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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좀비아일랜드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8

좀비로 가득차버린 여의도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남으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20. 복귀
작성일 : 17-11-27 15:06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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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아일랜드

 

 20. 복귀

 

 진명의 눈에 비친 여의도의 모습은 참혹했다. 마치 전쟁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연기에 휩싸인 곳도 있었고 좀비들이 모여 있는 곳도 있었다.

 

 그리고 이마트도 보였다. 이마트의 안을 비추는 모니터도 있었다. 한 씨 아저씨와 채영의 모습이 나타났다.

 

 ‘감시… 당하고 있었던 걸까?’

 

 진명은 뭔가 불편한 느낌이 들었지만 명확한 설명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한쪽 모니터가 선명한 컬러화면을 뽐냈다. 진명은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이마트에 들어간 진명은 이미 TV를 켜봤었다. 그리고 곧 방송 수신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다. 핸드폰도 방송도 끊어진 상태. 외부와의 단절이 주는 적막함은 생각보다 컸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는 것, 그리고 여의도 밖의 가족들과 연락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괴로움이었다.

 

 그런데 한 모니터가 방송화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진명의 눈이 떨어질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여의도 폐쇄. 북한 화학 테러 가능성 높아.’

 ‘생존자 없는 듯. 지속적인 수색작업 진행 중.’

 

 진명은 소리가 들리지 않았기에 자막을 보면서 사태를 파악하고 있었다.

 

 ‘생존자…’

 

 그는 고개를 돌렸다. 이 곳이라면 외부와 통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살아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했다. 하지만 그는 방송장비를 전혀 다룰 줄 몰랐다.

 

 ‘혹시… 지유는 알까?’

 

 진명은 자신이 통신병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좀비를 다룬 이야기를 보면 엔지니어나 기술자들이 오래 살아남는 이유가 있었다. 진명은 자신에게 이러한 지식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아쉬었다.

 

 진명은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을 뒤로하고 방에서 나왔다. 지금은 일단 살아 돌아가는 것이 우선이었다.

 

 -

 

 “전... 진희라고 해요.”

 

 무사히 이마트로 들어온 이들이 서로와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진희가 자기의 이름을 밝혔을 때, 문학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저… 혹시 진명 형님 동생?”

 

 진희는 이름만 들었을 뿐인데 눈 한가득 눈물을 머금기 시작했다.

 

 “우리 오빠 알아요?”

 

 목소리는 떨렸고 급했다. 명지가 옆에서 진희에게 기대며 진희의 팔을 꼭 잡았다.

 

 “어머… 대박! 진짜 대박!!”

 

 채영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옆에 서 있던 태열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민구의 죽음 이후로는 크게 웃지 못하던 그였다. 그 미소를 보며 채영은 가슴이 조금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형님은 동생이 죽은 줄 알고 있었어요!

 헬리콥터 추락하는 걸 봤거든요!”

 “오… 오빠가 살아있어요?”

 

 목소리는 떨렸고 눈물은 흘러 떨어졌다. 명지의 눈에서도 함께였다. 옆에 서있던 빈건은 다행이라는 눈빛이었다.

 

 “세상에 진명총각 동생인가 벼?”

 

 서미자씨였다.

 

 “네… 제가 동생이에요.”

 “아고… 고맙기도 혀라…

 학생 오빠 덕분에 지금 우리 다 살아있는 겨.

 여기서 가장 큰 사람이야.”

 

 미자씨의 칭찬에 진희는 온몸에 힘이 풀렸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진희는 계속 고맙다고 말했고 그런 그녀의 머리를 빈건이 살짝 쓰다듬었다. 명지는 슬쩍 빈건을 째려봤지만 곧 활짝 미소를 지었다.

 

 “진명 씨는 어디 있죠? 인사를 해야 할 것 같네요.”

 

 빈건이 묻자 사람들이 주저했다. 그것을 본 주아나가 진희에게 가 토닥여주며 말했다.

 

 “실은… 지금 여기 없어요.”

 

 주아나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진희는 더 크게 울려고 하다가 그만 뒀다.

 

 “하여간 이 병신 같은 게…”

 

 진희 입에서 나온 것은 오히려 욕이었다. 진희는 더 이상 울지 않겠다는 듯 눈물을 훔쳐냈다. 그리고는 이를 악 물었다.

 

 “그러고도 남을 놈이에요.”

 

 진희가 원망 섞인 투로 말했다.

 

 “덕분에 형님이 우리 다 구해줬구요.”

 

 문학이었다. 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지유 씨가 기다리는 게…”

 “네. 형님이에요.”

 “감사합니다. 전 위에서 같이 기다릴게요.”

 

 진희는 언제 울었냐는 듯 차분하게 말하고 위의 버스로 향했다. 문학이 총을 들고 따라왔다. 위에는 지유와 세찬이 있었다.

 

 “지유누나. 이분 진명씨 동생이래요.”

 

 그 말을 듣자마자 지유는 진희를 바라봤다. 닮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뭔지 모를 비슷함이 있었다. 진명의 흔적이 아주 옅게 남아있었다.

 

 “살아… 있었네요.”

 

 그날 밤 진명의 절규를 본 지유였다. 진희의 얼굴을 보자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유는 진희를 끌어안았다.

 

 “진명씨도 곧 돌아올 거예요.

 항상... 그랬으니까.”

 

 지유의 말에 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

 

 “와… 대박!”

 

 소품실에 있는 속옷을 보면서 진명이 소리쳤다. 도대체 국영방송에 이렇게 많은 여자속옷이 있는 이유가 잠시 궁금했다.

 

 ‘알게 뭐야?’

 

 그는 팬티를 몇 개 보다가 집어 던지고는 뭔가 도움 될 만한 것이 있는지 살폈다. 미식축구에서 사용하는 보호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어째서 한국의 방송국에 이런 소품이 있는지 궁금했지만, 그가 곧 방송이 예정 된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미식축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 수는 없었다.

 

 “나쁘지 않은데?”

 

 그는 서둘러 착용하려다가 그냥 들고 방송국을 돌기 시작했다. 혹시나 모를 생존자를 찾아보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긴… 이미 하루나 지났으니까.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

 

 진명은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주위를 살폈다. 한참을 뒤졌지만 역시 인기척은 없었다. 그는 비어있는 세트장으로 가 놓여있던 침대에 누웠다. 이제 밖은 어두워 졌을 것이다.

 

 ‘밖에 있는 좀비들이 난리만 안치면 좋겠는데…’

 

 그는 불안한 마음을 애써 감추고는 침대에 대자로 누웠다.

 

 -

 

 “늦었는데 들어가요. 언니.”

 

 진희가 지유의 팔을 잡았다. 지유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 어둠 속을 뚫고 진명이 올 리가 없다는 것은 분명했다.

 

 “네. 지유씨. 들어가죠.”

 

 세찬도 거들었다.

 

 “그래요. 들어가요.”

 

 지유는 체념하고 물러섰다. 일단 밤에는 피해있는 것이 맞았다.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일부는 경계를 서기도 했으며, 몇 몇은 따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진희는 지유와 그동안 진명의 행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둘러 앉아서 그 이야기를 함께 들었다.

 

 민구의 이야기와 대교가 폭파되는 이야기, 그리고 진명이 국회에서 죽을 뻔한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그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에 다들 숨을 죽였다.

 

 “그러면… 팀장님은…”

 

 지유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빈건이 담담하게 답했다.

 

 “아마 죽었을 거예요. 그 양반 성격에 좀비는 죽어도 안할 테니까요.”

 

 죽는다는 말에 모두가 일순간 침울해졌다. 그 때 만식이 맛깔스러운 음식을 가지고 왔다.

 

 “다들 드세요.”

 

 전문 요리사는 달랐다. 그 맛있는 냄새에 다들 처한 상황의 끔찍함을 잠시나마 잊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그렇게 평화로우면서 소박한 밤을 보내고 있었다.

 

 ‘탕탕탕!’

 

 갑작스러운 소리에 소박함은 사라졌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경계가 없던 이마트 후문이었다. 사람들은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문 열어!”

 

 익숙한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

 

 진명은 침대에서 눈을 떴다. 배가 고팠다. 아까 모아놓은 과자들로 허기를 채우기 시작했다. 방송국 대기실에는 다양한 종류들의 군것질 거리가 놓여있었다. 진명은 그것을 미식축구 헬멧에 담아 왔었다.

 

 ‘분명히 더 늘어났겠지…’

 

 수만의 좀비를 봤지만 더 늘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었다. 서울 인구만 천만이었다. 여의도에 적어도 수십만의 상주인원이 있었을 것이다. 대피령에 피했더라도 여전히 많은 인원이 있었을 것이다.

 

 배를 채운 진명은 스트레칭을 하고는 신발 끈을 다시 잘 묶었다. 그리고 미식축구 장비를 착용했다. 헬멧과 숄더패드만으로도 꽤 안정감이 느껴졌다. 여기에 팔 보호대와 정강이 보호대 까지 착용했다.

 

 거울을 보자 영락없는 미식축구 선수가 서 있었다. 그는 이마트로 돌격할 생각이었다. 대신 최대한 빨라야했고, 은밀해야했다.

 

 그것이 진명이 밤까지 기다린 이유였다. 그는 어둠속을 헤치고 가야했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고 빠르게. 그러면서 좀비들의 이목도 돌려야했다. 이마트를 위험이 빠트릴 수는 없었다.

 

 KBS의 정문에는 여전히 좀비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직접 끌고 왔던 놈들이었다. 진명은 밖에 있는 좀비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 후에 뒷문으로 나갔다. 뒤쪽에는 좀비가 그리 많지 않았다. KBS 뒤쪽으로 나온 그는 한강 방면으로 향했다.

 

 진명은 한 지점을 정하고 전력질주하고 다시 주변을 살핀 후에 좀비가 가장 없는 쪽으로 전력 질주하는 방식으로 한강 근처로 갔다.

 

 그는 눈앞에 보이는 좀비들을 지그재그로 피했는데 어떤 좀비는 아예 진명을 인식도 못했고 어떤 좀비는 진명을 쫓아오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다행히 낮처럼 온갖 좀비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지는 않았다.

 

 ‘혼자일 때는 밤이 나을 수도 있겠,”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바로 옆에서 좀비 한마리가 다가왔다. 진명은 고개를 숙여 헬멧으로 좀비의 얼굴을 강타했다. 그리고는 뒷머리를 잡아채 옆의 아파트 담장에 처박았다.

 

 ‘후두두둑!’

 

 이빨이 부러져 떨어졌다. 이 소리를 들었는지 다른 좀비 하나가 다가왔다. 진명은 왼팔을 들이 밀었고 좀비가 물었다. 하지만 보호구를 뚫을 만큼 강한 이빨은 아니었다. 진명은 바로 어깨로 밀어 벽에 좀비를 처박았다. 좀비가 쓰러졌다.

 

 “안 돼!!”

 

 순간이었다. 전에 쓰러트린 좀비가 진명의 다리를 문 것이다. 진명은 순간 모든 것이 낭패라고 생각했다.

 

 ‘빌어먹을… 미안하다… 다들…

 근데… 왜 안 아프지?’

 

 진명이 밑을 보자 좀비가 계속 자신의 다리를 물고 있었는데 마치 옴옴옴옴 거리면서 오물거리는 느낌만 났다.

 

 ‘으악! 이빨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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