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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좀비아일랜드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8

좀비로 가득차버린 여의도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남으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18. 희생자들
작성일 : 17-11-27 15:05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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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 아일랜드

 

 18. 희생자들

 

 빈건은 온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좀비는 더욱 많아졌고, 해는 고점을 찍고 서서히 하루의 끝을 향하고 있었다. 그것이 마치 그들의 운명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빈건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항상 잡생각이 많아지면 일을 망치는 거야.”

 

 어느새 옆으로 온 팀장이 말했다. 팀장은 주변을 신중하게 경계하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것만 생각하자.”

 

 빈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마트로 향하는 중이었다. 좀비의 눈을 피할 수 있도록 최대한 조심스러운 발걸음이었다. 고층 건물과 획일화된 거리는 이들이 몸을 숨기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곳곳에 버려진 차들만의 그들을 가려주는 위장막의 역할을 해줬다.

 

 명지와 진희는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뒤따르고 있었다. 이들은 많이 놀라지도 당황하지도 않고 이런 일이 익숙한 듯 행동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만식은 아이들이 한없이 대견했다.

 

 그들은 대로가 아닌 작은 길로 이동했는데 좀비들이 적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가 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아주 조심해야 할 정도로 길은 충분히 넓었다.

 

 다행히 두 블록을 무사히 내려왔다. 이제 그들 눈에 이마트가 입점해 있는 주상 복합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앞에 아주 많은 무리의 좀비들이 보였다.

 

 “저.. 저기로 가는 겁니까?”

 

 만식이 불안한지 물었다.

 

 “저렇게 많이 모여 있다는 건 둘 중 하나일 겁니다.”

 

 빈건의 딴소리에도 만식은 궁금하다는 듯이 빈건을 쳐다봤다. 명지와 진희도 마찬가지였다.

 

 “사람이 있었다는 거.

 혹은 여전히 사람이 있다는 거.”

 

 만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몰려있다는 건 곧 사람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가정만 있다면 희망적인 일이었다.

 

 “그건 그런데… 저길 어떻게 들어가죠?”

 

 진희가 팀장을 쳐다봤다. 팀장은 미소를 보였다.

 

 “뭐 가긴 어떻게 가. 그냥 가면 돼지.”

 

 팀장이 화염병을 들고는 옆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 때 빈건이 팀장의 앞을 막아섰다.

 

 “이러시면 곤란하죠.”

 

 팀장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다 늙어서 제대로 뛸 수나 있겠어요?”

 

 일행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둘을 바라봤다.

 

 “다리 저는 너보다는 낫지.”

 

 이번엔 빈건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티를 안내고 있었지만 다리가 정상인 상태는 아니었다. 백정과의 싸움에서 발생한 부상 때문이었다.

 

 “저 어린 것에게 목숨을 빚졌는데 갚아야 않겠냐?

 그리고 나 40대다. 아직 쌩쌩하다. 이 버르장머리 없는 놈아.”

 

 그제야 진희는 상황을 이해했다. 팀장이 돌아가 화염병으로 좀비를 유인할 참이었던 것이다. 진희는 고개를 저었다.

 

 “안돼요.”

 

 진희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안되긴. 걱정 말고 가.”

 “한명이라도 더 살아야죠… 그래야…”

 “진희야. 나 안 죽는다.

 왜 날 보내버릴라고 그러냐.”

 

 팀장이 진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만식은 자기가 나서볼까 생각했지만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불안했다. 그는 자신의 무기력함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었다.

 

 “진짜로 갈 겁니까?”

 “그럼 늙은이가 가짜로 가겠냐?”

 “몇 프로 봅니까?”

 “80%”

 “성공하는 걸로요? 아님 돌아오는 걸로요?”

 “아니. 좀비 되는 걸로.”

 “아… 진짜… 망할 노인네.”

 

 빈건은 별다른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막고 있던 길을 터줬다. 팀장은 화염병 주둥이 네 개를 손가락 마디에 끼웠다.

 

 “화염병 터트릴 거야. 그러면 좀비들이 흩어질 거다. 그때 뛰어서 들어가면 돼.

 건아 애들 잘 부탁한다.”

 “무사히 돌아오쇼.”

 “아저씨 꼭 돌아오세요.”

 

 명지의 말에 팀장이 미소로 답했다.

 

 “이따뵈요.”

 

 진희의 말에 팀장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대단한 아이야.’

 

 팀장은 일행을 뒤로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일행은 세워져 있던 차 뒤에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

 

 “혹시 버스 운전 가능한 사람 있어요??”

 

 진명의 질문에 석현 씨가 손을 들었다.

 

 “재고 담당이라 가끔 물류센터 가서 직접 탑차 끌고 온 적 있습니다.”

 

 석현의 대답에 진명이 잘 됐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명 총각, 갑자기 버스는 왜??”

 

 서미자씨가 물었다. 다른 사람들도 궁금한지 진명을 빤히 쳐다봤다.

 

 “좀비가 더 많아 질 것 같아서요. 좀 위험하더라도 앞에 버스로 바리케이드를 치면 어떨까 싶어요.”

 

 진명은 생각은 단순했다. 밖에 세워진 버스들을 이동시켜 지하로 내려오는 계단 앞을 어느 정도 막아 보자는 거었다. 이미 버스에 열쇠가 꽂혀 있는 것은 확인 했었다.

 

 “명박산성 같은 거네요?”

 

 채영이 해맑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야… 그거 정치적인 발언…”

 

 태열이 채영에게 핀잔을 주려했지만 채영은 오히려 째려보며 그게 뭐? 라는 표정을 지었다. 태열은 말꼬리를 흐렸다.

 

 “그래. 그것이 좋겠구먼.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지.”

 

 한 씨가 동의했다.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버스 몰 줄 알아요.”

 

 경리팀 주아나 사원이었다. 긴 생머리를 한 청순하게 생긴 여자였다. 의외의 사람이 손을 들자 다들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유… 유치원 원장님이 꿈이어서요.

 차 직접 몰면 좋을 것 같단 생각에 대형면허 땄어요.”

 

 사람들의 눈길에 놀라서는 이유를 설명하는 모습이 귀엽다고 진명은 생각했다. 그것은 석현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밖에 버스 두 대랑 전경 버스가 있으니까. 버스 두 대를 기역자로 붙이고 전경 버스로 그 앞을 한 번 더 막을게요.”

 

 진명이 지시했다.

 

 “키읔 모양으로요?”

 

 주아나가 되물었다. 지유는 단번에 주아나가 진명에게 호감이 있음을 눈치 챘다. 지금 이곳에 성인인 젊은 남자는 진명과 이마트 직원 다섯 명까지 총 6명뿐이었다. 그 중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진명이 두드러지는 것은 당연한 거였다.

 

 지유는 자기도 모르게 활을 들었다.

 

 “엄호할게요.”

 

 진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 좀 해줘요. 시끄럽게 하지 않으려면 활이 좋을 거예요.

 엄호는 문학이랑 태열이도 부탁할게.”

 

 진명은 이미 사선을 함께 넘은 이들에게 자연스레 부탁했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에 모르는 사람을 끌어들이기는 부담스러웠다.

 

 “저도 돕죠.”

 

 고세찬이었다. 이마트 협력사원 관리담당자였다. 건장한 체격을 지니고 있었다.

 

 “유도 오래 했습니다. 도움 될 거에요.”

 “네. 고맙습니다. 그럼 지유 씨는 활로, 문학이랑 세찬 씨는 물리지 않도록 장비 잘 꾸려서 몸빵 좀 부탁드릴게요.

 석현 씨랑 아나 씨는 저랑 같이 움직이고요.

 혹시 모르니까 채영이랑 어르신께서 총 좀 부탁드릴게요.

 속도전이야. 최대한 빠르게 오케이?“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 움직이죠!”

 

 진명의 지시에 따라 각기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채영과 한 씨가 총을 잡고 계단위로 천천히 올라갔다. 가운데에는 지유가 활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최대한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천천히 이동했다. 밖에는 많은 수의 좀비들이 있었다. 방망이를 든 문학과 장갑을 낀 세찬도 함께였다. 이들은 물려도 괜찮을 정도로 온몸을 보호하고 있었다. 스포츠 코너에 있는 보호구가 매우 유용했다.

 

 눈치를 살피며, 좀비들의 시선을 피해 세 명이 모두 버스로 잠입했다. 좀비들은 주로 도로에 머물러 있었고, 다행히 인도에는 그렇게 많은 좀비가 있지 않은 덕이었다.

 

 ‘우루루룽.’

 

 버스의 시동이 걸렸다. 좀비들은 그 소리를 눈치라도 챈 듯이 버스 쪽으로 발걸음을 이동하는 듯 했다. 하지만 큰 동요는 아직 없었다.

 

 뒤쪽 버스에 탔던 아나의 버스가 먼저 움직였다. 후진으로 연석을 그냥 타고 올라갔다. 그리고는 예정대로 버스를 정확한 위치에 세웠다. 그 와중에 좀비 몇 마리가 날아갔고, 소리를 들은 좀비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휙!’

 

 활 하나가 날아가 가까이 오던 좀비의 머리를 꿰뚫었다. 좀비는 뒤로 꼬꾸라지며 넘어졌다. 문학은 달려가며 앞으로 제일 먼저 다가오던 좀비의 이마를 강타했다.

 

 ‘퍽! 후드득!’

 

 두개골이 산산조각 나며 파편이 터져 나갔다. 그것을 보며 문학은 좀비의 상태가 어제와는 사뭇 다르다고 생각했다.

 

 유도를 배운 세찬도 가까이 오는 좀비를 바로 잡아 매쳤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넘어간 좀비의 얼굴을 밟아 버렸다. 꽤 쉽다고 여겼지만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좀비들의 숫자를 보고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쳐야만 했다.

 

 석현이 모는 두 번째 버스는 후진을 하고 다시 전진해서 인도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필요한 위치에 정확하게 차를 댔다. 적당히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위치였다. 차를 무사히 댄 아나와 석현은 바로 버스에서 내려 이마트 밑으로 이동했다.

 

 다음은 진명이 모는 전경 버스였다. 좀비들이 몰려오는 수가 점차 늘어 어느새 좀비의 파도를 이룰 정도가 됐다. 다행이라면 그 파도가 아주 느리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도달만 하면 쓰나미가 그랬듯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이 위협적이었다.

 

 진명이 빠르게 후진했다. 그리고 원하는 위치에 차를 댔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고 문학과 세찬이 뒤로 빠졌다. 한 씨와 채영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안전하게 물러섰다. 진명만 들어오면 될 터였다. 진명은 앞의 창문으로 내렸다.

 

 “진명씨!”

 

 지유는 당황했다. 원래라면 진명은 뒷문으로 내려서 무사히 들어오면 될 터였다. 뒷문은 두 대의 버스가 만든 틈에 정확하게 위치하고 있었다.

 

 “아... 저 형님 진짜...”

 

 지유 옆에 서있던 문학이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이대로 있으면 좁은 틈으로 좀비 계속 들어올 걸 알아서 그래요.

 유인할 생각이에요.

 어쩐지 아까 불꽃놀이 챙기더라니...“

 

 문학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지유는 안타까움을 넘어 어두운 낯빛이 됐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지유는 걱정했지만, 진명은 도리어 웃고 있었다. 동생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이었다. 그는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 하는 것이 자기가 사는 유일한 이유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좀비들을 이끌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가 달리는 곳은 샛강역. 그러니까 국회의 정반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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