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어제 보니까 서준 씨 속눈썹이 장난 아니던데? 나보다 길어, 어휴.”

 

 “낯 뜨거우니까 그만하고 안전벨트나 매요.”

 

 

 하지만 서준의 말에도 계속 아무 기척이 없었다. 옆을 돌아보니 도의가 턱 받침을 하고 부담스럽게 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점점 다가오는 그녀의 얼굴에 서준은 몸을 점점 뒤로 뺏다. 또 무슨 생각인지 몰라 더 위험하게 느껴졌다. 불안함에 덜덜 떠는 그를 도의는 여전히 게슴츠레 쳐다봤다.

 

 

 “해줘요!”

 

 “뭘요?”

 

 “이거!”

 

 

 해맑게 웃으며 그녀의 손가락이 어딘가를 지목했다. 방향을 따라 가보니 아직 매지 않은 안전벨트가 빳빳하게 좌석 옆에 있었다. 설마 저걸 매달라는 건가? 서준이 어색하게 벨트를 가리키자 도의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손 다친 것도 아니잖아요. 혼자 맬 줄 알면서.”

 

 “아니 금순 언니랑 드라마 보는데 막 거기 남자 주인공들은 매주길래...”

 

 

 서준 씨도 매주나 해서. 뒷말을 하지 못하고 목구멍으로 삼킨 도의는 서준의 껄끄러운 표정에 빠르게 포기했다. 민망해하며 벨트를 매려는 도의보다 한발 빠르게 서준이 그녀의 벨트를 잡았다. 갑작스레 위로 덮쳐진 서준의 몸에 도의는 급히 숨을 멈췄다. 동그랗게 눈을 뜬 그녀는 서준의 옆얼굴밖에 보이지 않았다.

 

 동상처럼 굳은 게 서준에게까지 느껴졌다. 삐져서 만두처럼 퉁퉁 부을까 봐 벨트를 매주기 위해 붙잡았다. 좋아할 거라는 예상과는 다른 반응에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 살짝 옆을 바라보니 그녀는 어느새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마치 첫 키스하는 사람처럼 눈을 꽉 감은 게... 첫 키스?

 

 

 “....”

 

 

 그의 시선은 어느새 화장기 없는 분홍색의 입술로 향했다. 그리고 어제의 부드러운 감촉이 떠오르자 서준 역시 숨을 멈추었다. 차 속은 순식간에 정적이 찾아왔다.

 

 떨리는 시선으로 뭐에 홀린 것처럼 조심히 그녀의 얼굴로 다가갔다. 도의의 숨결이 서준의 입술까지 느껴졌고, 그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뭐해요?”

 

 

 그들의 간격은 에취 하면 맞닿을 거리였다. 천천히 눈을 감고 다가가려던 서준의 눈을 단번에 뜨이게 한 것은 그녀의 작은 목소리였다. 여전히 벨트를 잡은 상태였던 그는 도의와 시선이 마주치자 헛기침을 하며 급하게 벨트를 놓고 운전석으로 돌아갔다.

 

 

 “아야!”

 

 

 그러다 그가 놓은 벨트에 도의가 손목을 맞았다. 그녀의 비명에 놀란 서준이 급하게 그녀의 손목을 들어 올렸다. 다행히도 강하게 맞은 건 아닌지 그저 살짝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

 

 “....”

 

 

 손목의 이곳저곳 둘러보던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얽혔다. 서준은 도의의 손목을 화들짝 놀라며 내려놓고 큼큼거리며 운전을 시작했다. 그녀는 손목을 붙잡고 창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볼이 상기되어 있었다.

 

 

 “근데... 어디 가요?”

 

 

 몇십 분을 달리자 도의는 결국 어색함을 꾹 참고 그에게 말을 걸었다. 서준은 운전을 하느라 시선을 앞에 고정한 채 두 박자 느리게 입을 열었다.

 

 

 “계약하러요.”

 

 “...계약?”

 

 “어제 밤에 말했잖아요. 계약하자고.”

 

 “아....”

 

 “술 마시긴 해도 그 정돈 기억해요. 술김에 한 말은 절대 아니고요.”

 

 

 어제는 헛소리인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도의는 운전 중은 아니었지만, 어젯밤의 일과 방금의 일이 떠올라 부끄럽고 어색해 그녀 역시 앞만 보고 있었다.

 

 

 “그... 그래도 맨정신에 하는 게 나아요. 그러다 사기당하는 거니까!”

 

 

 쓸데없는 걱정에 서준은 피식 웃었다. 하긴, 그녀의 말도 맞긴 맞았다. 회사생활 하면서 술 마시고 약간 맛 간 상태로 계약을 하면 안 되니까 말이다. 도의는 자신의 말을 인정하는 듯한 웃음소리에 살짝 의기양양해졌다.

 

 

 “대체 계약하러 어디까지 가는 거예요?”

 

 “가보면 알아요.”

 

 

 자꾸만 말을 빙빙 돌리는 서준을 밉지 않게 노려봤다. 저번부터 느낀 거지만 정말 그는 말 돌리기의 선수였다.

 

 자신은 맨날 그가 물어보는 것에 하나하나 정성 들여 꼬박꼬박 답해주는데 그는 맨날 봐서요, 나중에요. 그리고 방금 추가된 가보면 알아요 등. 도의도 이제는 바로바로 답 안 하고 말을 돌려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까는 왜 눈 꼭 감았어요?”

 

 “아... 그게.”

 

 

 아차, 또 바로 답할 뻔했다. 도의는 고개를 도리질 하고 팔짱을 낀 채 어울리지 않는 도도한 말투를 했다. 물론 그가 갑자기 덮쳐와 놀랐다는 사실을 돌려 말할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알아서 뭐하게요? 그리고 사람 놀려요?”

 

 

 처음 들어보는 그녀의 말투에 서준은 살짝 고개를 돌려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다리를 꼬꼬 팔짱을 낀 채 도도한 척을 하는 도의의 모습은 정말 웃겼다. 마치 어린애가 어른을 흉내 낸다고 화장을 한 느낌이었다.

 

 

 “삐졌어요?”

 

 “아니요? 완전 삐졌는데요. 응?!”

 

 “삐졌네요.”

 

 

 자신도 모르게 삐졌다는 사실을 말하자 도의는 급하게 입을 막았다. 하지만 이미 서준은 들었고 어린아이 바라보듯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 울상을 지으며 시트에 몸을 파묻었다. 여전히 서준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왜 삐졌어요? 아까 뽀뽀 안 해줘서?”

 

 “...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내뱉은 말에 도의는 경악했다. 지금 놀란 게 누군데! 살며시 눈을 떠보니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에 도의는 심장이 멈출 뻔까지 했다. 근데 정작 앞에 있던 남자는 대수롭지 않게 말을 내뱉었다.

 

 어이가 없어서 그녀는 서준의 팔을 찰싹찰싹 내려쳤다. 강한 마찰에도 서준은 꿋꿋이 웃으며 어느 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있었다.

 

 

 “아야! 장난이에요 장난!”

 

 “뭐요?! 장난? 나는 얼마나 놀랐는데! 확 경찰에 신고해 버릴까 보다!”

 

 

 범죄자 보듯이 보는 도의에도 서준은 무심하게 차를 주차할 공간을 찾고 다녔다. 그를 때리면서 살짝 둘러보니 어딘진 모르겠지만 자동차들이 빽빽하게 있어 주차공간을 찾기란 어려웠다.

 

 

 “그럼 그쪽도 경찰서 가야겠네요.”

 

 “네?! 지금 적반하장,”

 

 “자는 사람한테 입술 뭉개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말을 들은 순간 도의의 몸이 굳어버렸다. 제발 잘못 들은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쩔 거냐는 표정으로 입술을 가리키며 쳐다보는 서준의 얼굴에 그녀는 좌절했다.

 

 

 “어제 안 주무시고 계셨어요...?”

 

 “잘 뻔했는데, 누가 갑자기 입술을!”

 

 “미안해요!! 그건 나도 모르게!!”

 

 

 입술이라는 단어를 강조하자 도의는 눈을 꼭 감고 서준에게 사과를 빌었다. 분명 자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니.

 

 당장 쥐구멍으로 숨고 싶었지만 이대로 가다간 철창으로 들어가게 생겼다. 눈을 꼭 감고 사과하는 그녀를 서준이 주차를 마친 후 조수석에서 조심히 에스코트했다.

 

 

 “내려요.”

 

 “진짜 죄송해요... 그때 제가 뭐에 홀렸나 봐요. 아니 그냥 얼굴만 보려고 한 건데...”

 

 

 그들의 상황은 역전됐다. 차에 내려서도, 걸으면서도 랩 하는 듯한 속도로 그녀는 사과를 빌었다. 서준은 그런 그녀를 돌아봤다.

 

 

 “아까 전엔 나도 모르고 그랬어요. 정신 차려보니까.... 아무튼 둘다 뭐에 홀렸나 보네요.”

 

 “....퉁 치는 거예요?”

 

 “퉁 치는 것보단 그냥 둘 다 홀린 거로 해요. 귀신이든 구미호든.”

 

 

 서준은 둘 다 홀린 걸로 하자고 했지만, 도의는 그게 퉁친거라고 생각하며 그를 쫄랑쫄랑 쫓아갔다. 근데 걸으면 걸을수록 주변 환경들이 익숙했고, 매표소에 다달하자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서준을 그저 바라만 봤다.

 

 

 “...여긴 왜...”

 

 “계약할 겸, 사심 채울 겸.”

 

 ‘ㅇㅇ월드’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만히 서 있는 그녀를 서준이 손을 잡고 이끌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꿈과 희망이 가득한 곳으로 들어갔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S# 25. 호피무늬 원피스와 파마 머리 2017 / 12 / 11 270 0 4476   
24 S# 24. 속사정 2017 / 12 / 6 297 0 5642   
23 S# 23. 빨간 운명의 실 2017 / 12 / 3 290 0 5035   
22 S# 22. 계약 2017 / 12 / 1 267 0 6278   
21 S# 21. 악마는 바이킹을 무서워한다 2017 / 11 / 30 259 0 6355   
20 S# 20. 꿈과 희망이 가득한 나라 2017 / 11 / 27 267 0 6511   
19 S# 19. 굿나잇 뽀뽀 2017 / 11 / 25 271 0 5884   
18 S# 18. 이 남자의 술주정 2017 / 11 / 23 266 0 5904   
17 S# 17. 그럼 흑기사? 2017 / 11 / 21 269 0 6150   
16 S# 16. 미친놈의 등장 2017 / 11 / 20 294 0 6269   
15 S# 15. "우리 비행기는 제주도를 떠나..." 2017 / 11 / 19 286 0 6519   
14 S# 14. 중년의 신사 2017 / 11 / 18 279 0 7001   
13 S# 13. 얼떨결에 룸메이트 2017 / 11 / 17 272 0 6257   
12 S# 12. 남자친구가 들어주면 되겠네? 2017 / 11 / 16 262 0 5868   
11 S# 11. 여름밤의 해안가 2017 / 11 / 14 274 0 6181   
10 S# 10. 덫 2017 / 11 / 14 295 0 5087   
9 S# 9. 소원 2017 / 11 / 12 275 0 5419   
8 S# 8. 친해지길 바래 2017 / 11 / 11 273 0 6422   
7 S# 7. 우리 친구 맞죠? 2017 / 11 / 10 285 0 6107   
6 S# 6. 취중고백 2017 / 11 / 8 284 0 6537   
5 S# 5. 진짜 죽어요? 2017 / 11 / 8 274 0 5426   
4 S# 4. 몇 살같이 보여요? 2017 / 11 / 5 308 1 6012   
3 S# 3. 제10항을 어긴 손님. 2017 / 11 / 5 277 2 5658   
2 S# 2. 비밀의 유리온실 2017 / 11 / 3 290 3 6605   
1 S# 1. 제주도와 자살노트 2017 / 11 / 2 478 3 443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