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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흔한 양판소 세계의 클리셰 사냥꾼
작가 : 빈둥남
작품등록일 : 2017.11.9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다.
요즘 핫한 키워드들은 다 들어가 있는 양판소 세계.
하지만 짜여진 대로 흘러갈지는 글쎄요. 파란만장 퓨전 판타지의 시작.

 
이상한 노인 (4)
작성일 : 17-11-27 17:34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5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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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노인과 소년의 기묘한 동행은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아론은 율리우스에게 고대하던 마나연공법의 기초를 배울 수 있었으나, 조금도 감을 못 잡고 있었다.

 

 마나.(mana)

 

 어떤 이는 이것을 그냥 초자연적인 신비한 힘이라고 말했으며, 혹자는 대기 중에 퍼져있는 기운이라고 정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다른 이는 세상을 구성하는 근본요소 중 하나로 여겨, 마나를 신성시 하는 자들도 있었다.

 

 연공법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일단 이 마나라는 것을 느껴야한다는데, 아론으로서는 전생에도 현생에도 이것이 없어 불편한 적이 없었다. 다시 말해 진도를 나아가기는커녕 처음 단계에서 제자리걸음 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아이고. 내가 속았구나. 이런 둔재를. 천하의 다시없을 무재라고 착각했다니.”

 

 율리우스가 한탄하듯이 내뱉은 말이었다.

 

 눈을 감고 집중하고 있던 아론에 귀에도 노인의 목소리는 들려왔다.

 

 -울컥

 

 갑자기 서러움이 올라오는 아론. 그는 감았던 눈을 뜨며, 볼멘소리를 내었다.

 

 “마스터.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저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요.”

 

 -따악

 

 율리우스의 애검이 가차 없이 아론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아이씨. 왜 때려요.”

 

 “요 녀석아. 집중을 제대로 했으면 내가하는 말 따윈 들리지도 않았겠다.”

 

 “…….”

 

 아론은 불만스럽게 입을 꾹 다물었다. 완전히 율리우스의 말을 인정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고, 반론해봤자 얻어맞기만 할 것이란 걸 경험상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의 말처럼 물아일체의 경지를 이루는 게 쉬운 일이던가.

 

 -따악

 

 “입 집어넣어. 요 녀석아.”

 

 “…….”

 

 -부들부들

 

 아론은 하다하다 입의 각도 때문에 얻어맞자 더 이상 참기 힘들었다.

 

 “크악! 그렇게 말만 하지 말고, 핵심 요결을 알려주시던 가요!”

 

 “…….”

 

 아론이 버럭 화를 내자, 율리우스는 피식 한번 웃더니 표정이 돌변하며 역정을 냈다. 나이를 먹었어도 성질이 대단한 노인이었다.

 

 “이 멍청한 놈이.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연공법은 단순히 마나를 효율적으로 모으는 방법일 뿐. 일단 마나를 갈무리할 줄도 모르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

 

 -퍼억

 

 -퍼억

 

 아론은 괘씸죄로 이번엔 두 대를 얻어맞았다.

 

 “…….”

 

 아론은 등짝에서 느껴지는 고통보다, 자신이 겨우 이정도 뿐이 안 되는 놈이었는가 하는 자괴감과 열등감에 더욱 힘들었다. 자연스레 몸에서 힘이 쫙 빠졌다.

 

 쯧쯧.

 

 율리우스는 제자의 한심한 모습에 혀를 찼다. 저렇게 시무룩해 있는 것 보다 차라리 아까처럼 대드는 것이 훨씬 나았다.

 

 율리우스는 큰맘 먹고 못난 제자를 위로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참으로 자상하지 않은가?

 예전이었으면 어림도 없었겠지만,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많이 물러졌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론. 나는 그동안 수많은 제자를 키워왔지만, 너만큼 마나 감응력이 형편없는 놈은 처음 본다.”

 

 “…….”

 

 이걸 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당연히 아론의 표정은 썩어 문드러졌다.

 

 다행히 율리우스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만 신체능력과 임기응변은 발군이라고 생각한다.”

 

 “…….”

 

 아론의 얼굴이 조금은 펴졌다.

 

 “그러나 마나를 다룰 줄 모르면 반쪽짜리 무인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연공법 없이도 각고의 노력으로 혹은 마나 감응력이 특출나서 스스로 벽을 허문 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언컨대 너는 그런 부류가 아니다. 아론.”

 

 “…….”

 

 다시 낯빛이 어두워지는 아론.

 

 신기하게도 율리우스의 말 하나하나에 아론 얼굴의 명암이 수시로 바뀌었다. 원래 그는 말 한마디에 일비일희 할 정도로 애송이는 아니었으나, 그동안 숱한 갈굼(?)이 그의 자신감과 줏대를 조금씩 갉아먹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생각해봐라. 너는 누구보다 훌륭한 토양을 갖고 있다. 그런 너에게 마나라는 씨앗을 심을 수 있다면 어떤 열매가 맺힐지 궁금하지 않느냐?”

 

 율리우스 치고는 나름 부드러운 투였다. 그러나 그것이 끝까지 가지는 않았다.

 

 “…….”

 

 “아론. 네가 재배가 불가능한 흙이라고 판단되었을 경우에는 파문시키겠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마라. …다시 한 번 해 보거라.”

 

 율리우스는 찔러도 피한방울 흐를 것 같지 않은 표정이었다. 이 청천벽력 같은 말이 진심일지 엄포일지는 오직 그만이 알 수 있으리라.

 

 “…네.”

 

 아론은 짧게 대답하고, 편한 자세로 앉았다. 그리고 좀 전과는 확연히 다른 눈빛과 기세를 줄기차게 뿜어내고 있었다.

 

 저 노인의 모든 것을 탈탈 털어가겠다고 다짐하지 않았던가, 이러다간 손도 대기 전에 쫓겨나는 신세가 될지 몰랐다.

 

 아론은 속에 있는 절박함과 독기를 날려버리고, 눈을 감았다. 이제는 잡생각을 버리고 집중할 때였다.

 

 “…….”

 

 율리우스는 묵묵히 아론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초에 목적대로 위로가 되었을지는 모르겠으나 효과만은 확실했다. 제자는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닦을 생각도, 아니 그것을 느끼지도 못하는 것처럼 자신의 내면을 파고들고 있는 중이었다.

 

 -피식

 

 율리우스의 입 꼬리는 자신도 모르게 올라가 있었다. 오랜 시간동안 꿈쩍도 하지 않고 용쓰는 아론의 모습이 기특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것과 별개로 답답한 것도 사실이었다.

 

 ‘나는 단숨에 느꼈던 것을 일주일이나 걸릴 줄이야.’

 

 율리우스 본인이 천재 중에 천재였기에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그가 만나보았던 수많은 제자들도 하루에서 늦어도 이틀이면 마나를 느끼고 심장에 갈무리를 할 정도는 되었었다.

 

 그러니 지금의 아론이 오죽 답답할까. 기대가 컸던 만큼, 그 괴리감은 컸다.

 

 사실 아론은 아무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 열여섯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연공법에 입문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율리우스의 제자들은 대부분 명문가의 자제들로서 어렸을 때부터 기초를 다져왔던 이들이었다.

 

 그리고 눈이 높기로 소문난 대검호 앞에서 부모들이 부족한 자식을 내보였을까. 당연히 기대가 크고, 간택되어질 확률이 높은 아이를 선보이는 게 맞았다.

 

 ‘저놈 자식을 어떻게 두드려야할까.’

 

 율리우스는 여전히 제자의 둔함을 탓하며 앞으로의 일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침내 아론이 감았던 눈을 떴다. 그는 그동안에 고난과 모욕의 시간들이 헛된 것은 아니었는지, 드디어 마나를 느끼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론의 얼굴은 난제를 통과한 사람의 것이라고 하기엔 조금 미묘했다.

 

 “…스승님. 마나를 느꼈으나 심장에 모으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

 

 마나를 느낀 것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론과 율리우스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둘 다 그보다 더한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하아.”

 

 율리우스는 길게 한숨을 쉬었고, 아론은 죄스러운 마음이 들어 고개를 숙였다.

 

 “성과가 너무 미묘해서 네가 불모지인지 아닌지 판단이 서지 않는구나.”

 

 “…….”

 

 아론은 입을 다물었고, 율리우스는 나뭇가지를 꺾어 검으로 쳐내서 송곳처럼 뾰족하게 만들고 있었다. 너무나도 뜬금없는 행동. 그리고 이어지는 호통.

 

 “일루와 이 새끼야! 강제로 느끼게 해주마!”

 

 율리우스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소싯적에는 꽤나 다혈질이었다. 답답한 제자 때문에 오랜만에 그 기질이 폭발한 듯싶었다.

 

 “스…스승님? 왜 그러세요?”

 

 천하의 아론도, 율리우스의 살기등등한 표정에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마나를 느꼈으면 8부 능선을 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실패하다니.”

 

 “…….”

 

 “그래서 강제로 그 선을 넘겨주려고 한다.”

 

 -꿀꺽

 

 아론의 목울대가 꿈틀거리며, 설마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 나뭇가지로요?”

 

 “그래.”

 

 “그걸로 뭐하시려고요?”

 

 -씨익

 

 율리우스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걸로 네 왼쪽가슴을 찌르려고.”

 

 아론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나뭇가지라고 표현했지만 실상은 송곳이나 다름없는 흉기였다. 아무리 자신의 재능이 성에 안찬다한들 사선(死線)을 넘게 하려고 하다니. 정말 제정신인가.

 

 “…아무리 그래도 저를 죽이려고 하시다니요. 이 미친 늙은이야!”

 

 아론이 결국 못 참고 예전 말버릇이 튀어나왔지만 율리우스는 웃기만 할뿐이었다.

 

 “끌끌. 내가 사랑하는 제자를 죽일 리 있겠느냐. 다 너를 위함이니, 어서 대거라.”

 

 “…….”

 

 아론은 오해인 것은 알았으나, 쉽사리 가슴을 내어주진 않았다.

 

 “…도대체 가슴을 찌르는 거랑. 마나를 갈무리 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죠?”

 

 “당연히 상관이 있지. 원래는 이런 방법 따위는 필요가 없겠으나. 너 같이 아둔한 놈은 몸으로 느끼게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내 최종 결론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 아론은 소리를 꽥 질렀다.

 

 “그러니까! 가슴을 굳이 왜 찌르냐고요. 위험하게스리.”

 

 

 “생각해봐라. 전체를 느끼려는 것 보다 한 점으로 집중하는 게 더 쉽지 않겠느냐? 너같은 놈에게 딱 어울리는 방법이지”

 

 “…….”

 

 말투가 재수 없긴 했지만 나름 일리가 있는 소리였다. 아론은 고민하다가, 마음을 정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될게 있었다.

 

 “검증된 방법인가요?”

 

 “…크흠.”

 

 이번엔 시종일관 당당하게 대답했던 율리우스가 침묵했다.

 

 아론은 속으로 율리우스를 욕하면서도, 이 불확실하고 위험한 방법에 결국 동의했다. 조금 더 성장하고 싶은 열망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었다.

 

 “…아프지 않게 부탁드립니다.”

 

 아론이 비장한 표정으로 가슴을 내어주었다.

 

 율리우스는 뾰족한 나무를 들어 올리며 섬뜩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당연하지. 내가 사람을 한두 번 베어본적 아느냐? 아~주 적당히 찔러주마.”

 

 “…….”

 

 -푸욱

 

 흉기는 가차 없이 아론의 가슴을 찔렀다.

 

 ‘끄응’

 

 아론은 신음을 참아내며, 바로 자세를 잡았다. 유혈을 감당하고 얻은 기회였다. 화끈한 통증이 왼쪽 가슴에서 느껴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집중하기에는 더 쉬워졌다.

 

 ‘그러니까 마나를 이 통증이 느껴지는 곳으로 인도하면 되는 거겠지’

 

 아론은 시도하고 또 시도했다. 그리고 그렇게 빠져들기 시작하자 점점 고통도 옅어지는 게 느껴졌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그 고통마저 모두 잊혀 졌을 때 아론은 자신의 주변에 흐르는 도도한 기운을 한곳에 모으는데 성공했다.

 

 -띠링

 

 -토르멘트 마나연공법을 습득하셨습니다!

 

 머릿속에서 울리는 메시지.

 

 아론은 희열에 잠겨,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감았던 눈을 떴다.

 

 눈에서는 시퍼런 광채를 뿜어내다가, 점차로 옅어지더니 나중에는 완전히 사라졌다.

 

 아론은 당장이라도 상태 창을 확인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꾹 참고 율리우스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해냈습니다. 마스터.”

 

 율리우스는 이 주먹구구식 방법이 정말로 성공할 줄을 몰랐던지라, 내심 놀랐지만 최대한 숨기며 근엄하게 말했다.

 

 “그래. 네가 해낼 줄 알고 있었다. 장하구나.”

 

 “…목소리 깔아봤자 이미 늦으신 것 같은데요.”

 

 -움찔

 

  율리우스는 헛기침을 하며, 먼 산을 바라보았다.

 

 “크흠. 이럴 때는 눈치가 빠르구나.”

 

 “…….”

 

 뭐. 결과가 좋았으니 아론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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