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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무제
작가 : 시예랑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뜩이나 힘든 세상, 오지랖까지 넓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수호. 서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상, 사람과 깊게 엮이는 것 자체가 질색인 재인. 완전 반대성향인 이 둘의 유쾌한 로맨스.

 
12화 - 아랫집 이웃
작성일 : 17-11-27 19:58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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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래서? 그 아래층 사는 세라가 오늘 소풍 도시락으로 파스타를 먹은 거?"

 

 "응. 까르뽀 파스타랬나?"

 

 "까르보나라 파스타였구나... 그 엄마 참 음식취향 독특하네.. 애들 소풍에 파스타라니..."

 

 

 소풍에서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허둥지둥 유치원에 갔더니 이번에도 홀로 그네를 타며 수호를 기다리고 있던 다인이었다. 그게 못내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다인이는 고모가 온 게 마냥 좋은지 싱글벙글 웃으며 소풍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재잘재잘 떠들고 있었다. 소풍에서 가장 큰 이슈는 아니나 다를까 세라라는 아이의 도시락 이야기였다. 저번 소풍에서 새까맣게 탄 스테이크를 싸왔다던...

 

 

 "분명 면이 퉁퉁 부을 거라는 생각은 할 텐데.. 요리에 문외한이라고 해도 그렇지.."

 

 "하얀색 소스랑 면이랑 따로 따로 담겨져 있었어. 짜장면 섞기 전처럼!"

 

 "아... 그렇게 분류해서..? 그래도 면끼리 붙을 텐데.."

 

 "면에서는 내 김밥이랑 똑같은 냄새가 나던데?"

 

 "김밥이랑?.... 혹시 참기름인가? 붙지 않게 참기름을 쓴 건가?! 무슨 이딴 동서양의 퓨전을.. 다인이 너도 혹시 그 면 먹어봤어?"

 

 "응! 다들 김밥이나 볶음밥 아니면 유부초밥인데 혼자 새하얀 음식이라 한입 달라고 했어!"

 

 "어땠..어?"

 

 "몰라. 입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뱉었어."

 

 

 어린아이 입에서 너무 단호한 대답이 나오자 살짝 놀란 수호였다. 어린 놈이 은근히 미식가란 말이지? 한식 위주로 좋아하고...

 

 

 "세라라는 친구 상처받게 왜 그랬어.. 맛없어도 맛있다고 칭찬하고 그래야지.."

 

 "본인도 안 먹던데 뭐! 대신 내 김밥 몇 개 건네줬어! 그리고 걔 까르뽀 건더기도 새까맣게 탔었단 말이야. 소스는 새하얀데 건더기는 새까매! 씹었는데 탄 냄새나서 바로 뱉었어.."

 

 "그건... 잘했다. 너도 생명의 위험을 느꼈구나. 이야.. 그나저나 대단하네. 세라 어머니도 참 특이한 재주를 가지셨어.. 건더기만 태우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마치 요리의 완성은 태운 색감이라고 생각하시나? 불에 탄 맛을 즐긴다던지.. 물론 애들에게는 위험한 음식이 되겠지만.. 친구에게 음식을 건네준 거는 잘 한 일이라며 다인이를 칭찬하고는 55층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나가려고 하는데 보이는 것은 한 여인의 실루엣.. 현관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기 때문에 인식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그...세라 어머니 아니세요?"

 

 "네.. 수호씨. 그냥 캐서린이라고 부르시면 되는데.."

 

 "아. 네. 캐서..린."

 

 

 입에 참 붙지 않는 이름이었다. 얼굴은 현숙이라는 이름도 확실히 잘 어울릴 정도로 한국적이게 생겼구만 저번부터 캐서린이라고 불러달라니..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기는 했으나 본인이 그걸 원하니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근데 캐서린.. 저희 집 앞에는 무슨 일로.."

 

 "죄송해요. 연락처가 없어서 집에 벨 눌러봤는데 답이 없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딸이랑 싸워서 집에 지금 못 들어가서.."

 

 "딸이랑 싸워서라니..."

 

 

 5살 짜리인 세라랑 싸웠다고 집에서 쫒겨 났을리는 없을 테고.. 큰 딸이라도 있었나?

 

 

 "혹시 큰 딸이라도 있으셨어요?"

 

 "아니요. 세라는 외동딸인데요."

 

 

 ...5살 여자아이랑 싸워서 진거구나. 도대체 무슨 일로 싸워서 진건지 내용이 궁금해졌다.

 

 

 "왜 싸웠는지 여쭈어봐도 될까요?"

 

 "그... 오늘 소풍 도시락이요... 아이에게 기억에서 잊히지 않을 도시락을 만들어주려고 새벽에 열심히 만들어서 보내줬는데 소풍에서 돌아오면서 저한테 화를 내잖아요. 아이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었다고! 어떤 애들은 음식을 먹자마자 바로 눈앞에서 뱉어버렸다고 화를 내는데.."

 

 

 그 말에 스르륵 다인에게 시선을 주었다. 세라라는 친구에게 상처를 주게 된 인물 1인.. 그 시선을 인식한 다인은 고개를 도리도리하며 발뺌을 하려했다.

 

 

 "나만 그런 거 아니야! 철운이랑 영지도 다 뱉었어! 맛 없는 걸 어떻게 해 그럼?"

 

 

 애야!!! 너무 사실적인 공격이었다. 그 말에 캐서...린은 좌절하는 눈빛으로 두 손에 얼굴을 묻고는 훌쩍이며 말했다.

 

 

 "흑...! 우리아이가 이렇게 제 음식 가지고 투정을 부린 건 처음이라... 윗집 고모가 해줬다는 김밥처럼 왜 못 만드냐고 화를 냈어요."

 

 

 그동안 투정을 부리지 않고 먹었던 것이 대견할 지경이군.. 27살이나 먹고 고작 5살 여자아이를 존경할 날이 올 줄은 예상치 못했었다.

 

 

 "저도 중국 유학시절에 이태리 음식도 많이 배웠었고 음식솜씨라면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해왔었는데 오늘 딸의 말은 너무도 충격적이라..."

 

 

 지역적인 오류가 많은 대사였다. 중국에서 유학을 하는데 이태리 음식을 배울 수도 있는 건가? 어디 중국이야 도대체... 하긴.. 요즘은 글로벌시대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넘어갔지만 요리실력은 남들에게 충분히 뒤질만한 실력인 것 같은데. 얘기만 대충 들어도.. 물론 이 생각을 눈앞에서 꺼이꺼이 우는 여자에게 말하지는 않았다.

 

 

 "김밥 싸고 남은 재료가 좀 있을 거에요. 세라 꺼 조금 싸 드릴 테니까 그거 주면서 다독여주세요. 어린 아이다보니 애들 놀림에 상처받아서 캐서린에게 화를 낸 걸 거예요."

 

 "그렇겠죠? 고마워요. 수호씨.. 갑작스럽게 방문해서 많이 놀랐을 텐데.."

 

 "아니에요. 어차피 조카 저녁도 해줘야 해서 겸사겸사 하는 건데요 뭘.. 안으로 들어오세요."

 

 "네. 그럼 잠시 실례할게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굵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늦은 저녁부터 내린다고 일기예보에서는 그랬는데 생각보다 일찍 떨어지는 빗줄기에 수호는 해물파전이 저녁메뉴로 떠올랐다. 비 오는 날에는 역시 해물파전이지.. 우선 재료를 식탁위에 올려놓고 냉장고에서 김밥 남은 재료를 꺼내려하자 캐서린이 이를 발견하고 물었다.

 

 

 "저녁은 해물음식으로 하려 했었나 봐요."

 

 "네? 아... 해물파전이요. 지금 비오잖아요. 갑자기 땡기더라고요."

 

 "아.. 그러고 보니.. 맛있겠다.."

 

 

 비 오는 날 파전 안 땡기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침을 꿀꺽 삼키는 캐서린의 모습에 수호가 파전도 하나 가져가보시라고 말하자 눈을 빛내며 다인이 고모는 정말 좋은 사람이라며 극찬을 했다.

 

 

 치이익- 소리를 내며 전을 부치는데 다인이 앙증맞게 까치발을 하며 귓속말하는 자세로 조용히 수호에게 말을 걸었다.

 

 

 "고모 있잖아..."

 

 "응 왜?"

 

 "고모는 왜 자꾸 이웃 사람들한테 음식을 나눠 주는 거야? 우리엄마랑 살 때는 그런 거 하나 없었는데.."

 

 

 이웃이 집안에 들어온 것도 처음인 듯 다인은 생소한 모양이었다. 하긴.. 대체로 척박한 이곳에서 이웃들과 따뜻한 정을 나눴겠는가. 분명 다인이도 이웃들과 정을 나누는 게 뭔지도 모르고 자라겠지..

 

 

 "요즘은 그렇지 않지만 옛날에만 해도 서로 음식들도 넉넉히 해서 이웃들과 나눠먹고는 했어. 그래서 식탁에 보면 우리 음식보다는 이웃들이 나눠준 반찬이 더 많을 지경이었지.. 그렇게 정이 많았어."

 

 "정?"

 

 "응. 지금 시골에서는 친한 이웃들과 주로 그렇게 하곤 하지만 요즘 도시에서는 전혀 그렇게 하지도 않지? 얼굴 모르는 이웃도 많고 인사도 서로 대면대면하고.. 난 그게 많이 아쉬워. 그렇게 척박한 사이들이 되는 게.."

 

 "그 정을 주고 받으면 좋은 점이 뭔데? 사이가 좋아지는 거?"

 

 "그렇지. 그러면 서로 어려울 때 도움도 줄 수 있고 이웃끼리 부탁 같은 게 있으면 들어주고는 하는 거지."

 

 "부탁..? 흠... 부탁이라..."

 

 

 아이답지 않게 갑자기 팔짱을 끼더니 혼자 진지하게 생각을 하는 다인이었다. 이웃끼리 서로 부탁을 들어주는 조건이 마음에 들었나 하며 수호는 완성된 전 2개중 하나를 접시에 담아 김밥과 함께 캐서린에게 건넸다.

 

 

 "이렇게 받기만 해서 어떻게 해요.."

 

 "아니에요. 아이가 맛있었다고 하니 저야말로 기분이 좋네요."

 

 "제가 받기만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다음번엔 제가 만든 음식으로 보답 한번 제대로 할게요."

 

 "......"

 

 

 이런 보답이라면 정중하게 사양하고 싶었다. 차라리 받기만 하는 성격이면 좋았을 것을.. 부디 탄 음식만 아니길 간절히 빌며 수호는 긴 시간 끝에 '네'라고 대답을 했다. 현관 앞에서 캐서린을 배웅한 뒤 혜원에게 전화가 와 잠시 통화하는 사이에 무언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인이 어디갔지? 다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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