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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피해망상 로맨스
작가 : null
작품등록일 : 2017.11.3

재벌 2세, 혹은 걸어다니기만 해도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남자 주인공은 없습니다.
설정상으로만 평범한 여자 주인공도 없습니다.
그냥 대학생이 학교다니는 이야기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복학생이 복학해서 대학생활 꼬이는 잡담같은 이야기입니다.

 
버스엔 요금이 필요하다 3
작성일 : 17-11-27 21:14     조회 : 311     추천 : 1     분량 : 7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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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기말고사 3일 전, 방학이 시작되고 한 달 동안 주 5회 왔다갔다 하던 그 강의실.

  “.......이것으로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났다. 끝났다고. 이예. 아, 행복해 미친.

  일주일 하고도 이틀, 내 정신을 피폐하게 하고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온갖 경험을 하게 했던 조별과제의 발표가 끝났다. 그 해방감에 나는 마지막 멘트를 하자마자 종이를 집어던지며 춤이라도 추고 싶은 충동을 애써 억눌러야 했다.

  이미 개별 보고서는 전부 정수기에게 전달되었고, 발표 보고서와 함께 이미 어젯밤 정수기가 메일로 보내 놓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자 그럼 질의응답시간으로 갑시다. 조 전원, 앞으로 나와 주세요.”

  이것이 조별과제의 진짜 마지막 과정이다. 발표가 끝난 후 발표 내용에 대해 학생들이 질문을 하고, 발표자, 혹은 발표조가 거기에 대답하는 질의응답 말이다.

  솔직히 이건 어찌 보면 윈윈관계일지도 모른다. 질문하는 학생들 입장에선 ‘교수님 교수님 저 이렇게 발표를 열심히 들었답니다?’라고 어필할 수 있는 기회이고 발표자 입장에선 ‘교수님 교수님 저는 이렇게 열심히 발표를 준비하고 지식을 쌓았답니다?’ 하고 어필할 수 있는 기회다.

  물론 후자의 경우, 발표를 정말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긴 하지만 말야.

  뭐, 걱정은 없다. 저 교수님은 조원 한명이 대답을 잘 못한다고 연대책임을 묻진 않거든. 물론 그 조원 때문에 발표 자체가 망하면 내 성적에도 악영향이 있겠지만.

  하지만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 내가 그렇게 개고생을 해가며 과제를 한 것이다.

  이윽고 정수기와 두 어린 것이 내가 서 있는 전자교탁 죽 늘어선 형태로 서고, 질의응답이 시작되었다.

  “12학번 .......입니다. 저는 카슈미르 분쟁에 관해 조사하신 분에게 질문을........”

  아, 내가 대답할 타이밍이구나.

  “그 부분은 제가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대충 이런 식으로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좀 전에 내가 약간 비꼬듯 말하긴 했지만 이건 각자 얼마나 발표를 준비했나 테스트해보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각자 조사한 부분에 대해서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그 부분을 조사한 사람이 직접 대답하는 것이니 말야.

  만약, 어느 한 주제에 관해서만 질문이 편중된다면 교수님이 직접 나서서 질문을 던지실 거다.

  잠깐, 이제 와서 든 생각인데 그러면 굳이 기여도 평가 같은 건 써 보낼 필요 없는 거 아냐?

  “.......이상입니다. 더 질문 있으신가요?”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내게 돌아온 질문을 잘 넘기고 문득 내 옆에 있는 정수기를 곁눈질했다.

  평소와 별 다름없는 티셔츠에 청바지, 그리고 오늘따라 그 긴 머리칼이 유달리 매끄러워보이는 그녀는 부동자세로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조장이었지.

  갑자기 든 생각인데, 이런 식으로 조원의 기여도를 테스트 할 수 있음에도 굳이 기여도 평가를 하라고 한 것은....... 혹시 함정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긴장이 되었다. 혹시 내 생각이 맞다면, 그 조원 기여도 어쩌고는 조원을 평가 하는 것이 아니라 조장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조장이 우는 소리 안하고 조원을 잘 이끌 수 있나, 뭐 이런거 말야.

  젠장,

  응? 젠장? 나 왜 긴장하고 있음? 어차피 난 조장 아니지 않나?

  설마 정수기를 걱정이라도 하는 건가. 설마 미운정이라도 들었다는 건 아니겠지. 더럽게 개연성없네.

  한편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이번엔 정수기에게 질문이 날아왔다.

  “안녕하세요. 11학번 .......입니다. 저는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 질문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중국과 베트남은 당시 같은 공산권임에도 어째서.......”

  “네, 거기에 관해선 제가 대답해드리겠습니다. 당시의 공산권은 흐루시초프 집권 이후 스탈린 격하운동으로 인해.......”

  맑고 투명한 목소리. 놀랍게도 평소의 시니컬함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고 보니 저 녀석이 예전에 사람을 멋대로 판단하지 말라고 했지. 하긴, 그냥 질의응답에서 나에게 하는 것처럼 싸X지 없게 대답할 리가 없잖아.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정수기 역시 매끄럽게 대답을 잘 했다. 듣는 이에 따라선 나보다 더 좋은 화자라고도 볼 수 있을 만큼 좋은 대답이었다.

  뭐, 커다란 근육덩어리의 굵은 목소리보단 미인의 예쁜 목소리가 듣는 입장에선 더 듣기 좋을 거란 이야기다. 젠장.

  어찌되었건 그렇게 두 차례 더, 나와 정수기에게 질문이 들어왔다. 순조롭게 대답한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아니, 내 문제는 아니지.

  “저, 14학번 .......입니다.”

  한 여학생이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저는 한일어업협정에서 EEZ가 그렇게 설정된 배경이.......”

  왜냐면, 이것은 우리 은별 학우의 문제거든.

  자, 정은별학우. 자네는 자료조사를 대충했지만 나는 분명 발표 자료와 참고 자료, 보고서 전문을 카X방에 올렸다네. 물론 자네 파트의 자료(내가 조사한)도 포함해서.

  즉, 자네는 마음만 먹었으면 충분히 그 자료를 읽을 수 있었을 거야.

  게다가 우리 앞에 여러 조가 발표를 해왔고, 발표가 어떤 패턴으로 이어지는 지는 그만큼 여러 번 봐 왔을 테니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거야.

  그러니까, 뭐다?

  난 책임이 없다~

  설마 네가 여기서 어버버하며 질의응답을 말아먹어도 말이지.

  “........아?”

  질문이 끝나고 나서, 잠깐의 딜레이 후 16학번 정은별이 놀란 듯 소리를 내었다.

  설마 자신이 대답해야 하는 질문이라는 걸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아니겠지? 독도 문제는 네 담당이었잖아? 왜 나랑 정수기를 돌아보니?

  그때, 학생들의 뒤에서 빈자리에 앉아있던 교수님이 끼어들었다.

  “독도 문제는 누가 조사했죠?”

  “아, 저, 접니다!”

  16학번 어린 것 정....... 아 귀찮아. 정은별은 황급히 손을 들며 대답했다.

  “아, 그래요? 그럼 질의응답마저 가시죠.”

  교수님은 그렇게 대답하고 아까부터 무언가를 적고 있던 종이쪼가리와 펜을 고쳐 잡으셨다.

  “아........네! 그...... 저....... 죄송합니다. 질문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망했군.

  “.......한일 어업협정에 관해서.......”

  조금 전 정은별에게 질문했던 여학생이 어이없다는 듯 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질문을 했다.

  “아 네! 그, 그게....... 한국이랑 일본이 xxx대통령 때 어업협정을 했는데요....... 음....... 그게요.......”

  큰일이군. 물론 내가 아니라 정은별이. 참고로 대통령 이름 틀렸어. xxx때 아니야.

  그렇다고 내가 도움을 주기도 애매하다. 자칫 잘못 이 후배의 비참함은 배가 되고 성적에도 영향이 갈지도 모른다. 안 그래도 지금 교수님의 펜이 춤추고 있잖아.

  “그....... 그게........”

  아, 젠장 어떡하지. 도와줘야하나? 괜히 문제의 여지에 끼어들고 싶지 않은데.

  “저, 그, 아무튼 그 협정 때 xxx대통령의 판단이 잘 안되어서 지금까지 문제가 된 것입니다.”

  대통령 이름도 틀렸고, 설마 질문자가 그런 대답을 기대했다고 믿는 건 아니겠지?

  “........네?”

  아니나 다를까, 질문했던 여학생은 자신이 들은 것이 진짜 대답인지 의심하는 눈초리다.

  “아.......네?”

  왜 되물어? 아 젠장. 안되겠다. 이정도로 대책이 없어서야 오히려 안나서는 것이 더 사태를 안 좋게 이끌어 갈 것 같다.

  후배의 곤란을 구경한 선배로 몰릴 수도 있거니와, 혹은 발표 준비 자체의 문제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다.

  어쩔 수 없네. 내가 나서.......

  “제가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

  “??”

  응? 정수기?

  “우선 국제법상 문제가 있습니다. 국제법상으로 EEZ의 기준점이 되는 건........ 이와 비슷한 사례로.......”

  내가 나서기 직전 끼어든 것은 정수기녀 조지은. 그녀는 자신의 담당 파트도 아니었고 나의 경우처럼 모든 파트를 살펴야 할 입장도 아니었건만, 질문자의 질문에 막힘없이 정확히 대답하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배반하는 것은 아니다. 얼핏봐도 깐깐해 보이긴 하니까. 다만, 그녀가 후배의 곤란에 먼저 나선 것이 의외였을 뿐이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대답이 끝났다.

  왠지 정수기의 표정이 궁금해 슬쩍 그쪽을 보았지만 별 달라진 건 없다.

  여전히 차분하고, 차가우면서도 고고하다.

  그때, 그녀의 너머너머에 서 있는 정은별 후배의 얼굴이 보였다. 역시나 방금 전의 굴욕이 영 마뜩찮은....... 아니 이정도가 아니라 아예 치욕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푹 숙인채 부들대고 있었다.

  뭐, 자업자득이니 불쌍하진 않다.

  아무튼 이렇게 잘 넘겼네. 얼른 마무리멘트 치자.

  “자, 혹시 더 질문하실 분 계신가요? 없으시다면.......”

  “잠깐, 제가 한번 질문 해보죠.”

  ㄱ, 교, 교수님?

  젠장. 예상은 했다만. RPG로 치자면 쪼렙 둘 데리고 현재 업데이트된 보스들 중 가장 레벨 높은 보스 레이드 가는 거라고.

  게다가 교수님이 끼어 든 이유가 대충 예상이 가니, 더 불안하다.

  그 끼어 든 이유? 뻔하지. 4명의 조원, 4개의 주제. 그 중에 하나에 관해선 어떠한 질문도 들어오지 않았거든.

  “아까부터 보니까, 쿠릴열도 관련 질문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허허......”

  아. 제발. 그런 건 좀 넘겨도 되잖아요. 재미없어보여서 안했겠죠. 안 그래도 교수님 수업 너무 깐깐해서 애들이 재미없다는데 더 악화시키면 안 되잖아요. 교수님, 그러다 수업 평가 안 좋아진다고요.

  그러나 이렇게 속으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나 스스로도 생각하는 주장)을 애타게 외쳐도, 자신은 어차피 학과장까지 하는 양반이라 상관없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인지 교수님은 질문을 이어갔다.

  “소련 붕괴 이후 쿠릴열도에 관한 러시아의 태도 변화.......”

  이럴 거면 왜 질문을 하시는 건지. 교수님은 이걸 여기 모인 학생들 뇌를 전부 합쳐놓은 것보다 잘 아시잖아요. 강의까지 하셨잖아요!! 궁금해서 물어보시는 거 아니잖아요!!

  아니, 뭐....... 궁금하시긴 하겠죠. 이걸 잘 아는지 모르는지.

  “.......자, 이 부분에 대해서 조사한 것은....... 분명 15학번 원민우 학우, 맞죠?”

  저 원민우 학우가 말이죠.

 

  내가 속으로 이렇게 절규하는 이유는 당연히 조금 전의 참상을 보았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끼어들지 말자고 생각까지 했건만, 그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기에 적극적으로 끼어들어야 하나 고민까지 했다.

  조금 전, 정수기가 끼어든 것도 마찬가지 이유겠지?

  음....... 설마 정말 도와주려고 한건데 내가 곡해하는 건가?

  정수기의 뜻이야 어찌되었건 질문의 타겟으로 정확히 지목된 원민우 후배에게 시선을 옮겼다.

  “아, 네, 네! 제가 조사했습니다!”

  그래 그래. 네가 조사 ‘한 걸’로 되어는 있지. 물론 단톡방에 올린 것을 잘 봤다면 대답은 할 것이다.

  “그건, 러시아 XX 대통령이 애국심을 강조.......”

  야 이 XXXXXX 내가 발표한 것만 들었어도 그런 대답은 안 나오겠다! 어떻게 대학에 온 거....... 아냐 이건 같은 학교 학생이 할 말은 아니지. 진정하자.

  도와야 하나? 하지만 상대가 교수님이다. 섣부른 대답은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게다가 교수님 스스로 타겟을 저 놈으로 잡았으니, 교수님이 원하는 것은 저 원민우 학우가 자신이 조사한(일단 교수님은 그렇게 알고 있으니) 것을 자신의 입으로 추가 설명하는 것일 터.

  게다가 내가 유창하게 대답해버리면 해당 파트를 내가 대신 조사했다고 실토하는 꼴이다.

  진퇴양난이라는 것은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고 안 끼어든다? 그 경우, 아까 정은별의 경우처럼 구경꾼 선배 평가를 받을 수도 있고, 정말로, 정말로 최악의 경우엔 저놈이 내게 덤터기 씌울 수도 있다.

  그러니까, ‘내가 조사한 내용에는 저걸로 되어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선배가 고쳤잖아요! 그러니 교수님이 지적한 거잖아요!’ 같은 뉘앙스로 말이다.

  그 말이 얼마나 병X같은 소리인지를 떠나서, 이건 충분히 걸고 넘어질 명분이 있다. 실제로 내가 고친 건 사실이니까.

  설마 세상에 그런 쓰레기가 있겠느냐고?

  응. 실제로 봤어.

  “......왜 발표 내용이랑 다르죠?”

  젠장, 거봐. 교수님이 눈살 찌푸리면서 펜으로 평가지에 칼춤을 추시잖아.

  “아, 그게....... 죄송합니다.......”

  고개 숙이며 벌벌 떠는 원민우. 하지만 교수님은 멈추지 않았다.

  “게다가....... 그건 제가 생각하기엔 맞지 않거나....... 지나치게 단순화한 결론인 것 같은데요. 제가 이 내용, 얼마 전에 강의하지 않았었나요?”

  그랬죠. 덕분에 그 파트 정리하긴 편했어요. 헤헤.

  미치겠네.

  이미 미쳤나? 하핫.

  아, 모르겠다. 이왕 이렇게 된 거다. 저 놈이 발표준비 하나도 안했다는 것은 이미 충분히 드러났다. 그러면 그냥 내가 나서자. 그래서 열심히 발표 준비 했다는 동정표라도 얻어야.......

  그러나, 교수님의 말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제가 보기엔...... 이 부분은 원민우 학생이 준비한 것이 아닌 것 같은 데, 맞나요?”

  “네?”

  원민우의 눈이 휘둥그레 변한다.

  “사실 보고서 내용은 이미 읽었습니다. 원민우 학생이 보낸 것도, 정은별 학생이 보낸 것도.”

  “.......”

  교수님....... 괜히 인기 교수님이 아니셨군요. 미천한 학생의 보고서를 그렇게 빠르게 읽으시다니.

  참고로 이거 비꼬는 거 아니다. 진짜로 감탄하는 거다. 원래 이렇게 피드백이 빠른 분이셨던가?

  “뭐....... 아무튼 발표는 잘 들었습니다. 보고서 내용을 보고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아주 깔끔하게 아시아 국제 분쟁 사례에 대해서 잘 정리된 발표였습니다.”

  나 혼자 한 발표이거나 정상적으로 돌아간 조별과제였다면 마지막 멘트에 좋아 날뛰었겠지만 이래서야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 겁난다.

  그렇게 발표가 끝났다.

  우리들은 꾸벅, 인사를 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들어가면서 슬쩍 보니 두 어린이들은 애써 웃긴 하지만 영 표정이 좋지 않다. 정수기야 뭐, 평소 그대로다.

  자리에 앉고, 다음 조의 발표가 이어진다. 하지만 이 발표를 열심히 들어서 끝나고 질문해서 점수 따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제기랄. 저 교수님이 저렇게 집요하게 파고드는 스타일이었나? 아니었을 텐데. 왜 갑자기 저 둘을 조진.......

  아, 맞다. 보고서 읽으셨다고 했지. 그걸 내가 보진 않았지만 그 퀄리티가 어지간히도 처참했기에 교수님이 맘먹고 조졌을 가능성도 있겠군.

  “.......”

  심란한 정신을 억지로 정리하며 현재 상황을 판단한다.

 

  1. 일단 저 둘이 무임승차를 시도했다는 것은 어이없게 드러났다. 내가 저들의 무임승차에 대해 끙끙앓고 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사실 예상 못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보통 이런 경우, 난 질의응답에 도움이 되라고 발표자료를 공유하곤 했기 때문에 저 둘이 잘 준비만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

 

  2. 나는 그 상황에서 아무것도 못했다. 그저 나설까 말까 그 알량한 이성적 판단으로 각만 쟀을 뿐이다.

 

  3. 정수기, 즉, 조지은은 이 상황에서도 후배의 무능함에 대신 나섰다. 이 경우, 교수님은 자료조사를 조지은이 덤터기 쓰고, 혼자 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

  물론 거기에 대해서, 자료조사는 내가 했는데 왜 그렇게 생각 되나, 하는 치졸한 생각을 할 정도로 나는 막장이 아니다. 자기합리화 따위가 아니다. 오히려 나는 그것으로 인해 조지은이 받게될 처우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조장이니만큼 조별과제에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다. 게다가 자기가 직접 후배의 실수에 대신 나서기까지 했다.

  저 교수님은 연대책임은 묻지 않는 분이시지만, 이렇게 처참한 질의응답 결과, 가장 억울하게 피해를 볼 사람이 누구일까?

  조지은이겠지.

  제기랄.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과하객 17-11-28 21:56
 
공차 타려다 된통 혼나는군요. 후배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null 17-11-30 20:32
 
이제야 드디어 본격적으로 스토리가 전개될 것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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